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단까지 빼어난 프리앰프를 찾는다면
McIntosh C12000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최근 근사한 3단 오디오 랙이 생겼다. 만약 이 랙에 필자의 현행 아날로그 오디오 시스템을 수납한다면 과연 어떤 조합이 가능할까 궁리해 봤다. 일단 맨 위 단은 당연히 쿠즈마 Stabi S 턴테이블. 맨 아래 단 역시 오롯이 일렉트로콤파니에 AW250R 파워앰프 몫이다. 

남은 것은 가운데 단인데 여기서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현재 쓰고 있는 올닉 H-5500 진공관 포노앰프와 패스 XP-12 솔리드 프리앰프를 한 공간에 집어넣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결국 포노 스테이지를 내장한 프리앰프가 필요하다는 것. 점점 얘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만약 괜찮은 포노 내장 프리앰프를 구매해야 한다면 어떤 브랜드가 좋을지, 마침 옆에 있던 동료 리뷰어 코난과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프리앰프가 구색 맞추기용으로 포노단을 포함시킨다, 똘똘한 포노 내장 프리앰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포노단은 진공관 앰프가 좋겠다고 말했다. 진공관 앰프가 작동 전압(플레이트 전압)이 높아 논 클리핑(non-clipping) 출력전압이 높고, 이러면 볼륨단이 없는 포노앰프로서는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선택지는 결국 진공관 포노단을 내장한 프리앰프라는 것. 바로 그때, 두 사람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한 브랜드 이름이 터져 나왔다.

“매킨토시!”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왼쪽이 프리앰프 모듈, 오른쪽이 컨트롤러 모듈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왼쪽이 프리앰프 모듈, 오른쪽이 컨트롤러 모듈

그리고 며칠 후, 하이파이클럽에서 리뷰 의뢰가 왔다. 세상에. 매킨토시(McIntosh Laboratory)의 신상 프리앰프 C12000이란다. 전원부와 증폭부를 분리한 2섀시 구성의 프리앰프인데, 당연히 포노단을 내장했고, 예상했던 대로 MM/MC 포노단을 진공관 증폭 회로로 구성했다. 게다가 출력단을 솔리드와 진공관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한 점이 남달랐다. 제대로 리뷰 한 번 해보자, 결심하며 하이파이클럽을 찾은 배경이다. 


C12000 팩트 체크 1. 투 섀시 구성

올해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첫선을 보인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올해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첫선을 보인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투 섀시' 매킨토시 프리앰프의 위대한 전통을 따른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왼쪽이 프리앰프 모듈이고 오른쪽이 컨트롤러 모듈이다.
‘투 섀시' 매킨토시 프리앰프의 위대한 전통을 따른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왼쪽이 프리앰프 모듈이고 오른쪽이 컨트롤러 모듈이다.

C12000은 지난해 11월에 론칭해 국내에는 올해 선보인 따끈따끈한 신상 풀 밸런스 프리앰프다. 무엇보다 ‘투 섀시' 매킨토시 프리앰프의 위대한 전통을 따른 점이 첫 번째 시그니처다. 미세한 입력신호를 다루는 오디오 증폭부와, 전자파 노이즈와 진동 노이즈를 발산하는 전원부/컨트롤부를 섀시째로 분리한 것이다. 비유하면 근묵자흑을 막겠다는 논리다. 

실제로 C12000을 보면 전원부가 수납된 상태에서 입력 선택 및 볼륨 노브 등을 갖춘 것이 C12000 컨트롤러 모듈이고, 후면에 각종 입출력 단자를 갖춘 상태에서 오디오 신호 증폭만 하는 것이 C12000 프리앰프 모듈이다. 진공관이 전면과 상판에 보이는 것이 프리앰프 모듈, 디지털 표시창과 노브가 있는 것이 컨틀롤러 모듈이다. 두 모듈 모두 좌우 채널을 완전히 분리한 듀얼 모노 구성이라서 2개의 엄빌리컬 케이블로 연결된다.  

참고로 역대 주요 2섀시, 3섀시 매킨토시 프리앰프는 다음과 같다.

