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1회 시청회 후기. 릴 테이프가 들려주는 환상의 음악세계 Analog Audio Design TP-1000


Analog Audio Design TP-1000 릴 투 릴 플레이어

Analog Audio Design는 Christophe Martinez에 의해 프랑스 브르타뉴 북부 지역에서 설립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신규 릴 투 릴 플레이어를 개발 제조하는 유일한 회사이다. 현재 출시한 제품은 재생 전용 데크 TP-1000이 유일한 모델이다. TP-1000은 녹음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 고전적인 모양과 느낌에 현대 기술 및 성능을 결합한 최첨단 R2R 플레이어이다.

TP-1000은 테이프 전송을 강화하고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컴퓨터 지원 설계 및 고급 테스트 도구와 같은 기술을 활용하여 완전히 새로운 구성 요소로 구성되었으며 그 특징은 아래와 같다.

Studer 재생 헤드

모든 중요한 헤드는 Studer/Revox가 문을 닫을 때 헤드 기술 사양을 직접 물려받은 회사인 AM Belgium으로부터 공급받는다. 접촉 면적이 큰 원통형 모양은 헤드 마모와 저주파 헤드 범프를 줄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헤드가 마모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며, 평행한 간격을 사용하면 마모가 훨씬 더 일관되고 탄력적이다. TP-1000의 재생 헤드는 Studer A800, A820 A810, A812 및 A807에 사용된 것과 동일하다.

모터

TP-1000은 3개의 DC 모터를 사용한다. 모터는 벨트와 플라이휠로 결합되어 현대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이는 DC 모터와 일반적으로 관련된 코깅 및 플러터를 감소시킨다.

스트레인 게이지

TP-1000에는 "스트레인 게이지" 테이프 장력 센서가 통합되어 있다. 센서는 재생 중이나 바람이 빠른 조건에서 테이프의 장력을 측정한다. 테이프 장력은 0.5g으로 유지되며 1ms 이내의 판독/수정되어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제어된다. 이렇게 하면 테이프 처리가 향상되어 재생 품질이 최적화된다. 또한 테이프 손상 위험도 줄어든다. 마스터 테이프를 엉망으로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모든 다양한 설정 옵션은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외에도 TP-1000에는 두 개의 클래식 VU 미터에 표시된다. 다양한 설정 옵션을 제공하는 다중 터치스크린은 현대적이고 매우 직관적인 디자인을 완성한다. 인터페이스는 스풀 속도부터 캡스턴 속도, NAB 또는 IEC, 네트워크 정보, 테이프 장력, 헤드폰 출력 레벨, 보정 설정, 자동 재생, 마지막 재생, 트랙 반복 등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설정 관리를 처리한다.

펌웨어 업데이트

옵션 적외선 리모컨을 제공하지만 TP-1000 자체에는 RJ45/이더넷 인터페이스가 있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Wi-Fi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 통합 웹 서버를 통해 내부 펌웨어 업데이트와 외부 유지 관리도 가능하다.

사양

기계적 사양

  • 테이프: 1/4인치(6.35mm) 릴 to 릴
  • 트랙 형식: 2트랙. 2채널(DIN 0.106인치, 2.7mm)
  • 최대 릴 크기: 11.8인치(30cm)
  • 테이프 속도: 전환 가능한 두 가지 속도: 15ips(38.1cm/s) 및 7.5ips(19.05cm/s)
  • 테이프 속도 정확도: +/-0.05% 이내
  • 피치 제어 범위: +/- 100%, 0.01ips
  • Wow and Flutter: 15ips = <0.045% 피크, 가중치(DIN 45507), 7.5ips = <0.09% 피크, 가중치(DIN 45507)
  • 감기 속도: 전환 가능한 세 가지 속도 = 2m/s, 6m/s, 10m/s
  • 감기제어 : 1m/s ~ 12m/s, 분해능 1m/s
  • 캡스턴 모터 : DC 서보 모터
  • 벨트 드라이브 릴 모터: 2x DC 모터, 벨트 드라이브 권선 모터: 2x DC 모터, 벨트 드라이브 크기

