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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요즘 부지런히 비행기에 오른다. 주 목적지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이지만, 동남아도 중간에 끼워 넣고, 인도나 남미까지 다녀올 계획에 있다. 지난번 유럽 방문 때에는 일부러 말레이시아 항공을 탔는데, 가격이 저렴한 것이 제일 큰 이유였지만, 중간에 쿠알라룸프르(이하 KL)에서 일박 할 수 있다는 점에 매혹되어서다. 어차피 유럽 가는 길, 쉬엄쉬엄 가자는, 약 11시간에 걸친 비행 시간을 쪼개보자는 얄팍하나 계산속도 물론 작용했다.

 

한데 막상 비행에 오르니, 완전한 계산 착오였음이 드러났다. 인천 공항에서 약 6시간 반 정도나 걸려서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것은 좋았는데, 일단 환승하고 나면 무려 13시간을 날아가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는 것이었다. 무려 13시간!

돌아올 때는 더 심했다. 프랑크푸르트~KL까진 좋은데, 여기서 인천에 올 때 또 한번 내렸다 뜬다. 총 3회의 이착륙을 경험해야 귀국할 수 있는 여정이었던 것이다.

 

이런 황당한 상황에서 그나마 온건할 수 있었던 것은, 프랑크푸르트에서 KL로 오는 항공편이 텅텅 비어, 아예 중앙에 놓인 다섯 개의 좌석을 몽땅 내 것으로 만들어 편히 누워온 점과 하루 정도 이 도시에 스탑 오버하면서 지냈기 때문이다.

 

 

과연 처음 가보는 도시지만, 이국적인 풍경이며 거리거리마다 멋지게 늘어선 야자수 나무들이 인상적이었고, 쇼핑가, 게스트하우스, 클럽 거리, 명품가, 왕궁, 차이나 타운 등 블록별로 세심하게 구획을 나눈 점이 특히나 재미있었다. 즉, 자신이 오늘 어디를 갈까 고민할 때, 바로 목적지를 떠올릴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여기서 이 도시의 얼굴은 단연코 트윈 타워였다. 마치 바르셀로나의 파밀리아 사그라다처럼,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선 다소 기형적인 이 건물의 위용은, 직접 눈으로 보고, 공기감을 느낀 다음에 상당한 카리스마로 다가왔다. 여행을 마치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자태가 눈에 선할 만큼, 대단한 임팩트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건축이란 어떤 면에서 도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모뉴먼트가 되는 건물들은 항상 해당 도시의 이미지와 겹쳐서, 그 도시의 역사나 전통까지 왜곡시킬 만큼 강렬한 개성을 풍긴다. 파리 하면 떠오르는 기하학적 구성미의 에이펠 타워는, 실제 파리 전체의 이미지와는 어긋난다. 당연히 파리지앵들도 철거하려고 했다. 어찌어찌 라디오 송신탑의 구실을 하면서 살아남았다가 이제는 파리를 대표하는 얼굴 마담이 되었으니, 주객이 전도되어도 한참 전도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건축물 등도 마찬가지다. 도시 전체의 풍경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지만, 오히려 이 하나가 나머지를 압도하는 형국이라고 할까?

 

 

사실 지금도 여행 가방을 꾸릴 때면 오로지 유럽에 갈 때만 가볍게 흥분이 된다. 일본은 춘천이나 부산에 가는 기분이 나고, 미국도 마찬가지. 동남아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처음 가보는 유럽의 도시들은 늘 가슴이 설레게 하는데,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역시 건축물에 그 답이 있었다. 어떤 도시든, 우선 대하는 것이 건물들이고, 그것이 지어진 양식이나 모양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 공간과 일체감을 갖게 된다.

 

또 한편으로 보면 건축은 모든 예술의 결정체가 아닐까 싶다. 내부를 꾸밀 경우, 건축가가 생각한 일정한 패턴이 스토리가 개재되고, 벽에 장식한 회화나 각종 조각품을 어떤 것으로 선택해야 할지가 그 과정에서 결정된다. 무엇보다 설계 도면 자체가 정확한 하머니와 공식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수학적인 완벽함과 건축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이 엄청난 결과물은, 그런 면에서 음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굳이 피타고라스를 언급하지 않고도 말이다.