  • 1997년 C100 : 2섀시 솔리드 프리
  • 2006년 C1000 : 3섀시 진공관 프리
  • 2011년 C500 : 3섀시 진공관 프리
  • 2015년 C1100 : 2섀시 진공관 프리
  • 2021년 C12000 : 2섀시 진공관 프리

현행 매킨토시 프리앰프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C12000 : 2채널 솔리드/진공관 프리앰프. MM/MC 포노단 내장
  • C1100 : 2채널 진공관 프리앰프. MM/MC 포노단 내장
  • C2700 : 2채널 진공관 프리앰프. 디지털 오디오 모듈 DA2 장착. MM/MC 포노단 내장
  • C22 MKV : 2채널 진공관 프리앰프. MM/MC 포노단 내장
  • C8 : 2채널 진공관 프리앰프
  • C53 : 2채널 솔리드 프리앰프. 디지털 오디오 모듈 DA2 장착
  • C49 : 2채널 솔리드 프리앰프. 디지털 오디오 모듈 DA1 장착
  • D1100 : 2채널 디지털 프리앰프
  • MP1100 : 2채널 진공관 포노앰프
  • MP100 : 2채널 솔리드 포노앰프

C12000 팩트 체크 2. 외관과 스펙, 인터페이스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모듈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모듈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모듈 후면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모듈 후면

C12000은 디지털 입력 없이 MM/MC 포노 신호를 포함해 아날로그 입력 신호만 받는 순수한 아날로그 프리앰프다. 이를 위해 프리앰프 모듈 후면에 채널당 12개의 아날로그 입력단자(XLR 6, RCA 4, 포노 2)를 갖췄다. 포노 입력의 경우 MM, MC 입력 선택은 물론 입력 커패시턴스와 입력 임피던스, 게인까지 조절할 수 있다.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모듈 상단에 위치한 신호 증폭용 진공관(12AX7A) 4개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모듈 상단에 위치한 신호 증폭용 진공관(12AX7A) 4개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모듈 전면에 위치한 출력용 진공관 6개(12AT7 4개, 12AX7A 2개)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모듈 전면에 위치한 출력용 진공관 6개(12AT7 4개, 12AX7A 2개)

먼저 C12000 프리앰프 모듈을 본다. 상판 유리창 안에는 포노 신호 증폭용 진공관(12AX7A) 4개가 보이고, 전면 유리창 안에는 출력용 진공관 6개(12AT7 4개, 12AX7A 2개)가 보인다. 전면 왼쪽 하단의 6.35mm 잭은 16옴부터 600옴 헤드폰을 위한 것. 후면에는 입력단자와 함께 채널당 4개의 출력 단자가 마련됐다. 솔리드 출력용 XLR 1개, 진공관 출력용 XLR 1개, 가변 출력용 RCA 1개, 고정 출력용 RCA 1개다.  

가로폭 44.45cm, 높이 15.24cm, 안길이 45.7cm의 섀시는 경면 마감의 스테인리스 스틸과 헤어브러시 마감의 블랙 티타늄 스테인리스 스틸. 고급스러운 감촉의 블랙 글래스 프런트 패널에 출력 레벨을 보여주는 2개의 블루 미터와 녹색 조명 로고, 양 사이드의 두툼한 알루미늄 손잡이까지 누가 봐도 매킨토시 디자인이다.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사실 최근 매킨토시 앰프에서 돋보이는 것은 섀시 마감 품질이다. 이는 매킨토시가 2019년부터 제품 품질관리, 즉 QC에 대대적인 투자를 한 것과 무관치 않다. 예를 들어 새 앰프 파우더 코팅 라인에 50만 달러를 투자했고, 파우더 코팅 작업이 끝난 섀시를 건조하는 오븐 시설도 새로 구축했다. 

글래스 프린팅에 사용하던 옛 실크 스크린 장비를 철거하고 새 UV LED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들여놓은 것도 마감 품질을 급격히 높인 결정타. 매킨토시에 따르면 이 같은 최신 설비와 품질관리를 통해 그동안 '뽑기 운'이 작용했던 블랙 글래스의 작은 기포나 앰프 섀시의 파우더 코팅의 불균질 문제가 말끔히 해결됐다.

