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모임을 하이파이 시청실에서 가졌읍니다.
대부분 DVD-A 보다는 SACD를 사용하고 계신 분들께서 오셔서 좋은 의견 교환과 일반 CD와의 비교시청회를 통한 변화등을 짚어보았읍니다. 동원된 기기는 Sony SCD-1, Pioneer AX-10, BAT VK-D5SE 3대의 CDP에 BAT Pre+Power의 조합으로 Mini-Utopia 에 연결해서 시청했읍니다.
특히 Jacintha 의 "Autumn Leaves" 판이 SACD 와 XRCD 두 가지가 있어 동시에 돌려가면서 비교하기도 했읍니다. 1:1 비교는 어려웠던 것이 환경(케이블, 전원) 등이 달랐기 때문이었지만 모든 조건을 SACD쪽에 열악하게 하고서 시청했읍니다. 전원 코드와 인터선이 BAT 에 비해 1/5 정도의 가격인 것을 SACD에 물리고 일본 내수용인 관계로 몇천원 짜리 트랜스를 걸어서 110V전원 공급한 채로 사용해야 했읍니다. 모든 조건이 SACD쪽에 열악했지만 그 정도?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훌륭한 연주를 들려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상급 케이블을 걸어보지는 않았읍니다.
시청에 들어가자 모두들 음..... 소리와 함께 평소 듣던 SACD 소리와 다름을 깨달았는지 판을 여러 가지로 바꾸어도 보았읍니다. 나름 대로의 제 결론은 AX-10의 경우 DVD-A의 우수함에 비해 SACD쪽은 아직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고, SCD-1의 경우 해상력, 공기감, 자연스러움 등에서 BAT 에 분명 앞섰지만 평소 듣던 SACD 소리의 안깊이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읍니다. 반면 BAT 의 경우 해상력, 공기감, 자연스러움은 확실히 열세였지만 하이엔드에서나 느낄 수 있는 소리의 안깊이가 나오는 것을 보고 역시 오디오는 세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 번 깨닳았읍니다. 시청실의 BAT의 경우 연결된 케이블 또한 하이엔드 였지만 시스템 세팅이 잘된데다가 기계 자체의 실력도 상당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반 CD 로 소리의 깊이감을 내기가 열악한 시청실에서 쉽지 않은데 그것을 훌륭히 소화한 것을 보면 BAT CDP는 분명 훌륭한 기기임에는 틀림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진공관을 사용해서 아날로그단을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CD에서 느낄 수 있는 중고역의 grain은 어쩔 수 없었읍니다.
연구실로 돌아와서 SCD-1을 다시 들어보았읍니다. 시청실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소리의 안깊이가 단숨에 잡히는 것을 보고 "오디오는 역시 세팅" 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닳았읍니다. 인터선, 전원선, 전기공급, 그리고 사람의 정성등이 소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읍니다.
결국 SACD도 제대로된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고도의 튜닝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 깨닳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잘 세팅된 회원님댁을 순회하면서 차세대 포맷을 제대로 듣기 위한 튜닝 방법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저도 제 시스템이 정돈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필요했읍니다. 그것을 하루아침에 연결해서 좋은 소리가 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것이겠지요.
먼저 스피커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고역 해상력과 중역의 순도는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어설픈 스피커로는 소스의 해상력을 표현하기 힘든것 같습니다. 또 SCD-1 의 경우 그 특유의 성깔때문에 오디오 리서치 계열이나 3극 진공관 앰프와는 상성이 좋지만 BAT 같은 음색의 하이엔드 앰프들과는 약간 어울리지 않는 것을 종종 봅니다. 역시 오리와 박쥐는 상극인가 봅니다.
정말 보람있는 모임이었읍니다. 나름대로의 기기에 대한 결론이라면 소리의 해상력, 중고역의 맑음, 공기감, 분위기에서는 SACD가 우위에 있고, 소리의 깊이감, 두께감, 그리고 배경의 정숙함과 무대감은 역시 하이엔드 CDP가 우월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SACD의 소리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국등에서 하이엔드 SACDP가 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모두의 공감이었읍니다.
시청실을 제공해 주신 하이파이클럽 한사장님, 그리고 무거운 SCD-1을 들고오시고 방장으로 추대되신 김성준님, AX-1을 들고오신 이홍규님,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하이파이 클럽에서 사진도 찍었는데 빨리 올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