 

그러므로 이번에 탐방한 코드의 창설자 존 프랭스가 건축에서 영감을 받아 제품을 제작하는 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열면 건축물에서 음악이며 문학, 미술 등을 떠올릴 수 있고, 자연스럽게 오디오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실 코드의 제품들은, 음 자체도 좋지만, 그 매무새가 상당하다. 무엇보다 멋진 건축물과 설계자의 영향을 받아 제작했기에, 건축에 약간만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그 컨셉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인터뷰에서 알게 되었지만, 존은 여행을 좋아하고, 건축물을 자주 접하고 또 스케치하며,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가우디와 같은 건축가를 경배한다고 했다. 건축과 오디오,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결국 통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하긴, 오디오에서 인테리어 효과도 무시할 수 없지 않은가?

 

 

코드가 자리한 곳은 런던에서 남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켄트라는 도시의 메이드스톤이라는 지역으로, 시외 열차를 타고 가야 한다. 약 50분 정도의 짧은 기차 여행이지만, 도심을 벗어나면 속이 다 시원하도록 멋진 평원이 줄지어 나타나는 데다가, 도시 자체에는 옛스런 정취가 가득해서, 방문 내내 기분이 좋았다.

 

방문 당일,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통해 공장에 가보니, 과연, 찬사가 나올 만큼, 펌프하우스를 개조한 건물이 멋지게 눈앞에 펼쳐졌다. 펌프하우스? 이게 대체 뭐하는 곳이냐 의문이 들 법한데, 쉽게 말하면 샘터다.

 

예전이 이 건물은 도시 전체에 물을 공급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지하에 물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 즉, 일종의 천연 우물이라 하겠고, 덕분에 여름에도 꽤 시원하다고 한다. 1800년경에 세워진 이 건물은 나중에 콜레라가 돌고, 사람들이 죽는 일이 발생했다. 마을에서 조사 후, 그 진원지가 이곳이라고 판명이 되어 더 이상 이 지역의 우물 구실은 못하고 버려졌지만, 존이 이를 사들여 개조에 개조를 거듭, 지금의 멋진 공장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건축에 대해 좀 아는 분들이라면 쉽게 짐작하겠지만, 오리지널리티를 보존하면서 새로 개량한다는 것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차라리 몽땅 허물고, 이 자리에 신축하는 편이 더 빠르고 또 경제적이다. 그러나 이 건축 애호가는 그런 몰상식한 짓을 하지 않고, 치밀하게 계획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참고 꾸준히 자신만의 상상력을 투입했다. 그 결과, 오디오 업계에서 유명한 명소로 자리잡았으니, 더욱 코드의 명성을 높이지 않았나 판단이 된다.

 

일단 코드를 움직이는 스탭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본적인 팩토리 투어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재미있는 손님이 한 분 나타났다. 홍콩에서 온 애호가로, 워낙 코드를 좋아한 덕분에 날짜에 맞춰 직접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말을 들어보니, 가끔 이런 열혈 애호가가 직접 찾아온다고 한다. 그때마다 스탭들이 정성스럽게 안내를 하고, 설명을 한다고 하니, 과연 펌프하우스가 유명하긴 유명한 모양이다.

 

나중에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갔는데, 중간에 작은 강이 흐르는 다리를 지났다. 다리 위에서 보는 풍경은 사뭇 평화롭고 또 한가하다. 저쪽 산 중턱에는 푸르른 잔디가 펼쳐져 있고, 작은 길로 가끔 승용차가 지나간다. 맞은편엔 펌프하우스를 중심으로 고풍스런 집들이 띄엄띄엄 놓여있다. 이런 목가적인 풍경은 아무리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다. 나도 그렇고, 홍콩 친구도 역시 연신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이제 팩토리 투어를 시작하자. 1층은 마켓팅 사무실로 쓰이고, 2층이 바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널찍한 공간에 여유 있게 책상들이 늘어서 있고, 중간중간 생산중인 제품들이 가득하다. 여기서 PC 보드부터 조립, 테스팅에 이르는 전 공정이 이뤄지고 있다.

