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족 혹은 화룡정점
우선 구성입니다.
M-scaler를 기다리는 동안 HUGO로 이거 저거 해보다 보니
Audirvana에 kHz를 높여주는 옵션이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HUGO TT2를 구매하고 처음 들었을 때의 실망이
Audirvana로 kHz를 높이면서 해소되었습니다.
96~192kHz도 음원으로써 결코 낮은 레벨은 아닌데,
700kHz 이상으로 올려보니 신세계입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APRIL MUSIC : EXIMUS나 RED WINE AUDIO : BELLINA 대비
조금 더 좋다 싶던 소리가, 모든 영역에서 압도적으로 향상됨을 느꼈습니다.
(가족들, 친구들 대상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 이 과정이 없었다면 M-scaler의 효과가 더욱 크게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kHz를 높여서 듣고 있던 터라,
M-scaler의 가장 큰 장점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소프트웨어로 채워줄 수 없는 부분들의 향상이 보입니다.
우선 소리 성향의 변화입니다. HUGO는 그 자체로 훌륭한 원박스지만
M-scaler를 제거한 뒤 다시 들어보면 비교적 W사운드가 납니다.
저음과 보컬, 고음이 두드러지고 그 사이사이의 음역은 미묘하게 뭉치는 소리.
M-scaler를 연결하기 전엔, HUGO자체도 높은 해상력에 매우 만족했었는데, 귀는 간사합니다.
M-scaler는 오케스트라나, 스피드메탈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은 악기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구분해 줍니다.
[이정도면 만족할 해상도]에서 [이 이상 필요한가?]를 처음 느끼게 해준 기계네요.
위 과정에서 공간감과 정위감이 확장되고
kHz의 확장으로 소리와 소리 사이가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같은 헤드폰인데도 저음역이나 고음역이 더욱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특히 둠.. 둠.. 하고 울려주는 극저역은 기존 시스템이
LCD-4를 제대로 울려주지 못했다는 걸 알려주었습니다.
소프트웨어로 높였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케이블 값을 합치면 DAVE에 가까워지는 가격이지만,
하드웨어가 세트로 나온만큼 케미는 확실합니다.
전 DAVE는 들어보지도 못했고 살 능력도 안 되지만,
해외 리뷰를 통해 HUGO 세트가 DAVE의 80% 성능은 내준다는 평가를 보고
무리해서 M-scaler를 구매했습니다.
결과는 만족입니다.
HUGO TT2에서 2% 아쉬웠던 부분이 해소되어 갑니다.
특히 해상력과 공간감, 정위감, 극저역/초고역의 확장 등에서 말이죠.
이제 열흘 정도 들어보고 있는데, 조금씩 소리가 잡혀갑니다.
BNC 케이블이 은제, 새 케이블인 것도 있어서,
아마 서너달 뒤엔 더 좋은 소리가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의 차이라고 할만큼, 누군가에겐 큰 차이가 아닐 수 있겠지만,
아마 비슷한 취미의 많은 분들이 2%에 두 배 이상의 돈을 투자하시기 않았을까,
저만 이렇게 텅장을 만들고 기뻐하는 것이 아닐 것 같아서
두서 없는 리뷰를 남깁니다.
청음을 못해보고 해외 리뷰만 보고 구매하여
초고가 사족이거나 시스템의 화룡정점이거나
도박이었는데, 제겐 화룡정점이군요.
추억의 mp3 파일을 갖고 계신다면, 꼭 다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요약
M-scaler가 아니라도 kHz를 높일 수 있는 옵셥이 있다면
HUGO TT2는 비약적으로 높은 수준의 소리를 출력합니다.
M-scaler를 장착시
음간 연결의 자연스러움,
해상도, 공간감, 정위감, 저역/고역 확장 등의 효과가 있으며
보다 하이파이다운(전 영역의 균형이 좋은) 소리 성향으로 바뀝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