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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절이 있었다.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었던 유일한 문화 공간인 영화관 앞에서 부푼 가슴을 달래던 그런 시절 말이다. 매표소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사치를 한 듯한 그 가녀린 흥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한 소년이 있었다. 중학교 시절 바로 그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나오면서 한껏 상기된 마음을 다잡으며 조용히 다짐을 했다. “나중에 커서 성공하면 꼭 나만의 영화관을 갖고야 말꺼야.” 어느덧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지만 아직도 그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과 삶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다. 식도락을 비롯해 낚시, 사냥, 골프, 게임, 자동차, 카메라 등등, 하다 못해 술 마시는 것도 취미라면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향기로운 취미를 꼽자면 아무래도 눈과 귀를 호강시키는 것일 텐데, 아마도 영화와 음악, 음반과 오디오 등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취미를 중심으로 열린 공간이 바로 하이파이클럽으로서, 취미를 가볍게 즐기는 정도가 아닌, 좀 심하게 말하자면 특별한 목적의식을 공유하는 그러한 공간이다.

오늘 소개할 C님은 타고난 영화 매니아다. 보통 하루에 한 두 편의 영화는 기본으로 감상하고, 어떤 주말에는 열 편 이상의 영화를 섭렵하는 지독한 영화광이다. 보통 사랑하는 마음으로는 불가능한 정성이다. 지금까지 모아놓은 DVD가 무려 8,000타이틀이 넘는다고 한다. 이 대식구를 다섯 평 정도 되는 방에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가지런히 정리해놓은 꼼꼼함 또한 돋보인다. 이토록 정력적으로 DVD를 모으는 이유는 물론 영화를 감상하기 위함도 있지만, 컬렉터로서 아직은 척박한 한국의 실정을 극복하고자 자료보존이라는 거시적인 명분하에 새로운 타이틀이 나오면 무조건 구입하여 보관을 한다.

그가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으로서, 한국의 경우 오래된 영화들이 필름 자체가 아예 없는 경우가 많고, 있다 하더라도 그 상태가 매우 열악한 경우가 태반이다. 이러한 무관심 혹은 부주의함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C님은 일종의 사명의식을 갖고 자료 보존의 차원에서 영상물들을 모은다고 한다. 최근에는 차세대 미디어로 각광받는 블루레이 타이틀을 열정적으로 컬렉션하고 있지만, 여전히 새로 출시되는 DVD 또한 남김없이 사모으고 있다.

강원도의 어느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C님의 별장에는 단연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궁극의 홈시어터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사진으로는 그 장대한 규모가 잘 잡히지 않았지만 20평 남짓한 공간에 꾸민 대형 시스템이 뿜어내는 엄청난 포스는 가히 압도적이다.

감상실 전면에는 135인치 스튜어트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고 양쪽으로 ATC 액티브 스피커가 위풍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프론트 스피커는 ATC에서 가정용으로 생산되는 기종 가운데 최고 대형기인 ATC 300을 사용하고 있다. 센터 스피커는 가로 길이가 1.2미터가 되는 메머드급 센터 ATC C6을 사용한다.

ATC 300 스피커의 위압적인 자태. 15인치 우퍼 2조를 장착했다. 옆에 있는 벨로다인 18인치 서브우퍼가 아담해보일 정도이다.

ATC300을 구동하는 P4 전용 파워 앰프. 4개의 파워 앰프가 들어있는 멀티 구동 방식이다. 네 개의 전용 스피커 케이블에 의해 각각 연결되는 방식이다.

센터 스피커 주변에 배치해놓은 AV 프로세서 및 블루레이 플레이어 모습. AV 프로세서, 블루레이 플레이어, ATC 300 전용 파워 앰프는 모두 피니트 엘레먼트 받침대를 사용했다.

ATC C6 센터 스피커의 위용. 홈시어터 시스템에서 센터 스피커의 중요성은 백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영화 대사에서 전달되는 사람 목소리에서도 그 두께감은 단연 독보적이다. 영화를 구성하는 다른 모든 사운드를 차치하고, C6를 통해 대사만 들어도 너무도 사실적이고 넘치는 에너지감에 소름 돋을 정도의 짜릿한 감동을 경험할 수 있다.

완벽한 7.2 채널을 위해 리어 시스템 역시 모두 ATC를 선택하여 음색의 자연스러운 통일을 꾀했다. 이 시스템을 위해 특별히 주문, 제작한 전용 스탠드에 올려져 있는 스피커는 ATC의 프로용 20-2 스피커이다.

개당 40kg에 육박하는 엄청난 무게 때문에 브라켓 설치를 못하고 전용 스탠드를 국내에서 특별 주문 제작했다. 스탠드 무게만도 한 개당 60kg.

벨로다인 18인치 서브 우퍼의 위용. 기존의 15인치 서브우퍼로는 충분한 초저역을 실감하기에 조금 부족한 듯하여 18인치를 하나 더 추가했다. 효과는 백점 만점. 18인치 서브 우퍼에서 뿜어져나오는 초저역의 에너지감은 소파를 부머로 만들어 버릴 정도다.

7.2 채널을 구현하기 위해 18인치 서브 우퍼와 함께 설치된 벨로다인 15인치 서브 우퍼. 벨로다인 특유의 바닥에 깔리는 초저역의 느낌이 대단하다.

HDMI 1.3포맷을 완벽하게 지원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AV 프로세서 데논 AVP-A1HD. 디스크리트 구성. 신호 처리 독립 불록화, 전 채널 밸런스 아웃 풋 지원, 진동 방지 등을 갖춘 최고 사양의 AV 프로세서다.

서브우퍼 두 개를 포함한 7.2 채널은 모두 밸런스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6개의 HDMI 입력과 2개의 HDMI 출력으로 다양한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뒷면 단자부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삼성 블루레이 플레이어 BD-P1500.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다. P1400에 비해 6채널 아날로그 음성 출력이 없어진 반면, 좀 더 빨라진 로딩 타임및 안정된 동작과 성능을 보여준다.

DLP프로젝터계의 지존 이탈리아 SIM2사의 HT-380 DLP 프로젝터. SIM2사 제품 중에서는 엔트리급 이지만 가격은 다른 회사 제품의 몇 배가 넘는 가격이다. 135인치 스튜어트 그레이 호크 스크린에 뿌려지는 블루레이 화질은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다.

HT 380뒷면. HDMI 및 다양한 비디오 입력 단자가 준비되어 있다.

ATC 300 스피커의 뒷면. 두개의 덕트와 전용 스피커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다.

전원은 RGPC사 파워하우스가 맡는다. 파워하우스는 단순한 전원장치가 아니다. 안정된 전원공급은 기본. 마치 CD에서 LP로 바꾼 것처럼 음에 열기와 생명을 불어넣으며 월등한 음질 및 놀라운 화질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최근 모으고 있는 블루레이 라이브러리. 현재 약 150여장을 모았고 앞으로 나오는 타이틀 모두를 무조건 콜렉션할 예정이다.

ATC 300 전용 파워 앰프 P4의 뒷모습.

C님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목표는 약 20명 정도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궁극의 시스템과 최고의 퀄리티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소규모 영화관을 만드는 것이다. 그 목적은 기기나 지식에 탐닉하는 것이 아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영화를 즐기고 서로 벅찬 감동을 공감할 수 있는 소담스러운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것뿐이다. 40년 전부터 꿈꾸어왔던 원대한 목표가 조금씩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만큼, 영화관 신축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의 C님의 눈빛은 극장 앞에서 꿈을 꾸었던 그 소년의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돌아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