매킨토시 C12000 컨트롤러 모듈
매킨토시 C12000 컨트롤러 모듈
매킨토시 C12000 컨트롤러 모듈 후면
매킨토시 C12000 컨트롤러 모듈 후면

C12000을 구매한 유저가 가장 많이 만지는 것은 컨트롤러 모듈일 것이다. 전원부를 수납한 이 모듈에 입력 선택 및 볼륨 노브, 뮤트 버튼 등이 달렸기 때문이다. 입력신호 레벨 조절(트림)은 물론, 솔리드/진공관 출력 선택, 포노단 부하 커패시턴스와 임피던스, 게인 조절도 이 컨트롤러 모듈에서 이뤄진다. 헤드폰 임피던스에 따른 게인 값 조절과 공간감 확장 기능(HXD) 선택도 이 모듈 담당이다.

  • 입력레벨 : -6dB, -5.5dB, -5dB, (0.5dB 스텝)…, 0…, 5dB, 5.5dB, 6dB
  • 포노 커패시턴스 : 50pF, 100pF, 150pF, 200pF, 250pF, 300pF, 350pF, 400pF
  • 포노 임피던스 : 25옴, 50옴, 100옴, 200옴, 400옴, 1k옴, 47k옴
  • 포노 게인 : 40dB, 46dB, 52dB, 58dB, 64dB 
  • 헤드폰 게인 : 0dB(16~40옴), 6dB(40~150옴), 12dB(150~600옴)

인터페이스 관점에서 보면 포노 입력단자가 MM, MC 붙박이로 고정돼 있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끈다. 유저가 해당 카트리지에 따라 커패시턴스와 임피던스, 게인 값을 조절하도록 한 것인데, 당연히 유저의 내공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디폴트 세팅은 포노1 단자가 47k옴 임피던스에 100pF 커패시턴스, 46dB 게인이고, 포노2 단자가 1k옴, 50pF, 64dB다. 이 경우 포노1을 MM, 포노2를 MC로 쓰면 큰 무리가 없다.  

하이레벨 라인 신호의 전압 게인은 15dB(5.6배)로, 요즘 프리앰프치고는 꽤 높은 수치다. 주파수 응답 특성은 가청 영역대(20Hz~20kHz)에서 +0, -0.5dB, 10Hz~100kHz 대역에서 +0, -3dB를 보이고 THD는 하이레벨(라인) 입력 시 0.005%, 포노 입력 시 0.05%에 그친다. 

정격 출력전압은 5V(XLR), 2.5V(RCA), 감도는 450mV(RCA), 900mV(XLR), 0.25~4.5mV(포노), SNR은 107dB(라인), 83dB(MM), 79dB(MC). 소스기기와 매칭 시 따져볼 입력 임피던스는 50k옴(XLR), 25k옴(RCA)이고, 파워앰프 매칭 시 따져볼 출력 임피던스는 200옴(XLR), 100옴(RCA)으로 평균치다. 


C12000 팩트 체크 3. 솔리드/진공관 출력 및 진공관 포노단

C12000이 남다른 것 중 하나가 출력단을 솔리드(트랜지스터)와 진공관 중에서 고를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매킨토시에서는 이를 가능토록 한 자사 기술을 하이브리드 드라이브(Hybrid Drive) 테크놀로지라고 부르고 있으며, 출력단 선택 여부에 상관없이 포노단 증폭은 별도의 진공관 증폭 회로가 전담한다. 솔리드 출력단은 디스크리트로 설계한 밸런스 OP 앰프를 썼다. 

XLR 출력 단자 1(Output 1)이 솔리드, XLR 출력 단자 2(Output 2)가 진공관이다.
XLR 출력 단자 1-SS(Output 1)이 솔리드, XLR 출력 단자 2-T(Output 2)가 진공관이다.

디폴트는 XLR 출력 단자 1(Output 1)이 솔리드, XLR 출력 단자 2(Output 2)가 진공관이다. RCA 출력 단자 역시 솔리드와 진공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가변(Main)이 솔리드, 고정(Fixed)이 진공관이다. 하지만 컨트롤러 모듈의 트림(Trim) 노브나 리모컨을 통해 가변을 진공관으로, 고정을 솔리드 출력으로 바꿀 수 있다.

