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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리뷰했던 에소테릭 F-02 인티앰프는 상당히 준수한 성능으로 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제품이었다. 에소테릭 브랜드 자체를 다시 보게끔 만들 정도로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적당한 가격에 인상적인 성능으로 좋은 상품성을 가진 제품이라 여겨졌고, 덩달아 다른 제품은 어떨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필자를 비롯한 독자분들의 궁금증은, 쌍둥이 제품인 F-01 인티앰프에 향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때마침 F-01 리뷰 의뢰가 연달아 들어왔고, 필자는 운 좋게도 F-01과 F-02 두 제품을 제대로 경험해 보고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F-02 인티앰프와 F-01 인티앰프는 디자인과 내부 설계 사상이 동일하고 앰프부 설계 방식만 다른 제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형만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동일하다. 따라서 이번 F-01 리뷰에서는 F-02 리뷰에서 차이점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설명드리고, 그 외에 F-01 리뷰에서 다루지 않았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도록 하겠다. 

외관 및 내부 살펴보기

제품의 외관은 F-02와 비슷하기 때문에 간략히 서술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F-02 인티앰프와 마찬가지로 외관은 AV 리시버를 연상시키는 중앙 히든 도어 방식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중앙의 큼지막한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좋으며, 왼쪽 입력 셀렉터나 오른쪽 볼륨 노브는 고정밀 볼 베어링으로 제어되며, 최상위 Grandioso와 동일한 베어링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부드럽게 동작하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돌려보면 훌륭한 조작감을 자랑하며, 매끄럽고 세밀하게 볼륨 조절이 가능했다. 고급기답게 전반적으로 마감이 대단히 우수하고, 섀시에도 공을 많이 들인 제품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상판 섀시는 A 클래스 방식으로 동작하는 파워앰프 부의 열 배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상판 개구부의 홀을 통해서 효과적인 열을 배출해 주고 있었다. 실제 동작시 상판을 만져보면, A 클래스 제품 치고는 생각보다 뜨겁지 않은 느낌이 들었으며, 조금 오래 손을 대고 있으면 뜨거워서 손을 뗄 정도의 열이 방출되고 있었다. 내부에 적용된 히트싱크와 더불어서 효과적으로 열을 배출하도록 설계되어, 내구성 측면에서도 좋은 특성을 기대해 볼 수 있어 보였다.

내부 프리앰프부의 입력 보드는 신호의 순도를 위해 별도의 독립적인 보드로 설계되었으며, 전력 정류 보드와 로직 제어 보드는 프리앰프 기판과 독립적으로 분리시켜 좋은 특성을 기대해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프리앰프 내부 전원공급장치는 상급기인 Grandiso C1X 프리앰프의 설계 사상을 계승하여 Grandioso 제품에서 사용된 커스텀 커패시터와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여 설계했으며, 내부 볼륨은 에소테릭에서 개발한 UFA-1792모듈을 통해 세밀하게 0.1dB 단위로 볼륨을 조정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기기의 받침대도 상당한 신경을 썼는데, 32Kg에 달하는 육중한 무게를 효과적으로 지지하고 비공명처리로 진동을 소멸하기 위해서 특허받은 핀포인트 받침 구조를 채택하여 적용하였다. 이 받침 구조는 스파이크 형태와 받침대 구조가 통합된 부품으로, 알루미늄 블록을 가공하여 만들었고 강성과 유연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정밀하게 가공되어 제품에 4점 지지 방식으로 적용되었다.

이어서 후면을 살펴보면, 고급 제품답게 밸런스 연결 방식 3종과 RCA 연결 방식 4종을 지원하고 있다. RCA 입력 중 하나는 포노 입력도 지원하는데, MM 타입과 MC 타입에 모두 대응된다. XLR 입력단자는 모두 에소테릭 고유의 전류 전송 방식인 ESL-A에 대응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밸런스 케이블을 연결하고 메뉴에 진입하여 ESL-A 방식을 활성화하면 에소테릭 기기 간 연결 시 일반적인 전압 전송 방식 대비 성능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우측에는 외장 파워앰프와의 연결을 위해 프리 아웃 단자들이 있는데, 모두 XLR 단자 타입을 지원하며 일반적인 XLR 단자와 ESL-A 단자 모두 지원한다.(입력단자와는 달리 겸용 단자가 아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확장성을 위해 외장 파워서플라이인 PS-01F와 연결할 수 있는 DC 입력 단자가 하단에 위치하며, 이를 통해 프리앰프부에 전원을 독립적으로 공급하여 사운드의 순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중앙 하단의 옵션 보드 슬롯은 내장 DAC 모듈을 설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올인원 인티앰프로 사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가능성이 있는 제품으로 여겨진다. 스피커 연결은 싱글 와이어링 타입을 지원한다.

