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의 모든 것을 한 몸체에 담아내다!
Pass Labs INT-250


은둔자 넬슨 패스

하이엔드 오디오 쪽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넬슨 패스가 그간 이뤄놓은 업적이나 유산이 얼마나 거대한지 충분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미 많은 아티클이나 리뷰에서 이 분에 대한 정보가 많이 소개되었으리라 생각하고, 자세한 언급은 생략하겠다.

Nelson Pass
Nelson Pass

쉽게 말해 미국의 하이엔드 앰프 쪽에서 큰 족적을 남긴 전설 중 한 분이라 보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쓰레숄드를 나와 1990년대에 패스 랩의 이름으로 내놓은 일련의 걸작들은 아직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도 파워 하나를 오랜 기간 사용하면서, 과연 클래스 A 방식의 매력이 뭔가 충분히 알게 되었다. 지금도 기회가 되면 패스의 클래스 A 파워를 하나 들이고 싶은 마음이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패스씨가 극도로 외부의 노출을 꺼려한다는 점이다.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방문을 허락하지 않고, 대부분 전화 통화로 해결한다. 또 패스 자체의 마케팅 전략도 특별하다. 굳이 홍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무슨 메이커가 홍보에 관심이 없다는 말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제품만 좋으면 소비자가 알아서 산다는 것이다.

오히려 홍보나 마케팅에 인력을 배치하고 돈을 투자하는 것을 줄여서 차라리 R&D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태도다. 오디오계에는 이런 특이한 회사가 몇 개 존재한다. 제품의 사이클도 길고, 한번 업그레이드를 하면 그 효과가 확실하며, 소리 소문 없이 팔린다. 소비자 역시 패스씨처럼 은둔자인 모양이다.


클래스 A와 클래스 AB

1990년대에 패스 랩을 이끌면서 패스씨가 주력한 것은 바로 클래스 A 방식의 제품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사이즈에, 주로 30~50W 정도의 출력이 주류를 이뤘고, 의외로 구동력도 좋아서 중간 사이즈의 북셀프나 톨보이는 충분히 구동한 바 있다. 이 제품들의 내부 구조를 보면 상당히 간략하다. 마치 진공관 앰프의 설계와 통하는 바도 있었다.

Pass Labs INT-250 Inside
INT-250 내부

그래서 잔고장도 적고, 사용법도 간단했다. 높은 음의 순도는 역시 클래스 A가 아니면 안 된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다만 부족한 출력, 부담스러운 발열 등을 이유로 해서 패스는 일대 개혁을 단행한다. 이른바 X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과감하게 클래스 AB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한편 오리지널 패스 랩의 전통은 현재 패스씨가 직접 관여하고 있는 퍼스트 와츠로 이어지고 있다. 취미성이 강한 브랜드이며 생산량도 많지 않지만 꾸준하게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X 시리즈로 진화한 패스는 어느새 업계를 선도하는 존재가 되었다. 느릿느릿하지만 확실하게 기술력과 음악성을 확보해서 전 세계의 많은 오디오파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 제품이 좋으면 굳이 떠버리지 않아도 알아서 사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나 이런 전략을 채택하면 안 된다. 그럼 클래스 AB를 택했으니 클래스 A를 버렸나? 천만의 말씀.


패스의 DNA는 여전히 클래스 A

X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파워 앰프에 과감하게 클래스 AB 방식을 사용했지만, 일정 부분은 클래스 A로 작동하게 만든 것이 바로 패스의 비법이다. 그런 면에서 아주 거세게 몰아치는 오케스트라의 투티나 헤비메탈의 과격한 사운드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음성 신호는 클래스 A의 영역에서 재생된다.

특별하게 힘이 요구될 때에만 클래스 AB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다. 또한 클래스 AB라고 해도 종래에 타사 제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자연스러움과 투명도가 인상적이었고, 거기에 다이내믹스가 풍부해서 좀 울리기가 까다로운 스피커를 충분히 제압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한편 XA 시리즈도 런칭해서 클래스 A 방식의 파워를 꾸준히 론칭하더니, 이제는 완전히 클래스 A 중심의 회사로 변화했다.

INT-250

그 출력도 제각각이어서 25W로 시작해서 30W까지는 스테레오 파워로 정리했고, 60W 짜리부터는 본격적인 모노 블록 사양이다. 심지어 8옴에 300W를 내는 괴물 XS300은 전원부 별도로 총 4개의 박스로 구성되어 있다. 당연히 가격도 높아서 1억을 훌쩍 넘긴다. 물론 이런 제품을 쓰면 당연히 좋은 음을 들을 수 있다. 클래스 A 방식으로 100W만 되어도 어지간한 스피커는 다 커버하는데, 무려 300W라니! 난 처음에 0을 하나 잘못 붙였나 생각했다.

Pass Labs XS300
XS300 Mono Block Power Amplifier

하지만 맞다. 사실이다. 이렇게 클래스 A 방식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패스는 자연스럽게 포인트 8이라는 기술을 확보해서 차근차근 다른 제품에 이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번에 리뷰할 본 기 INT-250이 탄생한 것이다.


