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파일 탐방] 작은 공간에 가득채운 하이엔드 - 정극모 원장님 1부

3평 정도의 공간에 꾸며놓은 하이엔드 오디오로 매일 음악에 빠져 행복한 시간을 보내신다는 정극모 원장님 댁 탐방을 해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주거환경인 아파트의 작은 공간에 빈틈 없이 꾸며놓은 시스템과 룸 어쿠스틱, 그리고 수많은 LP와 함께 오디오를 즐겨온 그 과정을 재미있게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인터뷰어: 하이파이클럽 한창원 대표
인터뷰이: 정극모 원장님

- 하이파이클럽 오디오파일 탐방에 오신 여러분, 오늘은 작은 공간 속에 아방궁을 떠올리게 하는 멋진 오디오 시스템을 살펴볼 것입니다. 이번에는 정극모 원장님의 집을 방문하여 오디오와 음악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볼까요?

정극모 원장: 저는 종로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정극모라고 합니다.

- 아무래도 병원을 운영을 하시다 보면 개인 시간을 낼 수 있는 게 그렇게 자유롭지 않다고 볼 수도 있죠.

정극모 원장: 그렇죠. 저는 음악 듣는 시간이 평일 퇴근하고 하고 주말 이렇게 듣고 있습니다.

- 그렇죠, 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이 있겠죠? 그래서 퇴근 후 여가 시간을 활용하여 음악 감상을 즐기고 계시다는 거네요. 제가 알기로는 토요일에도 근무를 하신다고 하셨죠? 그러면, 오디오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시작하신 건 언제쯤이었나요?

정극모 원장: 제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시골이었어요. 집에는 전축이 있었어요. 여닫이문이 있고, 라디오와 턴테이블이 있었어요. 그런 추억이 깊게 남아 있네요. 심리적인 면도 있겠지만, 어머니께서 이미자라, 조미미, 김세레나 같은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들으셨거든요. 그때부터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초등학교 때부터 대전으로 유학을 가서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중학교 때부터는 카세트테이프와 녹음기를 사용해서 음악을 녹음했어요. 그렇게 대학교에 진학해서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되었죠.

- 그때 우리가 어렸을 때 전축이라고 했죠. 당시 그게 혼수품 1순위였죠. 0순위는 TV였고. 살림이 좀 나은 사람들은 오디오까지 혼수품으로 했었던, 오디오가 사실은 가격으로 보면 제일 비쌀 수도 있었었죠.

정극모 원장: 동네에 몇 대 없었죠.

- 이런 하이엔드 오디오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아무래도 대학교 때는 못하죠? 금전적인 부분이 안 되니까.

정극모 원장: 그때는 등록금도 비싸고 책값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책값에 조금 덧붙여서 1만 원이면 부모님한테 한 1만 2천 원 한다 이렇게 불러가면서, 그 돈으로 카세트를 사고 그랬어요. 그리고 제가 개업을 한 곳은 종로 3가였는데, 그 옆에 바로 세운상가가 있었어요. 제가 개업을 한 게 1996년 1월 6일이었어요. 근데 그때는 세운상가가 아주 활기찬 시기였어요.

- 당시에 제 일은 아니더라도 90년대면 그래도 세운상가가 그때까지는 하이파이 오디오의 성지라고 할 수 있었죠. 그럼 그때가 그럼 용산 전자랜드가 생기기 전인가요?

정극모 원장: 용산이 한 90년대 중후반쯤 생겼을 거예요. 그때부터 작은 집에 뭐 옛날엔 빈티지부터 갖다 놨죠.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근데 지금은 이렇게 모던한 기기들로 바꿨지만 시작은 뭐 마란츠 세븐, 나인 이런 거예요. 명기죠 그렇게 시작했죠.

- 그러면 이곳 리스닝 룸을 소개해 드릴게요. 일단 LP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있어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바닥에도 깔아놓으셨어요. 그리고 바깥 거실에도 LP 컬렉션을 많이 해놓으셨고 CD도 이쪽 저쪽에 많이 있어요.

정말로 이 작은 리스닝 룸 안에 이런 하이엔드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정말 신기해요. 공간 자체가 카메라 세팅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아요. 그래서 멀리 가지 않고 이 리스닝 룸에서만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어요. 이 리스닝 룸은 몇 년 전부터 이렇게 꾸며놓은 거죠?

정극모 원장: 4년 됐죠.

