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질병을 치료하는 검은 탄환
Stealth Audio Cables Black Magic V16
1% 차이를 극복하라
오디오파일이 된다는 것은 흡사 질병을 치료하는 일을 하는 것과 비유할 수 있다. 오디오파일은 녹음된 음악을 재생하는 방식에 대한 각각의 치료방식을 고민한다. 때로 이런 행위를 오래 지속하게 되면 그 행위 자체가 질병이 되고 같은 질병을 가진 사람들끼리 질병을 논의하며 치료 방식을 공유하게 된다. 질병은 우리 신체 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이며 오디오에 있어서 질병이란 오디오 시스템 안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전기적 사건들의 총체다. 오디오 취미가 어려운 것은 공식화된 치료방식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질병을 꾸준히 관찰해보면 분류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치료방식을 어느 정도 선까지는 체계화시켜 치료의 단서를 찾아낼 수 있다.
최근 나의 시스템에서도 여러 가지 변화를 맞이했다. 디지털 시스템, 그 중에서도 웨이버사 시스템즈 WDAC3MKII 와 룬코어 WCORE를 도입하면서 재미있는 현상 또는 질병들과 마주했다. 사실 질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한 사항은 아니지만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문제는 내부에 있지 않았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룬의 RAAT를 넘어 웨이버사 시스템즈에서 개발한 이더넷 전송 규격 WNDR으로 말끔하게 치료되었다. 중고역은 차분해졌고 더 맑아진 배경과 음상을 만들어냈다. 여러 상위 DAC 및 디지털 플레이백 시스템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레퍼런스급 성능이다.
드라마틱한 퍼포먼스 상승에는 또 하나의 요인이 있었다. 때로 단 1%를 차지하는 시스템 구성요소가 전체 사운드의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경우를 발견한다. 표면적으로 부유하고 있는 질병 원인이 아니어서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은 잘 보이지 않으며 의심이 별로 가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곳에 침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이더넷 케이블이었다. 여러 항목을 체크하다가 문득 랜케이블에 눈이 갔고 최근 일루미네이션 1C를 도입하면서 기존에 부족했던 1%에 대한 치료에 성공했다.
스텔스 매직
여기 또 하나 신선한 케이블을 발견했다. 바로 스텔스. 스텔스 케이블은 Serguei Timachev 가 운영하는 미국 소재 하이엔드 케이블 메이커다. 사실 스텔스는 21세기 들어 뜨거운 감자 같은 케이블 주제에 대해 여러 신선한 화두를 던진 메이커 중 하나다. 케이블에서 변하지 않는 기본 이론을 자신들의 독자적인 기술로 변칙 적용해 음질적 튜닝 효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케이블과 저항값의 비례, 굵기에 따른 주파수 특성, 유도계수와 AWG, 원형 케이블과 사각(rectangular) 타입에서 고역 성분 전송의 차이 등등. 여러 이슈들이 스텔스에 의해 변주되었다.
뿐만 아니다. 스텔스는 이 시장에서 아몰퍼스, 즉 비정형 도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독보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분자 구조가 규칙적인 결정질을 갖는 도체를 피해 규칙적인 결정구조가 없는 도체의 사용은 반덴헐 등에서 사용한 바 있고 스텔스도 적극적이었다. 비결정 합금은 일단 융융한 이후 원심 분리분리 후 결정질이 형성되기 전 빠르게 냉각시켜 만들어낸다. 그 결과 마치 유리와 같은 비결정 아몰퍼스 합금 도체가 완성된다.
이는 기존의 결정질 격자 구조를 갖는 도체와 확연히 다른 도체며 따라서 신호 전송 형태도 달라진다. 스텔스는 바로 이런 비결정 아몰피스 도체를 하이파이용 케이블에 적용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공수해 한정판으로 만들어온 바 있다. 아몰피스 도체는 납땜이 불가능해 직접 냉간용접이 가능한 단자를 설계해 생산 후 터미네이션했고 독자적인 슬리브를 사용해 케이블을 만들어내곤 했다. 이 외에도 케이블의 진동에 관한 댐핑 기술에서도 독보적인 기술을 다수 채용했다. 그 중 케이블 내부에 헬륨가스를 주입하는 제조기술은 스텔스의 특허 기술 중 하나로 유명하다.
