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몬 SID-200 사용기 (2부)
1부에서 이어집니다^^
<앰프 성능 평가, 비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그 떡이 맛있을 때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디자인에 걸맞지 않은 소리로 금방 내침을 당했던 앰프들이 기억납니다. 결국 앰프는 좋은 소리가 기본이 되어야겠지요.
많은 동호인들에게서 디지털 앰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발견하게 됩니다. 흔히 소리가 ‘디지털 냄새가 난다.’라는 이야기인데 그 소리나 완성도의 측면에서 아직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조금 이른 시기에 완성도 높은 디지털 앰프를 경험하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사용해본 디지털 앰프는 사운드포럼의 K300 인티앰프 였습니다. B&O 아이스파워를 사용한 디지털 인티앰프인데 투박한 외형과 리모콘의 부재, 입력단이 두 조밖에 되지 않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소리와 성능 때문에 오랜 기간 사용했었습니다.
그 후에 April Music 에서 나온 S1 파워를 경험하면서 저는 튜닝이 잘 된 디지털 앰프는 그 소리나 성능에서 A급 대출력 앰프와 별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장점이 많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나날이 전기요금의 부담이 커지고, 좁은 공간에서 대출력 앰프가 뿜어내는 열기에 땀을 흘리며 음악감상을 하다 보면 ‘이게 뭐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일체형 앰프에 관한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 줄어든 것 같지만 오디오 동호인들 사이에는 같은 값이면 분리형 앰프의 성능이 일체형 앰프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일면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는 바이지만 문제는 분리형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과 수고, 매칭의 어려움, PC-FI 환경을 위한 DAC나 각 기기 연결을 위한 케이블들까지 신경을 쓰다 보면 그 비용과 노력이 아까울 때가 있습니다.
SID-200 리뷰를 신청하면서 이러한 비용과 노력을 생각하면 완성도 높은 일체형 디지털 앰프가 저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SID-200의 DAC, 인티앰프를 분리하여 테스트해보았고, 제가 가진 모팡 인티와 분리형 (리비도 MK3파워+패스 알레프 복각프리)와의 비교 청취를 시작해보았습니다. 스피커는 Proac 1sc, ATC SCM19 두 조를 사용하였고, 모든 테스트는 아래의 6곡을 선택하여 반복적으로 청취함으로 비교하였습니다.
1. Norah Jones – Come Away With me,
2. Melody Gardot – My One And Only Thrill,
3. Cannonball Adderley – Somethin’ Else,
4. 김광석 – 다시 부르기 II,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5. Carol Kidd – All My Tomorrows,
6. Jennifer Warnes – The Hunter,
DAC 테스트
먼저 제가 사용하고 있는 스퀴즈박스 터치의 USB 출력과 SID-200의 USB 입력단을 연결하고 음악을 들어보았습니다. 처음 음악을 틀어놓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바로 옆방에 쌓여있는 파워앰프, 프리앰프, DAC, 그리고 거미줄 같은 케이블들을 보다가 단지 스퀴즈박스와 앰프 하나. 그리고 USB 케이블과 전원케이블 한 개로 플레이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차이로 보였습니다.
최신 XMOS 칩을 사용한 SID-200 의 DAC 는 상당히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단 스퀴즈 박스와 USB 직결로 특별한 설정 없이 XMOS DAC로 인식하였고, 바로 24bit/192khz 의 음원을 완벽히 지원하며 재생해 주었습니다. DAC 성능 평가를 위해 같은 곡을 반복하여 들으며 제가 원래 사용하고 있는 Arcam 사의 rDAC 의 디지털 입력을 통해 SID-200 앰프의 아날로그 입력 단으로 입력시켜 테스트 해보면서 확실히 SID-200의 DAC를 통한 소리가 더 풍성하고 세심한 소리를 내어주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Cannonball
Arcam rDAC도 해외 오디오 사이트에서 $500~600 가격대의 DAC 중에는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이지만 일단 스퀴즈박스 터치와의 USB 연결에서 최신 포맷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내보냈고, 소리에서도 판정패 당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SID-200의 디지털 동축 입력 단자도 USB단과 다르지 않은 모나지 않은 풍성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24bit/192khz의 음원을 잘 재생해 주었고 비동기식 XMOS 연결이라는 심리적인 부분만 아니면 크게 구분할 수 없는 차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광입력과/AES EBU 단자는 테스트해보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적어도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100만원 초중반대의 DAC 성능은 내어주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단 최신 스펙을 갖추었고 거기에 오디오키드 때부터 많은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얻어온 탄탄한 전원부 설계와 튜닝 실력이 SID-200에 발휘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동안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DAC를 포함한 일체형 인티앰프들이 시장에 출시되었고 앰프 자체에 대한 호평이 있었으나 동호인들 사이에서 앰프 성능에 비해 떨어지는 DAC 성능 때문에 따로 DAC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SID-200의 디지털 입력부는 그러한 부분에서 자유롭고 당당하게 일체형 앰프에서 매력적인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앰프 성능 테스트
DAC 테스트를 마치고 인티앰프 성능을 테스트 하기 위해 스퀴즈박스와 Arcam rDAC를 USB로 연결하고 rDAC 의 아날로그 출력을 SID-200에 연결하여 테스트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모팡 인티와의 비교입니다.
