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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 Acoustics 사장인 마누엘 후버(Manuel Huber) 사장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에피소드다. 국내 수입원인 오디오갤러리는 매우 튜닝이 잘된 전문 리스닝 룸을 7개나 보유한 국내 최대의 오디오 전문 전시장이기도 하다. 그러니 수입상 및 직원의 오디오 지식이며 세팅의 노우 하우에 자신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FM Acoustics 사장이 왔을 때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나름대로 자신하며 세팅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FM을 주재하는 마누엘 후버(Manuel Huber) 사장이 왔을 때, 이 자신감은 철저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일단 시청실에 온 후버 사장은, 아예 음조차 들어보지 않고 처음부터 세팅을 시작했다. 얼굴이 시뻘게질 만한 상황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FM의 제품들에 나 있는 게인 조정 장치다. 스피커를 보면, 앞과 뒤에 트위터가 하나씩 부착되어 있고, 파워 앰프는 좌우에 하나씩 역시 설치되어 있다. 대체 이게 뭐하는 것인가, 도무지 알 길이 없어 적당히 조절만 해놓은 것인데, 후버씨는 이 부분을 정확하게 튜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FM이 주장하는 철학이 나온다. 즉, 모든 스테레오 장치는 좌우가 완벽하게 똑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품이며 유닛 등, 제품을 이루는 수많은 요소의 좌우 밸런스를 철저하게 추궁한다. 그러므로 부품 선별이며 모듈 제작에 있어서 공이 많이 들어가며, 그 과정에서 불량품도 엄청 나온다. 정해진 스펙대로 만든 것들이 아니면 모두 처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좌우 밸런스의 개념이 단지 제품 제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유저의 집에서 사용할 때가 더 중요하며, 이를 위해 독자적인 세팅법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통상의 3웨이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다고 치자. 대개는 창문이며 문이며 책상, 소파 등의 영향이 의외로 심하다. 그러므로 고역, 중역, 저역이 모두 긴밀하게 포커싱을 이루고 있느냐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 여기서 포커싱이란, 음이 정확히 두 스피커 사이의 중앙에 위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포커싱이 맞아야 스테이지며 가수의 위치가 명확해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어떤 제품도 고역 따로, 중역 따로 포커싱을 맞출 도리가 없다. 대략 중역을 중심으로 토인을 주거나, 각종 튜닝재를 동원해서 맞출 뿐이다. 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혹, 계측기를 동원하다고 해도, 전대역에 걸쳐 포커싱을 맞추기란 불가능하다. 바로 이 부분에서 FM이 갖는 접근법은 신선하기만 하다. 즉, 저역부터 시작해서 차례로 중역, 고역의 포커싱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FM이 제안하는 스피커와 앰프의 접속법이 독특하다.

일단 저역과 중고역을 나눈 바이 앰핑을 권장하며, 이 경우 한쪽 채널에 하나의 스테레오 앰프가 쓰인다. 그 경우, 한쪽은 저역 또 한쪽은 중고역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것이 스피커에 부속된 네트워크를 경유하며, 여기엔 두 개의 트위터를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달려있다. 그럼 어떻게 세팅을 시작하는가?

1) 프리앰프를 모노로 설정한다.
2) 저역만 살리고 중고역의 게인은 제로로 해서 일단 저역부터 포커싱을 잡는다.
3) 이를 위해 특별히 CD를 동원해서 일단 저역이 가운데 포커싱이 되도록 두 대의 파워 앰프의 게인을 조절한다.
4) 이렇게 해서 저역이 맞으면 이번에는 중역을 살린다.
5) 중역을 해결하고 나면, 그 후 트위터의 조절로 들어간다. 우선 앞 트위터의 포커싱 을 잡는다.
6) 이렇게 해서 저역, 중역, 고역이 완료되면, 뒤쪽 트위터의 게인을 조절한다.

여기서 뒤에 달린 트위터는 대체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일까? 바로 스테이지의 크기를 결정한다. 보다 확산감 있게 만들 수도 있고, 아니면 무대를 작게 만들 수도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유저의 룸 환경에 맞출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그의 취향과도 관련된 만큼, 실제 세팅 단계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모든 대역이 완벽하게 포커싱이 맞춰져야 위상이며 스테이지 감이 증가하고, 정확한 음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FM이 주장하는 모토가 떠오른다.

"우리는 원음의 재생을 추구합니다. 여기서 원음이란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음을 말하죠. 그런데 이렇게 녹음된 음악 그 자체는 일종의 로맨티시즘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결국 이런 낭만주의를 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실제 FM의 전체 시스템 음을 들어보면, 참 묘한 느낌이 떠오른다. 일종의 빈티지와 같은느낌, 그것도 최고의 컨디션을 갖춘 시스템에서 나오는 노련하면서 아련한 질감을 갖고 있는 음이다.