F-01 인티앰프의 파워앰프부 특징

F-01의 파워앰프부는 A 클래스 방식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상위 모델인 Grandioso S1X 파워앰프를 기반으로 하여 트리클 다운시킨 회로 디자인을 채택했다고 한다. 강력한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3병렬로 푸시-풀 방식으로 증폭회로를 구성하였는데, 에소테릭에서 공개한 F-01의 앰프 블록 다이어그램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위 블록 다이어그램에서 도시한 것처럼 A 클래스 제품이기 때문에 출력단의 바이어스와 발열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최적의 위치로 판단되는 출력단 직전에 내부 온도 안정성을 위한 온도 보상회로가 존재하며, 네거티브 피드백 회로(NFB)가 존재하긴 하나 사용을 최소화하여 유지함으로써 역동적인 재생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짧은 신호 경로를 통해 순도 높은 신호가 전달될 수 있도록 회로를 꾸몄으며, 낮은 임피던스 특성을 갖기 위해 내부 기판에 사용된 구리 도체의 두께도 105um 규격의 두꺼운 도체를 사용했다.

또한, 파워 스테이지에 사용된 1mm 두께의 고순도 OFC 재료를 사용하여 연결부에 커넥터를 통한 변환부분을 제거하고, 나사 연결 방식으로 두껍고 견고하게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고 한다. 위상 보상회로는 최소한의 단일 극 구성으로 꾸몄고 출력단계는 코일이 없도록 설계하였다고 한다.

이어서 내부 전원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내부 전원부의 디자인이나 구조는 F-02 인티앰프를 소개해 드렸을 때와 동일한 스펙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940VA 용량의 EI 코어 방식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여 구성하였고, 왼쪽과 오른쪽 각 채널당 40,000uF 정전용량 필터 적용하여 전원부를 구성하였다.

이 정도의 물량 투입은 출력 대비 넉넉한 전원부 용량으로, 순간적인 전원 공급에도 여유롭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역동적인 재생음 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넉넉하게 물량 투입된 전원부로 인해서 F-01 인티앰프의 파워앰프부는 선형적인 출력 증강 특성을 보이며, 8옴에서 30W, 4옴에서 60W의 출력을 달성하였다.

현재 에소테릭의 파워앰프 제품들 중 A 클래스 증폭 방식을 채택한 제품들 간의 비교를 통해, F-01 인티앰프의 파워앰프부 사양을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위 표에 따르면, F-01의 파워앰프부는 표면적으로는 S-05 파워앰프의 사양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좀 더 조사해 보니 일부 부품들을 공유하긴 하지만 수치상으로만 유사하고, 완전히 동일한 상황은 아닌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전반적으로 상급기인 Grandioso S1X 파워앰프의 설계를 계승하여 기술을 적용하고 Grandioso C1X 프리앰프의 설계 사상을 물려받아 하나의 섀시에 통합하면서, 파워앰프부의 수치적인 사양을 S-05 파워앰프와 유사하게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S-05 파워앰프 사양 대비 S/N Ratio 특성이 개선되고 소비전력도 조금 더 높았으며, THD 특성도 다른 것도 알 수 있었다.

파워앰프부의 방열판 사양도 F-02와 동일한 제품이 적용되었지만 충분한 방열판 면적으로 발열 배출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또한, 기본 제공되는 리모컨은 F-02와 동일한 제품으로 양면에 버튼이 위치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으며, 에소테릭 소스기기를 사용할 때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파워앰프부의 댐핑 펙터는 500으로 F-02 인티앰프와 동일하게 설계되어 있었으며, 무게는 32.2Kg이다. 이 정도로 제품 소개를 마치도록 하고 지금부터는 제품을 시청해 보면서, F-01 인티앰프의 특성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드려 보도록 하겠다.

제품 들어보기

시청은 하이파이 클럽 메인 시청실에서 이루어졌다. 매칭된 시스템을 소개해 보면, 스피커는 윌슨 오디오의 이베트를 사용하였고, 소스기기로는 MBL의 N31 DAC를 본 기에 일반적인 밸런스 방식으로 연결하여 룬을 통해서 Tidal 스트리밍을 재생하였다.

