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지난 회에 이어 공장 탐방이 계속된다. 워낙 규모가 크고 방대해서 이 시설을 하루에 보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므로 IAG에서 생산하는 PA 관련 제품들은 일단 생략되었다. 그럼에도 예정된 투어를 마쳤을 땐, 우리 모두 기진맥진했다. 오후에 사우나에 가서 찜질하지 않았으면, 아마 숙소에서 모두 곯아떨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럼 계속 탐방을 이어가겠다.

  

안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풍경이 눈을 사로잡았다. 바로 앰프를 조립하는 파트다. 우리가 전자제품을 연상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광경이 아닌가. 숙련공들에 의해 능숙하게 섀시에 PCB가 삽입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상당히 즐거웠다. 

  

이것은 산켄에서 나온 TR을 히트 싱크에 붙이는 과정이다. 당연히 접착제가 들어가는데, 상당히 특수하게 제조된 듯하다.

  

QC를 관리하는 곳. 도면을 보고, 조립된 제품이 이와 일치하는지 일일이 체크하고 있다.

  

6층에 올라온 김에 창밖을 봤더니 공장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각종 제조 시설뿐 아니라 창고도 규모가 엄청나고, 스탭 및 직원들을 위한 아파트도 따로 있다고 한다. 전체 사이즈가 상상이 가지 않지만, 나중에 장시로 이전하면 어떤 모양새가 될 지 생각하니 잠시 현기증이 밀려온다.

  

완성된 물건이 박스에 담겨 출하를 기다리는 모습. 오디오랩의 익숙한 마크가 보이고, 서지 X라는 제품도 보인다. 이것은 PA용으로 일종의 파워 컨디셔너라고 한다. 한편 물건들은 매달 15일까지 쌓인 후, 조금씩 배송되어서 빠지는 사이클을 갖는다. 방문 시기가 말일에 가까웠으므로, 남은 물건이 별로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

  

진공관 앰프를 조립하는 부서. 눈에 익은 진공관이며 트랜스류가 보인다. 최종 조립된 것은 럭스맨의 제품으로, 우리에겐 낯선 모델이다. 정식으로 수입상이 정해지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쿼드와 오디오랩의 제품들이 만들어지는 부서다. 앰프에 들어가는 기판이며 M-DAC, DMP, 진공관 앰프 등 다양한 모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무튼 눈에 익은 제품들이 보이니 반갑기도 했다. 이중에는 소비코를 통해 국내로 반입될 물건도 있으리라.

  

쿼드의 진공관 앰프를 만드는 곳. 사실 쿼드는 진공관 시절부터 유명한 브랜드였고, 당시의 제품들은 지금도 인기가 높다. 바로 그런 전통을 죽이지 않고 살리는 점이 반갑다. 여기에 쓰인 트랜스들은 영국제라고 한다. 참고로 이런 진공관 앰프들은 E.A.R.을 주재하는 팀 데 파라비치니의 컨설팅이 요긴하게 쓰였다고 한다.

  

쿼드 앰프의 제조 현장. 이제 엘리트 시리즈가 런칭된 만큼, 기대를 갖는 애호가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플래티넘 시리즈가 붙고, 대출력 파워 앰프도 제조되는 만큼, 매우 다양한 옵션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기엔 없지만 새로 나올 정전형 스피커의 퀄리티는 특필할 만한 가치가 있다.

  

흔히 번 인 룸이라 부르는 곳. 완성된 전 제품들이 이곳에서 3일간, 그러니까 총 72시간 번 인 과정을 거쳐 출하된다. 전세계로 수출하는 만큼, 전압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 그래서 110~230V까지 모두 아우르는 커다란 AVR을 동원해 제품마다 조정해서 전원을 넣고 있다.
  

여기는 소닉 체크 룸. 말하자면 제대로 소리가 나는지 점검하는 곳이며, 수많은 제품들을 모두 들어볼 수는 없기에 랜덤으로 선택한다고 한다. 컴퓨터를 이용해 다양한 입력 신호를 넣고, 그 반응을 보는 것이다.

