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갈라콘서트!!!
7월 15일 일요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 기념 갈라콘서트가 열립니다.
바로 성악 부문에서
한국 국적으로는 최초로
소프라노 서선영과 바리톤 박종민이 우승했지요.
정말!!!
올림픽 금메달과 같은 수준으로 국위를 선양했는데요.
현재 서선영과 박종민은 유럽 최고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주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승후
국내에서 공식적인 첫 무대를 펼칩니다.
이 공연 정말 좋습니다!!!
인경방 회원분들 네 분 초대하겠습니다.
이 공연 해설을 맡아서
초대권이 약간 생겼습니다.
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동호인분들 만나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혁준 드림
아래는 공연팜플렛에 기고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관한 글입니다.
참고하셔요!!!
러시아 음악의 자존심, 차이콥스키 콩쿠르
글/ 사진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 poetandlove@hanmail.net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창설했던 러시아 문화부 장관 예카테리나 푸르체바의 묘지임돠!
2006년 1월 말,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한의 모스크바. 이 거대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어김없이 처음 찾는 곳은 바로 노보데비치 수도원이다. 수도원은 1524년에 바실리 3세가 모스크바와 스몰렌스크의 연합을 기념해서 건설한 건축물로 1킬로미터가 넘는 성곽과 5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고풍스럽기 그지없는 풍광을 자랑한다. 스몰렌스키 사원과 대종루(大鐘樓)는 아직도 원형 그대로 그 모습을 간직하며 도도한 세월의 흐름을 지켜오고 있다. 이곳은 크레믈린의 출정식이 행해졌던 곳으로 러시아인의 기상과 기백이 스며있는 러시아 정신의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한데, 러시아혁명 후인 1922년에 박물관으로 지정되었고, 1934년 이래 국립역사박물관의 분관으로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는 러시아를 움직였던 예술가의 묘가 2천기를 헤아리며 조성되어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차이콥스키, 러시아 5인조, 도스토예프스키가 잠들어 있는 넵스키 수도원 묘역이 있다면 모스크바는 노보데비치 수도원 묘역에 러시아의 예술혼이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수천기가 넘는 묘지에서 이방인이 그 주인을 가려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인 피아니스트 미하일 페투호프의 안내로 위대한 거장들의 마지막 자취를 하나씩 더듬어갔다. 구묘역 동쪽 편에 독재자 스탈린과 평생 애증관계에 있으면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지켰던 쇼스타코비치가 단아하게 누워있다. 말년에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작곡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대작곡가의 음성이 귓가를 스친다. 은둔의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앙 쉬트코베츠키의 묘를 지나, ‘코간톤’의 주인공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드 코간은 연주만큼이나 반듯하게 음각된 부조가 당당했다. 모스크바 음악원을 세웠던 니콜라이 루빈스타인, 피아니스트 에밀 길렐스를 거쳐 반대편에는 프로코피에프, 스크리아빈, 슈니트케 등 작곡가들이 눈을 푹 뒤집어 쓴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디 이뿐이랴! 러시아 피아노 교육의 마이다스 손이었던 겐리히 네이가우스와 그의 제자 리히테르, 평생을 바흐에 헌신한 여류 피아니스트 니콜라예바, 러시아 바이올린 최대의 거장 오이스트라흐와 전설로 남은 베이스 살리아핀에 이르기까지, 음반으로만 접하던 위대한 음악가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예술가들과 나란히 누워있는 공직자의 묘지가 시선을 끈다. 바로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입안하고 예술가들을 정책적으로 키워냈던 문화부 장관 예카테리나 푸르체바의 마지막 흔적이다. 그녀는 구소련 중앙위원회 최초의 여성 정치국원이었다. 모스크바 주재 유고슬라비아 대사와 사랑에 빠져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푸르체바는 1974년 타계하기까지 문화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스탈린 시대에 표방했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서 진일보한 문화정책을 펴, 특히 구소련 음악의 위대성을 서방에 전하기 위해 혼신을 바쳤다. 흐루시초프 체제 하에서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세계 최고의 경연으로 발전시킨 그녀는 심사위원장을 지낸 오이스트라흐, 길렐스, 코간 등과 함께 예술가 묘지에 묻혀 있었다. 정치가지만 음악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존경을 받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숭고해보였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구소련 당국은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키워낸 뛰어난 연주자들을 서방에 알리고 소비에트 예술의 위대함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했다. 마침내 1958년 그 첫 번째 결실이 국제 콩쿠르라는 이벤트로 만들어졌다. 대대적인 홍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심사위원을 위촉했다. 피아노 부문에서는 길렐스가 심사위원장을 맡고 카발레프스키, 네이가우스, 리히테르 등 이름만으로도 입이 떡 벌어지는 스타 연주자들로 망라했다. 바이올린 부문은 심사위원장 오이스트라흐, 미국으로 망명한 짐발리스트를 필두로 코간과 하차투리안이 후배들을 검증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승은 미국 출신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에게 돌아갔다. 서방에 자국 연주자를 진출하기 위한 경연장에서 미국인이 축배를 든 셈이 되었다. 그는 귀국 후 미국의 영웅이 되었다.
