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격음악을 다시 생각하며..

요즘은 정격연주라고 하면 좀 식상한 감이 있습니다. 한때 신선한 충격을 몰고 왔던 가디너, 노링턴, 헤레베헤, 호그우드 등 tempo, 오케스트라의 자리 위치, bowing 스피드, articulation 등등 부터 새로운 레퍼토리에 이르기까지 혁명적이라고 할만한 변화를 몰고 왔지만 이제는 그냥 당연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요한수난곡을 시대악기로 연주한 McCreech는 정격연주자들이 갱년기 증세를 맞고 있다고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80년대말 베토벤의 친필 악보에 적힌 메트로놈표시를 들고 나와 tempo를 주제로 정격연주의 전성기를 열었던 Roger Norrington이 멘델스존의 곡들을 카네기홀에서 지휘하면서 vibrato를 정격연주의 새로운 화두로 제시하면서 또 다른 부흥을 꾀하는 듯합니다.. ----- Vibrato라고 하면 바이올리니스트 크라이슬러가 처음 집시연주 스타일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한 것으로 현을 집은 손가락을 움직여 pitch의 미세한 fluctuation을 통해 소리를 보다 intense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주로 일부 soloist들에 의해 간간이 활용되다가 1920년대 이후 정착된 현상이므로, 모짜르트, 베토벤은 물론 브람스, 바그너, 말러, 브르크너, 베르그,쇤베르그 음악까지 작곡가들이 염두에 둔 소리는 물론 당시 연주하던 오케스트라들도 vibrato없는 연주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vibrato가 없는 연주는 19세기 음악의 이해에 보다 결정적인 요소인 innocence, purity, naturalness를 중시하게 되고, 20세기이후 주요 오케스트라들의 연주는 vibrato를 통해 glamorized된 사운드를 들려주긴 하지만 그댓가로 곡이 지닌 phrasing을 경시하게 되고 곡 자체가 지닌 color, shape, emotional intensity등을 상실하게 된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vibrato-free연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pure tone은 그것이 단지 authentic하기 때문에 중요한게 아니라 그것이 더 아름답고 더 많은 표현이 가능하고 exiting하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을 합니다.. ----------------- 요즘은 지휘자들이 연주회를 갖기전에 이렇게 자기 연주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글로 밝히고 연주회를 갖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노링턴은 지휘만 잘하는게 아니라 글재주도 좋은 것같습니다,, 하지만, 80년대말 이것만이 진정한 베토벤이다 라며 기세등등하게 나올 때에 비하면 한풀 꺽인 감도 있습니다... tempo문제에 대해서는 Barenboim이 주장하는 "suitcase"이론 이후에 별다른 반론이 나오질 않고 있는 것같습니다.. 바렌보임의 이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 tempo에 대해 이것이 다른 모든 요소와 독립적으로 결정되어있다는 주장을 하는 지휘자들이 있는데 이것은 정말 nonsense다.. tempo는 여행을 떠나기전에 준비하는 suitcase와 같다..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는 큰 suitcase가 필요하고 단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는 작은 suitcase가 필요하듯이 음악에서 tempo는 음악적 내용물이 담길 수 있고 관객까지 연주자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라 잘 전달될 수 있는 음악적인 매개수단이다.. 혹자는 작곡자들이 메트로놈에 표시한 것을 보고 주장을 하지만 작곡자들의 생각은 실제 연주보다 항상 빠르다.. 시인은 5 페이지 짜리 시도 불과 30 초안에 영감을 얻고 머리속에 내용을 떠올릴 수 있다..하지만 낭송을 한다면 20분이 걸릴수도 있다... 음악은 연주를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다는 특수한 표현예술이므로 해석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 메크리쉬의 바흐의 요한 수난곡연주를 앞두고 새로이 제기된 두가지 문제는 요한 수난곡의 합창단 규모에 대한 것과, 요한수난곡에 들어있는 반유태주의에 대한 것이 화제거리가 되었습니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