  

중간에 다시 되돌아가서 한 가지를 체크해야 했다. 그 와중에 만난 미니 콘솔과 마이크 제조 현장. 당연히 PA쪽 물건들인데, 일부 애호가들도 홈 엔터테인먼트의 일환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고.

  

이른바 SMT(Surface Mount Technology)라 불리는 특수한 룸이다. 표면실장 테크놀로지 정도로 번역되는 이것은, PCB에 무척이나 작은 부품들을 삽입하는 공정으로,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곳이다. 아무래도 계속 부품들이 경박단소화 되어서 이를 별도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핸드폰 같은 것이 SMT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물건이다.

  

이것은 SMT 머신에서 기판에 부품을 삽입하는 공정이다. 보면 깨알같이 작은 부품들이 PCB에 빼곡히 꽂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을 어떻게 일일이 사람 손으로 해결한단 말인가? 흥미로운 것은 이 기기가 삼성에서 만든 CP45FV라는 것.

  

완성된 PCB를 파이널 체크하는 파트. 보드에 삽입된 부품을 접착할 때 일체 납땜을 하지않고 맵핑(maping)을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세계 각국에서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관련해 이런 기술이 사용되는 것 같다. 아무튼 체크 중 정전기 발생을 방지하게 위해 손목에 띠를 둘러서 어스 시키는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모니터 상으로 에러가 발생한 지역을 확대해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한 점도 뭔가 하이테크한 느낌을 준다.

  

이어서 들린 곳은, 일반 부품을 PCB에 삽입하는 공정이다. 우선 SMT에서 작은 부품들을 삽입하고, 이어서 주요 부품들을 넣은 과정이 여기서 진행된다. 오토매틱 솔더링 머신을 통해 일괄로 기판 처리를 하고 있었다. 이때 전혀 납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종의 찌는 방법으로 처리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이 공정에 사용되는 기기는 선이스트(Suneast) 사의 SAC-3JS. 아주 큰 부품은 이 과정을 거친 후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부착된다.

  

이제 발길을 돌려 스프레이 처리를 하는 공장에 가봤다. 이제부터는 본격 3D 작업으로, 이 과정에서 숙련공의 솜씨가 빛난다고 하겠다.  

  

이것은 빅 펀칭 머신이라 불리는 기기다. 두껍고 무거운 부품에 구멍을 뚫기 위해 쓰이는 것으로, 그 크기가 압도적이다. 또 작업 시 내는 소리도 엄청나다.

  

성형이 된 플라스틱에 색을 입히는 기기다. 이른바 플라스틱 인젝션인 셈. 이때 사용하는 기기는 CLF사의 제품인데, 플라스틱의 크기에 따라 각각 1600T, 1200T, 1000T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그냥 쓰레기더미지만, 이것을 다시 리사이클링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물론 핵심 부품의 제조에 쓰이지는 않고, 예를 들어 박스 안에 투입되는 종이팩이 대표적이다. 또 저가의 제품에 쓰이기도 한다.

  

인클로저를 제조하는 공장에 왔는데, 입구에 거대한 굴뚝이 서 있어서 놀랐다. 알고 보니 내부에 가득한 먼지며 톱밥 등을 끊임없이 흡입해서 밖으로 배출하는, 일종의 거대한 진공 청소기였다. 보기만 해도 사이즈가 대단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인클로저 제조 공장에 왔다. 이 지역을 둘러보게 되면 스피커 제작이 얼마나 힘든 노동을 요하는지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우선 방문한 곳은 표면을 샌딩 처리하는 곳.

   

이것은 앰프를 에워싸는 우드 케이스를 제작하는 곳이다. 한때 많은 앰프들이 이런 케이스를 둘렀는데, IAG에서는 럭스맨이 그에 해당한다.

   

여기는 인클로저를 조립하는 곳. 당연히 숙련공의 손길로 솜씨 좋게 결합되어야 한다. 

