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이 안보여서...
챠이콥스키의 6번 교향곡은 명연주가 너무도 많습니다.
흔히 알려진 므라빈스키의 연주나 캬라얀의 연주도 정말 들어볼 만 합니다.
하지만, 이 "비창"에 빠져서 헤메게 되면 당연히 러시아, 구 쏘련의 지휘자들을 찾아서 헤메실 겁니다.
챠이콥스키의 교향곡들을 좋아하는 메니아들은 자신의 히든카드들을 가지고 계십니다.
골로바노프의 연주들도 흔히 메니아들이 가지고 있는 "비수명단"에 올라가 있는 지휘자라고 생각합니다
.
판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을 따기보다 어렵구요, (사실 여기선 마음만 먹으면 가능합니다만...^^
전 그게 머 필요하나 싶습니다. 사실 그렇게 비창이 고플때면 전 컨서트장을 찾거나, 케익 하나 사들고,
좋은 씨스템이 있는 분을 찾아갑니다.러시아 분들이 차를 많이 마셔서,
차에 곁들이는 파이나 쵸코렛등은 좋은 선물감입니다.)
컨서트장을 찾아서는 마음을 비웁니다.
어떤 지휘자가 나오거나, 어떤 악단이 나오거나, 저는 오늘도 어떤 대목에서 좀 다르게 연주하는
신참들의 해석을 존경하려고, 마음으로 받으려는 자세입니다. 왜냐하면,
저보다도 그들의 고생이 더 심했을테니까요.
그리고 여기는 챠이콥스키가 태어나고, 활동했고, 그의 "비창" (쌍트 뻬쩨르부르그 필하모니)이
처음 올려진 곳이니까요.
저는 단지 관객중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저는 그저 그들의 음악을 듣고, 기뻐하고, 감격해 하고, 슬픔을 느끼라고 할 때는 느껴주고, 박수 쳐주고,
"브라보 (마음에 오면)"라고 외쳐주고.... 컨서트의 결말을 "오늘 진짜 잘왔어" 라고 끝나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삼천포"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어쨋든, 비창에 대한 저의 입장은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런거 아세요.
러시아 내에서도 모스크바와 쌍트 뻬쩨르부르그는 서로 경쟁의식이 아주 특별합니다.
사실 지금에 와서는 "모스크바사람" (마스크비치-러) 의 의미가 희미해 졌습니다
.
하두 다른 도시에서 출세를 위해서 몰려 온 사람들이 많아서요,
아마도 진짜 모스크바 토백이는 한 전체 시민의 한 30프로나 될까? 싶습니다.
얼마전에 모스크바 출장 다녀와서 "모스크바 왕 토베기분과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직접 그러시더라구요.
이 분은 러시아계 유대인이신데요. 의사시고, 의학잡지의 편집장을 오랫동안 하신 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분도 음악을 좋아하셔서, 근데, 주로 이태리 오페라만 들으셔서, 제가 많이 또 배웠습니다.
지금은 몸이 좀 불편하세요.
어쩻든, 챠이콥스키의 교향곡과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림스키-코르사코프등등
러시아 출신 작곡가들의 연주는 여기서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반면에 모스크바 음악인들은 "우리가 수도인데, 당연히 우리가 더 잘해야 하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이 생각의 저변에는 전 러시아 자본, 문화, 인프라의 70-80 이상이 모스크바에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레서 그렇게 두 도시가 팽팽하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맞들이고 있죠.
그래서 "비창"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
쌍트 뻬르부르그의 므라빈스키와 모스크바의 골로바노프!!
쌍트 뻬쩨르부르그의 테미르카노프, 게르기예프와 모스크바의 블라지미르 폐도셰예프!!
사실 쌍트 뻬쩨르부르그가 힘이 좀 붙입니다.
전 이곳에서 이런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문화의 발전과 재정의 후원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나
하는 것을 봅니다.
어째 문화의 발전뿐이겠습니까만...
지금은 배고프면서도 음악에 몰두할 젊은 이들은 없습니다.
다 기회만 되면 더 잘 대접해 주는 외국으로 나가려고 하지요.
사실 모스크바에 빵빵한 지휘자들이 더 많죠.
스베틀라노프, 겐나지 로쥐졔스트벤스키... 아니 나 안한다고 딴나라 간다고 하니까,
"얘야! 악단하나 만들어 줄테니까, 집에 있어라."
하고 대접을 해 주니.....
그렇게 만들어진 악단이 "쏘련 문화성 교향악단"입니다.
우리들이 흔히 이 분을 놓치는데, 이 분의 음반중에서도 명반이 많습니다.
전 브룩크너와 슈만의 교향곡에서 (러시아 발레는 말할 것도 없구요.) 이 분의 내공을 보았습니다.
현대곡의 초연들도 많구요. 슈니트케의 모든 연주는 아마 이 악단을 통해서 나온 것 같습니다
.
예전에 파가게 사장님의 권유로 "이거 그냥 가지고 있어." 라고 조언해 주시는 바람에 집에 좀 있습니다.
서두가 길어졌습니다.
"비창"의 작곡배경과 초연, 다른 명반등은 잘 아실 것이고, 음악사에서 찾으실 수 있으시니.
전 오늘은 골로바노프의 연주를 올리겠습니다.
혹시 못들어보신 분이 있으시면 같이 들어보시고 의견주시기 바랍니다.
음원은 씨디음원입니다. 몇 년전에 골로바노프의 음반이 (브릴리안트 말고)
리메이커링되서 한참 나오더니, 지금은 또 뜸합니다.
그때의 음원입니다.
골로바노프의 연주가 흔히들 "광포하다" 고 하십니다.
맞습니다. 금관의 째지는 소리가 남다릅니다.
근데 그럴수 밖에 없는 시대적 배경이였습니다.
테미르카노프와 얀손스, 아니 페도셰에프의 것과 비교해 보시면 많이 다르실 겁니다.
3악장에서는 거의 쏘련시대 퍼레이드 수준입니다. 빵빠레!!
그와 대비되는 마지막 악장의 애절함!! 여기서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세련됨이 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1812년 서곡!
저는 텔락에서 대포로 쏴주는 음반을 듣고 난 후로는 1812년은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 음반의 1812년도 고로바노프의 대포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그때는 이렇게 쏴야 하는 시대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