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NET SAM REVIEW
오디오네트의 단 하나의 인티앰프 SAM을 만났다.
SAM.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다. 아 그렇다, 숀 팬이 떠오른다….
먼저 SAM의 소리를 처음 접할 때부터 마지막순간까지 이 한마디로 요약하고 싶어졌다.
그것은 바로,
* “치밀하고 감정이 풍부한 음” 이다.
SAM이 연상시키는 컬러는 모든 종류의 원색 톤 이다.
SAM은 회색이 아니다. 그렇다고 절대로 유화는 아니다. 기름지거나 건조하다는 말은 안 어울린다. 하지만 수채화적이라고 만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진공관냄새가 물씬 풍기는 대단히 유연하고 부드러운 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공관 특유의 말아 올라가는 고역, 독특한 온도감, 펑퍼짐하게 퍼지는 감은 느끼질 못하겠다.
그래서 굳이 편을 가르자면 수채화쪽이다.
여자로 비유하면, 풋풋한 유럽 여인쯤으로 비유하고싶다.
영국북부 시골에 잠깐 생활한적이 있어서 안다. 시골 여인들, 자존심은 있지만 어딘지 빈 구석이 있다. 화장은 하고 싶어하지만 서툴다. 기초화장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립스틱은 진하다. 원색이 아니더라도, 일단 진하다. 멀리서 보면 눈과 입술밖에 안 보인다.(화장 안 했을 때에는 가슴만 보인다)
촌스럽다. (아 참 촌이지)
SAM이라는 아가씨는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해서 이제 막 화려한 메이크업의 맛을 들이기 시작한 여인. 아직 도시적인 차가움과 우울증에 물들기 전이다.
글래머? 이 말은 소너스파베르가 어울린다. SAM의 경우, 호리호리하며 명랑하고 어디하나 어두운 구석 없이 활짝 개어있다.
자연스럽다.
그러나 고집이 있다. 그 고집이 뭘까..?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지만 분명히 고집이 있다. 나의 글을 보면서 그 고집을 추려내 보길 바란다.
* 대단히 음악적이다.
진공관 지향적 소리의 인상.
SAM의 그 “표현력” 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스무스한 동시에 음의 색깔이 짙으며, 오버하지 않으면서 청취자로 하여금 감정이 고조되게 만드는 위력 있다.
다이나믹한 소리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음악을 끌어나가는 전체적 조화는 그야말로 발군이며, 하이라이트가 분명히 산다.
일단 들으면 첫 인상은 음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빠른 편 이다.
야들야들하며, 해파리의 질감을 떠올리게 한다. 어디 선가 바다냄새가 난다.
소너스 파베르의 뮤지카와 비슷한 성향 같지만 그보다 더 촉촉하다.
내가 린의 소리를 들었을 때, 음의 하이라이트를 멋있게 강조하는 소리가 어떤 것인가를 처음 느꼈다. 즉, 광대역, 심도 깊고 크게 다이나믹한 쪽은 아니지만, 듣고 있노라면 연주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있다. 플레이를 중지하면 허전하다. 중독성이 있는 것이다.
SAM은 그 모든 것에 원색의 빛깔로 덫 칠한다. 즉 린이 아이보리라면, SAM은 짙은 옐로우다.
그러면서도 어디하나 튀지않는 발란스가 기막히다.
* 해상력
이 앰프의 음의 중심이 중역대에 집중되어있는 것 같다.
이 앰프의 구동력은 중역에 힘을 준다.(보통 저음의 양과 댐핑으로 구동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면 아니올시다 이다. 그러나 저음이 풀어지지는 않으며 절제되어있고 꽉 차있다)
음을 이끌어가는 견인차는 중역대 이다. 보컬 대역이기 때문이다.
중역의 음들이 풀어지지않고 뭉쳐있으면서 중역을 담당하는 각 악기들의 존재감이 분명하다.
각 악기의 실체감이 생생하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아무리 다양한 악기소리가 쏟아져 나와도 중역을 중심으로 제 각기의 에너지가 분명하게 뻗어난다.
그러나 결코 광대역은 아니다. 인티앰프의 한계라서 이것을 물고 늘어질 수는 없다.
스테이지는 넓지않다. 좌우의 음 폭은 아무래도 좁지만 그러나 안 길이가 느껴지며 입체감이 분명하다.