 

 

처음 간 곳은 샤시 관련 담당자 마이크다. 이 분이 실질적으로 이쪽 엔지니어링의 보스 역할을 하는 바, 특히 메탈릭쪽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알다시피 코드의 제품은 건축을 테마로 상당히 정교하면서 멋진 마무리를 보여주는 바, 이 부분에서 마이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실제로 샤시의 제작은 여기서 10마일 정도 떨어진 하청 공장에서 이뤄진다. 그것을 다시 다듬고 또 조립해서 하나의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마이크의 몫인 것이다. 물론 PC 기판을 조립하거나, 샤시에 부착하는 일도 담당하고 있다.

 

 

PC 보드의 제작은 아주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분야로, 케이라는 여성이 담당하고 있다. 사실 이런 쪽은 숙련된 솜씨가 요구되므로, 특히 납땜 실력의 비중이 크다. 무려 18년간 이곳에 근무하면서 이쪽 일만 했으므로, 그 부분에 대한 신뢰는 당연하다. 그러고 보면 이 공장에서 일하는 분들 대부분이 20년 경력 안팎이라고 한다. 코드의 완벽주의는 어쩌면 이런 스탭이 뒷받침하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샤시와 각종 PC 보드를 조립해서 하나의 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은 존이라는 매우 젊은 친구의 몫이다. 한눈에 봐도 힘이 셀 것처럼 보이는데, 이런 무거운 제품을 다루려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매우 붙임성이 좋아, 투어 내내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야구로 치면 일종의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성격이 강해, 실은 공정 전반에 걸쳐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실력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완성된 제품은 당연히 테스팅을 거친다. 이 부분은 앤디의 몫으로, 각종 테스터 기기에 둘러싸인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또 그는 어셈블리쪽도 관여해서 일손이 딸릴 경우, 이 부분에 투입된다고 한다.

 

 

한편 이곳은 앰프 및 CDP 제작을 위한 부품들이 주위에 보관되어 있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 있는 부품이 다는 아니고, 그때 그때 제작에 필요한 것들만 놓여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하나하나 꼼꼼히 포장되거나 적시에 쓸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어서, 작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대개 이런 장인 위주의 공장들은 다소 어지러울 수도 있는데, 이곳은 상당히 청결하고 관리가 잘되어 있는 쪽이다.

 

 

여기는 1층에 있는 파트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최종 점검을 담당하는 다미엔씨는 상당히 나이가 든 분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이쪽 일을 해온 분으로, 당연히 이 공장의 최종 점검자 역할을 한다. 일종의 라스트 맨 스탠딩인 것이다.

 

또 한편으로 그는 AS쪽도 담당해서 고장난 제품이 들어올 경우 직접 손을 보기도 한다. 인자한 할아버지 인상이자만, 일을 할 때의 모습은 정반대로 무섭기까지 한데, 역시 최종 마무리를 담당하는 분다운 포스가 느껴진다.

 

 

완성된 제품을 포장하는 곳도 1층으로, 그때 그때 외부로 반출하거나 혹은 따로 창고에 보관하는 처리가 이뤄지고 있다. 코드는 제품 수가 많지 않지만, 박스의 크기나 사이즈가 달라서 해당 모델에 맞는 박스를 찾아 안에 담고 또 크기에 맞게 정리하는 일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최종 단계에서 실수라도 하면 다된 밥에 재 뿌리는 격이니, 나름대로 노우 하우가 있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가니 발레리란 분이 나온다. 이 분은 존의 비서 일을 하면서 마켓팅도 담당하고 있다. 넓은 방에는 별도의 회의 테이블이 있는 바, 중요한 미팅이 여기서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벽 한쪽에 여러 나라의 잡지에서 수여한 상이 보인다. 코드가 단시간 내에 세계 일류품의 반열에 들 수 있었던 것은 당연히 퀄리티가 뛰어난 때문이지만, 그에 걸맞는 외관이며 제작 공정, 마텟팅, R&D 등이 뒷받침되었음을 여기서 알 수 있었다.

 

참고로 코드의 전직원은 총 11명. 크지 않지만, 업무의 전문화와 효율성이 잘 이뤄져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는 데에는 적절한 사이즈라 하겠다.

