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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템 어쿠스틱스의 스피커 디자이너인 빈센트 부루제세는 지난 1997년에 자그마한 4Ω짜리 2웨이 스피커인 모델 1에 바이와이어링 방식의 '시그너처' 버전을 도입한 바 있다. 여기 리뷰될 2002년 버전은 같은 이름이지만, 개선된 WBT 터미널과 크로스오버, 그리고 크로스오버와 우퍼 사이에 피복 실버 와이어링을 적용하고 있다.

난 1998년 1월 "스테레오파일"(Vol.21 No.1)에서 이미 이 모델 1 Signature의, 매끄럽고 감미로운 고역과 강력한 다이내믹, 손에 잡힐 듯한 3차원 이미지, 30-100W 내의 안전한 동작 범위, 그리고 강력한 저역 응답 특성 등에 대해 칭찬한 바 있다. Vol.16 No.4에서 존 애킨슨이 실시한 오리지널 제품의 측정치를 보면, 단단하고, 댐핑이 잘된 캐비닛과 42Hz에 튜닝된 포트, 그러나 500Hz에서 950Hz사이에 나타나는 저레벨의 파이프 공명, 상위 중역의 튀어나옴 등의 특징이 나타나 있다. 나도 역시 이 제품에서 이러한 특성을 들을 수 있었지만, 타이트하고 단단하며,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생생한 이미지감이 나를 더 매혹시켰다.

신형 모델 1 Signature는 20-120W의 입력에 대응하며, 이전 버전의 1,995불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신형의 마호가니 마감의 모델 1 Signature(시리얼 번호 M1-2213 A & B)와 이전의 Signatures (시리얼 번호 M1-1556 A & B), 그리고 오리지널 모델 1(시리얼 번호 M1-150 A & B)을 죽 늘어놓고 보니, 가장 잘 눈에 띄는 것은 토템 어쿠스틱스의 로고와 설계자의 사인이 양각된 구리 메달이었으며, 이는 뒷판의 스피커 포트와 WBT 터미널 사이에 부착되어 있다. 내부에는 우퍼의 리드선에 피복 실버 와이어가 사용되었으며, 크로스오버에는 대형의 폴리프로필렌 바이패스 커패시터를 사용하고 있다. 부루제스(Bruzzese)는 지난 5년 간의 혁신적인 업그레이드로 인하여 이 스피커가 "공간상에서 더 나은 음악적인 긴밀성"을 제공해 준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항상 그랬듯이, 시청은 길이 7.9m, 너비 3.9m, 성당처럼 높은 3.6m의 천장에 뒤쪽의 7.6x4.5m, 부엌 쪽으로 2.4x1.2m 크기의 문이 난, 내 시청실에서 실시되었다. 이 신형 스피커는 타켓의 R1 스피커 스탠드(페어당 675불) 위에 올려 놓았으며, 뒷벽으로부터 13cm, 옆 벽(여기에는 슬라이딩형의 기기 선반이 놓여 있다)으로부터는 76cm 가량 떨어지게 위치했다. 또한 모래가 들어 있는 수미코의 'Franklin and Lowell' 스탠드를 시험해 보았다. 스탠드의 앞쪽 다리는 청색 목공용 테이프라인에 붙여 위치시켰는데, 이 라인은 내가 이번 호에 리뷰한 이너사운드의 Eros Mk.III 정전형 스피커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청취 의자는 스피커 사이의 중심에서 10피트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비교를 위한 2웨이 스피커는 1997년산 토템 사의 모델 1 Signature였다. 본격적인 청취에 앞서, 스피커를 FM 음악으로 12시간 동안 재생했고, 이어 12시간 가량 "스테레오파일"의 Test CD 3의 'Special Burn-in Noise'를 작동하여 길들임 과정을 거쳤다.

내가 이전 버전의 리뷰에서 감탄한 것은 이 제품의 타이트하고 방안을 가득 채우는 저역, 펀치감 있는 재생음과 예리한 이미징 능력이었는데, 신형 버전에서도 같은 것을 들을 수 있었다. 1997년과 2002년의 토템 시그너쳐는 "Rumor and Sigh"(CD, Capitol CDP 7 95713 2)에서 리차드 톰슨의 'Why Must I Plead' 곡 중, 전자 기타 피날레에서 우측 스피커 바로 밖에 이미지를 잘 형상화했다.

그럼에도, 2002년 버전이 다른 점은, 크고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와 예리한 3차원 이미징 능력이다. 이 조그마한 2웨이 미니 모니터가 음악으로 내 방을 채우는 것은 마치 플로어 스탠딩형의 300파운드 거함격 스피커와 똑 같다. 내가 "Filth and Fire" (CD, Signature Sounds 1273) 음반에서 메리 가우테어(Mary Gauthier)의 매혹적인 곡 'Long Way to Fall'을 틀자, 그녀의 목소리는 단단하면서도 입체적이어서 목소리를 둘러싸는 소리의 벽과 10피트 멀리 놓인 이 작은 박스 사이에 어떤 단절감이 들 정도였다. 난 칸투스의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CD, Cantus CTS-1202) 음반에서 남성 보컬 주위의 깊이와 공간감을 더 잘 인식할 수 있었다.

"Spyboy"(CD, Eminent EM 25001-2)에서 에밀루 헤리스가 부르는 'Prayer in D'에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크리스탈처럼 깨끗하면서도 빛이 나는 듯했다. 이 시그너처는 예리한 이미징을 유지하고, 중역의 다이내믹과 음질을 그대로 가진 채 음의 장벽을 펼쳐 보였다.
그러나 물리적 법칙은 주파수의 양 극단에 제한을 가하게 된다. 고역은 롤오프되면서 감미로운데, 이는 "Glory soundtrack"(LP, Virgin 90531-1)의 'A Call to Arms'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이너사운드의 에로스 Mk.III에서 듣던 은빛 광채와 명징함이 사라지고, 가장 깊은 파이프 오르간음이 풀레인지 스피커로 들었던 것보다 중량감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빈스 부루제세는 이 제품을 계속 개량하고 있다. 와이어링과 커패시터의 업그레이드는 스피커의 과부하 특성을 개선했으며, 보컬에서의 중역 재생은 음악에 더욱 열중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제 사운드 스테이지는 내 시청실의 이쪽 벽에서 저쪽 벽까지 넓게 펼쳐진다.

토템 어쿠스틱의 최신 모델 1 시그너처는 오디오파일들이 심각하게 들어볼 가치가 분명히 있다. 부루제세의 설계 기술은 하이엔드 오디오의 재생을 페어당 2,000불 이하의 미니 모니터에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Larry Green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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