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음질 차이 있다, 없다. 해묵은 논쟁에 대하여

케이블에 의해 음질 차이 “있다”, “없다” 해묵은 논쟁은 오디오 역사와 함께 늘 존재해왔다. 과연 케이블에 의해 음질 차이는 있을까? 없을까? 진실은 무엇일까? 필자의 경험으로는 둘 다 “맞다”이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케이블에 의한 음질 차이 유무는 “어떤 음악으로, 어떤 시스템에서, 평가 기준을 어디에 두고” 비교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케이블 음질 변화 유무를 이야기하려면, 케이블로 인해 어떤 음이 영향을 받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케이블로 소리가 변하는 부분

음악은 여러 가지 소리들의 복합파로 이루어져 있다. 음악 안에는 다양한 소리들의 기음과 배음, 잔향 등이 들어가 있고, 그중에서 기음이 가장 큰 에너지를 갖고 있다. 케이블로는 큰 소리가 바뀌지 않는다. 케이블을 바꿨더니 앰프의 출력이 증가한 듯 갑자기 구동력이 좋아져 가수의 목소리가 변하고, 기타 소리가 더 커지고, 드럼의 임팩트가 강력해지지 않는다. 

즉, 케이블로 기음이 바뀌지는 않지만, 배음, 잔향 등 아주 미세한 정보들에 영향을 주게 되며, 해상력(Detail), 음색, 질감, 홀톤, 사운드 스테이지 입체감, 공기감(Airy) 등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부분의 아주 미세한 음이 변하게 된다. 그럼 어느 경우에서 케이블로 인한 음질의 변화가 있거나, 없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음악에 의한 차이
매크로 다이내믹스와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첫 번째, 음악에 의한 차이이다. 케이블 음질 차이 유무는 음악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팝 음악과 클래식 음악, 두 음악의 차이는 큰 소리와 작은 소리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일반 팝 음악의 다이내믹레인지는 10dB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클래식 교향곡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90dB가 넘는 경우도 있다.

Dynamics는 Macro Dynamics와 Micro Dynamics가 있다. 케이블로 매크로 다이내믹스는 바뀌지 않는다. 매크로 다이내믹스는 앰프나 스피커 등에 의해서만 바뀔 수 있으며, 케이블로는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부분이 바뀌게 된다. 전기로 증폭되는 전자악기 위주인 팝 음악의 경우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영역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10dB 정도의 다이내믹스를 가진 큰 소리만 들어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영역을 바꾸는 케이블의 영향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소리가 약간 맑아지거나, 정돈되는 정도의 미미한 변화이기 때문에 케이블의 투자가치는 무의미해진다.

하지만 어쿠스틱 악기로 연주되는 클래식 음악 등 은 매우 작은 ppp (피아니시시모)부터 가장 세게 연주하라는 fff (포르테시시모)까지 그 셈여림의 크기가 매우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갖는다. 그래서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90dB에 달한다. 마이크로 다이내믹스란 작은 소리의 충실도를 이야기하며, 실질적인 다이내믹 레인지를 구현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뿐더러, 어쿠스틱 악기는 배음이라는 아주 작은 소리들이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낸다.

바이올린 소리가 날카롭고 경질로 들리면 배음 정보가 없거나 부족해서 그렇다. 케이블에 의해 경질의 바이올린의 배음 정보가 살아나며 음이 따뜻하고 풍부하게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케이블의 변화를 느끼려면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풍부하게 들어가 있는 음악이어야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녹음에 의한 차이

오디오 시스템의 음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레코딩 품질이다. 전자악기나 특히 요즘에 컴퓨터 가상악기로 녹음된 레코딩의 경우 일반 컨슈머용 오디오나 이어폰 등에서 음악이 잘 나올 수 있도록 매우 큰 게인으로 레코딩을 하고, 믹싱 단계에서 배음이나 잔향을 각종 플러그-인을 활용하여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넣기도 한다. 가공된 음악인 것이다.

이런 음악의 스펙트로그램을 보면 0 ~ 20,000 Hz까지 전대역에 매우 강력한 음들이 들어가 있다. 이런 음악으로 테스트를 진행한다면 케이블의 음질 변화는 거의 느낄 수 없다. 케이블로 음질  변화가 없다는 주장이 맞는 경우이다. 클래식 레코딩을 보면 어쿠스틱 특성이 좋은 환경에서 레코딩한다. 이 레코딩에는 악기의 기음은 물론 배음, 연주장의 잔향 및 미세한 공간의 특성 (앰비언스) 등 순수한 자연의 소리들이 들어있다.

