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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스트의 신제품 몇 가지

노도스트(Nordost)의 국제 세일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비욘 벵트손(Bjorn Bengtsson)과는 익히 아는 사이다. 주로 뮌헨 오디오 쇼를 방문할 때 만나지만, 한국에도 여러 번 온 바 있고, 그 때마다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면서 개인사까지 터놓고 이야기할 정도로 친하다.

무엇보다 그는 박식하다. 보통 박식한 게 아니다. 1년에 보통 150일 이상을 여행으로 보내기 때문에, 전세계 구석구석 다녀보지 않은 데가 없다. 못 먹는 음식이 없고, 모르는 상식도 없다. 게다가 취미는 역사 탐구인데, 이게 일반인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비행기 안에서는 주로 역사 소설을 읽고, 집에서 지낼 때엔 아예 컴퓨터를 켜놓고 조사를 해가며 역사책을 읽는다. 왜 이런 취미가 생겼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대체 내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서 시작했다."

그렇다면 나가 있는 시간 대부분을 호텔에서 보내는데, 대체 뭘 하냐 물었더니 이런 답이 왔다.

"운동을 하거나 업무를 본다. 그뿐이다."

이런 비욘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점은 놀랍게도 여의도에 있는 C라는 곳이다. 소고기를 좋아하는 덕분에 이곳을 가게 되었는 바, 전세계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된장찌개도 잘 먹고, 꼼장어도 마다하지 않고, 김치라면 사족을 못 쓴다.

"이제 한국 사람 다 됐네"라고 놀리면 특유의 화사한 미소로 대꾸한다. "예쓰." 그런데 정작 그와 인터뷰할 기회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것저것 물어본 적은 많지만, 기사를 위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식으로 하이파이 클럽 시청실에 자리잡고, 노도스트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과 신제품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노도스트라는 회사명이 무슨 뜻인지 궁금합니다.

노도스트는 영어로 '노스 웨스트'(North West)라는 뜻입니다. 회사가 있는 보스턴 지역이 미국 전체로 놓고 보면 북서쪽에 위치한 탓이죠.

아, 아주 단순한 이유군요. 한데 노도스트라는 말은 덴마크나 스웨덴어에서 유래된 것 같고, 마케팅을 담당하는 당신은 스웨덴 사람이며, 또 라스 크리스텐센은 덴마크인입니다. 또 제품명을 보면 오딘이니 발할라니 북구 신화에 근거한 것들이 많죠. 그러므로 이 회사를 덴마크나 스웨덴 회사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 또한 그렇습니다. 이 부분을 설명해주시죠.

노도스트는 1991년 세 명의 창업자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경영을 담당하는 조 레이놀즈(Joe Reynolds), 회계 부문의 빈센트 가리노(Vincent Garino) 그리고 그의 동생 제프 가리노 등입니다. 2년 전 제프가 타계했으므로, 현재는 두 명이 공동 창업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첫 제품이 1992년에 나온 이래, 꾸준히 업계를 리드하는 신기술로 지금까지 명성을 잇고 있습니다. 그러나 좀 전에 지적한 대로 미국 회사가 아닌 북구 쪽 회사로 인정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사장을 비롯한 우리 모두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점입니다.

아하, 그렇습니까?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북구 신화를 채용한 제품명이 많은 것입니다. 참고로 조는 아일랜드 출신입니다. 역시 북구 신화와 공유되는 부분이 많은 나라죠.

그런데 노도스트는 그 모회사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무척 베일에 싸여 있더군요.

원래 이 회사의 모태는 케이블 관련 연구를 하는 엄청난 R&D 그룹입니다. 정확한 회사명은 비밀이라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지만, 이를 기반으로 NASA, 군수 물자, 항공, 의약 등의 분야에 각각 제품을 공급합니다. 거기엔 숱한 기술적 노하우가 쌓여 있어서, 실제로 911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군인들이 와서 본사 건물을 지킬 정도랍니다. 노도스트는 오디오 부분을 커버하는 브랜드라 보면 됩니다.

