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변기통에 앉아서 신문보는 재미가 저의 즐거움 중 하나인데..
오늘 아침 신문에서는 호암상을 받는 분들의 사진과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상금이 2억씩이나 한다니께 그걸로다가 1억쯤은 어찌어찌에 쓰고..
나머지 절반은 오됴기기에 사용할 수 있다면.. ^^
그건 다렇다치고..
사진 속의 인물중에서 작은 체격의 신경림 시인이 유별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몇년전에 어느 술집에서 함께 동행했던 일행 한명이 몇잔의 술잔이 오간 뒤 갑자기 일어서더니 셔츠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고 한편의 시를 낭독해서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었는데..
그날 들었던 나무라는 시를 오랫만에 꺼내봅니다.
나무/신경림
-지리산에서-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 나무가 꽃피고 열매 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 버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사는 일이 어찌 꼭 이와 같을까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