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벨 CEO 올리버 괴벨 “모든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괴벨(Goebel)은 2003년에 설립된 독일 하이엔드 스피커 및 케이블 제작사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8년 뮌헨 오디오쇼에서 괴벨 디빈 마제스틱(Divin Majestic) 스피커의 모습과 소리를 접하고 충격에 빠진 바 있다. 기존 스피커 이미지를 통째로 전복시킨 그 어마어마한 덩치와 자연스러우면서도 위엄 가득한 소리에 압도당했던 것이다. 

2024 서울국제오디오쇼에 전시된 괴벨(Göbel) 디빈 노블레스(Divin Noblesse) 스피커
2024 서울국제오디오쇼에 전시된 괴벨(Göbel) 디빈 노블레스(Divin Noblesse) 스피커

지난 2월 23~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에서 열린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필자는 317C호에 마련된 CH 프리시전과 괴벨 부스에 3일 동안 머물며 시연을 진행했는데, 가까이서 지켜본 괴벨 디빈 노블레스(Divin Noblesse) 스피커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그렇게 커다랗고 육중한 스피커에서 어쩌면 그리 섬세하고 소프트한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무대는 어쩌면 그리 견고할 수 있는지 감탄, 또 감탄했다. 

오디오쇼 첫날, 부스 뒤편에서 괴벨 설립자이자 CEO인 올리버 괴벨(Oliver Goebel) 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독일 기업 지멘스에서 음향 엔지니어로 일했으며 그때 접한 벤딩 웨이브(Bending Wave) 테크놀로지의 매력과 가능성에 주목, 결국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다. 괴벨은 현재 벤딩 웨이브 평판 드라이버를 투입한 에포크 이온(Epoque Aeon) 시리즈와 AMT 트위터를 채택한 디빈(Divin) 시리즈로 애호가들을 만나고 있다. 

인터뷰어 : 김편
인터뷰이 : 괴벨 CEO 올리버 괴벨(Oliver Göbel)

- 반갑습니다. 먼저 본인과 회사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올리버 괴벨: 저는 올리버 괴벨이고 슈퍼 하이엔드 스피커 및 케이블 제작사 괴벨의 CEO로 일하고 있습니다. 괴벨은 모든 제품이 독일에서 만들어지며, 벤딩 웨이브 테크놀로지, 시메트리컬(symmetrical) 인클로저, 프론트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 등이 핵심 기술입니다. 괴벨에서 벤딩 웨이브 평판 드라이버를 쓰고, 커다란 우퍼를 스피커 위아래에 배치하고, 포트를 후면이 아니라 전면에 위치시킨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폼 팔로우 펑션'(Form Follows Function.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인 것이죠.

- 하나하나 여쭤보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괴벨은 벤딩 웨이브 테크놀로지로 유명한데요, 이 기술을 회사 설립 처음부터 채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벤딩 웨이브는 우리말로 ‘휨파’, ‘굴곡파'라고 불리는 파동으로, 주로 평평한 물체의 표면을 따라 발생한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져 물결이 동심원상으로 퍼지는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대부분의 벤딩 웨이브 드라이버가 평판 진동판을 채택하는 이유다.)

올리버 괴벨: 벤딩 웨이브 테크놀로지는 사실 새로운 기술은 아닙니다. 이미 60여 년 전에 개발된 것이고, 괴벨은 이 기술의 품질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이죠. 벤딩 웨이브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딱딱한 물체, 예를 들어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기타 같은 악기는 그 딱딱한 바디가 공진(resonance)을 합니다. 공진이 링잉(ringing)인 것이고, 이것이 바로 소리인 것이죠.

괴벨의 벤딩 웨이브 드라이버는 이 공진을 응용해 보다 자연스럽고 광대역한 소리를 냅니다. 하나의 벤딩 웨이브 드라이버가 무려 100Hz~30kHz를 낼 정도죠. 괴벨의 기술력은 이 벤딩 웨이브를 얼마나 잘 컨트롤하는지, 벤딩 웨이브가 진동판 가장자리에 맞고 튀어나오는 백 웨이브(back wave)를 얼마나 잘 댐핑 시키는지와 관련됩니다. 괴벨 벤딩 웨이브 드라이버가 진동판 재질로 가벼운 페이퍼 베이스에 카본을 섞어 쓰는 것은 벤딩 웨이브를 보다 완벽히 컨트롤하기 위해서입니다.  

- 벤딩 웨이브 드라이버가 그렇게 완벽한데, 왜 디빈 시리즈는 벤딩 웨이브 드라이버를 쓰지 않았나요?

올리버 괴벨: 벤딩 웨이브 드라이버의 단점은 감도가 84dB, 85dB에 그칠 정도로 낮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018년에 탄생한 것이 디빈 시리즈로 디빈 마제스틱이 98dB, 디빈 노블레스가 95dB, 디빈 마퀴어스가 94dB에 달할 정도로 감도가 높습니다. 임피던스 특성도 플랫하고요. 때문에 디빈 시리즈는 에포크 이온 시리즈에 비해 보다 앰프 친화적입니다. 