입출력 사양

  • 입력 1: 커넥터 = XLR, 레벨 선택 가능 = 균형 = +4dBu(CAL에서 ), 언밸런스드 = -10dBV(CAL에서)
  • 입력 2: 커넥터 = XLR(전원 48V) 레벨 선택 가능 = -60dBV(CAL에서), -40dBV(CAL에서)
  • 출력: 커넥터 = XLR, 레벨 선택 가능 = 밸런스 = + 4dBu(CAL), 언밸런스드 = -10dBV(CAL)
  • 헤드폰 출력: 최대 1.5W(8ohm 부하)
  • 이더넷: 원격 제어 및 펌웨어 업데이트용 RJ45 10/100Base-T
  • IR 입력 : 적외선 리모컨
  • 팁 : TP-1000이 재생 전용 데크임에도 불구하고 입력이 있는 이유는 곧 출시될 녹음/재생 데크가 동일한 섀시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TP-1000에 대한 녹음 기능 업그레이드를 제공하지 않는 한 완전히 의미가 없지만 괜찮습니다.

오디오 사양

  • 이퀄라이제이션: NAB 또는 IEC,
  • 전환 가능한 재생 레코드 레벨: 320 nWb/m 또는 514 nWb/n, 전환 가능
  • 주파수 응답: 0 VU에서 15 ips = 30hz ~ 22kHz(+/-2 dB), 7.5 ips = 30hz ~ 20kHz (+/-2 dB) 0 VU
  • 신호 대 잡음비: (THD-N, CAL) / A-가중치 = 15 ips = 71 dB / 78 dB, 7.5 ips = 70 dB / 77 dB
  • 왜곡: 0.8 1kHz에서 % 이하, 15ips 채널 크로스토크: 60dB 이상

전기 및 크기

  • 전원 공급 장치: 커넥터 = IEC 3극
  • 전압 범위 = 90 ~ 264VAC
  • 주파수 범위 = 47 ~ 63Hz
  • 소비 전력 = 최대 40W
  • 크기(WxHxD): 466mm x 519mm x 305mm
  • 무게: 28kg

시연 기기

이번 시청회의 오디오는 윌슨 오디오의 Alexx V와 나그라의 HD 시리즈의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메인이다. 그런데 소스기기가 다른 청음회와는 달리 이색적이라고 할 수 있다. 턴테이블이 나그라의 70주년 기념 레퍼런스 턴테이블이고, 릴 데크로 AAD의 TP-1000이 동원되었다.

  • 턴테이블: Nagra Reference Anniversary Turntable
  • 카트리지: Nagra Reference MC
  • 포노앰프: HSE Masterline 7
  • 릴 데크: Analog Audio Design TP-1000
  • DAC: Nagra HD DAC X
  • 프리앰프: Nagra HD PREAMP
  • 파워앰프: Nagra HD AMP
  • 스피커: Wilson Audio Alexx V

윌슨 오디오의 Alexx V와 나그라 HD 시리즈의 조합은 이미 베스트 매칭으로 윌슨 오디오의 지금은 돌아가신 창업자 데이비드 윌슨이 인정한 조합으로 그도 살아생전에 집과 사무실에서 이 조합으로 즐겨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그라의 70주년 기념 레퍼런스 턴테이블은 이번 시청회를 통하여 처음 들어보는 제품이고, 여시 처음 들어보는 HSE Masterline 7 포노 앰프와의 매칭이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는 기대가 된다. 특히 Analog Audio Design TP-1000 릴 데크와 나그라 앰프와의 조합은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가장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되는 조합이다.


