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카네기홀에서 있었던 바흐 마태수난곡 공연을 듣고 왔습니다.
어제는 메트에서 게르기에프 지휘의 바그너 파르지팔을 듣고 왔고
어제오늘 너무 종교적이고 무거운 음악만 들은 감이 있습니다.
내일 제출해야 될 숙제가 쌓였는데
오늘도 일찍 자긴 글른 것같습니다.
숙제하기전에 잠깐만 감상평을 적습니다.
우선 Masaaki Suzuki 생각보단 실망이 컸습니다.
일단 단원들 기량이 고르질 못하고,
솔로이스트도 에반젤리스트로 나온 Gerd Turk,
예수역의 Peter Kooy, 베이스 Jochen Kupfer정도만 좋았고,
일본 아줌마 아저씨가 맡은 소프라노, 테너, 영국의 Robin Blaze가 맡은
카운터 테너도 수준 이하였습니다.
지난 번에 NHK를 통해서 TV로 본 Bach Collegium of Japan 보다
단원의 교체가 있었는지 훨씬 젊어진 것같습니다.
연주는 악기들도 현대악기가 아니라 옛날 악기들로 연주하는데다
너무 소편성이라
카네기홀은 Issac Stern Hall은 너무 큰 공연장이었습니다.
저번에 바흐 B단조 미사를 본 ST.Paul교회정도만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태수난곡을 실연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스즈끼의 지휘는 기존의 정격연주처럼 비교적 빠른 템포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고 밸런스가 좋은 지휘였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솔로이스트들과 오케스트라가 받쳐주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특히, 소프라노와 알토가 좀더 좋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playbill에 인터뷰를 보니
suzubki가 "마태수난곡은 결국 신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죄로부터의 구원에 대한 곡이다.
하지만, 일본의 종교에는
예수의 십자가에 의한 구원을 통한 죄의 문제 해결은 없고,
그것을 사후의 문제로 본다.
마태수난곡을 종교문제를 배제한 순수한 인간의 비극성에 촛점을 맞춘
해석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죄와 사랑, 신과 구원의 문제를 다뤘다는 면에서
보편성이 있다고 본다."
라고 했군요.
사실 오늘 들으면서도
얼마나 "일본식" 해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약력을 보니 Tom Koopman을 사사했던데
오히려 그의 영향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연주였습니다.
또 마태수난곡이 바흐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가 에 대한
질문에는
" 그건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제일 긴 작품인 것은 사실이다.
요한 수난곡과 비교하면
요한 수난곡은 하나님의 위대함 grandeur 에 촛점이 맞추어져있고,
신과 인간과의 거리에 촛점이 있다,
즉, 밝음과 어둠, 자유와 구속 등의 대비 contrast 가 강조되어 있다.
마태수난곡은 신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생,
신이 인간에 주는 메세지에 촛점이 있다.
즉, 신이 인간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에 촛점이 있다고나 할까..
이는 마태수난곡이 바흐가 신봉하던
루터교에 영향을 크게 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볼수 있다.."
다음주에는 메크리쉬가 지휘하는 요한수난곡을 볼 예정인데
스즈키의 말을 염두에 두고 감상을 해야 될 것같습니다.
요즘은 링컨센터에서도 바흐 variation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세미나도 하고 연주도 많이 하는데
이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 바흐 세미나에서 나온얘기 중
재미있던 얘기는
바흐 음악이 21세기에도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많은 논리를 전개했는데
가장 많이 나온 얘기는
바흐음악이 가진 "open-endedness"가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하는 얘기였습니다
즉, "대답보다는 질문이 더 많은 음악"이 바흐음악이고
거기에 바흐 음악의 잠재성이 있다..라는 얘기하고,
바흐 음악은 고전음악 이후 음악의 특징인
주제-반주제- 해결 등의 드라마적 성격보다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계속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소설보다는 에세이적 성격을 지니고 있고,
오늘처럼 드라마가 넘쳐나는 세상에는 오히려
바흐처럼 에세이스타일의 음악이 더 큰 메세지를 줄수 있다는 얘기 등등..
마지막으로 그날 들은 농담 한마디만 하고..
맨해턴음대 교수한사람이 자기가 학교다닐때는
하이든을 "히든"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즉, "Hyden was "hidden" all his life"
그래서 도대체 뭐로부터 숨어(hidden) 살았냐고 하니까,
그사람 대답이 "From Bach"라고 합니다.
진정 클래식음악을 접하고자 한다면 Bach로 부터 숨을 수는 없다는
얘기를 하고자 한듯합니다.
그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