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기... 오디오도 화장기가 없어야,,
두섭총무와 오랜만에 예당에서 조우해
공연 같이 봤습니다.
두섭총무가 말한 화장기...
그렇습니다.
요즘엔 오케스트라 고유의 색깔이 없이
대체로 매끈하고 깔끔한 사운드,
기교적으로 완벽한 사운드를 추구하는게 대세인 것 같습니다,
가장 눈에 보이는 게 연주시간이 다들 비슷비슷 하다는 거죠...
그래서 마린스키도 많이도 변했네요.
2000년 여름 처음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접한
게르기예프 사운드는 이렇지 않았는데...
두툼한 질감과 어둑어둑한 저현, 피가 뚝뚝 떨어지는 금관의 원초적인 야성미...
극단적인 템포의 대비
이런게 마린스키의 특징이었는데...
이제 얘네들도 돈도 많이 벌고...
서유럽화가 조금씩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게르기예프의
이쑤시개 지휘는 여전하고
지휘대 자체를 쓰지 않는
자기네 마린스키 콘서트홀 그대로
해외 투어에서도 지휘대를 쓰지 않았네요...
예당의 무대가 너무 커서 힘들었을텐데...
지난 6월 5일
마린스키 콘서트홀에서 봤을때는
공연을 40분 늦게 시작해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까지 다 끝난 시각이
밤 12시였는데
그래도 우리는 정시에 시작하고 인터미션이 짧으니
11시에 마치네요.
이번에
특히 금관의 실수가 잦더군요.
그래서인지
차이콥스키의 맛이 잘 살아있지를 못한듯 했습니다.
정말
므라빈스키, 콘드라신의 차이콥스키는 이제...
음반으로만 접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대체적으로 언론의 평은 찬양일색이더군요...
공은 손열음, 조성진
두 명의 우리 피아니스트이 보여준 발군의 실력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디오도
화장기가 많은 기기들이
언뜻 좋은 것 같지만
오래들으면 피곤하고 질려버리듯이,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신문에 차마 화장기라는 말을 못 썼는데...
두섭 총무가 의미적절하게 잘 표현해 주셨네요.
자
이제
20일, 21일
게르기예프와 같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출신
마리스 얀손스의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이 기대됩니다.
이 두 지휘자
올해 연구 많이 했었는데...
그리고
24일,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도 내한하네요.
30일에는 KBS 교향악단이
미하일 플레트네프를 지휘자로 데리고 와 오랜만에 공연하네요.
이래저래
11월
오케스트라 공연이 풍성하네여...
예당이
음향만 조금 더 좋으면 더 주금일터인데...
오케스트라의 실연과 오디오 감상은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우리도 공연 후 갑론을박하는 장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디오처럼...
감사합니다.
유혁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