먼저 기기를 리뷰해주신 동호인들의 의견에서도 거의 언급되는 부분인데 SID-200은 배경의 정숙함이란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악기가 사라지고 목소리만 남는 부분이나 피아노 반주의 잔향감 등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습니다. Melody Gardot 의 Who Will Comfort Me 에서 마지막 무반주 솔로부분, 김광석 님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에서의 마지막 무반주 읊조림의 느낌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SID-200이 음악의 다이나믹을 살려주면서도 산만하지 않은 소리를 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Jennifer Warnes 의 Way Down Deep 의 타악기 반주부분에서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앞뒤로의 입체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마치 벽 뒤에서부터 제 귀 앞까지 각자 다른 연주자들이 차례로 서서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모팡 인티도 인티 성능에서는 뒤지지 않는 앰프입니다. 특히 프로악 1sc로 물렸을 때는 SID-200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Carol Kidd –
반복해서 여러 번 들어보다가 ATC SCM 19로 스피커를 교체해 보았습니다. ATC 스피커는 울리지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 스피커입니다. 그 중 SCM 19는 북셀프 치고는 상당히 크고 무거운 대형 북셀프에 속하는 스피커입니다. 확실히 모팡 앰프와 ATC 스피커는 조금 힘겨운 매칭이었습니다. 프로악 1sc 로 들을 때보다 악기 개수가 늘어나는 부분에서 소리가 좀 산만하게 들렸고 way down deep 에서의 타악기 소리를 묵직하게 울리지 못하고 단단하게 툭툭 울려주던 베이스 드럼이 턱턱, 텅텅으로 약간씩 퍼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구동력 이라는 부분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해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아무래도 모팡인티가 ATC SCM 19를 여유롭게 장악하며 울리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SID-200은 프로악 1sc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ATC 스피커도 잘 울려주었습니다. 잠깐 그릴을 열어보려고 스피커 앞에 갔다가 우퍼에서 드럼 소리와 함께 뿜어지는 공기 같은게 느껴져서 재미있었습니다. 손바닥을 우퍼 앞 10cm 정도에 대 보았는데 드럼이 쿵 할때마다 그 떨림이 제 손에 느껴졌는데 모팡은 확실히 그런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비교를 해도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구동력 부분에서도 SID-200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쯤에서 ATC 잡는 분리형 조합, 리비도 하이파이의 MK3 파워앰프, 패스알레프 복각 프리 조합을 투입하기로 합니다. 리비도 MK3 파워는 엄청난 무게와 열을 뿜어내지도 않으면서도 웬만한 스피커들을 힘있게 잘 울려주는 것으로 유명한 파워앰프입니다. 패스 알레프 복각 프리앰프는 2000년대 초반에 Diymania 라는 동호회에서 공제된 앰프로 패스 알레프 프리를 그래도 복각하여 만들었고 상당한 물량투입으로 당시 공제가가 100만원정도였던 실력기입니다. 힘있으면서도 예쁜 소리를 만들어주어서 제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조합이었습니다.