필자가 만나본 클래식 레코딩 엔지니어들은 매우 정확한 귀와 하이엔드 오디오에 대해서도 매우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그분들은 전원 노이즈부터 사용하는 레코딩장비는 물론 프로그램까지도 노이즈가 적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전원코드나 케이블 등에도 과감한 투자를 한다. 그리고 녹음부터 믹싱, 마스터링 시 최소한의 보정을 통한 순수한 원음을 담으려 노력을 아낌없이 한다.

잘 레코딩 된 이러한 음반은 케이블에 따라 소리의 변화를 들려준다. 케이블에 의해서 배음 정보가 살아나서 악기의 음색이 더 투명해지거나 또렷해지며 질감이 살아나고, 잔향의 미세한 음들이 변하여 사운드 스테이지가 좋아지거나, 배경이 정숙해지고, 입체감이 좋아지는 등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오디오파일이 녹음이 좋은 음반을 선호하는 이유이다.


음악 비교

Wasted in Paris (feat Jimmy Sax) - Drop it

Bach / Gyorgy Sebok, Janos Starker ‎- Suites For Solo Cello (Complete);
Sonatas In G & D Major For Cello And Piano

그럼 여기서 두 음악을 비교해보자. 이 두 음악에서 Drop it 같은 음악으로는 케이블의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다. 저역의 임팩트나 밀도가 미세하게 변하지만 대세를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 케이블의 차이가 무의미한 것이다. 

하지만 슈타커의 바흐 무반주 첼로는 풍부한 배음의 정도, 송진가루 날리는 현의 질감 등 미세한 음들이 케이블에 의해 다르게 들리게 된다. 즉, 미세한 에너지를 가진 어쿠스틱 악기의 배음(Harmonic) 정보가 케이블에 의해 왜곡되고 손실될 수 있으며, 그 손실의 정도를 적게 한 케이블이 이 미세한 배음 정보를 더 살려주는 것이다.


오디오 시스템에 의한 차이

오디오 시스템에 의한 차이이다. 엔진 소음과 떨림이 매우 심한 차에 타이어를 고급으로 바꿨다고 진동이 줄어들고, 승차감이나 노면 소음이 달라졌다 느끼기 힘들 것이다. 고급차로 갈수록 승차감을 좋게 만든다. 에어 서스펜션, 벤츠의 매직 바디 콘트롤, 자세 제어장치 등의 값비싼 첨단 장비들을 투입하여 주행성능이나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게 된다. 오히려 이런 차들이 타이어의 성능이나 소음에 더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그리고 고성능 수퍼카의 경우 타이어의 성능이 매우 중요하다. 그립감과 코너링의 안정성, 제동 능력 등을 다 발휘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여름 타이어가 필수다.

오디오도 마찬가지이다. 저가형 시스템은 아무래도 음질적인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는 못한다. 소리가 나오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기능에만 충실한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기들은 자체 노이즈 및 고조파 성분, 과도한 네거티브 피드백 회로 등으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영역 자체가 충분히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케이블에 의한 음질 차이가 적게 나게 된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경우 강력한 전원부, 풀밸런스 설계, 부품 간 편차 최소화, 자체 노이즈 발생에 대한 대책과 심지어 진동에 대한 대비까지 한다. 하이엔드급 기기들이 두꺼운 알루미늄 블록에 격벽 처리, 내부 기판을 플로팅 시키는 기술까지 쓰는 이유이다. 이러한 하이엔드급 기기들은 들어오는 신호를 최대한 손실 없이 그대로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매크로 다이내믹스는 물론, 특히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영역대가 매우 뛰어나다. 그러다 보니 미세한 입력신호의 변화에도 민감한 음질 차이를 내어주게 되며 케이블에 의해 음질의 변화가 있게 된다.


관점과 기준, 환경의 차이

관점과 기준, 환경의 차이이다. 사운드 스테이지 영상에서 설명했던 2차원과 3차원의 사운드 스테이지 기준이다. 팝 음악은 3차원의 사운드 스테이지가 기준이 아니다. 좌우의 위치 정도를 구분하는 2차원 기준의 음악이 대부분이다. 공연장을 가도 음악은 무대에 놓인 스피커에서 나온다. 주로 전자악기나 컴퓨터 가상악기로 녹음되는 이러한 음반들은 믹싱 단계에서 공간감을 인위적으로 넣기 전에는 3차원의 공간감이 나오지 않는다.