- 그럼 그 4년 동안 이 방을 거쳐 나간 우리 스피커 얘기만 해볼까요? 앰프까지 가면 너무 많을 것 같고요.

정극모 원장: 스피커는 카르마 Exquisite 1A가 있었고요. 배불뚝이 스피커 있죠?

- 카르마 Exquisite 1A가 이 방에 들어왔었다고요? 상상이 잘 안 되는데요, 그거 굉장히 큰데 말이죠. 거의 냉장고에 코끼리를 집어넣은 격이네요.

정극모 원장: 그 네트워크가 밖에 따로 나와있는 거요. 그 스피커를 처음에는 거실에서 오디오를 했다가 방에 들어왔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오면 놀래죠. 방에 스피커가 가득 차니까. 그런데 지금은 스피커로 따지면 다운 그레이드 되었다 할 수 있겠죠. 그다음에 약간 뭐 접을까 해가지고 파인 오디오 F 시리즈 좀 쓰다가, 그다음에 매지코 M2, 그리고 mbl이 된 거죠.

- 사용하고 계신 시스템이 보면 테크다스 턴테이블이나 뭐 이렇게 흔하게 볼 수 없는 기기들도 많고 하는데 지금 쓰시는 시스템 소개를 좀 해주세요.

 정극모 원장: 시스템은 mbl 프리하고 파워를 같이 쓰고 있습니다.

- 앰프는 mbl 6010D, 파워앰프는 mbl 9008A에  116F 스피커까지 풀 mbl 시스템으로 하신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정극모 원장: 원래 이 mbl 스피커는 있었고 프리, 파워앰프가 좀 나중에 들어왔거든요. 다른 프리하고 파워앰프가 근데 쓰다 보니까 약간 좀 소리를 못 내준다고 그러나요? 힘이 부친다는 느낌이요. 기존에 쓰던 앰프가 그렇게 나쁜 이렇게 앰프는 아니었거든요. 매칭이 잘 안 맞았다 봐아죠. 그렇게 고민하다가 하이파이클럽 청담동에서 작년 연초에 mbl 비교 시청회를 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 mbl 스피커 소리 듣고 mbl로 바꾼거죠.

- 그러니까 저희 시청회에 와서 들어보시고 소리가 괜찮아서 구입은 다른 데서 한 거네요. (웃음) 저도 mbl 시청회도 여러 번 했었고, 저도 나름 mbl 사운드는 최근에 특히 한 최근 1~2년 동안 많이 들어봐서 mbl이 어떤 성향의 소리구나 저도 나름대로 기준을 갖고 있는데요. 이 mbl을 이렇게 선택하시게 된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정극모 원장님: 결국은 연주장의 소리를 녹음을 해가지고 오디오를 통해서 다시 재생하는 시스템이잖아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 연주장에서의 듣는 그 음이 여기에서 완전히 100% 재생은 안 되겠지만 가장 비슷한 소리가 mbl 101E Mk-II 인가요? 그 스피커가 제일 비슷하고 저한테는 맞더라고요. 앰프도 많이 바꿔봤거든요. FM Acoustics부터 골드문트 등 많이 써봤는데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가 백인백색이라 하잖아요.

- mbl 시청회를 할 때 제가 mbl에 대해서 무슨 말을 했냐면요. mbl은 진짜 고수들에게 선택받는 브랜드다. 정말 오디오의 스피커, 앰프 등 수많은 브랜드를 다 써봤더니, 산전수전 다 겪어본 사람만이 이 mbl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봐 준다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mbl은 이렇게 일반 세팅으로 들으면 첫인상은 다소 밍숭밍숭한 느낌, 하얀색 백지 같은 시스템이라고 보거든요. 하지만 거기서 어느 정도 오디오 공력이 되는 사람이 세팅과 튜닝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색을 집어넣기만 하면 드라마틱한 변신을 하죠. 진짜예요. mbl에서 이런 진한 음색의 밀도가 나온다는 것도 저도 아까 처음 경험했다고 할 정도로 내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죠.

그런 비유도 했어요. 레고하고 진흙이라는 비유도 제가 하거든요. 레고 블록으로 쌓는 거는 어쨌든 기본적인 규격 내에서 움직일 수 있지만 진흙은 만들기는 어렵지만 진흙 갖고는 내 손재주에 따라서 내가 원하는 어떤 모양을 만들 수도 있듯이 mbl이 약간 그런 느낌 만져주면 만져주는 대로 내가 원하는 색을 마음껏 표현해낼 수 있는 그래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 선택하는 브랜드가 mbl입니다. 라고 했는데 오늘 그런 분을 이렇게 직접 와서 만나보네요.