사운드

3부에서 드디어 마지막에 릴 테이프의 곡들을 시연되는 곡들을 들었다. 릴 테이프의 곡들은 들을 기회가 거의 없다. 운영되고 있는 릴 테이프 플레이어를 만나 보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릴 테이프 음원들은 더 찾아보기 힘들어 소수의 전유물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오디오파일용 음원으로 고음질 녹음으로 유명한 스웨덴 Propriud의 Jazz At The Pawnshop과 산울림의 앨범과 릴 테이프 버전으로 새로 녹음된 코렌테자(Corenteza) 앨범에서 선곡된 곡을 들었다. 시연곡을 찾아가는 느낌이 예전의 카세트테이프에서 곡을 찾는 것 같은 불편함과 동시에 과거의 테이프 감성이 오버랩되는 묘한 경험이었다. 카세트테이프를 경험하지 못하고 바로 CD나 디지털 음원으로 오디오를 시작하신 분들은 이런 추억이 없을 것이지만...

둘이서 - 산울림
시작 시간 - 0:00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3형제 록그룹 산울림의 1978년 2집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앨범의 수록곡으로 산울림의 독특한 노랫말과 멜로디를 가장 드러내는 곡이다. 노랫말은 건조한 듯하지만 잘 살피 보면 무척 섹시한 노랫말이다. '시계 소리 멈추고 커튼을 내리고 방안에 둘이서만 부드러운 당신 손이 어깨에 따뜻할 때 귓가엔 가느란 당신 숨소리만 ...' 얼마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노랫말인가. 뭔가 야릇한 분위가 느껴진다.

더군다나 멜로디 라인이 자극적인 면이 1도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록포크의 잔잔한 흐름과 김창완의 시를 읊조리는 듯한 노랫말의 상상을 더욱 극대화한다. 정말 이런 감성을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이런 스타일의 음악은 하이엔드 오디오 재생하기 가장 어려운 곡이다. 뭔가 다이내믹하고 단단한 저음과 화려한 고음은 그 특성을 멋지게 만들어 낼 수 있느나 이러한 곡은 그 섬세한 표현력을 극대화하여 단조로움 속에서 색채감과 보컬의 맛을 살려 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릴 테이프가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첫 소절이 흘러나오자마자 아! 이래서 불편한데도 릴 테이프를 버리지 못하는구나! 하는 것이 바로 느껴진다. LP의 사운드와는 다른 뭔가 생생하면서도 진한 느낌의 노랫말에 담겨있는 감성이 가슴으로 훅 들어오며 산울림의 노래에 어디에 이런 감성이 숨어 있었나 하는 생각과 내가 지금까지 들어온 산울림의 노래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Limehouse Blues - Arne Domnérus, Bengt Hallberg, Georg Riedel, Egil Johansen + Lars Erstrand

〈칸타테 도미노〉 등의 우수한 녹음으로 유명한 스웨덴 프로프리우스(Propius)사의 아날로그 녹음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Jazz At The Pawnshop》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이 앨범은 색소폰 연주자 아르네 돔네러스(Arne Domnerus)를 중심으로 피아노, 베이스, 드럼, 비브라폰의 재즈 연주로 1976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재즈 펍에서 녹음된 라이브 실황 앨범으로 오디오파일의 필청 음반으로 알려져 있는 음반이다.

디지털 스트리밍 음원은 물론 CD, SACD와 LP로 좋은 녹음의 곡으로 유명한 재즈곡이 릴 테이프에서 얼마나 더 좋은 소리를 드려줄까 하는 의구심과 얼마나 좋은 소리로 들려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교차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소리가 어느 음원보다도 생생하고 아날로그 사운드의 부드러움이라는 양면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독특한 사운드라는 것이다. 클라리넷의 연주가 우아하고 부드럽고 비브라폰의 소리에서 목질의 느낌과 함께 상쾌함이 가득한 울림이 사운드 스테이지를 가득 채우며 입체감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사운드는 인상적이다.

특히 웅성거리는 배경소음이 라이브 실황 녹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나 노래와 어우러지며 전혀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이런 사운드가 릴 테이프의 사운드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나 같은 오디오파일에게는 가슴이 두근거리게 하는 경험이 아닐 수 없다.