진공관 포노 증폭, 진공관 출력을 중심으로 신호 처리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쌍3극관 12AX7 4개가 MM/MC 신호 증폭을 위해 채널별로 2개씩 투입됐다. 포노 입력신호가 라인 입력에 비해 전류값이 워낙 작기 때문에 일단 이들이 1차 증폭을 하는 것이다. 40dB(100배)에서 64dB(약 1564배)에 달하는 포노 신호 증폭이 이뤄지는 곳이 바로 이들 진공관이다. 

이렇게 1차 증폭된 포노 신호와 라인 입력신호는 볼륨단 및 밸런스 컨트롤 부를 거친 후 본격 프리앰프 증폭 및 출력 과정을 거친다. 채널당 1개씩 투입된 12AX7A가 포노 2차, 라인 1차, 헤드폰 1차 증폭을 담당해 최대 15dB(5.6배) 게인을 확보하고, 채널당 2개씩 투입된 쌍3극관 12AT7이 최종 프리아웃을 담당한다.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같은 쌍3극관인데 12AX7A와 12AT7이 맡은 역할이 이처럼 다른 것은 두 진공관의 3대 상수를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12AX7A는 전압 증폭률(게인)이 100, 전류 증폭률(gm)이 1.6mA/V, 플레이트 저항(Rp)이 62.5k옴이고, 12AT7은 게인이 60, gm이 5.5mA/V, Rp가 11k옴을 보인다. 때문에 보다 큰 전압 증폭이 이뤄지는 포노 증폭단과 프리 게인 증폭단에 12AX7A를 투입하고, 출력단에는 내부저항이 낮은 12AT7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진공관 증폭을 통해 포노단은 최저 40dB, 최대 64dB, 프리 증폭단은 15dB의 게인 값을 확보한다. 고정 출력 시 게인 값은 0dB. 따라서 MM 카트리지 입력 시 최종 게인은 55dB(562배), MC 입력 시 79dB(8912배)를 확보하게 된다. 포노 내장 프리앰프의 노이즈 관리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시청

C12000은 크게 2가지 관점에서 시청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나는 과연 프리앰프의 경우 솔리드 출력과 진공관 출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가늠할 수 있는 C12000의 사운드 시그니처가 무엇인지 알아봤다.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포노 세팅

두 번째는 당연히 내장 포노단 성능을 알아보는 시간. 제이시코라의 Initial 턴테이블과 다이나벡터의 XV-1s MC 카트리지를 동원, 세팅 후 진공관 출력 상태로 테스트했다. XV-1s가 임피던스 6옴, 출력 0.3mV인 만큼 포노 세팅은 부하 임피던스 100옴, 게인 64dB, 부하 커패시턴스 100pF로 했다.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시청에 매칭된 시스템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 시청에 매칭된 시스템

동원 기기는 린 Klimax DSM 네트워크 플레이어, 매킨토시 MC3500 MKII 모노블럭 파워앰프, 패러다임 Persona 9H 스피커. 프리와 파워 연결은 XLR 밸런스 인터케이블로 했다. 시청은 하이파이클럽 메인 시청실에서 이뤄졌다. 

Fleetwood Mac의 앨범 Rumours

진공관 vs 솔리드 | Fleetwood Mac - Go Your Own Way
Rumours

먼저 진공관 출력으로 들었다. 첫인상은 해상력이 높다, 대역 밸런스가 잘 잡혔다, 노이즈가 박멸되었다, 이렇게 3가지. 증폭 리니어리티가 좋은 쌍3극관이 투입되고 노이즈 덩어리인 전원부를 분리한 덕이다. 무대 앞이 매우 투명해서 뿌였다는 느낌이 단 1도 없다. 매킨토시의 진공관 프리에 진공관 파워를 매칭하니 이 정도로 현대적인 음이 나온다는 사실에 새삼 감탄했다.  

솔리드 출력으로 바꿨다. 이 경우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네거티브 피드백을 통한 왜율 감소와 증폭의 선형성 증가. 하지만 체감상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정신이 번쩍 날 정도로 전체적인 선명도와 드럼의 펀치력이 높아졌다는 것. 가슴이 웅장해지고 기분까지 좋아졌다. 이러한 솔리드 출력의 에너지 증강 효과는 메가데스의 메탈곡 ‘Skin O’ My Teeth’에서도 확연했다.  

