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i Arts 신보 4종 리뷰

Medici Arts 신보 4종 리뷰

몇 해 전부터 체계적인 정리와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과거의 숨어있던 명연주들을 발굴해내기 시작한 Medici Masters 레이블의 행보는 항상 눈길을 잡아 끈다. 한 장 한 장 발매하는 음반마다 마치 이 앨범을 위해 따로 레코딩 세션을 가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서, 여기 소개하는 넉 장의 앨범 또한 단순히 명연주자들의 스쳐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는 수준이 아닌, 이들 거장의 예술 세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들의 역사를 반추해보기 위한 정확하고 수준 높은 레코드 예술의 한 단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선 독일 쾰른 방송국 음원을 바탕으로 제작된 두 장의 앨범이 눈에 띈다. 가장 먼저 피아니스트 로베르 카자드쥐의 앨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과 베토벤 5번 ‘황제’, 라벨의 왼손을 위한 협주곡을 수록한 것으로서, 녹음 데이터를 보니 1956년, 65년, 57년(차례로)에 프랑크푸르트에서 라디오 방송용으로 녹음된 것이다. 이 세 개의 레파토리는 특히 ...

박제성
예프게니 키신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집

예프게니 키신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집

예프게니 키신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집 예프게니 키신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에 도전했다. 키신은 12년 전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베토벤의 협주곡 2번과 5번을 녹음했었다(Sony).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특출한 감각이 십분 발휘된 그 레코딩도 좋았지만, 이번 레코딩은 거기에서 진일보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 특유의 잘 여문 타건과 제대로 숙성된 해석이 콜린 데이비스가 이끄는 런던 심포니의 감성 풍부한 서포트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조화를 일구어냈기 때문이다. "군소 예술가들에게 유희와 기교는 순간의 덧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베토벤에게 그것은 가장 심오한 예술의 실체로 길을 열어주었다." 이번 음반 내지에서 리처드 오스본이 언급한 위 구절을 응용한다면, 키신의 1, 2번 연주야말로 유희를 예술로 승화시킨 대가의 그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젊은 베토벤의 패기와 재치가 생생하게 ...

HIFICLUB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 쉬프/ECM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 쉬프/ECM

언드라스 쉬프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7, 8집 이제 언드라시 쉬프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사이클을 마감하게 되었다. 그 동안 길고 힘든 여정을 거치며 각 작품마다의 새로운 의미를 드러내고자 치열하게 노력했다. 비엔나적인 향취와 시대음악적인 새로운 디테일, 현대적 피아니즘의 표현력과 새로운 낭만성에 대한 실험 등등, 쉬프는 지금까지 완결했던 그 어떤 사이클보다 훨씬 강도 높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그 마지막 힘을 다해 베토벤의 후기 소나타를 마무리 지은 그는, 위대한 베토벤 해석가 대열의 마지막에 합류하며 고전적이면서 현대적이며 베토벤의 서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브렌델과 폴리니 이후, 바렌보임과 오피츠와 더불어 우리 시대의 베토벤 해석의 3대 천왕으로 등극한 쉬프의 업적에 감히 ‘역사적'이라는 형용사를 붙여본다. 27번 소나타 첫 악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성격대비다. 흐드러지듯 질주하는 프레이징과 포르테...

HIFICLUB
마스네 : 마농 -  할리우드 영화와 프랑스 오페라의 만남

마스네 : 마농 - 할리우드 영화와 프랑스 오페라의 만남

프랑스 오페라에 웬 마릴린 먼로? 작년 봄 베를린 슈타츠오퍼에 올려졌던 마스네 오페라 (마농)의 DVD 출시분은 재킷 사진만으로도 보는 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속사정을 알고 보면 관심을 끄는 대목은 더욱 많다. 우리 시대 최고의 오페라 스타 가수인 안나 네트렙코와 롤란도 비야손이 함께 출연했으며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를 맡았다. 여기에 영화 (어둠 속의 댄서)의 안무와 마이클 잭슨의 뮤직 비디오 연출자로 잘 알려져 있는 빈센트 패터슨의 파격적인 연출까지 더해져 그 시너지 효과가 무려 1000 유로를 웃도는 고가의 티켓 가격으로 나타났던 화제의 공연이다. 패터슨이 설정한 무대의 시간적 배경은 1950년대. 원작에서 이백년 이상을 뛰어넘었다. 전주곡이 연주되는 동안 기차를 기다리며 영화 잡지를 탐독하는 마농의 모습을 통해 유별난 연출 방향은 미리 예고된다. 영화 속의 스타처럼 화려한 삶을 꿈꾸는 철부지 소녀 마농은 천진난만...