한데 현대 하이 엔드가 추구하는 광대역과 다이내믹스, 하이 스피드도 또한 만족시키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예전에 JBL S9800을 갖고 애를 먹는 애호가를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이 스피커는 정말로 울리기 까다로울 뿐 아니라, 특히 바이앰핑 했을 때 우퍼를 컨트롤하는 것이 정말로 어렵죠. 한데 그 어떤 앰프도 하지 못한 일을 FM이 하더군요. 놀랍도록 우퍼를 꽉 잡고 정확하게 댐핑하는 모습에 그만 저도 매료되고 말았답니다."

현재 용산 전자랜드 본관의 FM 전용 매장을 운영하는 김연진 사장의 회고다. 실제로 일본에서 난다긴다하는 JBL 애호가들은 FM을 정답이나 마찬가지로 운용하고 있다. 뭐, JBL 정도의 스피커에 저렇게 비싼 FM을 동원하냐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여기선 두 가지 부분으로 답해야겠다.

우선 일본 애호가들, 특히 재즈를 듣는 분들에게 JBL은 일종의 종교인 만큼, 이를 제대로 울리기 위해선 앰프 가격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하나는 어떤 스피커든 제대로 구동하고자 하면 이보다 최소 2배 혹은 그 이상의 비용을 들인 파워 앰프를 물려야만 성공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이것은 실제로 필드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분들의 공통적인 경험으로, 대략 스피커 가격과 비슷한 돈을 앰프에 쓰는 일반 애호가들의 관념에서 볼 땐 깜짝 놀랄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것이다.

아무튼 이런 경험담에 비춰보고 또 일전에 후버씨가 본 웹진에서 밝힌 인터뷰 내용을 보면, FM의 태생은 스튜디오 모니터용 앰프다. 이쪽에서 쌓은 훌륭한 성과를 바탕으로 컨슈머 시장으로 뛰어든 것이다. 그러므로 FM의 매력이라면 "빈티지+하이엔드+모니터"라는 세 가지 이질적인 분야의 장점을 골고루 간직한 브랜드라고 하겠다. 절대로 과장이 아니다. 정교치밀함과 낭만적인 음색 그리고 강력한 스피커 구동력이라는, 도저히 서로 어울릴 수 없는 항목을 일체화시킨 것이 FM의 앰프들이라고 하면, 스피커는 그 낭만주의의 정점을 찍는 제품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워낙 정평이 높은 FM이지만, 의외로 풀 시스템은 고사하고 프리 파워를 묶은 세트의 음을 듣기도 힘들었다. 이번에 오디오 갤러리가 다양한 제품군을 수입하고 또 전문 매장을 신설하면서, 누구나 풀 시스템을 접할 수 있게 된 바, 그 점에서 요즘 애호가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참고로 용산 전자랜드 본관 2층에 마련된 FM의 전용 매장에 가면 두 개의 시스템을 감상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풀 FM 시스템으로, 스피커 투에다가 711 MK2 파워 앰프 두 대, 266 MK2 프리앰프, 222 MK3 포노 앰프 등이 망라되어 있다. 두 번째는 과르네리 메멘토에다 155 MK2 프리, 108 파워, 133 EQ, 골드문트 20A 등이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사장에 따르면, 자신의 시스템에 뭔가 저역의 제동에 불만이 있을 때엔 FM 파워를, 어딘지 모르게 건조하고 심심하다고 하면 FM 프리를 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저렴한 제품도 의외로 성능이 뛰어나므로 꼭 세트로 구입해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일단 가볍게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1, 나상준 사장 인터뷰

-FM 어쿠스틱에 관해 묻겠습니다. 최근에 용산 전자랜드 본관에 FM 어쿠스틱을 위한 단일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국내에서 유래가 없는 일인데, 이렇게 하나의 브랜드를 내세워 전시장을 만든 이유가 뭔가요?

나 : 사실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면, 우리처럼 이런저런 브랜드를 섞어놓고 파는 곳이 드뭅니다. 그런 상황에선 어떤 제품이든 최상의 조건에서 음을 들려줄 수 없습니다. 저희는 유저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소리를 듣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이번에는 FM 어쿠스틱을 위한 매장을 열었지만, 앞으로는 다른 브랜드도 전문적인 전시를 위한 공간을 오픈할 생각입니다.

-매달 두 번째 화요일에 여는 놀이터도 그런 개념인가요?