스텔스 블랙 매직 V16
이번엔 디지털 케이블, 그 중에서도 최근 네트워크 오디오가 대중화되면서 급격히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이더넷 케이블에 도전했다. 스텔스에게 있어 디지털 케이블 출시는 이번이 처음 아니다. 이미 Ocatva, Sextet V16, Varadig 등은 물론 IS2 전송용 케이블까지 출시한 바 있다. 모두 수공으로 만든 후 측정을 통해 최고 등급 케이블을 선별, 납품해왔다. 자체적으로 특주한 측정 설비를 갖추고 일일이 측정 후 임피던스, 하모닉스 스펙트럼 등을 측정해 완벽을 기한다. 그들은 75옴, 110옴은 물론이며 20옴에서 200옴 사이 어떤 특정 임피던스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번 블랙 매직 V16가 기대되는 이유는 이러한 기존 스텔스의 경험과 노하우, 측정에 기반한 케이블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V16은 기본적으로 OFC를 사용하며 CAT6 규격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하이엔드 디지털 기기에 모두 대응하므로 전송스피드에 대한 이슈는 없다. 물리적 구조는 매우 단순 명쾌하면서도 도체간 간섭을 최소화하는 형태다. 두 줄씩 꼬은 케이블이 총 네 개. 이들 사이는 에어 튜브를 사용해 각각 거리를 최대한 벌려놓아 상호 간섭을 피하고 있다. 일반적인 이더넷 케이블보다 꽤 두터운 이유다.
스텔스는 현재까지 케이블 설계에 있어 매우 중요시하는 철칙이 있다. 각 도체 사이 충분한 거리 및 각각의 충분한 절연 그리고 독자적인 지오메트리 등이다. 그리고 특히 전기적, 물리적 노이즈 저감에 특별히 커다란 노력을 기울여왔다. 전자기장으로부터의 진동 감쇄 그리고 물리적인 진동으로부터의 자유 등이 그것. 그리고 임피던스 왜곡을 막는 특별한 단자 및 터미네이션 방식 검토가 이루어진다. 블랙 매직 V16 또한 여러 소재와 방식을 통해 이런 일련의 설계철학을 공고히 하고 있다.
도체 구성 및 지오메트리는 물론이며 특히 디지털 케이블에서 상당히 중요한 단자 및 단자 체결방식에 대해서도 완벽을 기하고 있다. 단자는 진동 및 노이즈에 매우 뛰어난 특성을 갖는 고급 소재 카본을 적극 도입했다. 이는 도체와 RJ45 이더넷 단자 사이 연결부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신호 에러나 진동, 전기적 노이즈 생성 등을 극단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설계로 보인다. 내부 체결 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떤지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무척 특별해 보인다. 마치 검은 카본 탄환 같은 단자 내부에 핵심 기술이 녹아들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이더넷 연결 환경은 하이파이클럽 메인 서버와 공유기 그리고 웨이버사 스마트허브를 통해 분배되는 구조다. 테스트 기기는 린 클라이맥스 DS/3. 기본적으로 룬(ROON)을 활용해 재생했으며 룬코어로서 웨이버사 시스템즈 WCORE를 사용했다. 스피커는 B&W 802D3, 앰프는 매킨토시 인티앰프 MA9000을 사용해 셋업한 시스템에서 이루어졌다. 테스트는 아주 보편적인 저가 랜케이블과 스텔스 랜케이블을 번갈아 교차 테스트하는 형태로 간단히 진행했다.
Orchestra de Contrabass - Bass, Bass, Bass, Bass, Bass & Bass
The King of Bass
블랙 매직 V16은 마치 레조네이터나 전원 관련 액세서리를 도입한 듯한 음질적 변화를 이끌어낸다. 예를 들어 로케스트르 드 콩트르바스의 ‘Bass, Bass, Bass, Bass, Bass & Bass’ 같은 곡을 들어보면 기존에 들었던 케이블이 매우 그악스럽고 거칠게 느껴질만큼 상대적으로 기음이 차분해지면서 기음의 에너지는 그대로 잔존해있다. 전반적인 엔벨로프 특성은 매우 자연스러워지고 부들부들한 사운드 특성으로 변모한다.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tion’에서도 더블베이스가 빠른 어택을 시작으로 디케이, 서스테인을 지나 릴리즈되는 순간까지 모든 부분들에서 트랜스페어런시 특성이 상승한다.