모팡과 SID-200의 대결에서 SID-200의 우위가 잘 드러났다면 분리형 조합과 SID-200의 인티 성능은 크게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Autumn Leaves 의 전주 관악기 부분에서는 리비도파워+패스프리 조합이 오히려 악기소리가 거슬리지 않고 편안하게 들렸습니다. SID-200에서 같은 부분을 계속 반복해 들으면서 고음의 관악기 소리가 약간 귀에 불편한 느낌을 주는 것을 느꼈고 뒷부분에서 피아노 울림과 함께 배경으로 깔리는 악기들의 소리가 약간 잡음처럼 들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Who Will Comfort Me의 뒷부분 보컬과 코러스 각 악기가 반복적으로 노래하는 부분에서도 확실히 SID-200이 더 생동감 있는 음악을 만들어 냈지만 볼륨을 조금 낮추어 듣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은 프로악 1sc와의 조합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으나 ATC SCM19에서 느껴지는 것으로, SID-200 앰프가 힘과 표현력 부분에서 상당한 성능을 갖췄으나 이것이 자극적으로 들리지 않도록 스피커 매칭에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번 대결에서 분리형 조합은 중심이 아래쪽에 잡힌 따뜻하고 풍성한 소리였고 SID-200은 음악의 박진감을 살려주며 음악적 희열을 느끼기에는 좋은 소리였으나 때로는 조금 산만한 소리를 내 주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ID-200 은 프로악이나 자비안, 로하스 계열의 질감형 스피커와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비교한 앰프들도 가격대로 볼 때 그리 뒤쳐지지 않고 동호인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듣고 있는 앰프임을 감안할 때 SID-200의 소리는 확실히 경쟁력 있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이름을 낸지 오래되지 않은 오디오키드가 많은 오디오 파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도 중저가와 고가의 모든 가격대에 신뢰할 수 있는 소리를 내는 좋은 앰프와 DAC를 계속 만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리뷰를 진행하면서 이런 오디오키드의 형제브랜드라 할 수 있는 세몬의 SID-200 앰프에 이런 Know-how 가 잘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무엇보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한 가운데 하루를 꼬박 음악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앰프의 성능이 좋아서 더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늘 듣던 음악에서 듣지 못하던 소리, 느끼지 못하던 느낌을 받는 것은 참 좋은 느낌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SID-200 은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은 고가의 앰프입니다. 그러나 리뷰를 마치고 비교했던 시스템을 방으로 돌려보내고 나서 방바닥에 남아있는 케이블들을 보며 SID-200 앰프가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퀴즈박스 터치와 케이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SID-200을 보며 이정도 성능에 이런 편리성과 효율성이라면 투자해 볼만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실행에 옮겨 분리형 시스템 한 조와 케이블들을 바로 정리했습니다. 결국 리뷰는 또다른 뽐뿌질로 끝났지만 앞으로 제 오디오 생활의 방향성은 확실히 정해진 것 같아 좋습니다. 이제 총알 장전을 해야겠지요. 다시 한 번 좋은 기회를 주신 세몬 오디오에 감사드립니다. Simple is the best!
<앰프 성능 평가, 비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그 떡이 맛있을 때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디자인에 걸맞지 않은 소리로 금방 내침을 당했던 앰프들이 기억납니다. 결국 앰프는 좋은 소리가 기본이 되어야겠지요.
많은 동호인들에게서 디지털 앰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발견하게 됩니다. 흔히 소리가 ‘디지털 냄새가 난다.’라는 이야기인데 그 소리나 완성도의 측면에서 아직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조금 이른 시기에 완성도 높은 디지털 앰프를 경험하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사용해본 디지털 앰프는 사운드포럼의 K300 인티앰프 였습니다. B&O 아이스파워를 사용한 디지털 인티앰프인데 투박한 외형과 리모콘의 부재, 입력단이 두 조밖에 되지 않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소리와 성능 때문에 오랜 기간 사용했었습니다.
그 후에 April Music 에서 나온 S1 파워를 경험하면서 저는 튜닝이 잘 된 디지털 앰프는 그 소리나 성능에서 A급 대출력 앰프와 별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장점이 많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나날이 전기요금의 부담이 커지고, 좁은 공간에서 대출력 앰프가 뿜어내는 열기에 땀을 흘리며 음악감상을 하다 보면 ‘이게 뭐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일체형 앰프에 관한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 줄어든 것 같지만 오디오 동호인들 사이에는 같은 값이면 분리형 앰프의 성능이 일체형 앰프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일면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는 바이지만 문제는 분리형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과 수고, 매칭의 어려움, PC-FI 환경을 위한 DAC나 각 기기 연결을 위한 케이블들까지 신경을 쓰다 보면 그 비용과 노력이 아까울 때가 있습니다.
SID-200 리뷰를 신청하면서 이러한 비용과 노력을 생각하면 완성도 높은 일체형 디지털 앰프가 저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SID-200의 DAC, 인티앰프를 분리하여 테스트해보았고, 제가 가진 모팡 인티와 분리형 (리비도 MK3파워+패스 알레프 복각프리)와의 비교 청취를 시작해보았습니다. 스피커는 Proac 1sc, ATC SCM19 두 조를 사용하였고, 모든 테스트는 아래의 6곡을 선택하여 반복적으로 청취함으로 비교하였습니다.