에소테릭 F-01 인티앰프를 들어본 소감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F-01의 경우, 앞서 리뷰로 만나보았던 F-02 대비 재생음의 무게중심이 확실히 아래로 내려와 있고 중역의 선이 두께감 있게 표현되었으며, 전통적인 A 클래스 다운 재생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매우 투명한 재생음으로 적은 볼륨에서도 좋은 재생음을 느낄 수 있었으며, 진득하면서도 그윽한 느낌이 더해진 매력적인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작년 말에 체험했던 분리형 제품인 S-05 파워앰프 재생음의 연장선 상의 재생음으로, 섬세하면서도 해상력이 빼어났으며 상당히 우수한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스피드 측면에서도 적당한 스피드 감을 느낄 수 있어서 크게 모자란 점을 찾기 어려웠으며, 구동력 측면에서도 웬만한 매칭에서는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굳이 F-02의 재생음과 비교하자면, 음의 스피드와 구동력 측면, 산뜻하고 깔끔한 마무리를 중시한다면 F-02가 약간 앞서는 느낌이 든다. 반면에, 음의 진득한 느낌을 선호하거나 음의 두께감, 음의 무게중심과 재생음의 토널 밸런스 측면을 중시한다면 F-01이 앞서는 느낌이 든다. 단, 둘 간의 성향은 가는 길이 조금 다르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선호하는 재생음 성향에 따라서 F-02를 선호하시는 분들과 F-01을 선호하시는 분들로 나뉠 것 같다.

그럼 지금부터는 시청 당시 들었던 곡을 소개 드리면서, 에소테릭 F-01 인티앰프의 재생음 특성을 조금 더 상세히 설명드려보도록 하겠다.

아티스트   Allan Taylor
곡   The Tennessee Waltz
앨범   Behind The Mix

첫 번째 곡으로, Allan Taylor의 Behind The Mix 앨범에서 2번 트랙 The Tennessee Waltz를 들어본다. 초반 노래 시작 전 약간의 떠드는 소리와 기타 연주가 매우 생동감 있게 표현되며, 보컬의 진득함이 매우 안정적이고 두텁게 묘사된다. 구형 에소테릭 기기와는 가는 길이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진하고 농밀한 사운드가 인상적이었으며, 매력적인 사운드가 재생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노래가 시작되면서 들려오는 사운드는 생생하면서 농밀하게 묘사되었다. 흡사 눈을 감고 들으면, 매우 가까운 곳에서 가수의 노래를 조망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투명하면서도 진득함이 공존하는 사운드로, A 클래스 방식다운 열기를 품은 사운드가 귓가에 맴도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타 현을 뜯을 때 발생하는 소리도 매우 매력적으로 표현되었으며, 풍부한 울림과 우수한 토널 밸런스는 귀를 매혹시키기 충분한 매력을 발산해 주었다.

자조적인 독백을 듣는 듯한 앨런 테일러의 보컬이 매우 호소력 있게 다가왔으며, SNR이 뛰어나기 때문에 음악에 전적으로 몰두할 수 있었고 흡입력이 뛰어난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라이브 녹음이기 때문에 노래가 끝나고도 떠드는 소리가 조금 더 나오는데, 연주가 끝나면서 느껴지는 정숙한 정적이 매우 고급스러운 하이엔드 시스템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아티스트   Hiromi
곡   Seeker
앨범   Alive 

두 번째 곡으로 Hiromi의 Alive 앨범에서 4번 트랙 Seeker를 들어본다. 피아노의 터치가 묵직하게 무게감 있게 표현되고 있으며, 드럼 연주와 매우 조화로운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드럼의 경우 타격감이 일품인데, 스네어 드럼의 가장자리 림을 때리는 림 클릭 소리가 상당히 경쾌하면서도 타격감이 좋게 들린다.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묵직하면서도 리듬감이 좋게 표현되기 때문에, 음악이 가진 신나는 느낌을 잘 표현해 주었다. 견고하고 맛깔나는 재생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또한, 콘트라베이스 기타의 저역 양감이 풍부하면서도 상당히 견고하게 표현되면서, 재즈 피아노와 밴드의 연주가 어우러지는 하모니가 매력적으로 묘사된다. A 클래스 앰프답게 재생음에 열기감이 서려있으며, 일본 제품이 아닌 재생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에소테릭에서 이런 음을 들을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재즈 음악의 경우 어느 정도 스피드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리듬감이 좋다고 느껴질 수 없는데, F-01 인티앰프가 들려준 재생음은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까지는 아니더라도 진득함과 날렵함 사이에서 절묘한 밸런스로 음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한 박스의 인티앰프만으로 이런 재생음이라니, 정말 대 환영하고 싶은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2024년이 된 지도 4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올해 접했었던 인티앰프를 연말에 꼽게 된다면 바로 이 모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두 번째 곡 감상을 마쳤다.