박응식
Pavarotti-The Duets

Pavarotti-The Duets

Pavarotti : The Duets 조금은 진부한 형식의 질문을 던져보자. 셀린느 디옹, 에릭 클랩튼, 머라이아 캐리, 보노, 스팅, 주케로, 안드레아 보첼리, 제임스 브라운, 브라이언 애덤스, 셰릴 크로우, 존 본 조비, 유리드믹스, 라이오넬 리치, 엘튼 존 - 이들 모두와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가수는 누구일까? 일단 그는 팝음악과 록음악, 칸초네와 팝페라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커버할 수 있는 가창력과 친화력을 겸비한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능가하는 존재감과 인지도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크로스오버'를 통해서 그가 얻게 되는 것은? 단순하게는 이른바 '대중적'인 명성과 인기일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장르와 국경을 초월하는 예술과 우정의 교감이리라. 존재 그 자체가 경이였던 불세출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타계한 지도 어느덧 1년여가 지났다. 생...

황장원
조수미 - Missing You

조수미 - Missing You

조수미 - Missing You 2008년 겨울, 조수미가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다. ‘Missing You'라는 타이틀의 앨범을 발표하며, 그녀는 본연의 아름다운 목소리, 아니 감동적인 호소력으로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어준다. 그가 20년 전 도이체 그라모폰(이하 DG) 레이블에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휘로 베르디의 가면 무도회를 녹음하며 데뷔했을 때 그녀의 고향 한국에서 벌어졌던 그 뜨거운 감격과 뿌듯함을 기억하는 음악 애호가라면, 이 음반을 통해 그녀가 다시금 DG로 돌아왔음에 옛 추억의 훈훈함이 다시금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결혼 전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 찬 Home Sweet Home으로 돌아온 조수미의 마음은 아마도 애호가들에게도 이심전심일 것이다. 이번에 그녀가 새롭게 선보인 주제는 사랑의 노래다. 유럽과 남미, 러시아와 멕시코, 미국과 한국을 아우르는 전 세계의 사랑의 노래를 찾아 각 곡마다 한 송이...

박혜준
엔니오 모리코네 영화음악 모음집

엔니오 모리코네 영화음악 모음집

영화 음악하면 바로 떠오르는 음악가는 누구일까?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를 생각하지 않을까? 그만큼 국내 영화 음악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세대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그는 명실상부한 영화 음악의 대명사다. 영화음악의 거장 Ennio Morricone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 , 그리고 등으로 이어지는 소위 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 불리는 1960년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서부극들의 음악을 필두로, 80년대 , , 등의 일련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그의 탁월한 작곡 능력은 영화 음악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영화의 감동을 극대화시켜 주는 선...

김진원
악마의 꿈

악마의 꿈

영국 셰익스피어 시대의 음악적 축소판 연주 : 비토리오 기엘미, 비올 / 루카 피앙카, 류트 / 그라시엘라 S. 기벨리, 소프라노 고악기를 사용해 옛날 스타일로 연주하는 것이 고음악이라면 이것은 분명 연주라는 측면에 국한된 것이다. 고음악이 하나의 센세이션에서 장르로 자리를 굳히게 된 것은 단순히 연주 스타일에 한정되지 않고 당시 시대상을 반영함은 물론 음악에 대한 깊은 연구가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고음악에 대한 이해는 편성과 감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헨델의 메시아를 100명이 넘는 현대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는 것이 오히려 촌스럽게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임팩트와 사운드의 강렬함에서는 현대 악기와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파워를 고악기와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보다 충실한 오리지널리티에서 본다면 고음악 발굴과 연주가 이루어 낸 성과는 충분한 성과를 거두...

정인섭
비올의 위대한 시인들

비올의 위대한 시인들

1. 역사는 흐르고, 음악도 흐른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만 역사는 분명 어떠한 흐름을 갖고 있다. 음악이 인간의 예술인 이상, 음악의 흐름은 분명 역사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고대의 음악가들은 천체(天體)의 소리, 그래서 보통 사람들에게는 들리지도 않는 음악이 자기들 영감의 원천이라 여겼고, 중세에는 '성스런 음악'(sacred music)만이 세상 음악의 모두였다. 성스러움에 눈이 가려, 우리가 우리의 눈으로 우리를 그려보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인간은 '부활'(르네상스, Renaissance)을 맞이하였고, 음악 또한 성스러움과 경건함, 그리고 단조로움의 옷을 훌훌 벗어던지게 되었다. 너무도 엄격한 조화와 균형에서 벗어나 음악은 화려하게 '튀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여기 화려한 음악을 들어보자. 2. 비올의 위대한 시인들(Le parnasse de la Viole) 사발(Jordi Savall)은 음악과 역사를...

장규원
레이 vs 레이

레이 vs 레이

월드컵이 끝난 직후였을까.. 레이 브라운의 사망 소식에 메인 스트림의 명맥이 이젠 끊겼구나 하는 착잡함에, 오스카 피터슨과 레코딩한 버브 음반을 필두로 노익장을 과시하던 말년의 텔락 녹음까지 며칠을 꺼내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하긴, 홍수로 뉴 올리언즈가 잠겨 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떠났다곤 하지만 그것이 재즈의 종언을 의미함이 아니듯 레이 브라운의 죽음으로 모던 재즈의 전통이 끊어진 것은 아닐게다. 2002년 발표된 이 음반은 그의 마지막 레코딩이다. 텔락에서 녹음했다면 의례히 클럽 라이브 녹음일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의 스튜디오 녹음이다. 사실 드럼이 빠진 트리오 라인업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몬티 알렉산더와 러셀 말론이라니..! 그들이 누구인가? '힘'이라면 따를자가 없기로 소문난 연주자들이 아닌가? 힘이 부칠게 뻔한 노년의 레이 브라운이, 게다가 드럼도 없이 베이스가 어찌 감당하려고..?? 알만한 사람은 안다....