정극모 원장: 턴테이블을 제가 LP를 주로 하기 때문에 턴테이블은 좀 무리했지만 테크다스 Air Force One을 쓰고 있죠.

- 저 에어포스원이 일본 일본 제품이죠. 에어 서스펜션에 에어 석션까지 있는.

정극모 원장: 맞아요. 별도 부속품이 2개가 따로 나와 있어요. 따로 전원 장치하고 석션하고.

- 카트리지 하고 승압 트랜스도 쓰시네요.

정극모 원장: 카트리지는 곤도 IO-XP라고요. 흔하지 않은 0.1mV 저출력 카트리지죠. 컴플라이언스도 굉장히 세구요. 그래서 전용 승압 트랜스를 써줘야 합니다. 승압 트랜스는 Kondo SFz를 사용하고 포노앰프는 그리스 산이죠. 입실론 VPS100 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아날로그 플레이어를 이렇게 흔하지 않는 브랜드들로 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아날로그 플레이어에 대해서 어떤 그 경험이나 공력이 깊으신 그런 느낌입니다.

정극모 원장: 능력보다는 많이 생각하고, 많이 찾아보고 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 턴테이블은 지금까지 한 몇 개 정도 기억나는 것만 말씀해 주시면요 ?

정극모 원장: 기억나는 게 SME, 테크다스 Air Force V도 썼었거든요. 그리고 뭐 브링크만 발란스, AMG는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 카트리지도 턴테이블 2개 있을 때는 제가 모노 재즈를 듣기 때문에 모노 1.0 마이크로 인치하고 나머지 하이엔드 카트리지 3개를 무리해가지고 썼었는데, 이 카트리지가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해본 중에 변화도 제일 많고.

- 카트리지가 제일 크죠. 그러니까 아날로그는 그게 오디오파일이라는 취미를 양성해낸 턴테이블이고 카트리지라 할 수 있죠.

정극모 원장: 카트리지도 처음에는 이 승압 트랜스하고 카트리지 이 두 개를 한꺼번에 사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입실론이라는 승압이 있었는데, 흔히 연탄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데 mbl도 마찬가지지만은 자사 제품의 매칭이 좋죠. 이게 지금 승압 비율이 있거든요. 그 승압 비율도 약간 차이가 있지만 자사 매칭끼리의 매칭을 했을 때 제일 좋더라고요.

아날로그 입문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왜냐하면 포노앰프, 포노 케이블, 턴테이블, 톤암, 카트리지, 승압, 거기에 톤암 케이블까지 도합 일곱 가지가 들어가잖아요. 거기다 파워 케이블까지. CD는 안 그렇잖아요. CD는 딱 파워 케이블 딱 하나만 고르면 되니까.

- 사실 아날로그는 플레이어마다 정말 너무 다른 소리를 내주고, 가격대별로 소리 음질 차이도 크게 나고, 그리고 계속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뭔가 계속 보상을 얹어주는 그런 거라고 할 수 있죠.

정극모 원장: 여기 상판이 원래 여기 유리거든요. 원래는 그런데 이걸 제가 별도로 맞췄어요. 턴테이블 두 대 놓으려고 근데 이게 들어오면 턴테이블 자리가 없어가지고 뺀 거죠. 상판은 국내 제조사 코디아에서 맞췄어요.

- 상판도 직접 만드시고,  그리고 오디오 시스템 뒤에 보면 케이블에 전원 장치까지 정말 하나하나 정말 공을 들여서 세팅을 해놓으신 것 같습니다.

정극모 원장: 케이블에 대해서 제가 뭐 많이 써보지 않았지만 제일 놀랐던 게 턴테이블 모터더라고요. CD보다도 오히려 아날로그에 모터가 전원 케이블을 제일 많이 타더라고요.

- 그러니까요. 그게 신기한 건데 제가 시청회에서도 몇 번 말씀드렸던데 전원 코드에 영향을 제일 많이 타는 게 무조건 1번이 턴테이블 전원부고요. 두 번째가 CD 트랜스포트, 그다음에 DAC나 프리나 파워나 이런 거는 파워코드 브랜드나 모델에 따라서 파워에 좋은 파워코드가 있고, 프리에 좋은 파워코드가 있죠. 하지만 음질의 변화의 폭을 봤을 때 턴테이블 전원부가 제일  크고, 턴테이블도 보면 턴테이블 제작사 자체도 턴테이블에 옵션 전원부 큰 걸 껴놓는 것을 보면 그만큼 그 턴테이블 전원부가 굉장히 중요하다 할 수 있겠죠.