  

완성된 인클로저를 래커 칠하는 지역이다. 일종의 스프레이를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피아노 마감은 9번, 일반 배니어 마감은 7번의 덧칠이 이뤄진다. 참으로 지난한 공정이다. 이런 공정을 보고 나니, 그간 스피커에 대해 너무나 쉽게 뭐가 이랬느니 저랬느니 평을 한 게 아닌가 후회도 되었다.
 

 

여기는 스프레이 칠이 종료된 제품들을 폴리싱 처리하는 작업이다. 이렇게 손으로 부드럽게 닦아줘야 윤도 나고, 멋도 생긴다. 
  

잠깐 공정이 앞으로 가는데, 이 파트는 샌드 폴리싱이라 해서, 인클로저를 제작하기 위한 목재를 샌딩 처리하는 곳이다. 당연히 먼지투성이로, 얼른 달려가서 사진을 찍고 도망치듯 나왔다.
  

 

여기는 마무리 단계에서 한 번 더 샌딩 처리하는 곳. 그 후 비닐로 포장해서 다음 공정으로 넘긴다. 그 후, 인클로저에 작은 구멍들을 내서 나사를 박을 수 있게 한다.
 

이것은 비닐을 덮는 과정. 말하자면 인클로저 조립부터 스프레이 공정이며 파이널 폴리싱까지 모든 과정을 다 통과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드라이버와 크로스오버를 부착하면 완성품이 된다.
  

이제 발길을 돌려 CNC 머신이 가득한 공장으로 갔다. 당연히 프런트 패널이나 섀시 등을 제조할 때 쓰이는 부품을 만드는 곳으로, 어떤 규모일지 기대가 된다.
  

우선 견학한 것은 선반 작업. Lasmac에서 나온 2415라는 제품을 사용해서 가공하고 있었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복잡한 형상을 한 부품도 이렇게 능숙하게 잘라낸다고 한다.
  

그릴의 양 옆을 구부리는 기기도 있다. 이것은 그 완성품.
  

여기는 용접 작업을 하는 곳. CNC 머신을 통과해도 부족한 부분은 이렇게 즉석에서 채워 넣는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은 IAG에서 제조한 각종 트위터류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드라이버 제조 공정을 구경하게 된다. 동사에서는 케블라, 파이버, 페이퍼, 글래스 파이버 등 다양한 소재를 진동판으로 사용하며, 이를 이용해 현재 200여 종에 이르는 스피커들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는 트위터를 제조하는 곳. 돔 트위터로 쓰이는 재질은 실크이지만, 그 뒤에 또 한 겹의 그물같은 것을 붙여서 2 레이어 형식으로 완성했다. 아무래도 더 감도가 높아지고, 텐션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개량이 모여서 엄청난 차이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이런 과정에서 쌓이는 노하우가 어느 정도일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다음에 간 곳은 프런트 패널을 제작하는 곳이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각각 규격에 맞춰 생산해야 하는데, 일도 힘들고, 구분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종이 패키지를 만드는 곳. 이 또한 아무렇게나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무튼 박스를 열었을 때 이런 패키지로 보호된 신품을 만나는 것은 오디오파일만이 갖는 작은 기쁨이 아닐까? 
  

여기는 드라이버에 쓰이는 부품을 가공 처리하는 곳이다. 일종의 밀링 작업을 통해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사람 손길로 마무리된다.
  

쿼드의 신작 엘리트 시리즈에 들어가는 섀시를 만드는 곳이다. 당연히 프런트 패널도 만드는데, 형상이 복잡해서 작업 과정이 쉽지는 않다.
  

여기는 와~! 하면서 일행 모두가 탄성을 지른 곳이다. 이른바 다이캐스트 성형을 위해 직접 용광로를 데워서 주물 처리하고 있다. 알루미늄, 아연 등의 합금을 이용하는데, 정도(精度)가 높아서 추가 작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대부분의 메이커들은 다이캐스트 전문 공장에 의뢰하지만, 역시 IAG는 이 부분까지 직접 처리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볼 필요가 없지 않은가?
  