공간감이 느껴지고 있는 이유는 악기가 없는 빈곳에 공간이 뚜렷히 살기 때문이다.
음이 필요한 곳으로 잘 모여서 인가? 아무튼 해상력을 인위적으로 강조하지 않는다.
정보량 또한 넘치지 않지만, 들려야 할 소리는 다 들리며 놀라운 것은 그 정보 하나하나가 맥없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저 발란스, 이 “발란스”라는 단어만이 머리에 맴 돌뿐이다.
속이 깊은 앰프이다.
* 장르
이 앰프가 불필요한 소리는 거의 완벽할 정도로 걸러내 버린다는 것을 참조하기 바란다.
감성이 풍부한 쪽으로 발란스가 잡혀 있지만 상당히 냉정한 앰프이다.
이 말은, 불필요한 소리가 안 들리냐가 아니라 불완전하다 싶은 음을 SAM은 자기 나름의 발란스화 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가끔은 그냥 불완전한 그대로가 듣기 좋을때도 있는데 말이다.
SAM으로 들어본적 없지만 산울림의 노래가 어떻게 들릴지 짐작이 간다.
음악적이고 정열적으로 들릴 것이다.
언젠가 방송에서 김창완이 한말이 기억난다.
산울림 때 녹음이 너무 완벽하다고 생각되면, 일부러 다시 녹음한다는 것이다 어딘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구석이 보일 때까지….
만일 SAM으로 어머니와 고등어를 듣는다면, 영국의 요크셔의 한 café에서 흘러나오는 작은라이브를 연상케 할 것 같다. 품위 있고 유럽 풍의 고급스러움이 느껴질 것 같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싶은 것은 이 앰프는 자기 색깔이 있다는 것이다.
즉 모니터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기엔 그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채색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SAM만의 소리로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천편일률 적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은 아니다. 연주장의 분위기는 각 소스만큼의 차이를 분명히 보인다.
* 장르얘기가 나왔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소프트를 즐겨보자
# 지금 , 등뒤에서 맨하탄 트랜스퍼의 연주가 나온다. Gone fishing-암스트롱 헌정 앨범이다.
아늑하다. 처음 두 사람의 대화가 시작된다. 목소리가 생생하다. 마치 내 뒤에 두 사람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공간이 하니라 일종의 가상의 공간감이 느껴진다. SAM의 공간.
# AL DI MEOLA/JOHN McLAUGHLIN/PACO de LICIA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금요일 밤 앨범중 트랙1: Mediterranean Sundance/Rio Ancho
클래식 기타의 질감이 그대로.
기타 줄을 뜯을 때의 강약의 변화가 잘 잡힌다. 이런 강약의 묘사가 순간순간,전체적고저에 이기까지 균형 잡혀있다.
에너지감이 다소 부족한듯싶다. 그러나 첨에는 소리가 적게 들려서 음량을 키웠지만(-15db) 나중에 줄였다.
난 이 곡을 몇 년 전 오디오쇼에서, PMC본사직원인 영국인이 왔을 때에 마크레빈슨과 PMC TB2으로 들었었다. 그때의 전율이란 잊을 수 없다. 바로 음반제목을 적어와서 이 음반을 나도 구입하였다.
SAM으로 들었을 때에 거기에 비하면 다이나믹이 부족하다.
잘 흥분되지 않는다.
관객들의 잡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드넓은 라이브 실황 공기 감이 부족하다. - 이 때문에 SAM에서 진공관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
# 카산드라윌슨, 제키테라슨의 랑데부 앨범중, 트랙3: 테네시월츠
카산드라의 목소리가 원래 남성적이고 두껍다. 그리고 불분명하다.
그러나 SAM은 목소리를 잘 추려내고 있다.
로니 플렉시코의 베이스는 대단히 강조가 되어있다. 카산드라의 음성 또한 굵직한 데다, 베이스까지 강하다 보니 자칫하면 전체적으로 너무 어둡고, 저음으로 뭉게져버린 연주가 되기 쉽다.
그러나 SAM은 악기 서로의 경계를 잘 갈라놓는다.
카산드라의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린다.-보통 잘 들리지 않음.
마이크에 무척 가깝게 붙어서 부르는 것 같다.
베이스 현 튕키는 느낌이 좋다 – 저음 뿐 만아니라 현의 떨림을 손가락으로 잡는 진동이 생생하다.