나 : 맞습니다. 사실 오디오 갤러리 하면 고가의 제품만 수입하는 이미지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편견 없이 저희 매장에 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음을 들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정기 감상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사실 이런 행사를 연 데에는, 그간 수없는 리뉴얼을 통해 저희 전시장을 음향적으로 발전시킨 것이 큰 바탕이 되었습니다. 일단 룸 어쿠스틱스가 되어야 오디오 기기의 음을 들려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우리 현실에서 FM 어쿠스틱과 같은 고가의 제품만을 따로 전시한다는 일은 쉽지 않을 텐데요 ...

나 : 제가 이 회사의 제품을 처음 들은 것은 7년 전, 도쿄에서 열린 오디오 쇼에서였습니다. 그때 플래그쉽 스피커를 포함한 전체 라인 업으로 들었는데, 골드문트와 다른 매력이 있으면서 음질도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한번 수입하고 싶다, 생각하던 차에 기회가 와서 시작한 것이죠. 사실 사업적인 면으로 보면 이런 투자는 거의 미친 짓이나 다름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오디오를 좋아했고, 지금도 호기심이 많아서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을 갖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이죠.

-FM 어쿠스틱의 매력을 들자면 어떤 면이 있을까요?

나 : 이것은 FM 어쿠스틱을 만든 분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인데요, 그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 제품은 녹음된 음악 정보를 충실히 재현하는 데에 있다. 그런데 음악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낭만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제품은 일종의 낭만주의를 추구한다. 물론 그렇다고 순전히 감이나 느낌만 갖고 만드는 회사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음에 들어있는 낭만적인 면을 저도 좋아합니다.

-구체적으로 FM 어쿠스틱이 표방하는 테크닉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나 : 우선 모든 제품의 좌우 채널이 똑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작은 부품 하나도 꼭 선별해서 페어 매칭이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이 회사 공장에 가면 수많은 부품이 있는데, 정말로 꼼꼼하게 선별해서 사용합니다. 둘째는, 실제 공간에 배치할 때 좌우 편차가 없어야 합니다. 말이 쉽지, 대부분의 공간은 그 자체가 문제를 갖고 있어서 완벽하게 좌우 똑같은 음을 낼 수가 없습니다. 이를 보정하기 위한 많은 연구와 노우 하우를 갖고 있는 것이죠. 이 부분은 나중에 FM 어쿠스틱 제품을 집중 시청할 때 자세히 설명하죠.

-그렇다면 FM 어쿠스틱과 골드문트, 둘 다 버릴 수 없는 매력의 제품인데, 그 차이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나 : 기본적으로 두 회사는 완전히 다른 음이 나오지만, 기본 원리는 상당히 일치합니다. 그 점이 정말로 놀랍죠. 우선 스피커의 경우 일체 네트웍이 없습니다. 둘째로 좌우 유닛부터 각각 좌우의 편차가 없어야 합니다. 셋째 앰프의 경우 신호 경로를 최대한 단축했습니다. 또 샤시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회사들이기도 합니다. 단, 골드문트가 디지털 기반인데 반해서, FM 어쿠스틱은 아날로그 기반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할까요?

-아, 그렇군요.

2. 김경휘 부장 인터뷰

-FM 어쿠스틱에 대해 말해볼까요? 일전에 모 인터뷰에서 이 회사 사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모노 + 모노보다는 스테레오가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100의 용량을 가진 앰프라고 하면, 경우에 따라 왼쪽이나 오른쪽 채널에 더 큰 음성 신호가 들어올 경우가 있고, 그럴 경우 30 대 70 혹은 20 대 80 하는 식으로 한쪽 채널에 더 큰 힘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모노 + 모노 구성의 경우, 50 대 50으로 나눠놨으니 어느 한쪽도 50 이상의 힘을 낼 수 없지 않은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김 :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FM의 시스템 세팅을 보면, 스테레오 앰프를 두 대 동원합니다. 이럴 경우, 한 대는 저역쪽 또 한 대는 중고역을 생각하죠. FM은 다릅니다. 각각이 한쪽 채널의 중고역과 저역을 담당합니다. 이럴 경우, 위에서 말한 대로라면 아무래도 저역쪽에 더 힘을 쓸 수 있지 않겠어요?

-그렇겠군요. 역시 FM도 부품 수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가격표를 보면 한숨이 나오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까?