이제 공장 견학을 끝내고 피터 커마우와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로 왔다. 쾌적하고, 조용한 공간으로 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한쪽에 다양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듯, 여러 인증서며 잡지 표지 등이 진열되어 있다. 
  

이 방에 들어서고 다시 한 번 IAG에 대해 깊은 신뢰를 느끼게 되었다. 이곳은 일종의 브랜드 박물관으로, 현재 IAG가 다루는 브랜드의 오리지널 제품들을 모아서 진열해놓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제품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원 브랜드의 유산을 깊이 이해하고 또 존중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이런 온고지신의 미덕이 있기에, 이토록 거대한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간단한 시청회를 마치고, 피터 커마우 씨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시간 관계상 처음 만남 때 개략적인 대화를 나눴고, 이후 따로 만나서 보충 설명을 들었다. 그러니까 이번 기사는 총 2회에 걸친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참고로 피터 커마우는 이니셜 PC로 표기하겠다. 훤칠한 키에 은발의 신사인 커마우씨는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는데, 특유의 브리티쉬 액센트가 더욱 기분을 좋게 했다.
 
-우선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스피커 관련 디자이너로 유명한데, 잠깐 경력 좀 소개해주시죠.

PC : 저는 약 40년간 스피커를 만들었습니다. 1978년에 헤이브룩(Heybrook)을 창업한 후 15년간 운영하다가 접고 한 동안 <하이파이 뉴스> <왓 하이파이?> 등에서 평론가로 활약한 바 있습니다. 그러다 1999년에 미션에서 스피커 디자이너로 발탁되어 일하게 되었죠.

PC : 물론 처음엔 같은 브랜드였죠. 사이러스에서는 앰프와 CDP를 만들고, 미션에서는 스피커를 만드는 식이었죠. 그러다 두 브랜드가 각각 다른 회사로 넘어가는 바람에 분리가 된 것입니다. 그게 2001년도의 일입니다. 그 후, 미션이 2004년에 정식으로 IAG에 흡수됨에 따라 저도 함께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PC : 우선 쿼드, 미션, 캐슬, 워퍼데일 등에서 나온 스피커를 책임집니다. 그러나 저는 전자 계통도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앰프와 디지털 관련 기기들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IAG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들을 관리한다고 보면 됩니다.

PC : 이 모든 브랜드는 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아니, 제가 이 브랜드들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정도로 각 회사들의 개성이나 장점을 잘 인식하고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제가 어렸을 때 처음 제작해본 스피커는 워퍼데일에서 나온 키트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직접 집에서 써보기도 하고, 분해해서 연구해보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의 일부가 된 것이죠.

PC : 우선 쿼드부터 말해볼까요? 무엇보다 선명하고, 투명(transparent)합니다. 디테일이 풍부하고요. 아무래도 이곳에서 만드는 정전형 스피커의 영향이 있어서, 박스형 스피커조차 정전형과 같은 음을 냅니다. 일종의 하이엔드 지향의 제품이라 보면 됩니다. 반면 캐슬은 어딘지 모르게 따뜻하고 또 스무스합니다. 음악에 담긴 정서를 잘 표현해서 특히 클래식과 재즈에 좋습니다. 누군 록을 듣기 위해 펑펑 틀기도 하더군요.(웃음)

PC : 워퍼데일은 와이드 레인지를 지향합니다. 당연히 다양한 층의 애호가들을 겨냥하고 있죠. 사실 이 회사는 1932년부터 시작했으니, 지금 꼭 80년이 됩니다. 그 만큼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죠. 프로쪽에서는 가격대비 성능이 높은 기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PC : 재탄생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지금 새롭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외관은 아름답게 만들려고 합니다만, 그 내용은 상당히 테크놀로지 지향적입니다. 최첨단 스피커 제조 기술이 투입되어 깜짝 놀랄 음을 내리라 장담합니다.