물론 최근에는 Dolby Atmos로 레코딩되어 타이달 등에 서비스되는 음악은 악기의 위치를 입체감으로 표현하지만 이는 멀티채널일 경우이다. 이러한 2차원의 음을 기준으로 레코딩된 음악에서는 케이블로 음질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게 된다.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는 2개의 스피커로 만들어내는 3차원 공간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3차원의 입체적 사운드스테이지를 제대로 만들려면 룸 어쿠스틱, 오디오 시스템 수준, 전원 품질, 노이즈 및 진동에 대한 대책 등 오디오 세팅 및 튜닝에 매우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러한 환경에서의 케이블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게 된다.

이러한 오디오 시스템으로 배음과 잔향, 홀톤 등 3차원의 공간 정보가 그대로 담긴 음악에서, 케이블을 바꿨더니 사운드 스테이지가 더 커지며 입체적으로 되고, 악기의 배음과 정숙해지는 뒷배경, 악기들의 레이어링, 선명해지는 음상과 살아나는 악기의 질감, 공연장 구석구석의 앰비언스까지 느껴지는 등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즉, 케이블의 음질 차이 정도는 2차원을 기준으로 하느냐 3차원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즉, 관점과 기준, 테스트 환경 등에 의해 케이블의 음질 차이 유무는 달라지게 된다.


시작이자 마지막 마무리 역할 케이블

오디오는 전기를 먹고 전기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앰프로 공급되는 전기부터 앰프의 전기신호가 스피커로 가서 증폭된 소리를 낸다. 그러다 보니 깨끗한 전원이 필수이고, 노이즈가 섞이지 않은 순수한 신호전송이 궁극의 목표이다. 케이블은 오디오 시스템의 입구라 할 수 있는 전원 코드부터, 기기 간 연결을 해주는 인터커넥터와 최종 출구인 앰프와 스피커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오디오 시스템의 시작이자 마무리 역할을 한다.

물론, 오디오 시스템의 전체적으로 보면 케이블이 하는 역할은 앰프나 스피커, 소스기기 및 전원 장치 등 액티브 장치들에 비하면 변화의 폭이 매우 미미하다 할 수 있지만, 음반과 소스기기, 앰프에서 만들어낸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의 충실도는 케이블로 마무리된다 할 수 있다. 음악의 작은 뉘앙스는 음악의 전부를 바꿔버릴 수 있기 때문에 케이블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 그 뉘앙스의 살림으로 오디오 시스템의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음악성(Musicality)이 좋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2000년도 초쯤이었을까? 가수 최성수 님의 “History” 앨범이 출시되었다. 최성수 님의 히트곡을 모아서 어쿠스틱 버전으로 낸 앨범인데, 최성수 님도 워낙 하이엔드 오디오 애호가이시고, 나와 개인적 친분도 있어서 나에게 앨범 레코딩에 자문을 구했다. 그래서 레코딩 스튜디오에 몇 번 가서 녹음 작업을 도와드렸다. 그 음반은 우리나라 오디오파일들에게 인기 있는 레퍼런스 음반이기도 하다.

레코딩과 믹싱을 끝내고 최종 마스터링을 위해 스튜디오를 가면서 최성수 님이 우리 하이파이클럽에 있는 전원코드를 4 개인가 빌려 가셨다. 내 기억에는 그 당시 인기있던 노도스트 발할라, JPS Labs 캡토베이터 등을 빌려 간 것으로 기억한다. 마스터링용 장비에 전원코드만을 바꿔서 마스터링을 해본 것이다. 그리고 데모용 마스터 음원으로 하이엔드 파워코드를 적용한 것과 아닌 것을 가지고 왔는데 두 개의 음질이 너무도 달라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물론, 그 후 그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파워코드 추천 문의를 해와 상담을 해드렸던 기억이 있다. 


음반비교

그럼 여기서 하이파이클럽 리뷰어들의 케이블 리뷰 몇 개 발췌하여 음질 평을 보겠다.

Fink - Trouble's What You're In
Wheels Turn Beneath My Feet

라이브 음원인 만큼 보컬과 기타 연주가 얼마나 생생하게 잘 전달되는지가 이 곡의 시청 포인트로, 타사의 케이블 대비 상당히 화려하며 피어나는 음 표현이 좋게 느껴진다. 라이브한 현장감잔향감이 잘 살아있으며 중역대의 음상이 크고 가까이서 들리는 듯한 투명한 음이 인상적이다.

좀 더 반짝이는 중고역 표현력과 공연장의 공간에 대한 앰비언스에 표현이 좀 더 생생하면서도 매력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좀 더 잔향감이 더 있으면서도 공간에 대한 묘사가 좋았으며 기타 연주의 음과 음 사이의 미묘한 디테일이 잘 표현되어 묘한 음색과 더불어서 곡이 지닌 매력을 흠뻑 느끼게 되어 즐거운 마음이 든다.