'프리즌 브레이크'에 나오는 '더 컴퍼니'가 연상되는군요. 그렇다면 이런 기술적 기반으로 오디오 쪽에 도입할 부분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 짐작이 됩니다. 다른 케이블 회사와 노도스트를 차별화시키는 점은 그럼 무엇일까요?

다른 회사들은 이런 저런 설계와 고안과 튜닝을 통해 케이블을 제작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전송 그 자체를 정확하고 왜곡이 없게 만드는 것을 우선시합니다. 이것은 그만큼 R&D 분야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가격적인 면을 보면 어떤 때엔 입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오딘 시리즈가 심한 데, 거기에 이유가 있나요?

일단 오딘으로 말하면 만드는 공정이 상당히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모노 필라멘트로 할 경우 원 피스로 제작할 수 있지만, 듀얼 필라멘트를 도입하면 훨씬 공정이 복잡해집니다. 무엇보다 가닥 하나하나를 모두 쉴드 처리하는 과정에서 저희만의 특허 기술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무리 구부려도 전송에 절대 해가 없습니다. 또 안에서 밖으로 정보가 새거나 혹은 밖에서 안으로 잡음이 들어오는 따위는 있을 수가 없죠. 게다가 발할라의 경우 커버하는 주파수 대역이 약 8GHz인데 반해, 오딘은 80GHz랍니다. 가격은 4배지만, 실력은 10배나 차이가 난다고 볼 때, 오히려 오딘의 가격은 착한 면이 있답니다.

한 7년 됩니다. 그간 이 회사 오너와 싸움도 많이 했고, 언성도 많이 높였지만, 차츰 깨달은 바가 한 둘이 아닙니다.

오딘에 보면 나무 조각이 붙어 있습니다. 이것을 단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우선 시리얼 넘버를 붙이기 위해섭니다. 각각의 케이블이 모두 ID를 갖고 있는 것이죠. 또 반으로 잘라서 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이란 모델명은 길이가 2미터라는 뜻입니다. 이를 1미터씩 잘라서 썼을 경우, 나중에 AS를 받으려 할 때 용납되지 않죠. 스피커의 경우엔 두 개의 케이블이 함께 연결되어 있어서, 쫙 찢어서 나눠 쓰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단, 나무 조각은 다소 물렁물렁한 소나무를 썼습니다. 그쪽이 밀도가 높은 다른 나무보다 전기적인 부분에서 훨씬 간섭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신제품들을 살펴보죠. 우선 소트 콘(Sort Kone)입니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소트는 블랙이라는 뜻의 북구 쪽 언어입니다. 일종의 스파이크지만, 그 효과가 전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는 외부 진동이 기기에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쓰지만, 이 제품은 내부 진동을 제대로 잡아서 신호 경로를 보다 또렷이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거든요.

그 발상이 재미있군요. 그렇게 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음질을 고려하면 내부 진동이 더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기본 원리를 설명해주시죠.

이 제품은 크게 세 가지 파트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제일 윗부분이 메탈로 처리된 것이고, 그 밑에 볼 베어링이 있습니다. 그 주변을 플라스틱이 감싸는 식이죠.

아, 그렇군요. 한데 제품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하나씩 설명을 해주시죠.

이 메탈을 어떤 재질로 만드느냐에 따라 가격이나 성능이 달라집니다. 제일 윗기종은 TC라고 해서 티타늄을 재질로 하고 있고, 그 밑으로 BC(브론즈 세라믹), AC(알루미늄 세라믹), AS(알루미늄 스틸) 등으로 내려갑니다.

사용법은 어떻게 되죠?

점 지지를 원칙으로 하죠. 대부분의 전자 제품이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파워 서플라이, 트랜스포머나 드라이브단 그리고 출력 스테이지. 그 각각의 밑에 배치하면 됩니다. 이럴 경우 신호 전송이 보다 명확해지고, 왜곡이 적어집니다. 그러나 기기가 무거우면 한 부분에 두 개씩, 총 6개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를 추가하는 대신 이것은 거꾸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움직여 새시의 진동 자체를 흡수할 수 있는 포인트에 설치합니다. 그러면 총 4개를 동원할 수도 있죠.

이 4종의 제품은 모두 성격이 같습니까?