Gilbert Kaplan 지휘, Wiener Philharmoniker 오케스트라의 Mahler: Symphony No. 2

진공관 vs 솔리드 | Gilbert Kaplan, Wiener Philharmoniker
Mahler: Symphony No. 2

진공관 출력 처음부터 전율이 일 만큼 1악장 첼로와 베이스 무리들의 가공스러운 진군이 시작된다. 무겁고 진중하며 엄중하다. 바닥에 잘 깔리는 저음이 듣는 사람의 원초적인 두려움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면서도 음의 표면이 매끄럽고, 무대 앞이 깨끗하고 투명한 점이 계속해서 포착되는 C12000의 특징. 무대 자체가 넓고 싱싱하다. 프리앰프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솔리드 출력으로 바꿔보면 첼로와 베이스의 음이 약간 단조롭다는 인상. 악기의 윤곽선은 보다 선명해졌지만 음 자체가 묽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결국 진공관의 장기인 짝수차 배음 효과가 솔리드 출력에서 사라진 결과로 보인다. 음이 조금 경직된 면도 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총주에서 팍 터트리는 맛은 비할 데 없이 최고다. 

정명화의 앨범 한(恨), 꿈, 그리움

진공관 vs 솔리드 | 정명화 - 홍난파/이영조: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
한(恨), 꿈, 그리움

진공관 출력으로 들어보면 처음 펼쳐지는 풍경이 무척 깨끗하다. 마치 비 온 다음날 산사를 찾은 것 같다. 최근 들어본 프리앰프 중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SN비다. 여기에 첼로는 시청실 곳곳을 자신의 흐느낌으로 채우니 귀기마저 풍긴다. 이 한 곡만으로도 C12000을 포함한 이번 시스템은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 

솔리드 출력으로 바꿔보면 확실히 첼로의 음수가 조금 줄어든다 누군가 일부러 몇 개 음들을 생략시켰다는 느낌. 전체적으로 재생음이 단정해진 맛은 있지만, 아까 진공관 출력 시 첼로가 자신을 송두리째 청자에게 맡긴다는 그런 끈끈한 유대감이 없다. 이는 결국 정보량과 증폭의 리니어리티(진공관), 에너지와 낮은 왜율(솔리드)에서 두 출력 방식이 차이를 보인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진공관 vs 솔리드 | Collegium Vocale - Cum Sancto Spiritu
Bach Mass in B minor

두 출력 방식에 따른 차이에 집중하며 여러 곡을 듣다 보니 어느새 C12000에 대한 전체적인 사운드 시그니처가 손에 잡히기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깨끗하고 싱싱하며 에너지가 베여있다는 것. 만약 파워앰프 직결이었으면 이 정도의 생기와 활기는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무대의 탁 트인 전망과 합창단을 둘러싼 오케스트라의 부드러운 감촉도 C12000이 선사한 기분좋은 선물. 솔리드 출력에서는 음의 골격이 보다 튼실해진 느낌이 든다.

포노단 + 진공관 출력 | Miles Davis - Just Squeeze Me
Round About Midnight

이제 진공관 출력 상태에서 턴테이블과 MM 카트리지를 연결해 C12000 내장 포노단 성능을 테스트해 봤다. 33.3회전 LP인데 처음 들려오는 음 자체가 스트리밍 음원으로 들었을 때에 비해 훨씬 호방하고 묵직하며Miles Davis - Just Squeeze Me (Round About Midnight) 두텁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은 디지털 소스 재생 과정에서 끼어드는 고주파 노이즈 자체가 없는 덕이 크다. 개인적으로는 필자의 3단 오디오 랙이 마침내 주인을 찾은 것 같다. 