박두근
더 베스트 오브 스티브 바라캇

더 베스트 오브 스티브 바라캇

“광고문구가 화려한 음반 하나를 구입했다. ‘스티브 바라캇’이라는 사람의, 팝 인스트루멘탈 음반이란다. CD 트레이에 올려놓았다. 이 첫 트랙, 어디에서 많이 듣던 곡이다. 기분이 좋다. 아는 곡이어서 반갑기도 하지만 기분이 참 좋아지게 만드는 곡이다. 두 번째 트랙으로 넘어갔다. 어! 또 어디에서 많이 들었던 곡인데... 세 번째, 네 번째... 아무리 베스트 앨범이라지만 이건 너무 유명한 거 아냐?” ☞ 비틀즈의 프로듀서 조지 마틴 경과 함께 "Here I Am" 보컬 프로젝트 진행 ☞ 일본 최고의 대중가수 노리코 사카이의 “Watashi Dake de Ite” 작곡. ☞ 홍콩 스타 알란탐과 여명의 ...

하이파이클럽
초대합니다 - 자끄 루씨에 내한 공연

초대합니다 - 자끄 루씨에 내한 공연

올해로 70세가 된 자끄 루씨에-. 1934년 프랑스 앙제에서 태어나 15세의 나이로 파리 국립음악원에 입학, 전통적인 클래식 수업을 받았다. 모던 재즈 콰르텟(MJQ)의 음악과 접하면서 재즈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1959년 Play Bach Trio를 결성했다. '플레이 바흐' 45년, 트리오 재결성 20주년을 맞이한 자끄 루씨에 트리오의 내한무대가 12월 5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펼쳐진다. ♣ 초대합니다 하이파이클럽 쇼핑몰에서는 12월3일 0시까지 자끄 루씨에 음반을 구입하시는 회원님 (기존구입회원 포함)을 대상으로 초대를 희망하시는 2분(1인 2매)께 크리에이티브 매니지먼트 유유클래식에서 제공하는 12월 5일(일) 오후 3시 코엑스 오디토리움...

하이파이클럽
초대합니다 -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 공연

초대합니다 -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 공연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Philippine Madrigal Singers: MADZ)가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세계합창제에 초청되면서부터이다. 당시 이들의 노래는 듣는 모든 이에게 충격과 감동 그 자체였다. 실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마술같은 아카펠라 사운드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 초대합니다 하이파이클럽에서는 11월 27일(토) 경기도 고양어울림극장 공연 초대권을 10분의 회원께 드립니다. (1인 2매) 듣는 이의 숨을 멎게 하는 세계 최정상의 하모니,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 2004 내한공연-! 초대를 원하시는 회원께서는 26일 금요일 정오까...

하이파이클럽
노라 존스, 블루스를 만나다

노라 존스, 블루스를 만나다

블루스하면 지미 핸드릭스, 스티브 레이 본, 자니 원터 같은 기타의 영웅들이 떠오르지만 블루스를 대중들과 멀어지지 않게 한 이들은 에릭 클랩튼, 게리 무어 같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확실한 뮤지션이 아닐까 한다. 노라 존스, 블루스를 만나다 그렇지만 ‘Tears in Heaven’, ‘Change the World’ ‘Still Got the Blues’ 같은 곡을 제외하고는 블루스도 재즈와 마찬가지로 들을 기회가 거의 없는 비주류 음악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재즈는 전문 방송과 잡지 등이 한 두 개는 있지만 블루스는 그나마 전무한 상태이다. 모든 대중음악과 재즈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블루스를 이렇게 대...

하이파이클럽
재즈의 초상 - 빌 에반스

재즈의 초상 - 빌 에반스

"1980년 9월 15일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나이는 51세였다"라는 글에서 난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았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와 만나자마자 영원히 이별한 듯한 느낌이었다. 비슷한 시기 내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디지 길레스피, 마일즈 데이비스 그리고 모던재즈 쿼텟의 멤버들도 당시엔 모두 살아 있던 현역 연주자였다는 점에서 유독 빌 에반스만은 왠지 다가설 수 없을 것만 같은 미지의 존재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음악을 들을 때면 난 다가설 수 없는 피안의 세계를 머리 속에 자꾸 그렸으며, 이러한 편향된 태도 때문에 한동안 난 그의 음악을 멀리했던 때도 있었다... 초가을의 길목에서 재즈의 시성(詩性)을 만나다 - 빌 에반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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