브론즈를 제외한 나머지 3개는 모두 같은 계열입니다. 단, 브론즈는 음을 흡수하는 경향이 있어서 지나치게 밝은 음을 내는 기기에 효과적입니다. 그러므로 꼭 같은 제품만 사용하기 보다는 사용상 이런저런 실험을 해서 이 4종을 섞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겁니다.

다음은 점퍼선입니다. 이 제품이 다른 회사의 점퍼와 차별점을 두는 부분은 뭡니까?

대개의 점퍼 선은 스피커 선을 잘라서 만듭니다. 그런데 이 스피커 선은 다소 길이가 길게 사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처럼 작은 거리에 투입하는 케이블하고 차이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단선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바이와이어링을 선호하는 분들은 점퍼선에 회의적인데, 왜 이런 제품을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스피커 회사들이 바이와이어링 단자를 낸 것은 싱글 단자로 요약되는 크로스오버를 설계할 때보다 훨씬 비용과 수고가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단, 여기서 바이앰핑은 제외하기로 하죠. 바이와이어링을 한다면, 대개 앰프에서 두 개의 스피커 케이블을 동원해서 각각의 단자에 연결합니다. 다시 말해, 어떤 식으로든 두 개의 대역이 한 군데에서 만난다는 것이죠. 이 경우 앰프에서 만나는 것보다 스피커에서 점퍼 선을 통해 만나는 것이 낫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뭡니까?

무엇보다 스피커 케이블 자체가 전대역을 커버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굳이 2개의 케이블을 이용해서 전송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요즘처럼 많은 스피커 회사들이 바이와이어링 단자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점퍼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겠습니다. 다음은 튜닝 CD 차례입니다. 왜 이런 CD를 제작하게 되었는지 설명해주시죠.

기본적으로 오디오 시스템을 진단하는 부분, 그러니까 채널 체크나 위상 체크와 같은 부분, 핑크 노이즈, 화이트 노이즈 등을 점검할 수 있는 것들은 다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 CD는 더 근본적인 것도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디오를 할 때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룸 어쿠스틱이고 또 하나는 스피커 설치 장소입니다. 우리는 각 대역별로 나눠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진단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이를 위해 25번 트랙에 로 프리퀀시 스윕이라는 항목을 제시하는데, 그 방법은 간단합니다. 짧은 묵음 후, 20Hz의 톤이 20초에 시작해서 1초 단위로 1Hz씩 올라갑니다. 그럼 00:45의 경우 45Hz, 01:11은 71Hz가 되겠죠. 이렇게 헤르츠 단위로 음이 나오므로 그때 그때 체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21Hz, 33Hz, 51Hz 등 구체적인 주파수 대역이 따로따로 20초씩 녹음되어 있으므로, 의심이 가는 대목은 여기서 선택해서 들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복잡하고 다이내믹한 음을 20분간 제공해서 시스템 전체를 번인 시킬 수 있는 트랙도 있습니다. 새로 기기를 장만했을 경우, 이 트랙을 반복해서 틀어보면 좋은 효과를 거둘 것입니다.

LEDR 테스트는 뭘 말하는 겁니까?

이것은 소리가 나오는 것을 본 다음, 스피커의 위치나 토 인과 같은 디테일한 부분을 조정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스피커 배치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USB가 있군요. 이 제품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이 제품은 PC에 사용되는 것을 전제로 해서 두 가지 점에 주목했습니다. 첫째는 고해상도 둘째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파일을 읽어서 음을 끄집어내는 방식). 당연한 이야기지만, USB의 규격에 따르되 최상의 성능을 추구한 결과, 그간 노도스트에서 개발한 많은 테크닉이 투입되었습니다. 단, 여러 조건에서 사용해보니, PC의 환경이 좋으면 좋을수록 뛰어난 성능이 나왔습니다. 이번 것은 2.0 버전인데, 현재 3.0도 기획 중이니 향후 출시될 것입니다.

그럼 HDMI 케이블도 나옵니까?

당연하죠. 그 외에 몇 가지 제품이 또 준비중인 만큼, 앞으로 흥미진진한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입니다.

기대하기로 하죠.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BB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