정극모 원장: 그래서 좋은 케이블을 사면 제일 먼저 포노앰프나 턴테이블 전원부에 끼워보죠.

- 그래서 주로 지금 메트로놈 CD 플레이어도 있는데 아까 소개도 안 하셨습니다. LP가 더 좋은 이유는 뭘까요?

정극모 원장: 저는 스트리밍의 개념 자체가 없고 우선 관심도 없어요. 그러니까 CD는 LP를 틀기 좀 귀찮고 음악은 듣고 싶을 때 듣죠. CD도 음원이 좋은 게 많으니까요. LP는 제가 볼 때는 소유도 좋지마는 LP를 뭐라고 그러나 실존을 하잖아요. 그리고 초반도 있고, 재반도 있고, 이런 차이도 느끼는 컬렉션의 재미가 있죠. 그리고 또 희한하게 LP마다 음질이 다 달라요. 녹음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재미도 있고, 또 이렇게 판을 모으는 재미, 수집하는 재미 그런 게 굉장히 크죠.

- 제가 볼 때는 LP가 소리도 좋고, 그리고 LP는 일단은 라벨도 크고, 재킷에 곡 정보라든가 음반 정보도 많은 게 있고, 그리고 이렇게 음악을 듣기 위해 해야 되는 어떤 일련의 과정들도 즐겁죠. LP를 뭐 굉장히 많이 이렇게 소장하고 계신데 LP를 고르는 기준 뭐 이런 게 있으실까요?

정극모 원장: 저 옆에 벽면은 제가 만든 거예요. 제가 가지고 있는 앨범을 가지고 사진을 찍어서 캔버스에다 저렇게 인화를 해서  제가 만든 거예요. 저게 약간 흡음재 역할도 하죠. LP 얘기하면 괜히 오해를 살 수도 있죠. LP 컬렉션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좀 비용도 들어가고, 시간도 들어가고 여러 가지 노력이 들어가거든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빨 빠진 거 구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을 구했을 때 그 희열이 아주 좋죠. 이렇게 LP를 모으는 사람 입장에서는.

- 그렇죠 이 판을 산다는 것은 어떤 소비 측면보다는 약간 축적이라고 그래야 될까? 왜냐하면 이건 환금성이 또 있는 부분이니까. 우리가 뭐 먹고 마시는 그런 비용하고는 좀 다른 거니까. 그게 또 이 오디오를 하는 취미에 또 장점이 될 수 있죠.

정극모 원장: 처음에는 클래식 데카 음반부터 시작을 했어요. 아는 친구 도움으로. 클래식하고 재즈를 같이 모았었는데 클래식 있는 거 다 처분하고 지금은 재즈하고 가요를 주로 모으고 있죠. 근데 가요가 뜻 전달이 되니까 더 좋아요. 그리고 70년대 80년대 가요를 듣다 보면은 뭐 감정 이입이 되니까 더 자주 듣게 되고, 더 관심이 가게 되죠. 처음에는 클래식에 놀라고, 그다음에 블루 노트에 놀라고, 그다음에 가요에 놀라고 그랬죠.

- 블루노트 같은 경우는 녹음 퀄리티가 워 워낙 좋은 것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가요 같은 경우는 요즘 음악에서 느낄 수 없는 그런 어떤 정서적인, 음악적인 감정선 이런 게 다 이렇게 들어 있다는 그런 부분이 장점이기도 하겠죠. 그러면 주로 재즈하고 가요를 많이 이렇게 그러면 저녁때 뭐 이렇게 퇴근해서 이 방에서 음악 들으시고 그러시겠네요.

정극모 원장: 그때가 스트레스 해소되는 제일 행복한 시간이죠. 그냥 멍 때리는 거죠.

- 그렇죠. 오늘은 뭘 들어볼까 하며 이 LP를 고르는 그 시간마저도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이 삶의 여유를 만드는 거겠죠. 그러니까 현대화가 되고 편리해지면서 어떤 삶의 여유는 점점 더 사라지는 그런 느낌인 거죠. 그리고 엘피는 어쨌든 음악을 들으면 몸이 릴렉싱 되니까. 긴장도 풀리고 그러면서 하루의 피로를 푸는 그런 게 되겠네요.

