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라고 하기엔 좀 쎘(+.+)습니다.
짧은 애로버젼의 비디오 한프로 뗀 것 같기도 하구요.^^
요즘...
시골에 계시는 아흔을 한해 앞둔 시어머님께서 저희집에 잠시 들르러 오셨어요.
어머님 말씀이 " 내가 죽기전에 너희 집에 꼭 한번 가 보고 싶다.." 라고 하시면서..
그 말씀이 그냥 내뱉는 말씀으로 들리지 않아서 마음 한구석이 가을처럼 스산했습니다. 노래가사 처럼 살아 온 날보다 살아 갈 날이 더 짧다는 것을 자연의 섭리 처럼 받아 들이시는 그 모습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저도 이젠 철이 들긴 드나 봅니다.
마지막 어린이날이라며 빅이벤트를 기대하던 둘째는 할머니가 주신 용돈으로 이벤트를 대신했고 그 용돈으로 할머니를 위한 어버이날 이벤트를 준비하는 아이를 보며 ' 그래도 우리아이들은 가슴이 따뜻한 아이들로 자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한켠이 뿌듯하기도 합니다.
이번주 내내는 박병천의 구음다스림을 많이 들었어요.
어머님께 들려드릴 마땅한 음반이 없어서 들려드렸는데 어린아이보다 더 어린아이 처럼 마냥 좋아하셔서 좀 불쌍해 보이는 시스템이긴 해도 제 오디오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내일이 어버이 날이네요.
오후늦게 친정어머니와 통화...
직접 말씀은 못하시고 앞니 몇개가 완전히 빠져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언니의 말을 듣고 멀리 떨어져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용돈 몇푼으로 효도를 대신했던 제 자신이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문득문득 행복할 때 마다 엄마가 누려야 할 행복을 내가 모두 누리고 있는건 아닌가.. 마음 한 곳이 늘 무거웠는데 앞니 몇개가 완전히 빠져 버렸다는 말에 또 그 만큼의 행복을 내가 쏙 빼서 가져 와 버린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정의 달이라 지갑은 얇아져도 가족이 있어서 좋은 날이라는 창석님 맨트가 심하게 예뻐 보여서 댓글이 좀 길어졌네요.
어버이 날을 앞두고 새삼스럽게 반성한다고 해서 못했던 효도를 다 할 수 있는건 아니겠지만 저에게도 올해 5월은 가족이 있어서 아름다운 날들이 될 것 같습니다.
지갑이 빈털털이가 되더라도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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