제키의 일렉 피아노역시 은근하지만 분명하다. – 원래 제키의 피아노는 카산드라보다 더 어둡고 불분명하게 들리기 쉽다. 그러나 SAM의 경우 쫀쫀하게 나온다.
곡의 분위기가 참 좋다.
꼼꼼하고 열정적이며, 농밀하다. 그러나 좀더 차가운 것이 원래의 분위기이다.
# BB king에릭클립톤-라이딩 윗더 king (made in USA) 트랙6: help the poor
농밀함에는 역시 BB King이다.
이 앨범에서 에릭과 킹의 목소리를 쉽게 구별하지 못 할 정도로 열악한 오디오도 많이 들어봤다. 특히 카 오디오소리가 더욱 그렇다.
SAM의 경우 에릭과 킹의 목소리가 너무 쉽게 구분된다. 그만큼 각 개성의 차이를 뚜렷하게 집어 낸다는 것이다.
킹의 보컬은 두께가 두껍고 허스키하다. 유연함과 그의 걸죽함이 기분 좋게 섞에서 들린다.
그리고 특별히 강조하고싶은 것은, 노래를 부르면서 그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흐름이다. 감정이 크라이막스로 가면서 마치 강 따라 물 흐르듯 굴곡이 자연스럽지만 두리뭉실하지 않고 분명하다.
이 소리를 들으면서 결코 밋밋하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고 열정적인 묘사가 이처럼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다.
에릭의 연주 또한 그 생명이 살아있다.
한마디로 진한 연주였다.
단 아쉬운 것은 드럼의 다이나믹이 더 살아나지 못한 것….
# 그녀에게 OST:
트랙2: Hable Con Ella
만일 SAM을 구입한 사람이라면 꼭 이음반을 틀어보길 권한다.
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영화의 그 느낌 그대로 빠져들게 한다. 한 장면한 장면이 너무도 생생하게 머리속에 떠오른다.
SAM은 이연주를 가슴을 충분히 저미도록 재생해주었으며, 1주일동안 가장 자주 이 음반을 틀도록 만들었다.
이 음반은 그야말로 농밀하며, 가슴이 뻥뚤리게 만들어버렸다.
# 모짜르트 피아노 콘체르토 K271 “Jeunehomme” & K503
알프레드 브랜델, 스코티쉬 챔버 오케스트라
피아노는 청아하다, 부드럽고 매우 스무스하게 굴러간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중 특히 현의 개개의 악기들의 가닥들이 제각기 다 잡힌다. 단지 커다란 하나의 바이올린소리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개방되었으며 트인소리이다. 위화감이 전혀 없다. 자연스럽다. 브랜델의 피아노와함께 전체분위기는 너울거린다.
답답하지않고 살랑거리며 무슨 악기소리가 끼어 들었는지, 빠졌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모짜르트는 SAM의 발랄하고 정열적인 개성과 궁합이 좋은 연주이다.
#토마스 미푸네의 저녁선율-첼로
트랙13: 하늘 아래 두 영혼
SAM의 첼로표현력은 뭐랄까….. 어둡지않지만 대단히 정서적이다. 심금을 충분히 울리는데, 그것은 기분을 어둡게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첼로의 적극적인 묘사 때문이다.
첼로 속으로 들어가있는듯한 생생한 음이다. 워낙 소리가 가깝게 들리기 때문에,
한차례 연주의 클라이막스가 넘어간 다음 두 번째 언덕을 올라갈 때쯤이면 이미 감정이 매우 고조된 상태이다. 두 번째의 클라이막스가 되기 전, 조심스럽지만 감정의 최고조를 예고하는 듯, 부벼대는 현세션들의 반주는 상당히 긴장하게 만들며, 리드첼로의 두 번째 절정의 선율이 만들어질 때에 가슴 속은 철저하게 뭉클해진다.
이 연주를 SAM을 통해 듣노라면, 손에 땀을 쥐게 된다. 하지만 윌슨베네시나 마크레빈슨의 꽉 조여진 긴장감과는 틀린 긴장감이며 연주가 끝 난 다음에는 부담감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고조된 감정 때문에 다시 한번 듣고 싶게 만든다.
# AV사운드:
샘으로 연결된 프론트채널만으로 여러가지 영화,음악 DVD를시청하였다.
딱 한가지 타이틀을 지적하지는 않겠다.