포노단 + 진공관 출력 | Varuajan Kojian, Utah Symphony Orchestra
Berlioz Symphonie Fantastique IV
Berlioz : Symphonie Fantastique

45회전 LP인데 확실히 분당 회전수는 결국 정보량에서 33.3회전을 이길 수밖에 없다. 재생음에 깃든 공기감 자체가 33.3 회전이나 디지털 음원과는 비교불가다. 결국 C12000의 내장 포노단이 RIAA 커브 보정을 포함해 이 음원 정보를 잘 되살리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오케스트라 총주 시에 이 포노단이 발휘하는 순간 토크가 장난이 아니다. 속이 다 뻥 뚫린다. 쌍3극관이 큰 스윙 전압으로 작동해 그만큼 헤드룸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총평

소리가 마음에 들면 그 근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메커니즘을 거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제작사와 평론가는 설명할 의무가 있다. ‘설명이 필요 없다. 그냥 들어라’는 말은 멋있지만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번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의 경우 그 답은 3가지로 요약된다. 1) 노이즈 덩어리인 전원부/컨트롤부 독립으로 SN비 상승, 2) 듀얼 모노 및 풀밸런스 설계를 통한 좌우 채널 분리도 상승과 커먼 모드 노이즈 저감, 3) 쌍3극관 소자를 통한 리니어 증폭 실현. 

여기에 1949년에 설립돼 진공관과 트랜지스터를 오고 가며 수많은 제품을 만들어온 매킨토시의 오랜 제작 노하우가 결정타로 작용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진공관 포노단의 성능과 선택지가 넓은 인터페이스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애호가들의 진지한 청음을 권해드린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Specifications
Electronic Specifications
Number of Channels 2
Total Harmonic Distortion High Level: 0.005%
Phono: 0.05%
Frequency Response +0, -0.5dB from 20Hz to 20kHz
+0, -3dB from 10Hz to 100kHz
Maximum Volts Out (Balanced / Unbalanced) 20V RMS / 10V RMS
Sensitivity High Level (Balanced / Unbalanced) 900mV / 450mV
Sensitivity Phono (Moving Coil) 0.25 – 2.5mV
Sensitivity Phono (Moving Magnet) 5 – 10mV
Signal To Noise Ratio (High Level) 107dB
Signal To Noise Ratio (Moving Coil) 79dB
Signal To Noise Ratio (Moving Magnet) 83dB
Voltage Gain (High Level) 15dB
Voltage Gain (Moving Coil) 58 – 64dB
Voltage Gain (Moving Magnet) 40 – 46dB
Input Impedance (Balanced / Unbalanced) 50K ohms, 25K ohms
Connectivity
Balanced Input 6
Unbalanced Input 4
Phono Input Moving Coil Up to 2 (unit has 2 Phono inputs; each is user configurable as either Moving Coil or Moving Magnet)
Phono Input Moving Magnet Up to 2 (unit has 2 Phono inputs; each is user configurable as either Moving Coil or Moving Magnet)
Upgradeable Digital Audio Module No
Digital Coaxial Input 0
Digital Optical Input 0
Digital MCT Input 0
Digital USB Input 0
HDMI (ARC) Input 0
Digital AES/EBU Input 0
Balanced Fixed Output 0
Balanced Variable Output 2 (1 for Solid State, 1 for Vacuum Tube)
Unbalanced Fixed Output 1
Unbalanced Variable Output 1
Headphone Output 1/4" High Drive with Headphone Crossfeed Director (HXD®)
Selectable headphone impedances of: 16 ohms - 40 ohms, 40 - 150 ohms, 150 - 600 ohms
Input Level Match Yes, +/- 6dB
Home Theater PassThru Yes
Unbalanced Analog Connector Type Premium gold-plated solid brass
Service Port 1
Control
Tone Controls No
Tone Bypass and Input Assign No
RS232 Control Input Yes
Power Control Output 1 Main, 2 Output, 4 Trigger
Rear Panel Data Port 8
Rear Panel IR Sensor Input Yes
General Specifications
Multi-Chassis or Single Multi Chassis (C12000C plus C12000ST)
Output Meters C12000C: No
C12000ST: Yes
Vacuum Tube or Solid State Both (user selectable)
Power Consumption (On) 75 watts
Weights & Dimensions
Unit Dimensions (W x H x D) Each module: 17.5" (44.45cm) x 6" (15.24cm) x 18" (45.7cm)
Unit Weight C12000C: 27 lbs (12.3 kg)
C12000ST: 25 lbs (11.3 kg)
Shipping Weight C12000C: 42 lbs (19.5 kg)
C12000ST: 40 lbs (17.7 kg)
McIntosh C12000
수입사 로이코
수입사 홈페이지 www.royco.co.kr
구매문의 02-582-9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