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의 음악과 생애..(2)

1번 교향곡을 시작하기 전에 이 연재를 해나가는 뼈대가 되는 길버트 카플란이란 분에 대해 좀 적어 보겠습니다. 적어도 1주일에 한번 씩은 글을 올릴려고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다음에는 1번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길버트 카플란은 음반을 통해 어느 정도는 알려져 있지만, 아마추어 말러연구가이고 최근에는 지휘자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원래는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금융전문가이고 financial institution이라는 전문지를 발간해 엄청난 부를 축적을 했다.. 그는 원래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언젠가 카네기홀에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말러 2번 교향곡을 스토코프스키의 지휘로 연주를 듣고 나서 갑자기 벼락에 맞은듯한 충격을 받고 연주회장에 들어갈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것같다고 말했다. 이후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말러의 유품, 사진, 지휘봉, 악보 등등 모든 것을 경매 등을 통해 수집을 하고, 국제말러협회를 이끄는 주요 인물로 된다.. 말러의 사진들을 모은 사진첩을 책으로 발간하기도 하고 말러의 악보들을 홀로 연구해서 각종 신문, 잡지에 등에 새로운 연구성과에 대한 기고를 자주 하곤 한다.. 최근에는 말러 교향곡 6번의 2악장과 3악장의 순서를 뒤바꿔 연주하는 것의 효과에 대한 글을 신문에 싣기도 했다.. 언젠가 말러의 2번 교향곡 친필 악보를 네덜란드에 있는 박물관에서 구입을 해서 연구를 하다가, 자기가 직접 지휘를 한다면 보다 말러의 진정한 의도대로 잘 연주할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한다.. 그후 영국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서 숄티 문하에서 개인교습으로 지휘를 공부했고, 런던 심포니와 같이 2번 교향곡에 대한 녹음을 한다.. 그가 지휘자로 연주한 교향곡 2번은 말러 교향곡 사상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고하는데 그 연주에 대해서는 평이 엇갈리고 있다.. 그냥 연구만 하고 지휘는 안하는게 더 나을뻔 했다는게 중론이지만, 작년에는 비엔나 필과 같이 다시 녹음해서 음반을 냈다.. 강의시간에 나워 준 프로필을 보니 말러에 관한 몇 개의 세계신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중국 본토에서 세계최초로 말러 교향곡을 지휘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 출신답게 뭔가 새로운 기록을 좋아하긴 하는 것같다.. 그의 강의는 사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고, 말러음악에 대한 입문용으로서 주로 교향곡이 작곡될 당시의 말러의 주요 생활, 사회적, 음악적 환경에 대해 소개하고 곡의 주제를 오디오로 틀고 슬라이드로 주요 사진들을 보여 주면서 강의하는 것이었다.. 그의 생애와 음악에 대한 general picture를 갖기에는 좋은 강의였다는 생각이다.. 특히, 강의중 말러 초보자들을 위한 카플란의 advice에 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말러가 1910년 의사로부터 사형선고 비슷한 진단을 받고 비엔나로 돌아가 죽고 싶다며 뉴욕을 떠나기 직전 마지막 컨서트로서 말러는 4번 교향곡을 선택한다... 그의 파리에서의 생애 마지막 역시 4번 교향곡 이었다.. 말러는 자주 주위의 지인들에게 교향곡 4번을 연주할 때가 가장 마음이 평온하고 안정이 된다고 자주 얘기하곤 했었다.. 카풀란은 말러를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 또는 말러의 음악이 너무 어려워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4번 교향곡의 3악장을 틀어놓고.. 조용히 눈을 감고 별이 쏟아질 듯 내리 비치는 호수가에 혼자 조용히 앉아서 이 음악을 듣고 있다고 생각해보라고 한다.. 바로 천상의 반짝이는 별들을 모두 투영한 호수의 수면과 같은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 느낌이 없다면 말러의 음악이 자신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다고 한다.. 그리고, 카플란의 강의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리케르트의 가곡에 곡을 붙인 "Lost to the World"(Ich bin Der Welt Abhaanden Gekommen)를 배경음악으로 틀면서 그의 마지막 임종순간들을 거의 울먹이며 얘기할 때였다.. 나로서는 여지껏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장 가슴이 벅차오르게 감동적인 순간이었던 것같다.. 세상에 대한 이렇게 깊은 끓어오르는 좌절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느 하나 강한 음을 밖으로 폭발시키지 않고 안으로 모든 것을 달관한 듯 깊이 있는 감정을 오히려 더 강력하게 표출할 수 있는 곡이란 면에서 말러의 가장 진 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말러는 평소 소원대로 비엔서에서 임종을 했다. 베토벤의 임종 순간처럼 말러가 임종하던 날도 폭풍우가 몰아쳤다.. 그가 임종하면서 남긴 두 마디의 말은 의외로 “모짜르트, 모차르트!!”였다.. 말러의 마지막 유언치고는 좀 아니러닉하다.. 역시 평소 소원대로 비엔나 교외에 그가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말러 보다 일찍 세상을 뜬 큰 딸 마리아 안나 옆에 안장되었다.. 위에서 말한대로 말러의 음악을 처음 접한다면, 카플란의 추천대로 4번 3악장, 그리고 리케르트 가곡중 “세상은 나를 잊었네“부터 듣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기서 구체적인 레코드는 가급적 추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4번 교향곡 3악장은 클렘페러의 지휘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아니면, 텐슈테트의 런던 필하모니, 샤이의 콘서트헤보우연주도 좋다) "이 세상을 나를 잊었네"는 케슬린 페리에(브르노 발터, 비엔나 필하모닉, 대지의 노래와 같이 있다)의 연주를 꼭 들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세상은 나를 잊었네“의 가사는 아래와 같다.. ...................................... 세상은 나를 잊었네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 오랫동안 세상과 멀어져 어제 어느 누구도 나를 알지 못하네 아마 내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겠지 그래도 내겐 상관이 없네 그들이 내가 죽었다고 생각한들 나도 그것을 부정할 수 없네 사실 나는 이세상에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 이니 나는 이세상의 동요로부터 죽었고, 정적의 나라에서 평온을 누리네 나는 나의 천국안에 홀로 살리라 내 노래 안에서 내 사랑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