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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케이블을 만든다는 것은 좋은 앰프나 스피커를 만드는 것보다 시작하기는 더 쉬울 수도 있지만, 어쩌면 더 제한적인 조건 하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앰프나 스피커는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회로나 크로스오버의 설계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케이블은 구성을 변경하거나 다른 형태의 심선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당장 미니멈 주문량이 어떻게 되는지부터 고민해야 하기 떄문이다. 소재나 순도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면 더욱 큰 일이다. 케이블을 뽑아내는 공정에 최신식 설비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완성품으로 피복까지 입혀 만들어 내려면 상당한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의 오디오포럼에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에는 케이블 디자이너가 소리를 들어보고 생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생산을 중국이나 일본 케이블 회사에 위탁하기 때문에 케이블 회사의 디자이너는 모든 케이블을 시험생산과 테스트 과정을 거쳐 생산해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의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 케이블과 실제 생산품과는 소리의 차이가 있을 수있지만 검증과정 없이 양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인데 한편으로 씁쓸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ONDA Cable은 케이블을 자체 제작하는 흔치 않은 케이블 회사이며 “Made in Canada”를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는 않겠다. 

ONDA 케이블은 라인업에 따라 99.99% 18/13/12/10/8게이지의 순은선을 사용하고 있으며 가장 저가의 RCA 케이블에도 13 게이지의 순은선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RCA 단자 뿐 아니라 파워 코드의 IEC와 플러그등 접촉면에는 모두 은을 사용하고 있다. ONDA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실드 처리인데 모든 케이블에 실드 처리를 하고 있으며 제조사에서 제공한 자료를 보면 카본 섬유도 실드로 사용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ONDA 케이블은 Lorentz Force 법에 기초한 전자기 이론을 활용한 “growth” Vortex Technology 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실드를 활용하여 에너지감을 증대시킨다는 복잡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컴포넌트의 하나로서 ONDA 케이블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두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는 “다이나믹스를 향상시키고 저역의 컨트롤을 개선하기 위한 최대한의 파워를 콤포넌트 간에 전송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음악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왜곡과 노이즈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ONDA Cable의 Sound에 대해서는 “콘서트 홀의 다이나믹스, 부드러운 보컬과 통제된 저역, 바로 실연의 소리”라는 자못 광오한 주장을 하고 있다.

정리해 보면 하이파이적인 특성보다 음악적 뉘앙스와 에너지가 실린 “음색” 위주의 케이블을 지향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필자가 리뷰를 의뢰 받은 케이블은 두가지 이다.  Reference 1  스피커 케이블과 Reference 2 전원 케이블로 6병자리 와인 케이스를 연상하게 하는 나무 상자에 포장이 되어 있다. 슬라이드식으로 제작된 케이스를 열어보니 바닥을 치장하고 있는 붉은색의 융단이 검은색 케이블과 어울려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자세히 보니 두 케이블 외피에 차이가 있다. Reference 1 스피커 케이블은 검은 그물망 내부에 다양한 색의 반짝이는 필름들(마치 크리스마스트리에서 뜯어 온듯한)이 섞여 있고 Reference 2 파워 코드는 그냥 검정색으로 되어있다. Reference 1 스피커 케이블을 상자에서 꺼내다가 깜짝 놀랐다. 두께와 생김새에 비해 상당히 무거웠다. 리뷰를 의뢰 받을 때 전혀 정보가 없었던 터라 가격도 감안하기 어려웠는데 이 두께에 이 무게라면 상당한 물량 투입의 순은선일 것이라고만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케이블구조가 어떤 것인지 만져보고만은 알 수가 없었다. 

납작한선을 비스듬히 두개 겹쳐 놓은 것 같기도 하고, 납작한 선에 일반적인 둥근 선을 가운데 하나 추가한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모양을 그렇게 뽑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궁금증이 도져 WBT단자를 열어보니 굵기가 다른 세 개의 단심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한 가닥은 굵기가 상당하여 묵직한 무게감이 물량투입에 의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스페이드 단자는 WBT의 최상급인 0681AG를 채용했고 별 렌치도 하나 따라온다. 

Reference 2 파워 코드의 IEC 단자와 Plug는 파란색 플라스틱 케이스로 되어 있고 특이한 모양은 아니지만 자주 보던 제품은 아니다. 단자 접촉면에 은을 사용했다고 하니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거나 필자가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인지도 모르겠다. 

Ray Brown과 Laurindo Almeida가 기타와 콘트라베이스 듀엣으로 편곡하여 연주한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걸었다.이 음반은 Almeida가 연주하는 나일론 기타 줄의 음색이 아름답게 녹음되어 있고 콘트라베이스의 저역이 깊게 떨어지는 소리를 들려준다. Almeida의 기타에 반짝임이 더해졌다. 오른쪽 스피커 안쪽으로 걸쳐 자리 잡은 기타 음색은 부드럽고 온기가 있으며 진한 소리를 들여준다. 콘트라베이스 역시 두께감이 있고 풍부한 소리를 들여주지만 끝까지 아래로 내려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저역에 특별히 불만을 가질 부분은 없었다. 