음악타이틀일경우, 보컬과, 어쿼스틱의 표현이 맛깔스럽다. 잔향감도 풍부하다.
단 폭발음과 같은 임팩트가 요구되는 효과음은 그 거친맛이 부족하다.
# 헤드폰:
뒤의 헤트폰 단자를 이용해 잠깐 들어보았다.
헤드폰은 젠하이져 HD580
독일 헤드폰이 독일 앰프를 만났다.
이 속의 헤드폰단이 좋은것같다.
명징한 사운드이다. 원래 580의 소리가 이것이다 라는 생각이다.
쌉쌀하다. 진하고 넓지는 않지만 공간감이 발군이다.
스피커로 듣는것처럼 정위감이 뛰어나다. 머리정가운데서 정위되는 리드 세션들의 질감이 뛰어나다. 약간 뒤로 물러나서 소리가 들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역시 저음은 스피커 재생때처럼 강하고 많다는것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진한 저음이다. 명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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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SAM에서는 피가 통하는 소리가 나온다.
어느소스나 걸고 틀어도 생명력이 느껴진다.
대단히 정열적인 재생을 보장한다.
연주의 존재감이 분명하며, 소리가 꿈틀거린다. 충분히 두툼한 입자로 말이다. 약간은 칼칼한 음이기도하다.
어느 음반이든 안심하고 틀 수 있다.
그리고 반복해서 듣게 만든다.
그러나 SAM의 소리가 너무 민감한 것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들리기때문일 것이다. 스피커의 표면에서주로 음이 나온다. 나의 스피커가 훨씬 db가 높은 스피커처럼 되어버린다. 스피커 저 뒤에서부터 파도가 밀려오듯한 본격적인 저돌성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소리이다. 목소리가 배로부터 나온 다기보다는 목에서부터 나오는 스타일. 그렇다고 JBL적 소리와 혼돈하면 안된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너무 비싸다.
연감에 보니 한대의 가격이 440만원이다.
누가 400만원을 가볍게 넘기는 총알을 인티 앰프에 대고 쏘겠는가?
이렇게 생각해보자-
요즘은 실력있는 인티 앰프들이 쏟아지고있다.
인티 앰프만의 독특한 영역이 자리 매김하고있는 것 같다.
마크레빈슨의 인티 ,뮤지컬 피델리티의 새로나온 전원부 분리형 인티, 소너스 파베르 뮤지카등 가격이 만만치 않은 인티 앰프들이 많다.
인티의 특징은 그 빠른 응답특성, 최소한의 신호 손실이다.
이 특성이 발전 하다,하다 보니 ‘분리형 가기 전의 값 싼 대책으로’ 라는 요소가 비로서 빠진 인티도 나오는것이다. 스테레오사운드의 최근 연재물 중에 ‘인티 앰프의 숙성된 음 - 지금이야말로 들어야 할 때’ 라는 기사가 떠오른다.
그렇다면, 소위 이런 ‘하이 앤드 인티 앰프’ 는 어떤 소리가 들려야하나?
인티 만이 갖고있는 음이 넉 나갈 정도로 익어서(편한 표현으로 뿅 갈정도로) 나와야 한다. 즉, 보다 자연스러운 소리, 원숙한 대역 발란스가 대단한 설득력을 갖고 깃들어 있어야한다. 바로 이것 때문에 가격이 납득이 될 것이다. SAM은 그런 신세대의 인티 앰프의 모습을 제시한 모범 답안이다.
그러면 누가 구입하면 좋을까?
일단 무작정 SAM의 소리를 들어보라.
이 음에 약간 미치게 될 것이고 그 상태로 한대 사게 될 수 있다.
그 다음, 집에 가지고 와서도, 그 미친 상태에서 좀처럼 깨어나지 못 할 것이다.
하지만 SAM은 충분히 돈 값을 해준 다음 정신을 놓아줄 것이다.
그 때쯤 이면 아마 오디오네트의 분리형 파워앰프를 들여놓은 후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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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환경:
스피커 = B&W CDM 1 SE
CD 플레이어 = 소니 CDP X5000
인터 커넥터 = 리버맨(모델명 모름-녹색)
SAM 파워코드 = 리버맨 고딕
스피커 케이블 = 킴버 8TC 두 조 바이 와이어링
CD 플레이어 파워코드 = JPS 디지털 AC코드
시청실 평 수 = 3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