PC : 아무래도 프로쪽이 아닐까요? (미소)

 

PC : 이것은 크게 세 개의 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제일 가운데 있는 것이 플라스틱 필름 판인데, 머리카락보다 더 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것이 플러스 및 마이너스 신호에 따라 앞뒤로 움직입니다. 이것을 앞 뒤 두 개의 판이 에워싸서 이 필름 판을 지지하는 구조입니다.

PC : 영국은 기본적으로 건조합니다. 비가 오면, 대기 중에 있는 습기를 빗물이 다 씻어가는 상황이랍니다. 반면 여기 중국이나 일본, 한국 등은 기본적으로 습해서, 이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이번에 발매된 2812와 2912는 2805 및 2905의 후속기로서 크게 세 가지 부분에서 개량이 이뤄졌습니다. 우선 메카니컬한 부분입니다. 실물을 보면 알겠지만, 프레임이 더 강화가 되었고, 윗부분엔 철재 브레이스를 대어 더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뒤에다 텐션을 지탱할 수 있는 바를 설치해서 잘못 건드렸을 경우 앞이나 뒤로 쓰러질 염려도 없습니다.

PC : 두 번째는 전기에 대한 부분입니다. 무려 5KV에 이르는 고전압을 걸어줘 스피커의 감도를 올렸을 뿐 아니라, 여타 전기적인 트러블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PCB에 관한 부분입니다. 이런 전기적인 부분까지 모두 아우르는 서킷을 새롭게 설계함으로써, 기존에 가졌던 단점들을 대부분 극복했습니다.

PC : 우선 탁월한 음장감을 들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를 들으면 악기의 위치가 세세하게 다 드러나고, 각각의 음색이 리얼하게 재현됩니다. 또 뛰어난 해상력을 들 수 있겠죠. 단순히 악기나 보컬뿐 아니라, 그 주변을 감싸는 공기감까지 모두 표현됩니다. 그래서 작은 방에서도 얼마든지 뛰어난 퀄리티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작은 출력으로 얼마든지 운용됩니다. 쿼드의 진공관 앰프는 기본적으로 소출력입니다. 그러나 2912를 듣기에 전혀 지장이 없지 않습니까?

PC : 쿼드에서 정전형 스피커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57년부터입니다. 63년에 프로라는 개량형이 나와 포인트 소스의 장점을 널리 알렸습니다. 이런 피터 워커의 설계를 바탕으로 한층 뛰어난 퀄리티를 구현했다고 자부합니다.

 

PC : 예. 기존의 11L이나 12L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좀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높이가 1,125Cm나 하고, 무게가 25Kg이나 나가니까요. 그런 면에서 본격적인 플로워 스탠딩 타입이라 하겠습니다. 상단을 보면 두 개의 미드레인지 사이에 트위터가 있고, 밑으로 두 발의 우퍼가 장착된 구조입니다. 밑으로는 35Hz까지 내려가고, 위로는 23KHz까지 뻗으니까 메인 스피커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박스형 스피커지만, 정전형과 같은 디테일과 아름다움을 갖도록 노력했습니다. 특히, 미드레인지에 투입된 케블라 콘의 퀄리티가 뛰어나, 상당한 투명도를 자랑합니다. MDF가 아닌 여러 목재의 컴비네이션 소재를 채용해서 공진을 없앤 점도 특기할 만하다고 봅니다.

PC : 예. 9AS와 11AS를 만드는 중으로, 곧 6월에 출시됩니다. USB, 아날로그 및 각종 디지털 인풋이 가능하고, 전면에 나 있는 DSP를 터치만 해도 작동이 되도록 인터페이스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PC : QSP라는 앰프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것은 8오옴에 140W를 냅니다. 무게도 꽤 나가고, 커런트 덤핑 방식을 채택해서 스피커 구동력이 상당합니다. 25L의 사용을 생각하면 가장 적합한 모델이 아닐까 싶군요. 곧 QMP라는 모델도 나오는데, 이는 모노 블록 버전입니다. 8오옴에 260W를 내는 엄청난 제품입니다.