High Life - Arne Domnérus, Bengt Hallberg, Georg Riedel, Egil Johansen + Lars Erstrand
시작 시간 - 2:27

역시 《Jazz At The Pawnshop》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박수소리로 시작되는 연주는 금속성의 탬버린을 흔드는 소리가 생생하지만 날카롭지 않다. 특히 색소폰의 소리가 생생한 느낌이지만 디지털 음원에서와 같이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색소폰, 비브라폰, 탬버린 드럼과 하이햇이 사운드 스테이지에 넓게 펼쳐져서 위치하고 있으며 각 악기의 소리가 밸런스가 잘 이루어져 솔로로 연주하는 부분과 함께 합주하는 부분에서 각 악기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각 악기가 솔로 연주로 주고받는 부분에서 특히 다이내믹한 드럼의 연주가 다이내믹하지만 경질로 흐르지 않고 라이브의 맛을 그대로 전해준다.

그러나 대역폭이 그리 넓지 않은 듯 저음이나 고음이 두드러지지는 않으나 약음과 강음의 표현이 정확하고 특별히 강조되지 않고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드럼의 다이내믹한 연주와 색소폰의 연주에서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으며 비브라폰의 경쾌한 연주에서는 이것이 아날로그의 사운드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릴 테이프 음원은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매력이 있으며 고해상도는 아니지만 생생함과 자연스러움이 공존하는 어느 음원과도 구별되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왜 단종된 릴 테이프 플레이어를 아직도 끌어안고 있느냐는 질문에 일단 들어 보라며 한번 들으면 그 매력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실감되었다.

Se todos fossem iguais a voce
Gabriele Matabassi Clarinet, Cristina Renzetti Voice, Roberto Taudic Guitar
시작 시간 - 9:36

2016년에 릴 테이프 버전으로 녹음된 클라리넷과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여성 보컬이 노래하는 소편성의 앨범 《Correnteza》에 수록된 곡이다. 클라리넷의 연주는 우아하고 자연스러우며 어쿠스틱 기타의 연주는 고해상도는 아니나 기타 현의 탄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여성 보컬의 목소리는 자극적인 면이 없는 순수하고 맑은 보컬 톤으로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잔잔한 진행으로 섬세하면서도 클라리넷과 기타의 반주와 잘 어우러지며 밤에 듣기에 좋은 편안한 음악을 편안하게 들려준다.

많은 악기가 어우러지는 음악에도 릴 테이프의 음악이 좋지만 이런 자극적인 면이 거의 없는 수수한 음악에도 릴 테이프 음원의 맛을 그대로 전해준다. 사실 윌슨 스피커와 나그라 앰프처럼 개성이 강한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힘 빼고 편안하게 들려주는 것이다. 기본적인 사운드 성향이 선명하고 엣지가 강한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릴의 영향인지 상당히 편안하게 들려준다.

릴 테이프의 사운드는 해상도가 높고 대역폭이 넓은 그런 하이엔드의 성향의 사운드는 아니다. 그러나 생생함과 자연스러운 노래의 매력이라는 면에서 보면 최고의 하이엔드이다. 이러한 섬세하면서도 생생하고 진한 감성은 릴 테이프에 담긴 것이지만 그것을 이렇게 남김없이 끌어내어 들려주는 것은 윌슨 Alexx V와 나그라 앰프의 공이라고 할 수 있다. 전에 오디오 엑스포에서 다른 릴 테이프와 다른 오디오 시스템으로 릴 테이프의 음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릴의 소리에 실망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총평

