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버 AK120 청음후기
이번 하이파이클럽에서 시행된 아이리버의 AK100 후속작 AK120을 청음하러 다녀왔습니다. 과거 그라도 청음회와 스탁스 청음회 때도 방문했엇지만 여기는 정말 올 때마다 길을 잊어버려 매번 고생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주변을 뱅뱅뱅뱅....
요 던전의 입구로 들어가면 평소 청음회를 여는 청음실이 준비되어 있는데...
도착해보니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헤드폰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국내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는 UE9000과 포칼 헤드폰도 보입니다.
일단 시작은 AK120의 외형 느낌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음 AK120의 외형은 AK100의 컨샙을 그대로 가져와 큰 변화는 없습니다. 가장 확연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라면 역시 위 아래로 길어진 형태와 볼륨노브 쪽의 보형물인데 그것마저 많은 변화라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원체 디자인 컨샙이 잘 잡혀있는 제품이라 이 정도의 변화는 큰 감상거리는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조작 버튼들 또한 AK100의 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와 조작 방법에선 어떠한 변화도 없습니다.
기본을 철저히 지킨다는 느낌도 있지만 만지작 거리는 내내 조금 재미없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별다른 변화는 없다고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만족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저 볼륨노브의 보형물인데 저 것은 볼륨노브에 가해질 수 있는 충격을 막아주고 꺾임으로 인해서 노브가 흔들거리는 유격또한 잡아 낼 수 있습니다. FIIO의 E12, PHA-1 같은 포터블 앰프들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방식으로 파손되거나 유격이 생기기 쉬운 볼륨노브를 보호하는 디자인은 아주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나 후면도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또 과거 AK100에서 자주 나오던 문제점들이 개선 되엇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 것들은 장시간 사용시 들어나는 단점이라 잠시 청음을 하던 저로서는 판단하기 힘든 부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것은 추후 생길 사용자들의 평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AK120의 소리를 본격적으로 듣기 전에 저의 인도어용 헤드폰인 하이파이맨 HE-500을 한 번 물려 보았습니다. 하이파이맨의 평판형 헤드폰은 효율이 무척 떨어지기로 유명한데 그 나마 어느정도 개선되어 준수한 헤드폰 앰프만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구동이 가능한 물건 입니다.
구동 난이도를 본다면 K701보다는 조금 힘든 편이죠
과연 AK120의 구동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하고 반 쯤 호기심에 물려 보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볼륨은 저 정도만 올린다면 들어 줄 정도의 음량이 확보 되었지만 드라이빙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저역은 저역대로 뭉치고 고역은 두리뭉실하게 나왔습니다.
구동력은 보통의 MP3보다 조금 좋은 편이지 포터블 앰프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강한 출력은 보유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AK120의 단점은 아닙니다.
AK120은 아웃도어가 목적으로 나온 MP3로 실외에서 최대한 간편하고 가볍게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것이 목적이니까요.
직접 손으로 들고 보니 과거 AK100과 달라진 사이즈가 확 느껴졌습니다. 요 좋아진 그립감이란...
너무 잡소리가 많았는데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AK120의 청취 느낌을 적어 보겠습니다.
과거 AK100이 출시되고 또 청음하며 가장 신선하게 느낀 부분은 바로 힘이 충만한 고음역대 였습니다. 차갑고 또 한계까지 명료한 소리는 깨끗히 증류된 물을 마시는 것 처럼 신선하고도 선명했습니다.
하지만 저가 AK100에 실망한 부분또한 힘이 너무나도 충반한 고음역대 입니다. 장점과 단점은 종이한장 차이로 힘이 충만한 고음역대는 좋지만 그것이 너무 단단하게 집결되어 있는 느낌이 마치 차가운 유리구슬을 입에 넣고 머금고 있는 듯한 거북한 느낌을 들게 만들었죠.
조금 추상적으로 적어 내려갔는데 풀어서 설명한다면 너무 명료한 소리는 딱딱하고 디지털의 냄세를 너무 강하게 풍겨 내었습니다. 인의적이고 차가운 소리는 음약을 조목조목 분석해서 들려주어 음악을 듣는다는 느낌보다 소리를 듣는다는 감상을 저 버릴수가 없어 큰 단점으로 생각하고 음향기기가 아닌 고 성능의 MP3라는 인식의 저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생각 때문인지 별 다른 기대감 없이 AK120을 청음하게 되었는데 저의 첫 감상은 '좋은데?' 입니다. AK100에서 느껴지던 유리구슬같은 인의적인 고음역대가 힘을 반 쯤 풀어 유연한 표현력을 들려 주었습니다. 강하게 내리치는 것 없이 그저 세밀하고 선명하게 나오는 소리는 전작에서 느껴지던 거북함을 채로 걸러낸듯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첫 인상은 좋은 방향으로 잡힌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청음하던 도중 또 다른 개성이라면 바로 저음역대의 표현방법 입니다. 저음역대는 오디오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과하면 답답하고 너무 비어 버리면 깡깡되는 깡통소리가 나 버리니 벨런스가 중요한데 AK120의 성격은 저음의 떨림과 배음을 단련, 연마하여 단단하고 타이트한 소리를 내어주었습니다. 최대한 깔끔한 소리를 추구한 것인지 '음악성' 이라는 시점에서 본다면 그다지 좋지 않은 성격이지만 섬세한 표현력이 주력인 이어폰 헤드폰 즉 포터블 시스템에서는 섬세한 표현력을 살릴 수 있어 단정하고 세밀한 소리를 내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단점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없는것 또한 아닙니다. 깔끔한 소리와 풍부한 해상력.