빈 공간처리도 좋고 배경은 짙은 검은색이다. 배경을 흰색으로 처리하는 기기도 있지만 ONDA는 상대적으로 어둡고, 그로 인해 진한 느낌이 강조된다. 음상은 물러서기 보다는 좀 앞으로 다가오는데 이 느낌이 괜찮다. Alpha 레이블로 발매된 Teodor Currentis의 Mozart Requiem에서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었다. 

소편성으로 녹음된 이 음반은 좀 색다른 명연주이다. 소편성이지만 보컬의 감정표현과 음색이 뛰어나고 힘이 넘치는 연주는 압권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모짜르트 레퀴엠을 꼽으라면 첫 손에 들어 올 것이다. ONDA에서는 전체적인 펼침은 조금 물러서고 음장도 넓게 형성된다. 하지만 독창자의 모습은 조금 선명하게 나서는 것이 듣기에 좋다. 그렇다고 하이파이적인 입체감이 강조되는 것은 아니다. 입체감이 강조되다 보면 음상이 작고 가늘어지기 쉬운데 ONDA는 적당한 선을 유지하고 있다. 독창이나 독주악기의 몸집이 좋고 앞으로 다가서는 느낌이 있지만 그렇다고 중역이 과하게 강조되지는 않는다.  

이 음반의 Dies Irae에서 퍼쿠션의 울림은 힘있고 스피디 하게 떨어지는데 ONDA Reference 1은 스피드가 빠르고 무게감 있게 끊어진다기보다 울림이 풍부하고 목질의 잔향감을 가지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하지만 Tuba Mirum의 보컬은 따듯하지만 빛이 나고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Rachel Podger의 Vivaldi La Cetra나 Milestein와 Erica Morini가 함께 녹음한 Bach와 Vivaldi의 협주곡에서 장점이 더 잘 드러난다. 첼로는 적당한 두께로 울리면서 품격을 잃지 않고 바이올린은 화사하지만 날카로워지지 않는다. 현악기의 음이 진하고 온기가 묻어난다. 현악 합주는 매우 매끄러우며 연결감이 좋다. 상대적으로 독주악기를 돋보이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은(silver)은 전통적으로 고급 오디오 케이블의 주요 소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 은 거래가격이 높아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케이블들이 은으로 좋은 소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은을 튜닝의 소재로 사용한다기보다 은을 소재로 사용했다는 데에 만족하고 있다. 은은 전기적으로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좋은 소리를 만들기가 어려운 소재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두께가 얇아지면 극한의 해상력이 나오지만 소리가 피곤해지기 쉽고, 자칫 착색이 심해진 소리로 귀결되기도 한다. 중립성을 잃지 않으면서 Live한 소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지만 은선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광채와 고급스러운 울림은 포기하기도 어려운 부분이다. 

ONDA는 독자적인 노력을 통해 은을 소재로 사용하고 있으나 단순한 은선 소리가 아닌 음악에 다가서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케이블을 만들어 주고 있다. 필자는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고 있는데 Ayre나 Cello같은 잘 만든 TR 앰프에 한번 물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품으로 순은선을 구입해본 사람이라면 일정 시간의 에이징이 진행된 후 상당히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필자는 이 케이블을 2주 정도 리뷰에 사용하였고 약 50시간정도는 들어 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동 케이블에 투입된 상당한 물량의 순은과 단심선 구조로 볼 때 완전히 소리가 열리는데는 꽤 시간이 필요할텐데 이 과정을 끝까지 보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리뷰를 진행하면서 케이블 명칭에 대한 혼란이 좀 있었다. 필자가 의뢰 받은 케이블은 Reference 1 스피커 케이블과 Reference 2 전원 케이블이었지만 ONDA의 홈페이지나 해외의 포럼에서도 이런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2013 신제품이 Reference 로 나올 것이라고 공지한 판매 사이트는 있었으나, 이 또한 상세한 설명은 없었다. 수입원에 문의해 보니 최상급 모델인 Rapture와 동일 기술을 사용하는 Rapture에서 파생된 새로운 모델이며 국내에는 모두 Reference란 이름으로 수입된다고 한다. 

 

Source : Emm Labs CDSD SE SACD Transport, Emm Labs DCC2 SE DAC

Preamplifier : CAT Ultimate MK2, Herron VTSP-1A/166

Power Amplifier : Jadis Defy 7

Cables : Cardas Clear RCA Interconnect, Cardas Clear Beyond Power cord, Nirvana The source analog power cord, JPS Labs Digital ACX power cord, Oyaide EE/F-s Powercord

Accessories : Oyaide 004 IEC & Plug, Shunyata Hydra 8, Richard Gray’s Power Company 440CE

 

Ray Brown & Laurindo Almeida – Moonlight Serenade [JETON]

Mozart – Requiem – Teodor Currentis(지휘)/Music Aererna & The New Siberian Singers [Alpha]

Bach / Vivaldi – 두개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 Nathan Milstein/Erica Morini(Violin) [EMI]

Vivaldi – La Cetra – Rachel Podger(Violin)/Holland Baroque Society [Channel Classic]

HiFi Flamenco [Logistic Entertainment]

Chopin – Piano Concerto No. 1& 2 – Krystian Zimerman(Piano,지휘)/Polish Festival Orchestra [Deutsche Grammoph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