1. Norah Jones – Come Away With me,
2. Melody Gardot – My One And Only Thrill,
3. Cannonball Adderley – Somethin’ Else,
4. 김광석 – 다시 부르기 II,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5. Carol Kidd – All My Tomorrows,
6. Jennifer Warnes – The Hunter,
DAC 테스트
먼저 제가 사용하고 있는 스퀴즈박스 터치의 USB 출력과 SID-200의 USB 입력단을 연결하고 음악을 들어보았습니다. 처음 음악을 틀어놓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바로 옆방에 쌓여있는 파워앰프, 프리앰프, DAC, 그리고 거미줄 같은 케이블들을 보다가 단지 스퀴즈박스와 앰프 하나. 그리고 USB 케이블과 전원케이블 한 개로 플레이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차이로 보였습니다.
최신 XMOS 칩을 사용한 SID-200 의 DAC 는 상당히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단 스퀴즈 박스와 USB 직결로 특별한 설정 없이 XMOS DAC로 인식하였고, 바로 24bit/192khz 의 음원을 완벽히 지원하며 재생해 주었습니다. DAC 성능 평가를 위해 같은 곡을 반복하여 들으며 제가 원래 사용하고 있는 Arcam 사의 rDAC 의 디지털 입력을 통해 SID-200 앰프의 아날로그 입력 단으로 입력시켜 테스트 해보면서 확실히 SID-200의 DAC를 통한 소리가 더 풍성하고 세심한 소리를 내어주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Cannonball
Arcam rDAC도 해외 오디오 사이트에서 $500~600 가격대의 DAC 중에는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이지만 일단 스퀴즈박스 터치와의 USB 연결에서 최신 포맷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내보냈고, 소리에서도 판정패 당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SID-200의 디지털 동축 입력 단자도 USB단과 다르지 않은 모나지 않은 풍성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24bit/192khz의 음원을 잘 재생해 주었고 비동기식 XMOS 연결이라는 심리적인 부분만 아니면 크게 구분할 수 없는 차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광입력과/AES EBU 단자는 테스트해보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적어도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100만원 초중반대의 DAC 성능은 내어주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단 최신 스펙을 갖추었고 거기에 오디오키드 때부터 많은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얻어온 탄탄한 전원부 설계와 튜닝 실력이 SID-200에 발휘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동안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DAC를 포함한 일체형 인티앰프들이 시장에 출시되었고 앰프 자체에 대한 호평이 있었으나 동호인들 사이에서 앰프 성능에 비해 떨어지는 DAC 성능 때문에 따로 DAC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SID-200의 디지털 입력부는 그러한 부분에서 자유롭고 당당하게 일체형 앰프에서 매력적인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앰프 성능 테스트
DAC 테스트를 마치고 인티앰프 성능을 테스트 하기 위해 스퀴즈박스와 Arcam rDAC를 USB로 연결하고 rDAC 의 아날로그 출력을 SID-200에 연결하여 테스트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모팡 인티와의 비교입니다.
먼저 기기를 리뷰해주신 동호인들의 의견에서도 거의 언급되는 부분인데 SID-200은 배경의 정숙함이란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악기가 사라지고 목소리만 남는 부분이나 피아노 반주의 잔향감 등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습니다. Melody Gardot 의 Who Will Comfort Me 에서 마지막 무반주 솔로부분, 김광석 님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에서의 마지막 무반주 읊조림의 느낌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SID-200이 음악의 다이나믹을 살려주면서도 산만하지 않은 소리를 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Jennifer Warnes 의 Way Down Deep 의 타악기 반주부분에서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앞뒤로의 입체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마치 벽 뒤에서부터 제 귀 앞까지 각자 다른 연주자들이 차례로 서서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모팡 인티도 인티 성능에서는 뒤지지 않는 앰프입니다. 특히 프로악 1sc로 물렸을 때는 SID-200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Carol Kidd –
