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미니모니터 들은 일단 외관부터가 어색하다. 스피커가 스탠드와 일체감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킹스톤은 인조대리석과 유사한 재질(폴리머계통의 특수물질)로 스피커와 받침대를 세트로 제작하여 외관뿐만 아니라, 기능성을 극대화시키고 무게안정감이 들도록 디자인하여 일종의 현대 대리석 조각품을 연상시킨다.
킹스톤의 음장감은 가히 레퍼런스급니다. 스피커 뒤쪽으로 펼쳐지는 사운드스테이지가 매우 정확할 뿐만 아니라 스피커자체가 완전히 사라져버진다. 무대에서 각 연주자 및 악기의 위치는 자막에 상이 맺히듯이 고정되기 때문에 매우 시각적인 음장감을 펼친다. 이때에 청취자가 눈으로 볼 수 있기에 스피커의 위치를 지각한다는 것이 가능하지 귀로서는 불가능하다. 아마도 스피커분야에서 최고의 "투명인간연기자"를 지목한다면 킹스톤이 주연급에 캐스팅되리라.
다이나믹스. 미니모니터의 역동감에 문제를 삼았던 분들은 킹스톤을 들어보아야 한다. 6.5인치 우퍼를 가진 투웨이 디자인에서 저정도의 역동감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저음의 단단함이다. 언젠가 미국의 유명한 웨진에서 역사상 최고의 단단한 저음재생 스피커 콘테스가 열렸던 적이 있다. 그 당시 킹스톤이 상위 3위안에 랭크되었었다. 이는 "호텔캘리포니아"와 같은 킥드럼이나 베이스의 연주가 들어있는 음반을 청취해보면 쉽게 납득이 간다. 저음의 양적인 면에서는 대형기에 뒤지겠지만, 10평이내의 적당한 공간에서 만들어 내는 저음을 듣노라면 저음의 묘사력이 이토록 현장감이 들도록 분석적(엄청난 디테일을 쏟아냄)일 수가 없다.
스피커 디자인에서 음악성은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어떤 하이엔드 스피커는 너무나도 해상도가 높아 최고급 기기와 조합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전체세팅의 모든 결점을 다 들어내버린다. 어떤 스피커들은 오디오세팅과 소스음반의 녹음이 가지고 있는 결점을 안으로 갈무리하여 뒤에 거슬리지 않도록 만든다. 킹스톤의 크러스오버디자인은 중음 및 저음에서는 일류급의 해상도를 고음부에 있어서는 여타 영국제 스피커처럼 약간의 roll-off를 적용하여 오디오기기나 레코딩의 결점들이 귀에 약간 덜 거슬리도록 안배하였다. 이는 한편으로는 고음의 확장성이 제한되어 최고급기기에서는 해상도의 감소로 나타난다. 따라서 킹스톤의 음악성은 칼의 양날과 같은 면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본다.
킹스톤의 음악성은 중음의 TONALITY(음색)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수많은 스피커들을 사용하여 보았지만 킹스톤만큼 보칼사운드를 가장 중립적으로 표현하는 스피커는 거의 없엇던 듯하다. 아마도 QUAD의 ESL-57이 더 나은 중음재현을 하였던 것 같으며, 다이나믹 스타일의 스피커중에서는 킹스톤을 이길만한 스피커는 거의 없었던 듯하다.
마지막으로 가격에 대하여 논하자면, 킹스톤의 중고가격은 거의 농담같은 진실이다. 발매당시 가격은 SL700SE가 1435파운드였으며, 킹스톤은 2500파운드였다. 그러나 국내 중고시장에서는 두 모델이 비슷한 가격이라고 한다(그 이유는 신품의 국내시판가격이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함). 이러한 가격동향은 영국과 미국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적으로 유사한 상황이었다. 오디오역사에서 미니모니터의 하이엔드세계를 개척해 온 셀레스쳔사는 동 킹스톤에 관련된 개발비와 시장실패로 인하여 사운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그 이후로 더이상 고가의 미니모니터는 생산을 중단하였다.
그리고 국내에서 킹스톤보다 상위가격에서 거래되는 여타 영국스피커들의 발매당시 가격을 비교하면, 모니터오디오의 STUDIO20SE가 2200파운드, 프로악의 RESPONSE TWO가 1634파운드, ATC의 SCM20 TOWER가 1999파운드, 루악의 EQUINOX 1849파운드 ACCOLADE 2699파운드, 로저의 LS5/9이 1531파운드 등이였음을 고려할 때,킹스톤의 국내시장가격은 매우 저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애호가에게는 좋은 일?)
이상을 종합해 볼 때, 킹스톤은 운명을 잘 못타고난 스피커이다. 킹스톤이 몇년만 늦게 세상에 선보였다면 (아마도 90년대 후반), 셀레스쳔사와 킹스톤은 다른 운명의 길을 걸었으리라.
향후 다른 미니모니터를 찾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소너스파베르의 EXTREMA가 유일한 고려대상이 될 것이다. 나의 이러한 생각은 킹스톤이 이 정도로 뛰어난 스피커라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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