김 : 아무래도 부품 선별에 큰 비중을 두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FM의 오너를 만나 물어보니, 저항이며 콘덴서 등의 오차범위를 몇 %에 두냐로 차이가 납니다. 1%로 할 때와 0.1%로 할 때는 어마어마한 격차가 있지 않겠어요? 또 소자의 문제도 들어야 합니다. 같은 저항이라도 소자에 따라 소리 차이가 큽니다. 예를 들어 제일 좋다는 비사이 저항은 일반 저항보다 100배 정도 비쌉니다. 이를 잔뜩 구매해서 다시 선별을 한다고 하면, 역시 제품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죠. 물론 이들은 다 수동 소자이기 때문에 별 것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공관이나 FET나 TR 등, 이른바 능동 소자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또 특성을 체크하는 방법에도 여러 접근법이 있습니다. 그냥 특성 하나만 점검할 수도 있겠지만, 앰프 전체의 동특성을 찾기란 쉽지 않죠. 그러므로 제품을 만든 다음에도 다시 체크가 들어갑니다. 이른바 트레이스 커브라는 것이 있는데, 특성 전체를 체크하는 데에 상당히 요긴합니다. 좌우가 맞아야 하는데, 어느 정도 맞추느냐는 참 복잡한 문제입니다. 진공관만 하더라도, 일치점 하나만 갖고도 페어 매칭이라고 하니, 결국 똑같은 특성을 가진 것을 찾기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FM의 제품을 보면 모듈화시킨 부분이 많더군요. 몰딩 처리도 돋보이고요. 그럴 이유가 있을까요?

김 : 일단 모듈로 하면, AS가 상당히 편해집니다. 그 부분을 교체하면 되니까요. 실제로 AS도 스위스 본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 팀은 별로 할 일이 없죠. 또 몰딩 처리를 하면, 진동에도 유리하고,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이 똑같이 분산되며, 습기에도 강합니다. 반면 방열이 효율적으로 안되어 트러블을 일으킬 소지는 있습니다.

-FM에서 채용하는 볼륨을 말씀해주시죠.

김 : 뭐, 디지털 볼륨을 사용하면 일정한 그래프를 얻을 수 있지만, 아날로그는 참 복잡합니다. 볼륨을 높일 때, 제반 특성이 다 같이 높여져야 하는데, 그런 특성을 얻기란 쉽지 않죠. 똑같은 어테뉴에이터를 사용한다고 해도 이 역시 조금씩 스펙이 다릅니다. 설계자가 만족하고 사용할 만한 부품을 얻기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FM은 이 볼륨단을 모듈화해서 고장이 날 경우, 전체를 교체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채택한 알프스 볼륨은 개당 가격이 비싸진 않지만, 이른바 B 타입이라고 해서 평탄하게 음량이 올라가는 특성을 갖춘 부품을 골라내는 데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FM에서 자랑하는 제품 중 하나가 포노 앰프입니다. 어떤 부분이 이 제품을 그토록 유명하게 만들었나요?

김 : RIAA 커브가 통용되기 전에 많은 음반사들은 저마다 다른 커브를 갖고 있었습니다. SP 시절에는 풀레인지로 녹음해서 있는 그대로 기록했지만, LP는 위 아래 주파수를 줄여서 좁은 골에 담아야하는 고충이 있으니까요. 통상 우리는 3~4개의 커브를 생각하는데, FM에 따르면 실제로는 100여 개의 커브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포노 앰프 설명서에 이 부분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노치 필터라고 해서, 음반을 찍어내는 과정에서 50Hz나 60Hz에 험이 나기도 합니다. 이를 보완해주는 장치도 되어 있죠. 이런 다양한 노우 하우를 담아냈기 때문에 이 제품이 널리 사랑받는 것이라고 봅니다.

-FM 하면 여러 루머가 돌았는데, 특히 설계자에 대해 말이 많았습니다. 이 부분을 여쭤보셨나요?

김 : 현재 FM의 공장에는 12명 정도의 직원이 있고, 모두 경력이 10~20년 되는 사람들입니다. 매년 수익금의 20%를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설계자로 말하면, 예전에 다리를 심하게 다쳐서 겨울에는 추운 데에 있지 못한다는군요. 그러므로 따뜻한 남쪽 지방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 공장에서 일일이 손님을 만나면 일을 못하니 미팅을 거절하는 일도 많죠. 그래서 공장이 없다느니 뭐니 하는 루머가 돈 것이죠.

-아, 그렇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 : 감사합니다.

P.S.) FM 어쿠스틱스는 "For Music and Acoustics Ltd."에 따왔다. 음향보다 음악을 먼저 중요시하는 데에 주목할 만하다. 많은 분들이 FM 전용 매장에서 음을 들으면 한결같이 빈티지와 하이 엔드의 장점을 골고루 갖고 있다는 평을 한다. 어떤 FM 애호가는 "소리로는 마지막 기기"라는 평을 서슴치 않는다. 그간 신비의 오디오 메이커로 베일에 감춰진 FM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런칭된 데다가, 무려 10년간의 AS를 보장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전문 매장을 찾아가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