인티 앰프의 신기원

2009년에 본 작의 전신인 INT-150이 발매되었을 때, 많은 리뷰어들이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인티의 개념을 새로 정립했다고 쓸 정도였다. 이후 본 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150은 단종이 되었지만, 굳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Pass Labs INT-150
단종된 INT-150

더 훌륭한 제품으로 탈바꿈했으니 말이다. 사실 INT-150은 X150.5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즉, 포인트 5의 기술력이 투입된 것이다. 패스로서는 2세대 기술에 속한다. 물론 이 제품도 좋지만, 포인트 8이라는 3세대 기술이 새로 나온 마당에 굳이 전 세대의 제품에 연연해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INT-250은 출력도 100W나 더 올라갔고,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한 개선이 이뤄졌기에 이제 자연스럽게 본 기에 시선을 돌려도 되는 상황인 것이다. 참고로 본 기의 파워부는 X250.8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프리부는 XP-30을 응용했다. 즉, 30과 250.8의 핵심을 한 몸체에 담아낸 것이다.

왼쪽 X250.8, 오른쪽 XP-30
왼쪽부터 X250.8, XP-30
Pass Labs INT-250
INT-250

당연히 분리형보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있고, 시스템을 간소화하는 혜택도 있다. 따라서 인티 앰프의 새 장을 연 전작에 이어 또 다른 경지를 개척하고 있는 제품이라 평가해도 좋을 것 같다.


심플한 외관

본 기의 외관은 동사의 파워 앰프들이 갖고 있는 디자인을 멋지게 계승하고 있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중앙에 박힌 큼지막한 파워 레벨 미터다. 아주 심플하고 또 강력한 디자인이다. 그 오른편 하단에는 하키의 퍽과 같은 크기의 볼륨 노브가 장착되어 있고, 왼편에는 한 개의 전원 버튼과 4개의 셀렉터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INT-250 전면

누구나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레이아웃인 것이다. 한편 후면을 보면, 4개의 입력단이 돋보인다. 단, 1과 2는 RCA 혹은 XLR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따라서 XLR 입력을 원하는 분들은 총 2개의 입력단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프리아웃단도 보이는데, RCA와 XLR을 각각 하나씩 제공한다.

INT-250 후면

인티 앰프에서 프리아웃단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충실하게 프리단을 구성했다고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입출력단 하단에는 큼지막한 스피커용 바인딩 포스트가 눈에 띈다. 후루텍 단자를 사용해서 스피커 케이블과의 결속을 튼실하게 다지고 있다.


저 임피던스 스피커를 공략해라!

당초 본 기를 기획할 때 중점으로 삼은 것은 다이내믹스다. 매크로한 영역뿐 아니라 마이크로한 영역 또한 충실하게 커버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인티 앰프라고 하면 150W로도 충분한데 굳이 250W로 확장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 동시에 나온 INT-60의 경우, 무려 30W까지 충실하게 클래스 A로 동작한다.

그 후 60W까지는 클래스 AB로 운용되는 방식인 것이다. 물론 음질만 따지면 매력이 넘치는 기기다. 하지만 요즘 스피커 동향을 보면, 아무래도 매칭할 수 있는 제품이 한정되어 있다. 보다 다양한 제품을 듣고자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대출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150W는 애매한 감이 있다.

INT-250

그렇다고 분리형으로 가자니 지출이 너무 거창해진다. 그럴 때 바로 본 기가 최우선의 선택 사양이 된 것이다. 한편 본 기는 주로 87dB 혹은 그 이하의 감도를 갖고 있는 스피커를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해외의 리뷰를 보면 84dB의 스피커도 충분히 제압하는 것을 봐서, 기본기가 충실한 제품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음질 중시형의 설계

패스의 설계 철학은 음질 중시형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 과감히 생략할 것은 생략하고, 공략할 부분은 확실히 공략하고 있다. 이를테면 싱글로 구성된 버퍼단은 약 4dB 정도 게인을 올리고 있다.

그럼 파워단에서 증폭하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또 볼륨단의 경우, 디지털 컨트롤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1dB 단위씩 총 64dB로 구성되어 있다. 미세 조정이라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또 로우 레벨에서도 전체적인 음장이 흐트러지거나 음색이 바뀌지 않는다.

INT-250

참고로 파워단에는 채널당 20개의 파워 디바이스가 투입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MOS-FET. 이 소자는 진공관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어서 되도록 심플하게 설계하면서 투명하고, 자연스러운 질감을 확보하기에 좋다. 이 부분은 과거 패스 랩 시절의 제품들을 연상하게 만든다. 한편 본 기 역시 일정 부분은 클래스 A 방식으로 작동한다.

