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OAX-EXT1 스무살의 오디오 추억을 되살리다.

  스무살의 오디오.

  스무 살 시절, 군대를 갓 제대하고 처음 직장생활을 하면서 선배께서 물려주신 세트로 이루어진 중고오디오가 나의 첫 오디오다.

  봉급을 받는 날이면 기분 좋게 LP 한 장 사서 턴테이블에 얹을 때의 그 설레임...... 존덴버의 풋풋하게 울려퍼지는 그 자연스런 음악 소리에 향긋한 공기감이 가슴 한가득 밀려오면 살그머니 찾아오는 그 여유로움이 너무나 좋았다.

  삼십 년이 지난 지금, 그때보다도 훨씬 좋은 시스템으로 음악을 듣고 있건만 그때의 그 기분을 느끼기에는 늘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스무 살의 감성이 음악을 듣기에 더 최적화되어 있어서만은 아닐 거다. 음질은 비록 떨어질지 모르지만, 모든 음악이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구동되는 시대였기에 귀를 타고 들어오는 그 소리들은 가수가 노래부르던 감성을 그대로를 재생시켜 주는 것이어서 그 느낌 전달이 청자에게 잘 전달된 것은 아닐까.

  나 또한 디지털 스트리밍 대세를 거스를 수 없기에 네트워크플레이어를 소스기로 사용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아날로그 감성을 맛봤던 나에겐 아무래도 디지털 음원의 그 건조함이 자꾸 거슬리는게 아닌가 한다. 시스템을 무수히 바꿔가면서 스무 살 시절의 그 편안한 음악을 재현해 보려하지만 뭔가 항상 부족한 그 1%......, 그것을 찾아서 이곳저곳을 헤매다녔다.

  COAXIAL 케이블을 찾다.

  엘피시스템을 갖추고는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다. 번거로울 뿐 아니라 음원의 한계 때문에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고, 거실에서 음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니 거실을 공유하는 분의 말 한마디에 할 수 없이 철수. 앰프와 한 셋트인 점이 고려돼서 남아 있는 CD플레이어도 네트워크플레이어를 들인 후에는 이제 거의 쓰지 않고 장식에 일부분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람이 편리함을 이길 수 있겠나.

  네트워크플레이에서 재생되는 TIDAL 음원이 메인이 되고 이 메인이 뭔가 제구실을 하게 만들어야 되는 욕망이 들끓게 되는 거다. 이 싸이트 저 싸이트를 뒤적이다 심봤다! 오디오ooo에서 관심을 갖고 있던 웨이버사시스템즈의 Noise Isolator 사전체험 이벤트를 한단다.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너무나 믿음직스럽지 않은가. 이 자신감?

  오디오시스템에서 디지털 영역은 가성비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다못해 휴대폰에서부터 극강의 하이엔드시스템까지.....

  하지만, 문제는 긴 시간 들을 수 없다는 것. 음악을 들으면서 일상의 피곤함을 씻어줘야 되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귀가 아파 더 피곤해진다면 음악을 들을 가치가 없지 않은가. 이것은 나만 느끼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빈센트SV-700앰프에는 DAC가 내장되어 네트워크플레이어에서 옵티컬이나 디지털동축 직결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빈센트CD-S7DAC의 DAC을 사용하기 위해서 복잡하지만 네트워크플레이어→USB→빈센트CD-S7DAC→XLR→빈센트SV-700→클립쉬RF7Ⅱ로 재생을 했다. 이 시스템으로 들으면 음악이 조금 단정해지긴 하는데 얇게 느껴지는 단점이 드러났다. 스피커가 클립쉬인데 음악이 얇게 느껴지는 것이 약간 좀 의아하기도 하고 스피커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네트워크를레이어와 앰프 직결을 시도해 봤다.

  처음에는 RCA케이블로 연결, 이것은 사용하기 어렵다. 다음은 옵티컬로 시도 음~OK, 풍성해졌다. 근데 디지털동축이 더 음악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글들이 여럿 있어서 시도해 보기로 하고 사용하지 않고 있는 RCA케이블을 이용해서 연결해 봤다. 하지말라고 하는데 급한대로 우선 연결, 오호? 이거 되네. 옵티컬이나 동축이나 뭐 비슷하긴 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동축이 우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제대로 사용할 동축케이블을 찾다보니 웨이버사시스템즈의 WSHIELD COAXIAL이 눈에 들어온다. 이걸 구매하고 싶어서 사용기를 살펴보다 보니 오히려 WUSB-EXT1이나 WLAN-EXT1, WCOAX-EXT1에 대한 우수성을 더 어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즈음에 고정관념이라는 게 작동하고 있음을 감지,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그 순간 찾아온 체험이벤트! 이게 웬 횡재?

  1%? 100%! 웨이버사시스템즈의 WCOAX-EXT1

  내앞에 WCOAX-EXT1이 와 있다. 조그맣다. 간촐하다. 뭐야, 이걸로 뭐가될까 싶은데..... 
  일단 로즈RS250과 빈센트SV-700 사이에 연결했다. 전원을 넣고 평소 즐겨듣던 음악을 선별해서 들어본다.

  Chris Botti의 When I Fall In Love
  힘이 잔뜩 들어갔던 트럼펫을 힘을 빼고 불어주고 있다. 뻣뻣하던 소리들이 허물을 벗고 하늘거린다. 

  한영애 회귀
  목소리에 힘을 빼고 이야기하듯 나에게 접근해 온다. 둘러싸여있던 껍데기들이 사라지고 음의 굴곡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느낌이다. 영역대별로 다른 드럼소리가 들려온다.

  Katie Melua, Nine Million Bicycles
  가녀린 그녀의 목소리가 실키하다. 극락에 온 이 기분, 그냥 이렇게...... 흐흐흐흐

  John Denver, Let It Be
  음들이 단정해지고 깔끔하다. 존덴버 양옆으로 2명의 기타리스트가 협연을 하고 있고 그는 옆으로 살짝 몸을 틀고 시를 읊조린다. 스무 살, 그때 듣던 그 음악이 이렇게 들어 온다. 그렇게 찾아 헤메던 추억을 되찾아 주고 있다.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하는 비엔나 필하모니의 교향곡5번 1악장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만들어 내는 화음이 명쾌하다. 강약의 표현과 각 악기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콕콕 짚어주면서 까슬하고 뻣뻣했던 음들에 막을 벗겨주고 그 속에 솜을 넣어준 것처럼 포근하다.

  음이 풍성지고 배음이 살아나고 뭐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들이 다 필요 없다. 쓰던 선재하나 바꾼 것 없이 WCOAX-EXT1을 달아준 것뿐인데 액면 그대로의 음악들을 들려준다. 웨이버사시스템즈 이분들이 뭔 짓을 한 거야? 이러면 추가로 뭐 손댈게 없잖은가. 이거는 반칙이다.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하라고...... 내가 뭐 굳이 남 걱정까지 할 필요가? 흐흐

  비록 WUSB-EXT1이나 WUSB-EXT1으로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미루어 충분히 그 실력을 알만하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차에 뭐 구조가 이렇고 저렇고 알 필요가 있으랴? 기술자들이 이렇게 저렇게 사용하라고 하는 대로 하면 되는 거지. 그저 잘 선택해서 편안하고 안락하게 그것을 누리면 되는 것 아닌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선택을 하고 안하고는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니. 음악을 끄지 못하고 있다. 케이티 멜루아가 불러주는 사랑의 속삭임 속으로 나는 빠져들어 간다. 이게 낙원이지 뭐가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