1962년 2회 대회에서는 예상대로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가 1위를 차지하며 구겨진 러시아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신설된 첼로 부문에서 나탈리아 구트만이 3위에 올랐다. 미샤 마이스키는 1966년 6위를 차지했다. 그 해에 그리고리 소콜로프가 피아노 정상에 올랐다. 1970년 콩쿠르에서는 성악 파트가 새롭게 자웅을 겨루었다. 마리아 칼라스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화제가 되었고 메조소프라노 엘레나 오브라쵸바가 우승했다. 기돈 크레머가 월등한 기량으로 바이올린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지휘자 로제스트벤스키의 부인 빅토리아 포스트니코바가 피아노 3위를 한 것도 이채롭다.
1974년 드디어 한국인이 ‘철의 장막’ 한가운데 이름을 등재했다. 정명훈이 미국 국적으로 피아노 부문 3위에 오른 것. 안드라스 쉬프가 4위를 한 것만 보더라도 당시 그의 실력이 얼마나 출중했는지 알게 해 준다. 북한은 심사위원이 먼저였다 백고산이 바이올린 심사를 한 1978년, 북한의 김선호가 바이올린 부문 4위를 가져갔다. 그리고 1990년 바리톤 최현수가 드디어 1위와 청중상을 차지해 그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이 소식은 당시 국내 지상파 TV 톱뉴스로 보도될 만큼 일대 사건이었다. 그동안 성악은 러시아인이 독식하며 동양인은 설 자리조차 없었으니 그 충격파는 대단했다.
1994년 콩쿠르에서 드디어 한국 국적으로 백혜선이 3위를,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 6위에 올라 우리 연주자의 위상을 세계무대에 입증했다. 피아니스트 임동민은 2002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13회 콩쿠르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이 한국인최초로 심사위원석에 앉았다.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성악 결선 무대였던 상트페테르부크 필하모니아홀
이 홀에서 비창 교향곡이 초연되었지요...
1958년부터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경연장인 모스크바음악원 그레이트홀
구소련 붕괴 후 찾아온 러시아의 어려운 경제상황은 차이콥스키 콩쿠르에도 영향을 미쳤다. 재정난으로 일본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그 덕에 일본 연주자들이 상위에 랭크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2006년에 열려야 할 대회가 1년 연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11회 콩쿠르는 러시아 대표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콩쿠르의 총책임자로 오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며 예전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브롬프만, 마추예프, 무터, 벤게로프, 조영창, 게링가스, 보로디나, 코트루바스, 오브라쵸바, 스코토 등 최정상의 연주자들이 대거 모스크바로 날아와 심사를 담당했다. 게르기예프의 인맥 덕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연주자들이 역대 최고의 결실을 거두었다. 최현수 이후 21년 만에 그의 제자 소프라노 서선영과 바리톤 박종민이 성악에서 우승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에 손열음과 조성진이 피아노 부문 2위와 3위를 가져갔고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가 3위를 하면서 가장 공정한 대회에서 한국 연주자들이 오직 실력으로 음악계를 평정했다. 그야말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 이상의 쾌거였다.
게르기예프는 모스크바 음악원 볼쇼이홀과 말리홀에서 열리던 콩쿠르 장소를 자신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넓혔다. 2011년 7월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성악과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 갈라 콘서트에 출연한 서선영과 박종민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함께 꿈의 무대에서 늠름하게 스타 연주자로서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보다 사흘 앞서 러시아 전역에 생중계된 결선 무대. 차이콥스키가 ‘비창’ 교향곡을 초연하며 지휘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아홀에서 한국 남녀 성악가는 시상식 맨 윗자리에 서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 가운데 단연 으뜸인 차이콥스키 콩쿠르! 게르기예프가 총감독으로 취임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았던 14회 콩쿠르에서 우승한 서선영, 박종민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대형 성악가로 발돋음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귀국 후 공식적인 첫 연주회로 그때의 감동을 고스란히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