염동현, 웨이버사 W Vshield LAN2 Ethernet Cable


Radka Toneff -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Fairytales - Original Master Edition

그녀의 목소리와 주변 배경의 앰비언스가 아주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 안에서 자연스럽게 분리되어 들린다. 목소리의 두께도 충분하며 담백한 토널 밸런스를 보여주어 달콤한 느낌마저 든다. 카다스 동선의 힘 있는 중심선과 자연스러운 배음 특성이 느껴진다. 역시 이번에도 묵직하고 부드러우면 차분한 카다스의 개성이 켜켜이 물들어있다.

코난, Cardas Audio Clear Beyond Power Cord


Claudio Abbado, Berliner Philharmoniker - Tuba Mirum
Mozart Requiem
 
곡이 본격 시작되기 전부터 안개비처럼 시청실을 적시는 홀톤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기척이 느껴진다. 노이즈 플로어는 낮아지고 정보량이 홍수처럼 늘어난 덕분일 것이다. 처음 등장하는 바리톤이 보다 오른쪽에서 등장한 점도 위치 정보를 스피커 케이블이 그만큼 더 손실 없이 스피커에 전해준 결과다.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들의 앞뒤 레이어감, 메조와 소프라노의 좌우 위치 차이도 기존 케이블보다 더 잘 구분된다. 음들의 표면이 매끄러워진 점, 스피커가 보다 확실하게 사라진 점도 큰 변화다.

김편, Harmonic Technology Armour Intercable & Speaker Cable


이 리뷰들처럼 케이블의 리뷰들은 “현장감”, “잔향감”, “투명함", “디테일", “음색”, “앰비언스", “그라데이션", “배음 특성", “홀톤", “위치 정보", “레이어링" 등의 표현으로 미세한 작은 음들의 변화로 일어나는 음질의 변화를 평가하고 있다.


케이블의 역할

케이블에 과도한 투자는 필자 역시 반대한다. 100만 원짜리 앰프에 50만 원짜리 케이블은 맞지 않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케이블이 필수이거나 메인이 될 수 없다. 즐겨듣는 음악에 따라, 추구하는 취향에 따라 케이블의 필요성은 달라지므로, 오디오 시스템에서 케이블은 옵션으로 봐야 한다.

오디오 시스템의 수준이 어느 정도 될 때까지는 케이블보다는 기기에 투자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금액으로 치면 1,000만 원 이하의 시스템에서는 케이블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그 가격대에서는 기기나 스피커에 집중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상의 시스템에서도 비율로 치면 전체 시스템 금액의 5 ~ 10% 내의 케이블 투자 예산이 적당할 것이다.

1,000만 원짜리의 파워앰프에 100만 원짜리 파워코드를 사용한 것이 2,000만 원짜리 파워앰프에 막선을 쓴 것보다 더 좋을 수 있다. 즉, 투자 대비 효과로 케이블의 가치를 판단하면 된다. 주객전도가 되면 안 된다. 케이블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다. 케이블이 없는 소리를 만들어주지 못하며, 소리를 더 좋게 만들지도 못한다. 좋은 케이블이 들어가서 해상력이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해상력을 덜 깎아 먹어서 상대적으로 더 좋게 들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케이블에 의해 음질이 나빠지는 것을 최소화해주는 것이 좋은 케이블의 역할이자 목표일 것이며, 갖고 있는 오디오 시스템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 정도의 마무리 역할이다. 사족으로, 저역이 부족하니 저역이 잘 나오는 케이블을 찾으며, 오디오 시스템의 음질적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케이블로 튜닝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그것은 잘못된 해결 방법이다. 저역이 잘 나오는 케이블은 없다. 케이블에서 저역이 잘 나온다는 것은, 저역이 잘 나오는 것이 아니라 높은 인덕턴스로 중·고역을 깎아먹는 케이블이기 때문이다. 시스템과 취향에 맞는 올바른 케이블의 선택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결론

오디오파일 분들은 개인적 취향 및 음질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이 명확하다. 그래서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본인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기기나 케이블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직접 들어보고, 비교 청취를 해보고 선택을 한다. 본인의 시스템에서 즐겨듣는 음악으로 케이블에 의한 음질 차이가 없다면 만족하고 들으면 되는 것이고, 케이블 차이를 느낀다면 자신에게 맞는 케이블로 튜닝을 하여 본인이 추구하는 음질을 만들어가며, 미묘하게 변하는 음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디오 시스템에서 케이블로 음질이 바뀔 수도 있고,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가 오늘의 결론이다.

한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