오디오 하면 뭐가 제일 좋으신가요? 오디오를 취미로 했을 때.

정극모 원장: 글쎄요. 어떻게 보면 좀 좀 다른 얘기일 수 있는데 아까 이빨 빠진 음반을 정말 구하고 싶었는데 구했을 때. 들어가는 비용이나 경제적인 부담감 이거 솔직히 적지 않거든요. 근데 그런 부담감은 벌어서 계속 메꾸면 되니까. 그리고 그 음반을 들었을 때에 그 기쁨은 그 몇 배가 큰 것 같아요. 만약에 블루 노트를 예를 들면 56년도 반이 있다 치면, 56년도 생이면 이제 할아버지들이잖아요? 그런 걸 깨끗하게 상태로 구했을 때, 그리고 그 음악을 내가 또 플레이 시켜서 들을 때 그런 것도 큰 행복이죠.

-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옛날에 그 크로노스 턴테이블 사장이 그때 인터뷰를 하면서 그런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LP의 장점이 우리에게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준다. 50년 대 판을 플레이하면 우리가 50년 대로 가는 그런 시간 여행을 하게 해주는 게 매력이라는 거죠.

정극모 원장: 그리고 아까 왜 빌리 할레데이 그 노래를 틀었지만은, 엄민호 씨가 그런 얘기를 했다고 그래요. 요즘 가수와 옛날 가수를 비교해 보면 빌레 할리데이나 그런 분들 목소리를 들어보면 아 그 내가 그분을 직접 보지 못하고 뭐 보지도 못했어도 저 사람의 삶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 목소리가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런 걸 들을 때도 많이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부분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 그때는 가수들의 목소리나 이런 것들이 다 개성이 있었죠. 그러면 오디오를 취미로 하면서 나쁜 건 뭐가 있을까요?

정극모 원장: 나쁜 점은 글쎄요. 돈이 들어가는 거죠 뭐.

- 근데 돈 안 들어가는 취미가 어디 있어요. 예를 들어서 골프를 친다 하면.

정극모 원장: 골프 같은 취미도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죠. 그린피를 내야 하니까. 남의 집에 놀러 가는 거니까.

- 골프 같은 경우는 그렇게 해서 하루 치면 그 비용은 완전히 소비가 되는 비용이지만 이건 이렇게 해놓고 몇 년 1~2년 쓰다가 중고로 되팔면 감가상각은 되지만 완전히 소비되는 취미는 아니니까요.

정극모 원장: 저는 이제 어느 정도 오디오 하이파이 기기에 대해서는 조금 좀 해탈까지는 아니지만 약간 벗어날 수 있다는 정도까지는 온 것 같아요. 기기보다는 이걸 가지고 놀 수 있는 소스를 CD나 LP나 이걸 더 집중해서 해야겠다 그런 생각도 많이 하고, 또 LP에 대해서 공부도 많이 하고 오히려 그쪽 사람들 많이 만나고 그러죠. 남들이 보면 우습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방에서는 더 이상 손을 대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합니다. 나중에 케이블이나 좀 바꿔보면 모를까.

- 저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봅니다. 여기서 더 이상 어디로 올라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 보통 업그레이드나 이런 거는 뭐 목표점이 보이면 그 목표를 향해서 가면 되는데, 거의 완성된 경지에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그런 만족스러운 그런 상황이네요. 그런데 글쎄요? 뭐 한 1년 후 다시 여기를 와갖고 진짜 이 시스템이 그대로인 거 거기에 제가 요새 다니면서 손목 많이 거는데 제 손목을 걸어볼까 합니다. (웃음)

정극모 원장: 근데 다음에 오시면 아마 이 LP가 좀 줄어들 것 같아요. LP는 장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아까 따져보니까 한 3천 장에서 3,500장 사이 될 것 같아요. 근데 실제로 듣는 음악은 그렇게 많지 않죠. 그래서 좀 셀렉션을 해가지고 가격을 떠나가지고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그런 가치가 있는 것들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좀 깔끔하게 정리해서 조금 더 넓게 쓸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 맞습니다. 음악의 종류가 무궁무진하니까 맞아요. 아마 매일 한 작곡가의 음악만 들어도 평생 다 못 듣겠죠. 아무튼 이렇게 긴 시간 더군다나 토요일 주말에 이렇게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저희 촬영에 응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고맙습니다. 즐거운 오디오 생활하고, 즐거운 음악 생활하시길 바라겠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정극모 원장: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2부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