Marianne Thorsen - "Mozart" Violin Concerto No.4
TrondheimSolistene
각 악기의 물리적 촉감, 즉 소리 표면의 강도와 텍스처 등 음색 표현에 있어서도 특성 변화가 감지된다. 예를 들어 마리안느 토르센과 트로트하임 졸리스텐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을 들어보자. 바이올린 표면 디테일이 더 세분화되어 표현된다. 마치 저감된 노이즈 위로 선명하게 떠오르는 입자들을 보는 듯 악기의 윤곽 부분이 말끔하게 정리되며 차분하고 고운 소릿결을 얻어낸다. 음악은 자연스럽고 더 부드럽게 느껴지며 디지털의 피로감을 감쇄된다. 약간의 온도감 상승이라는 부가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Jordi Svall - La Folia
La Folia
특히 청감상 SN비, 정보량의 상승효과가 핵심으로 그 근거들이 여러 부분에서 포착된다. 예를 들어 조르디 사발의 ‘La Folia’같은 고음악 연주를 들어보면 마치 샘플링레이트가 상승한 듯 아날로그적 자연스러움과 함께 소리 입자가 더 곱게 들린다. 기음만 또렷해지는 것이 아니라 배음의 하모닉스 성분 구조가 더 풍부해진 결과로 판단된다. 음악은 실체감이 증가하며 볼륨감 넘치게 표현되고 있었다. 낮은 볼륨에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사운드가 하이엔드 오디오의 필수조건이라면 랜케이블 하나로 얻어내는 상승효과는 괄목상대하다.
Diana Krall - A case of you
Live in Paris
미세 약음의 디테일과 강/약 완급 조절 표현은 노이즈 저감의 결과다. 애초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노이즈가 따라붙어 선명하게 보이지 않던 것들이 수면 위로 맑게 떠오른 결과다. 이런 현상은 다이내믹스, 그 중에서도 미시적 스케일 안에서의 다이내믹스 향상을 불러온다. 예를 들어 다이애나 크롤의 ‘A case of you’같은 실황 녹음에서 배경의 기침소리와 현장의 배경음들 그리고 낮은 볼륨에서도 보컬을 포함, 피아노 등의 약음도 흐릿하게 번지지 않고 또랑또랑하게 표현된다. 기존 저가 케이블에서 들었던 사운드는 약간 억세고 건조했던 소리였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총평
과학적 명제를 중심으로 연역적 방식을 적용할 때 많은 현상들은 명쾌하게 증명될 수도 있다. 한편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이런 방식은 종종 풀 수 없는 커다란 문제 앞에서 좌절된다. 그러나 귀납적 방식으로 접근할 때 하이파이 오디오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규칙들이 도출된다. 철저히 과학적 방식으로 만들어진 스텔스 블랙 매직 V16, 물론 과학적 명제 앞에 충실한 메이커다. 동시에 사운드 표현 방식을 귀납적 논리도 추론해보아도 그것은 논거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켜주고 있다.
이더넷 전송에 관한 고찰은 여러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트래픽 감쇄를 통한 성능에 감탄한 웨이버사 WNDR이 최근 가장 큰 놀라움이었다. 스텔스 블랙 매직 V16은 기기 외부의 이더넷 전송 통로에 존재하는 복잡다단한 전기적/물리적 간섭 및 노이즈를 대폭 해결해주고 있다. 이더넷을 통한 네트워크 오디오가 소스기기에서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현재, 아직 완전히 전복하지 못한 디지털 질병 치료에 대해 블랙 매직 V16은 훌륭한 대안이 되어줄 것이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tealth Audio Cables Black Magic V16 | |
|---|---|
수입사 | 사운드스터디 |
수입사 홈페이지 | |
수입사 연락처 | 010-8962-2324 |
구매처 | |
구매문의 | 02-582-98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