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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하이엔드가 탄생하는 경이로운 현장을 답사하다

6월초의 유타주의 날씨는 한마디로 쾌청 그 자체였다. 눈이 부시도록 맑은 하늘과 수백 킬로는 되어 보이는 깨끗한 시계, 내리쬐는 햇볕은 마치 햇살에 샤워를 하는 것처럼 상쾌했다. 윌슨오디오 본사는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약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인구 10만의 프로보시에 위치하고 있다.

윌슨오디오는 오디오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로 하이엔드 오디오계를 대표하는 회사다. 1981년 WAMM이라는 거함급 스피커를 발표하며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윌슨은 이후 와트퍼피라는 스피커로 하이엔드 오디오계를 평정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며,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이번 윌슨오디오사의 방문은 크게 윌슨 스피커 제조과정과 윌슨 스피커의 세팅 교육이 주된 목적이었으며 2박 3일간의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윌슨오디오의 명성을 너무 크게 믿었던지 눈앞에 들어온 윌슨오디오 공장은 생각보다 아담하게 다가왔다. 건물 앞에 분수대와 작은 연못이 있어 제조공장이라기 보다 마치 연구소 건물처럼 보였으며, 실내외 모두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처음 시작한 것은 데이빗 윌슨 씨의 아들인 데릴 윌슨씨로부터 스피커 소재에 관한 프리젠테이션을 받는 것부터 시작했다.

프리젠테이션 내용은 스피커 인클로저의 소재로 사용되는 재질에 대한 것으로 오크우드, 폴리우드, 알루미늄, MDF 등 각각의 재질에 대한 울림과 경도, 진동 소진시간 등을 윌슨사에서 연구하고 측정한 그래프로 각각의 재질에 대한 특성을 보여주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되어 와트퍼피 시스템8 및 맥스2, 알렉산드리아 시리즈2 등에 사용되고 있는 X-Material의 경우 고밀도 레진재로 과거의 M-Material에 비해 최고의 댐핑 능력과 잔향이 거의 없는 1/30초의 진동 소진 시간을 보여주는 최고의 재료다.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 옆방으로 이동하니 같은 모양의 와트가 세 개 있었다. 외관은 같지만 인클로저 재질이 각각 HDF, M-Material, X-Material 등으로 제작된 것이었다. 잠깐 들은 HDF는 매우 혼탁한 음이 재현됐고, 주로 비교한 것은 모두 X-Material로 제작된 것과 옆면과 뒷면은 X-Material로 하고 전면 배플면은 이전 재질인 M-Material로 제작한 것을 비교 청취하였다.

이 방에는 각각의 재질이 갖고 있는 진동특성을 측정한 그래프가 있었는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MDF는 매우 혼란스러운 진동파형을 보여주고, 가장 최신의 재질인 X-Material이 가장 우수한 진동특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재질의 물리적 특성은 X-Material이 가장 좋지만, 인클로저 전체를 X-Material로 한 경우 상대적으로 음이 다소 드라이해지고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었으며, 전면을 좀 더 부드러운 재질인 M-Material을 사용한 것이 좀 더 자연스럽고 음악적인 음을 들려주었다. 여기서 한 번 더 깨닫게 되는 점은 하이엔드 오디오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측정수치나 물리적 특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학 기술이 그 기본이 되지만 진정한 완성은 사람의 귀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어서 본격적인 공장 투어가 이루어졌다. 공장 내부는 매우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었으며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장소조차도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

신형 윌슨 스피커 인클로저 제작에 주재료로 사용되는 X-Material이 쌓여 있는 곳부터 투어는 시작되었다.

X-Material은 아주 단단하기 때문에 가공 역시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이를 위해 초대형 초정밀 컴퓨터 가공 밀링 머신을 이용하여 절단 및 가공을 한다.

밀링 머신에 의해 가공된 각 모델별 인클로저 부품들이 다음 공정을 위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알렉산드리아용 어퍼 미드레인지용 인클로저가 조립 및 접합되어 있는 모습. 초정밀 밀링 머신 작업 이외의 모든 작업은 철저하게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소피아 및 퍼피 우퍼부 등 다양한 모델들의 스피커들의 인클로저 조립이 1차 완성된 상태.

본격적인 도장 작업을 위해 접합 상태 점검 및 1차 샌딩 작업을 하여 외관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1차 도장을 하고 샌딩 작업을 통해 표면의 균일도롤 만든다.

본격적인 도장 공정이 이루어지는 열처리 도장실 전경.

2차 도장이 끝난 소피아 모습.

본격적인 열처리 도장 작업 중인 무시무시한 서브우퍼인 토스 해머(Thor's Hammer). 스펙상으로 10~120Hz라는 엄청난 초저역을 내준다.

최종 도색이 이루어지고 폴리싱 과정을 반복하여 광택을 낸다.

균일한 표면 및 광택은 기본. 사람의 눈과 손으로 티끌만한 도색 불량도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QC작업은 필수다.

윌슨 스피커에 들어가는 모든 유닛은 위의 사진처럼 24시간 기본 번인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해야 스피커 유닛의 제대로 된 특성이 나온다고 한다.

번인 과정을 거친 유닛은 주파수 특성을 측정하여 모두 기록하여 놓는다. 윌슨 스피커는 유닛 교체시 아무 유닛이나 교체하면 안된다. 이렇게 유닛 하나하나 기록해 놓은 자료를 참고하여 가장 비슷한 특성을 가진 유닛을 선별하여 보내준다고 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과연 하이엔드 메이커로서의 명성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와트퍼피 시스템8에 들어가는 포컬 트위터. 왼쪽이 기본 포컬 트위터이고 오른쪽이 윌슨에서 마그네틱 추가 등 커스토마이징한 유닛이다.

완성되어 최종 테스트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시리즈-2의 위용.

알렉산드리아의 경우 엄청난 무게 때문에 모두 7박스로 나뉘어 패킹되지만 스피커 제작 후 완벽한 테스트를 위하여 완전하게 조립된 상태에서 최종 음질 테스트를 거친다.

윌슨오디오사 공장 견학은 하루를 바삐 돌아다녔지만 다 보지 못할 정도로 규모도 컸고, 볼만한 것도 많았다. 외관으로만 보면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낼 줄 알았던 스피커 제작이 과연 하이엔드답게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으며, 그 과정 과정마다 빈틈없는 품질관리와 최고의 음을 완성하기 위한 일련의 공정들이 과연 세계 최고의 스피커를 만드는 회사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