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보다는 기악을 좋아해서 오페라를 자주 듣지 않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러시아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제가 첫날 공연이었습니다.
제목이 다소 생소한데 러시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라고 합니다.
대충 줄거리는 이고르 공이 남방 초원지대로 원정을 떠났다가
포로로 잡혀있다 돌아오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보로딘이 작곡한 오페라 입니다.
1부에서 이고르의 부인역을 맡은 소프라노의 노래가 아주 인상적이
었습니다. 2부에서는 귀에 익은 선율이 들리는데 알고보니 밴쿠버 올림픽
폐막식에 사용되었던 음악이더군요. 특히 유명한 발레 군무 장면인
'플로베츠의 춤'은 세계 최 정상급 발레단의 대단한 춤 사위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발레단이 바로 볼쇼이와 함께 벤쿠버 올림픽 폐막식에
직접 출연한 팀이라고 하더군요.
보통 국내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을 보면 동작을 일사분란하게 하기
위해서 신경쓰는 듯한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이 발레단은 동작이 일사
분란하지 않더군요. 그런데 일사분란하게 맞출려고 인위적으로 노력
하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는 강물처럼 춤사위를 펼치더군요.
한마디로 자연스러움 그 자체로 느껴지더군요. 자연스러움과 웅장함이
어우러진 장관을 연출하더군요.
이번에 공연한 노보시비리스크 국립극장은 볼쇼이, 마린스키와 함께
러시아 3대 국립극장 답게 나무랄데 없는 음악과 무용 노래를 들려
주었습니다. 솔리스트 몇명만 내한한 공연과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이번엔 150명이 왔다고 합니다.
러시아에 가야만 볼수 있는 공연을 한국에서 보게 되었다는 뿌듯함
속에 공연장을 나왔습니다. 티켓이 다소 비싸지만 정말 볼만한 공연
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공연을 찾아 볼려면 돈을 좀더 열심히
벌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페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강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