분명 음악을 듣는데 좋은 부분이지만 저역대의 미세한 떨림 등 배음 까지 두텁게 표현을 해주어 조금 가벼워 간간히 풍성한 소리가 그리워 졌습니다.
청음 도중 AK120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하이파이맨의 DAP HM-801입니다. 저가 사용하는 DAP로 큼지막한 사이즈와 짧은 베터리타임이 단점으로 만약 독특한 음색이랑 강한 출력이 없었다면 당장에 팔아버렸을 물건입니다. 조금 재미삼아 사이즈 비교를 해 보았는데 역시나 HM-801은 '휴대성' 이라는 부분에서 처참하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크기 차이부터 베터리 구동시간까지 사진을 찍는 저도 너무나도 안타까운 장면입니다.
이러한 면에서는 아이리버는 포터블기기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잡고 있는 것을 다시금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역시 가격 부분 입니다. 보통 전 기종과 차별화를 둔 다는 것은 좋지만 140만원이라는 가격은 솔직하게 부담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마감, 완성도, 소리도 좋아지기는 했어도 2배의 가격은 인상에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이번 AK100은 전 작과는 다르게 다중듀서에서도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여 주었습니다. 특히 요즘 나온 UE900도 준비되어 있어서 들어보았지만 자세한 매칭에 대한 코멘트는 조금 빼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질 않아요^^;;'
과거의 AK100의 너무 힘이 몰린 고음역대의 질이 달라져서 그런지 여러 부분에서 유연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덕분이라고 할까요?
여러 기기와의 매칭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어 하이파이 포터블의 방향으로 잘 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앞을 가로막는 가격대는 부담스럽지만 기기 자체만 본다면 나쁘지 않은 퀄리티를 내어주었습니다. 어딜가나 하이엔드로 올라가면 소비자의 입장은 가격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보통의 DAC나 앰프 부분에서는 비교적 쉽게 납득을 하는 게 오디오 이지만 포터블 기기라서 그럴까요?
조금 부담스러운 건 역시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한번 세 가지의 DAP를 나란히 배치 해 보았습니다 왼쪽부터 AK120-AK100-HM-801입니다. 역시 저가 주력으로 사용하던 801이 덩치며 디자인이며 꿀리는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베터리 시간도 부족하군요 흑흑
EM9R로 청음을 해보고
ES903으로도 들어보고...
아웃도어(?)의 대명사 베이어의 T5P로도 들어보고...
슈어의 플레그쉽 1840도 물려보고...
요 이쁜이도 들어보고~
싱글 듀서의 대명사 ER4 도 사용 해 보았습니다. 역시 이어폰은 임피던스가 높아도 무리없이 구동 해 주는군요
역시 거치대에는 간단하게 스팩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용된 DAC칩셋과 출력레벨 포멧, 다이나믹 레인지 등 좋은 스팩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세히 찍어 본 AK120의 외형을 올리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마무리...
혹 저가 기대치가 너무 낮았던 걸까요? 저는 AK120의 청음회에서 상당히 만족하였습니다. 과거 AK100을 사용해 보면서 느껴지던 아쉬운 부분이 커버가 되어있고 유연한 표현도 충실하게 내어주는 소리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AK100보다 개성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올 수도 있지만 AK120보다 상위 기종이라는 평가는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깨끗하고 깔끔한 소리와 빠른 반응속도가 AK100의 장점이라면 AK120의 장점은 투명하고 유연한 소리에서 정숙하고 안정된 표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기준에서의 판단 이지만 AK100보다는 역시 AK120쪽이 더 마음에 드는 소리로 다가왔습니다. 아무리 해상력이 좋고 빠르고 선명해도 소리가 피곤하고 인의적이라면 그 만큼 음악의 전달이 강성으로 느껴지는 것이죠 저는 좋았습니다 유연한 AK120
튼실한 마감과 깔끔한 UI 그리고 소리 여러 가지가 포터블 하이파이 기기로서 많은 부분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의 손길을 막아서는건 많이 비싼 가격대인데 이 부분은 저가 간섭할 부분은 아니겠죠...
오랫만에 재미있게 청음회를 즐기다 온 적이 였습니다.
여기서는 읽기가 힘드네요 사진이 너무 커서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