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보급형 기기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걱정은 조금 더 정확하고 좋은 소리를 위해서는 자신의 시스템 비용의 2~3배를 더 투자해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뮤피 A-120S를 개수하는 바람에 특성이 조금 달라져 버렸는데, 표현 주파수 영역이 위아래로 더 넓어 졌고, 이 덕분에 스피커(다인 오디언스-8)의 구동 특성도 덩달아 변해 TCD-2의 소리가 조금 더 날카로와 지고 딱딱하게 들리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TCD-2가 약간 거친감은 있었지만, 앰프가 변하여 이런 결과가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치 못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앰프를 방출하려다가 전부터 마음에 걸리던 CDP를 D500SE로 교체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만드새는 동 가격대의 CDP들보다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소니제 메카니즘은 약간 신경쓴 흔적이 보이며, 제조사가 자랑하는 24bit 192kHz DAC도 3달러정도의 저렴한 부품이며, 조그만 PCB에 구성되어 있는 아날로그 출력단에 사용되는 OPAMP도 필립스제 NE5534N(0.3달러)짜리 4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욕심많은 저로써는 가격대비 물량투입이 너무 빈약하지 않는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중국에서 조립된 티가나는 제품마무리는 실망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들려주는 소리는 모든 단점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이징이 어느 정도 되면 보급기로서는 들어본적이 없는 대단한 해상력과 음장감으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음악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전에는 밋밋하게 들렸던 2 마이크 레코딩으로 유명한 필립스에서 제작한 관현악 음반. 이것을 시청하였을 때는 제가 지금까지 잘못된 음악을 듣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른 관현악 음반들도 전반적으로 우수한 음악성을 발휘합니다. 반면에 TELARC이나 DG의 4D레코딩으로된 음반들은 예전에 그 달콤한 느낌이 사라지고 보다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평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급형 하이파이 시스템에선 결코 장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등급의 보급형 제품 사용자라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잇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보다는 음악에 보다 심취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제가 보유하고 있는 대다수의 음반들이 락 계열의 음반인데, 이 음반들은 예전의 그 강렬함이 많이 수그러져서 들립니다. 확실히 락음악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클래시컬한 음반을 수집하고 싶습니다.
이 제품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음악성을 가지고 있으며, 경질의 날카로운 소리에 고생하시는 음악애호가들 중에서 이젠 좀 음악 듣기가 편해지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참고로 아캄CDP처럼 부드럽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저의 평가는 기존에 멀티비트 방식의 다이나믹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하이파이 매니아의 관점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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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동안 더 사용하니 기기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는군요. 저역이 무르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안 느껴집니다. 타이트한 편이고, 대음량인 경우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아랫집에서 올라올까봐요. 무엇보다 한밤중에 작은 볼륨에서도 납득할만한 대역 발란스를 가지고 있다는게 장점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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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2. 7.
사용한지가 꽤 되었군요. 제가 작성했던 리뷰를 다시 보니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리뷰중에 해상력은 좋은데,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는 말에 대한 첨언을 달고자 합니다. 이 문제는 아무래도 고유의 독특한 잔향효과때문인 것 같습니다. 소스에는 없는 잔향이펙트가 조금 과하게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저는 OPAMP 교체로 이 문제를 없앴습니다만, 대신 스테이징은 조금 떨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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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2. 12.
OPAMP를 원래대로 복원 했습니다. 627은 아무래도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서요. 하이엔드와는 거리가 먼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냥 자연스러운 것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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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3. 30.
최근 헤드폰앰프를 통해서 자세한 청음을 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AKG K401이라는 헤드폰을 이용했는데, CDP를 다시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건 별거 없는데, OPAMP 전단 627 후단 227 로 변경했다는 정보는 남기고 싶습니다. 가장 밸런스가 우수한 조합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