약 15~25W까지 커버하고 그다음은 클래스 AB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대략 20W라고 파악해도 어지간한 음성 신호는 대부분 커버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역시 음질 중시형 다운 모습이다. 참고로 본 기의 무게는 무려 48Kg. 인티 앰프치고는 거의 헤비급 수준이다. 정공법으로 확실하게 공략한 덕분인데, 그래서인지 그 묵직한 맛이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시청평

본 기를 듣기 위해 스피커는 탄노이의 GRF GR을 사용했다. 소스기는 마이트너의 MA3를 이용해서 타이달을 주로 들었다. 참고로 BOP의 퀀텀 그라운드를 투입했음을 밝힌다. 시청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리뷰 시청 시스템
리뷰 진행중인 시청 시스템
  1. 베토벤 ‘교향곡 5번 1악장’ 카라얀(지휘)
  2. 말러 ‘교향곡 2번 1악장’ 게오르그 솔티(지휘)
  3. 빌 에반스 ‘Autumn Leaves’
  4. AC/DC ‘Back in Black’

최근에 안 사실인데, 최신 버전의 탄노이와 패스가 의외로 궁합이 좋다는 것이다. 탄노이만이 갖고 있는 무게감이나 품격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도, 매우 디테일하고, 다이내믹한 음이 나온다. 여기서도 그 미덕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지휘자   Herbert von Karajan
오케스트라   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곡   Symphony No. 5 in C minor, Op. 67
앨범   Beethoven : The Nine Symphonies

첫 트랙은 60년대 초반의 녹음으로, 패기만만한 카라얀을 만날 수 있는 연주다. 확실히 요즘 베토벤 연주와 다르다. 뭐랄까, 카리스마라던가 엄숙주의 같은 것이 확실히 포착된다. 약간 예스러운 맛이 마치 LP를 듣는 기분도 준다. 전 대역이 자연스럽게 밸런스를 갖추고 있고, 일체 빈틈이 없다. 빠르게 치고 빠지는 부분에서 확실히 본 앰프의 장점을 알게 해준다.

지휘자   Leonard Bernstein
오케스트라   New York Philharmonic
곡   Symphony No. 2 "Resurrection" - 1. Totenfeier. Allegro Meastoso
앨범   Mahler: The Symphonies

이어서 말러를 보면, 왼편의 바이올린 군, 오른 편의 첼로 군 등 전체적인 포지션이 명료하고, 서서히 시작했다가 무섭게 폭발하는 일련의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음이 가볍거나 날리지 않으면서 또 지나치게 무겁지 않다. 기본적으로 이탈감이 좋지만, 적절한 임팩트를 갖고 있다. 이런 조합이라면 하루 종일 클래식을 들어도 좋을 것 같다.

아티스트   Bill Evans Trio
곡   Autumn Leaves
앨범   Portrait In Jazz

이제 재즈로 가자. 전성기 빌 에반스의 연주를 만나는데, 당연히 명료한 악기 위치가 나온다. 중앙에 피아노가 있고, 왼편에 드럼, 오른 편에 더블 베이스라는 구성이다. 아주 특별한 것은, 베이시스트 스캇 라파로와 펼치는 화려한 인터 플레이다.

이런 피아노 트리오의 구성은 피아노에 스포트라이트가 밝혀지고, 베이스는 리듬 키핑에 집중한다. 하지만 라파로는 그렇지 않다. 피아노와 동시에 솔로가 이어지고, 때로는 갈등하고 또 때로는 화합한다. 그런 멋진 배틀이 담겨있는 트랙이다. 특히, 깊고 장엄하게 떨어지는 베이스 라인은, 재즈에서 이 악기의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영롱하고 사려 깊은 피아노의 울림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

아티스트   AC/DC
곡   Back In Black
앨범   Back In Black

마지막으로 AC/DC를 들으면, 역시 록에서도 강력한 흡인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충실한 중역대를 바탕으로, 저 유명한 리프가 끌고 가는 격정적인 연주는 시청실을 후끈 달아오르게 할 정도다.

하이 톤의 보컬은 야성미가 넘치고, 솔로 기타의 정교함과 박력은 역시 록만이 내는 패기와 에너지를 강력하게 표출한다. 하지만 귀를 따갑게 하거나, 부담을 느끼게 하는 재생음은 아니다. 이 부분이 꽤 절묘하다. 탄노이로 록을 듣는다? 패스와 매칭하면 전혀 무리가 없다.


결론

사실 본 기의 출현은 여러모로 인티 앰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이런 타입에서 문제가 되는 프리앰프부의 실종이나 대충 출력만 높인 모델이 시장에 많은 것도 사실. 그런 면에서 출력, 음질, 음악성 등을 골고루 갖춘 본 기의 가치는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정도 제품이라면 웬만한 스피커는 모두 커버할 것 같다. 특히, 일정 부분이 클래스 A 동작으로 이뤄진다는 점은 가장 큰 강점으로 다가온다.

이 종학(Johnny Lee)

Specifications
Class AB
Type Stereo
Gain (dB)     30/36
Volume control (1dB steps)     63dB
Remote     yes
Inputs     4
Outputs     2
Power Output /ch (8 ohm)     250 Watt
Power Consumption (W)     450
Standby Power Consumption (W)     <1
Dimensions (W x D x H)     19 x 21.25 x 9.1
Weight (LBS)     105
Pass Labs INT-250
수입사 사운드솔루션
수입사 홈페이지 www.ss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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