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새로들일 인티앰프를 물색하다가 우연히 레가에서 무료로 기기를 빌려준다는
얘기를 듣고 그곳 운영자님께 메일을 띄웠는데, 친절하고 호의적으로 미라를 흔쾌히
내주셨다. 솔직히 약간 당황.. ^^
필자가 쓰고있는 스피커가 다인 오디언스50인데.. 아주 좋은 기기는 아니지만... 뭐 다인의
소리는 유감없이 내주고 있는 기본기 탄탄한 놈으로 아주 만족하고 있다.
다인이 원래 유명한 Power Hungry타입이라.. 그래도 오디언스는 보급기 레벨이라 만만히
보았는데.. 안그래도 큰코를 무지하게 다치고 있는 중이었다.
전에 쓰던 J(국산)앰프에선 택도 없는 구동력에 고음은 덤벼데고.. 아랫도리는 온데간데
없고... 뭐 이런놈이 있나 싶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탄탄한 평을 받는 인티인데...
며칠 버티지 못하고 쫓겨나는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불쌍한 놈....
언제 한번 스피커를 카운터포인트 솔리드1 파워에 물려본적이 있는데..
분리형의 파워가 스피커를 휘어잡고 쏟아내는 소리를 듣고는 내 스피커가 이런소리까지
나는구나 하고 놀란적이 있다. 정말 열정적인 소리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 뒤로는 앰프는
구동력...! 이라는 말도안되는 기준으로 새 앰프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
운영자님으로부터 멜을 받고 담날 바로 앰프가 도착.. 신형인 미라 2000은 스케쥴이 꽉차서
구형인 미라가 왔다. 소리는 뭐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음.. 외관은 각오를 하고 있었지만.. 군용같다. 70년대 미제제품처럼 튼튼하게는 생겼다.
뭐 소리는 얼굴을 따라가지 않을터이니... 전시장에 있던 놈이라니 기본적인 번인은 충분히
이루어졌으리라 생각하고... 스피커를 물리고 살포시 내어놓는 소리는 생긴것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수줍어할 줄도 아나...? 일단 선이 곱고 무게중심이 약간 높은 화사한 소리다.
기분좋은 소리다. 체스키의 재즈 샘플러를 걸고 킥드럼소리를 유심히 들어보니.. 파워감이 제법이다.
물론 분리형파워의 그것과는 비교를 할 수 없겠지만.. 생김새에 선입견을 가졌었나보다.
악기의 디테일도 잘 살아나고 해상도도 기본이상은 충분히 한다. 레가의 이름이 괜한건 아닌가보다.
나는 개인적으로 체스키레이블의 CD들을 좋아한다. 특유의 공기감을 가지고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체스키의 CD를 들을땐 나만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그 공기감이 얼마나 잘 살아나나를
본다. 음... 미라는 그점에선 좀 부족하다. 배경을 그려내는 능력은 조금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음장은 스피커 라인에서 조금 앞쪽으로 형성되고 넓거나 깊거나 하지는 않다. 개개인에 따라서는
약간은 공격적이라 느낄정도의 적극적인 음장이다. 그 속에서의 음상은 비교적 잘 자리를 잡고 있는듯..
편성이 큰 곡들로 걸어보았다. 넓지않은 무대로 인해 악기들이 북적북적댄다. 이럴줄 알았지...
그래도 그속에서 약기하나하나를 분석해내는 능력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제법이네...
중고역에서 약간의 착색이 있다.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인데.. 제작자의 의도라고만 보기에는
조금 좋지 못한 느낌이다. 특정 악기에 따라선 장점으로 부각이 될듯도 하다.
스피드도 있고 다이내믹도 좋다. 이 정도면 중저가 인티앰프에선 더 바랄것이 없지않나... 생각이다.
울리기가 그리 어려운 놈만 만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쓸 똘똘한 놈인것 같다.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레가의 사장님(?)도 뮤지션이라더니.. 쟁이들이 만든 기기답다.
하지만 100만원내외의 영국제 중저가 인티앰프류의 범위내어서라고 단서를 달아야 하겠다.
그 범위를 넘어설 만큼의 이단아는 아니라는 느낌이다.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도 않고 소스를 가리지도 않는다. 이렇게 저렇게 들으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음악을 즐겁게 듣게 하는 좋은 제품이다.
사용기기
CDP : Cambridge Audio D500SES
인터선 : 몬스터 Interlink 400
SP 케이블 : 겝코 1200HS
SP : 다인오디오 오디언스 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