이번 시청회는 국내 가요 LP 음반과 릴 테이프 음원의 시청회이다. 국내 70.80년대 음반은 디지털 음원은 물론 LP로도 시연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각종 오디오쇼와 시청회를 열심히 쫓아다닌 나에게도 전혀 기억에 없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의 녹음 환경이 열악하고 하이엔드는 고사하고 오디오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기이니 좋은 녹음의 음반이 만들어질 수가 없었다. 이러한 녹음이 열악한 음원을 하이엔드 오디오로 시연을 하면 좋지 않은 녹음의 단점만을 그대로 드러내어 하이엔드 오디오의 장점을 들려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중현 특집 국내 가요 LP 시청회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턴테이블이 아무리 아날로그 사운드에 강점을 가진 나그라의 70주년 턴테이블이라고 하더라도 무리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윌슨의 Alexx V 스피커와 나그라 HD 앰프는 선명하고 모니터적인 성향으로 녹음의 단점을 '이렇게 안 좋은 녹음이야. 잘 들어봐'라고 들려줄 것 같은데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시청회를 기획했는가 하는 의구심이 어떤 사운드를 들려줄까 하는 기대감을 우선했다.

70년대 가요 LP들은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대역폭이 좁아 베이스의 저음이 들뜨는 듯하고 중역대의 금관악기와 보컬이 약간 칼칼한 경질의 느낌이 이었다. 이 음반을 디지털 음원으로 들었으면 이런 녹음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나 듣기 거북한 소리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날로그 LP를 최고 성능의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들으니 아날로그의 향이 느껴지며 그 시절 녹음의 나름대로의 밸런스가 맞아 그 시절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녹음 시기가 80년대로 올수록 단점은 희미해지고 장점이 살아나 더욱 그 시대의 아날로그 감성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으로 국내 70.80년대 가요 LP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녹음 품질이 좋지 않은 이런 국내 70.80년대 가요 LP로 시연회를 진행하는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시청회도 하이파이클럽이기에 가능한 시청회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시는 없을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시청회의 경험은 더욱 소중하다.

특히 아날로그 최고의 기술이 투영된 헤리 벨라폰테(Harry Belafonte)의 카네기홀 실황 음반이나 마리아 칼라스의 비제 카르멘은 시대적으로는 국내 가요 LP보다 녹음 시기가 더 오래되었지만 아날로그 라이브 레코딩의 매력을 남김없이 보여준 음반이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사라진 리빙 스테레오와 EMI의 아날로그 전성기의 최고의 기술과 음악적 철학이 담긴 음반이다. 이 음반에 담긴 아날로그 전성기의 유산은 헤리 벨라폰테와 마리아 칼라스를 다시는 만나볼 수 없는 예술인이라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그 당시의 생생한 공연을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을 통하여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이 가득한 음반으로 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릴 테이프는 구할 수 있는 음원이 많지 않고 사용하기가 매우 불편하다. 특히 앨범을 통째로 듣지 않고 개별 트랙을 들으려면 그 트랙을 찾는 과정이 마치 숨바꼭질처럼 숨어있는 트랙을 찾는 것처럼 쉽지 않다. 또한 릴 테이프 플레이어는 수시로 소리에 대한 조정을 해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헤드의 청소도 수시로 해 주어야 릴 테이프 본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가격을 떠나서 실로 정성과 손이 많이 가는 기기이다.

릴 테이프 플레이어도 신제품은 오늘 시청회의 Analog Audio Design TP-1000 이외에는 수십 년 전에 생산된 중고품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릴 테이프 음원도 앨범당 200만 원 정도 한다고 한다. 또한 릴 테이프 앨범이 많지 않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불편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음원을 왜 사용해야 하는데?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릴 테이프 음원을 한 번만 들어보면 '아! 다른 음원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이런 매력이 있구나!' 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릴 테이프를 음원으로 하는 시연은 거의 들어보기가 쉽지 않다. 필자도 본격적으로 릴 테이프의 음원을 들어본 덧은 이번 시청회가 처음이다. 릴 테이프에 담겨있는 소리를 제대로 들으려면 릴 테이프에 걸맞은 오디오 시스템이 갖추어야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릴 테이프에 담긴 매력 있는 소리를 모두 이끌어 내려면 이번 시청회와 같은 초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은 아니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오디오 시스템과 조합하여야 힌다. 이전에 내가 들어본 릴 테이프의 사운드는 이번 시청회의 사운드와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번 시청회는 릴 테이프 사운드의 진면목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

김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