피아노   Alfred Brendel
바이올린   Thomas Zehetmair
비올라   Tabea Zimmermann
첼로   Richard Duven
곡   Piano Quintet In A Major, D.667 - III. Scherzo. Presto
앨범   Schubert: Forellenquintett / Mozart: Piano Quartet in G minor

세 번째 곡으로는 알프레드 브렌델의 연주로 슈베르트의 송어에서 3악장 Scherzo, Presto를 들어본다. F-01의 전원부가 튼실하게 설계된 덕분에, 순간적으로 힘 있게 튀어오르는 송어의 역동적인 모습을 재생음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힘 있게 역동적인 음으로 표현되는 현악 5중주의 사운드는 다이내믹 특성이 우수했으며 하면서도 충분히 힘 있게 펼쳐졌고, 적당한 스피드로 쭉 밀어주는 힘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각 악기가 지닌 고유한 음색을 매력적으로 펼쳐주고 있으며, 진득한 느낌으로 현악의 매력적인 톤을 절묘하게 묘사해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반 이후에 등장하는 정숙하면서도 조용하게 연주되는 부분에서는 고급스러움과 정숙함을 겸비하고 있어서, S/N비가 매우 좋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힘 있게 음을 펼칠 때와 약하게 소리가 날 때의 강약 조절도 능수능란했다. 다시 말해서 음의 셈과 여림의 대비 표현에 대해서도 표현력이 우수하여 완성도가 높은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아티스트   Wynton Marsalis
곡   You And Me
앨범   The Magic Hour

마지막 곡으로 Wynton Marsalis의 The Magic Hour 앨범에서, 2번째 트랙 You and Me를 감상해 본다. 진득하면서도 안정적인 재생음 경향은 확실히 재즈 장르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해상력이 좋기 때문에 매우 또렷하고 힘이 있으면서도 선명하게 묘사되는 박수소리가 인상적이며, 트럼펫 소리가 매우 고급스럽게 시청 위치에 전달된다. 베이스 주자가 연주하는 베이스 라인의 양감도 적절하게 묘사되고, 킥 드럼도 베이스와 어우러져서 상당한 양감으로 쿵쿵거리는 느낌이 좋았다. 전반적인 리듬과 박자 표현에서도 적당한 스피드로 기분 좋은 재생음을 만날 수 있었다.

우수한 중저역 뿐만 아니라 중고역이 조화도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트럼펫 악기가 주는 귀를 찌르듯 번쩍이는 듯한 순간적인 음의 묘사가 대단히 사실적이면서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맛깔나게 연주되는 재즈 피아노 연주의 음 사이사이의 여운이 매력적으로 묘사되고, 강하게 타건할 때와 다음 음으로 유연하게 연결될 때의 연결 표현이 절묘하게 매력적으로 들린다.

시청실 공간은 어느덧 라이브 연주를 듯한 생생함과 사실적인 음 표현에 빠져들게 되었고, F-01 인티앰프가 들려주는 재생음에 필자는 푹 빠져들어 버렸다. 결론적으로 인티앰프가 들려주는 재생음이지만 분리형 제품 못지않은 충분히 근사한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리뷰를 마치며,

얼마 전 에소테릭 본사에서 F-01과 F-02 인티앰프의 신제품 발표회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신제품 시연회는 제품 첫인상을 결정하는 상당히 중요한 자리이고, 첫인상이 잘못되면 제품 판매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상당히 매칭되는 스피커에 신중을 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매칭된 스피커를 알아보니 의외로 매우 까다로운 스피커인 B&W의 801 D4를 매칭하여 시연을 진행했다고 한다.

본 기를 듣기 전까지 필자가 기억하던 에소테릭 사운드는 조금 결이 달랐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발매된 제품을 들어보니, 에소테릭 사운드에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본사의 앰프 설계 담당 인력에 변화가 있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본 기 리뷰 직전에 접했던 A/B 클래스 동작 방식의 F-02 인티앰프의 경우 에소테릭의 장기를 살린 채 변혁을 꾀하는 수준이라면, A 클래스 방식의 F-01 인티앰프는 사운드 적으로 완전한 변신을 이뤘다고 할 수도 있겠다.

기존의 에소테릭 브랜드의 팬들과 신규로 유입될 오디오파일 분들 모두를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이 상당히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인티앰프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사운드로, 많은 분들께 어필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앞선다. 에소테릭의 F-01는 인티앰프 카테고리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A 클래스 방식 앰프로, 이 증폭 방식을 선호하시는 분들께 상당히 반가운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열 특성도 준수했기 때문에 내구성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제품으로 여겨진다.

시청회나 대리점 시연을 통해 꼭 한번 들어보실 것을 강력히 추천드린다. 여유만 있다면 당장 개인 시청실에 들여놓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 제품이다. 좋은 제품을 만나서 기쁜 마음으로 소개해 드릴 수 있어서 뿌듯한 기분이 든다.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제품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리뷰를 마친다.

염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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