- 디빈 시리즈가 AMT 트위터를 채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올리버 괴벨: 낮은 대역까지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트위터가 AMT 트위터이기 때문입니다. 괴벨이 쓰는 AMT 트위터는 문도르프 특주품인데 저역 하한이 1.6kHz에 달할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왜곡이 일반 콘이나 돔 타입 트위터에 비해 낮은 점도 AMT 트위터의 장점입니다. 

- 디빈 노블레스의 경우 미드레인지 유닛이 8인치나 됩니다. 이렇게 큰 직경의 미드레인지를 쓴 이유가 있나요?

올리버 괴벨: 진동판 면적이 넓으면 진동판이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진동판이 덜 움직이게 되면 왜율과 보이스 코일의 온도가 낮아지는 이득이 생깁니다. 대신 무빙 매스(moving mass)가 13g에 그칠 정도로 낮은데 이는 진동판이 보다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입니다. 디빈 노블레스의 12인치 우퍼 역시 빠른 응답 특성을 위해 무빙 매스가 무척 낮습니다. 우퍼 인클로저가 큰 것은 가벼운 진동판(light membrane)이 왜곡이나 손실 없이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 디빈 노블레스는 미드레인지와 우퍼를 다폴리토(D’Apolito) 방식으로 위아래에 배치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올리버 괴벨: 정확히 말씀드리면 다폴리토 방식은 아닙니다. 다폴리토 방식은 트위터 센터와 위아래 미드레인지 유닛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 놓입니다. 하지만 다빈 노블레스는 AMT 트위터 센터와 미드레인지, 우퍼 사이의 거리가 아주 멉니다. 괴벨에서는 이를 처음에 말씀드린 시메트리컬 디자인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통해 수직 확산각(vertical dispersion)이 넓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앉아서 듣거나 일어나서 듣거나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죠. 

시메트리컬 디자인은 또한 우퍼가 인클로저 아래에도 있고 인클로저 위에도 있기 때문에 룸 모드(room mode)를 2배로 확장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우퍼가 인클로저 아래에만 있을 때에 비해 더 낮은 저역을 낼 수 있는 것이죠. 시메트리컬 디자인은 또한 우퍼 2개가 움직이니까 각 우퍼 진동판은 반만 움직여도 되고 이렇게 되면 왜곡도 줄어들게 됩니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 하겠습니다.

-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를 인클로저 앞쪽에 내 이유도 궁금합니다.

올리버 괴벨: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의 스피커가 포트를 후면에 내는 것은 인클로저 공진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기 위해서인데 단점이 있습니다. 뒤에 있는 포트로 인해 우퍼 진동판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워블(wobble) 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이죠. 그래서 디빈 시리즈 스피커는 포트가 인클로저 앞에 있습니다. 

- 괴벨이 스피커 말고 케이블도 만드는데요.

올리버 괴벨: 잘 아시겠지만 스피커 안에도 내부 배선이 들어갑니다. 이 역시 음악 신호가 신호가 흐르는 컨덕터(conductor)이기 때문에 음질에 큰 영향을 미치죠. 그래서 내부 배선에 신경을 쓰게 됐고, 그러다 이와 동일한 스피커 케이블도, 더 나아가 파워케이블과 디지털 케이블도 만들게 됐습니다. 결국 오디오 시스템을 완벽한 체인(perfect chain) 아래에 두게 되었고 이를 통해 음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는 CH 프리시전과 매칭했는데 소리가 마음에 드시나요?

올리버 괴벨: CH 프리시전 제품과 매칭을 좋아합니다. CH 프리시전도 그들의 시청실에서 디빈 노블레스를 쓰고 있고, 저희 시청실에서도 M10 모노블록 파워앰프를 비롯한 CH 프리시전 소스기기와 앰프를 씁니다.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는 M10을 모노 브리지로 쓰셨는데 저는 바이앰핑을 하고 있습니다. 바이앰핑이 보다 음악성이 높은 소리를 내준다고 생각합니다. 괴벨 스피커는 바이앰핑은 물론, 바이 와이어링이나 싱글 와이어링, 좋아하시는 대로 쓰시면 됩니다. 

-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새 제품 출시 계획이나 라인업 확충 계획이 있으신가요?

올리버 괴벨: 새 라인업 추가 계획은 없습니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값이 비교적 싼 엔트리 라인업을 추가하지만, 저희는 오직 에포크 이온과 디빈이라는 2개의 톱 라인만 갖추고 있습니다. 디빈 시리즈에도 엔트리 모델(디빈 마퀴어스)이 있지만 다른 브랜드라면 플래그십이었을 스피커입니다. 이는 괴벨의 라코드 스테이트먼트(La Corde Statement) 케이블도 마찬가지입니다. 

- 바쁘신 와중에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올리버 괴벨: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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