반복해서 여러 번 들어보다가 ATC SCM 19로 스피커를 교체해 보았습니다. ATC 스피커는 울리지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 스피커입니다. 그 중 SCM 19는 북셀프 치고는 상당히 크고 무거운 대형 북셀프에 속하는 스피커입니다. 확실히 모팡 앰프와 ATC 스피커는 조금 힘겨운 매칭이었습니다. 프로악 1sc 로 들을 때보다 악기 개수가 늘어나는 부분에서 소리가 좀 산만하게 들렸고 way down deep 에서의 타악기 소리를 묵직하게 울리지 못하고 단단하게 툭툭 울려주던 베이스 드럼이 턱턱, 텅텅으로 약간씩 퍼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구동력 이라는 부분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해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아무래도 모팡인티가 ATC SCM 19를 여유롭게 장악하며 울리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SID-200은 프로악 1sc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ATC 스피커도 잘 울려주었습니다. 잠깐 그릴을 열어보려고 스피커 앞에 갔다가 우퍼에서 드럼 소리와 함께 뿜어지는 공기 같은게 느껴져서 재미있었습니다. 손바닥을 우퍼 앞 10cm 정도에 대 보았는데 드럼이 쿵 할때마다 그 떨림이 제 손에 느껴졌는데 모팡은 확실히 그런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비교를 해도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구동력 부분에서도 SID-200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쯤에서 ATC 잡는 분리형 조합, 리비도 하이파이의 MK3 파워앰프, 패스알레프 복각 프리 조합을 투입하기로 합니다. 리비도 MK3 파워는 엄청난 무게와 열을 뿜어내지도 않으면서도 웬만한 스피커들을 힘있게 잘 울려주는 것으로 유명한 파워앰프입니다. 패스 알레프 복각 프리앰프는 2000년대 초반에 Diymania 라는 동호회에서 공제된 앰프로 패스 알레프 프리를 그래도 복각하여 만들었고 상당한 물량투입으로 당시 공제가가 100만원정도였던 실력기입니다. 힘있으면서도 예쁜 소리를 만들어주어서 제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조합이었습니다.
모팡과 SID-200의 대결에서 SID-200의 우위가 잘 드러났다면 분리형 조합과 SID-200의 인티 성능은 크게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Autumn Leaves 의 전주 관악기 부분에서는 리비도파워+패스프리 조합이 오히려 악기소리가 거슬리지 않고 편안하게 들렸습니다. SID-200에서 같은 부분을 계속 반복해 들으면서 고음의 관악기 소리가 약간 귀에 불편한 느낌을 주는 것을 느꼈고 뒷부분에서 피아노 울림과 함께 배경으로 깔리는 악기들의 소리가 약간 잡음처럼 들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Who Will Comfort Me의 뒷부분 보컬과 코러스 각 악기가 반복적으로 노래하는 부분에서도 확실히 SID-200이 더 생동감 있는 음악을 만들어 냈지만 볼륨을 조금 낮추어 듣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은 프로악 1sc와의 조합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으나 ATC SCM19에서 느껴지는 것으로, SID-200 앰프가 힘과 표현력 부분에서 상당한 성능을 갖췄으나 이것이 자극적으로 들리지 않도록 스피커 매칭에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번 대결에서 분리형 조합은 중심이 아래쪽에 잡힌 따뜻하고 풍성한 소리였고 SID-200은 음악의 박진감을 살려주며 음악적 희열을 느끼기에는 좋은 소리였으나 때로는 조금 산만한 소리를 내 주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ID-200 은 프로악이나 자비안, 로하스 계열의 질감형 스피커와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비교한 앰프들도 가격대로 볼 때 그리 뒤쳐지지 않고 동호인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듣고 있는 앰프임을 감안할 때 SID-200의 소리는 확실히 경쟁력 있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이름을 낸지 오래되지 않은 오디오키드가 많은 오디오 파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도 중저가와 고가의 모든 가격대에 신뢰할 수 있는 소리를 내는 좋은 앰프와 DAC를 계속 만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리뷰를 진행하면서 이런 오디오키드의 형제브랜드라 할 수 있는 세몬의 SID-200 앰프에 이런 Know-how 가 잘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무엇보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한 가운데 하루를 꼬박 음악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앰프의 성능이 좋아서 더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늘 듣던 음악에서 듣지 못하던 소리, 느끼지 못하던 느낌을 받는 것은 참 좋은 느낌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SID-200 은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은 고가의 앰프입니다. 그러나 리뷰를 마치고 비교했던 시스템을 방으로 돌려보내고 나서 방바닥에 남아있는 케이블들을 보며 SID-200 앰프가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퀴즈박스 터치와 케이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SID-200을 보며 이정도 성능에 이런 편리성과 효율성이라면 투자해 볼만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실행에 옮겨 분리형 시스템 한 조와 케이블들을 바로 정리했습니다. 결국 리뷰는 또다른 뽐뿌질로 끝났지만 앞으로 제 오디오 생활의 방향성은 확실히 정해진 것 같아 좋습니다. 이제 총알 장전을 해야겠지요. 다시 한 번 좋은 기회를 주신 세몬 오디오에 감사드립니다. Simple is the best!
.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