PC : 엘리트 시리즈가 통상의 오디오파일을 타깃으로 한다면, 플래티넘은 보다 기술지향적이고, 고차원적인 재생력을 목표로 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은 DMP라는 제품입니다. 쿼드에서 최초로 내놓은 디지털 미디어 센터로, 델타 시그마 I/V 컨버젼 방식을 채택해서 최대 24bit/192KHz의 신호까지 업샘플링해서 재생합니다. 당연히 USB며 다양한 디지털 인풋이 가능하고, 프리앰프 기능까지 있어서 1조의 RCA 및 XLR 입력도 가능합니다. 거기에 CDP 기능도 있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해도 좋습니다. 여기에 커플링되는 앰프는 스테레오와 모노 버전이 각각 있습니다. 전자는 8오옴에 150W, 후자는 8오옴에 180W를 냅니다.

 

PC : 당연합니다. 현재는 파워 세 종, 인티 한 종 그리고 프리 두 종을 발매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팀 데 파라비치니라는 세계적인 진공관 앰프 설계자도 관여되어 있어서, 상당한 수준의 음질을 들을 수 있습니다. 쿼드는 1936년에 창업한 이래, 줄곧 진공관 앰프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바 있습니다. 그 유산을 훌륭히 계승했다고 생각합니다.

PC : 그렇습니다. 솔리드 스테이트가 갖지 못한 특별한 퍼포먼스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같은 신호를 반도체가 아닌 튜브에 통과시키면 확실히 정감이 있고,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음의 표현력이 증가해서, 다이내믹스가 보다 풍부해진 느낌을 갖습니다. 물론 이런 다이내믹스는 일반적인 오디오의 관점에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말하자면 악기에서 음이 나왔을 때 하등의 컴프레션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음악 그 자체의 다이내믹스가 높아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죠.

PC : 쿼드의 유저들을 보면, 대개 전제품을 모두 쿼드로 통일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디지털 관련 제품까지 생산하게 된 것이죠.

PC : 아뇨,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웃음)

PC : M-DAC를 말씀하시는군요. 이 제품은 정말로 추천할 만합니다. 제가 관여해서 그런 게 아니라, 실제 내용을 보면 이보다 6~7배나 비싼 하이엔드 제품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동적으로 동기화시키는 기능이 있어서, 어떤 신호든 들어오면 스스로 알아서 클라킹을 합니다. 말하자면 형편없는 PC에서 신호를 보내도, 그에 개의치 않고 자체적으로 알아서 음질을 높입니다. 최대 24bit/192KHz까지 업샘플링하지만, 들어오는 신호 모두를 이렇게 올리는 게 아니라, 그때 그때 입력된 신호의 퀄리티를 보고 알아서 올리는 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업샘플링하지 않고 입력된 신호의 폼 그대로 듣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PC : 앞으로 2년간 새로운 앰프들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매우 정확하고, 디테일이 풍부한 음을 기대해도 좋을 겁니다. 여태 만들어온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시리즈가 될 것입니다.

PC : 감사합니다.
 
 
이렇게 쿼드와 오디오랩을 중심으로 한 IAG 투어를 마친다. 이 거대한 규모의 공장과 시설을 둘러보기에 터무니 없이 짧은 일정이어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내년에 장시에 새로 오픈을 하면 다시 한 번 방문해서 추가로 탐방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아무튼 다소 침체기를 겪고 있는 우리의 오디오계 현실에 비춰보면 분명 부럽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거대한 마켓 사이즈와 공격적인 경영 등이 어우러져 앞으로 어느 규모까지 확장될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지만, 향후 오디오계에 큰 파란을 몰고 올 것이라 충분히 짐작된다. 어쨌든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저렴하면서 퀄리티가 높은 제품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IAG의 행보는 매우 귀중하고 또 유니크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