 

 

이어서 윗층에 올라기니 리스닝 룸이 나온다. B&W 노틸러스 801의 1세대 제품으로, 여기에 다양한 코드의 신제품들이 매칭되어 있다. 사실 코드는 놀랍도록 B&W 계통의 스피커와 잘 어울려서 초기에 이미지 업을 시키는 데에 도움받은 바 있다. 그러나 틸이나 윌슨 오디오, 각종 영국제 스피커 등과도 매칭이 뛰어나므로, 크게 구애받을 필요는 없을 듯싶다.

 

 

이제 투어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리스닝 룸에서 신제품들을 들은 다음, 존과 마주앉아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실 그와는 지난 번 뮌헨 쇼에서 만나 점심을 함께 한 바 있으므로, 그리 낯선 사이는 아니다.

 

또 그는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데다가, 그 중매를 K 수입상의 P 사장이 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심지어 한국을 자신의 나라라는 표현도 하는데, 그 만큼 아내를 깊이 사랑하고, P 사장을 베스트 프렌드로 여기고 있다. 게다가 여러 번 방문해서 눈에 익은 만큼, 이런 진솔한 감정도 가능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므로 이 회사의 절반은 한국인 것이라는 전제 하에 상당히 편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JF : 전원 속에서 하이 테크한 일을 하니까 여러 모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부품을 검사하거나, 온 신경을 집중해서 보드를 제작하면서도 일단 밖으로 나가면 릴렉스하게 쉴 수 있으니까요.

 

 

JF :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사춘기 때에는 재즈와 록에 심취해서 마일스 데이비스나 레드 제플린, 롤링 스톤즈 등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하이파이를 알게 되어 직접 제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턴테이블만 빼고 말이죠. 당시 가라드 25 MK3를 쓴 기억이 나는군요.

 

 

JF : 앰프는 16세 때부터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20세가 되던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몰입하게 되었죠. 항공 관련 일을 할 때 작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파워 서플라이를 수납하는 일을 하면서, 이 분야에 많은 노우 하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독립했는데, 바로 오디오 회사를 차리기 힘들었으므로, 홍콩에 있는 애스텍이라는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데이터 프로세싱에 관련한 일종의 기술 고문과 같은 역할이었죠. 어느 정도 자유가 보장되고, 급료도 후해서 한동안 만족하고 다녔죠. 제가 들어갈 때만 해도 약 50명 정도가 일했지만, 10년이 지나고 나니까 무려 3만2천명을 고용하는 대기업이 되었답니다.

 

 

JF : 아무튼 큰 회사에서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다 보니 나만의 작은 회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가 커지만 아무래도 나의 존재가 약해집니다. 가족과 같은 구성원을 가진 나만의 회사가 간절해졌던 것이죠. 또 그간 만들어온 앰프를 본격적으로 사업화시키겠다는 욕심도 있었고요. 그래서 1992년 1월에 정식으로 코드를 창업한 것입니다.

 

 

JF : 맞습니다. 혹 저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심슨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호머 심슨을 연상하면 됩니다. 약 90% 정도 캐릭터가 일치하니까요.(웃음)

 

 

 

JF : 스위칭 전원은 효율이 좋고, 빠르게 반응하며, 광대역의 동작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런 이유만으로 좋은 앰프를 만들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제품은 모든 다이오드에 다 케이스를 씌웁니다. 앰프를 구성하는 여러 스테이지를 모두 블록화시켜서 열이나 자력을 차단하는 구조도 갖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쓰는 트랜스는 노이즈가 있으므로, 이를 필요로 하지 않은 스위칭 전원은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파워 서플라이도 보드 부분과 따로 분리시켜 일체의 간섭을 피하고 있습니다. 저희 제품을 테스트해보면 완벽한 곡선 형태의 사인파를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최상의 퀄리티를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JF : 그것은 아주 자연스런 일입니다. 기술적인 완성도를 더해가다 보면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답니다.

 

 

JF : 전 기본적으로 뭔가 새롭고, 독특한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CDP의 뚜껑 열리는 것을 보세요. 여태껏 보지 못한 형태가 아닙니까?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디자인을 좋아하는 데다가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것을 즐깁니다.

 

 

JF : 맞습니다. 당초 구입할 때엔 정말 난감하더군요. 지붕은 내려앉은 상태였고, 내부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단지 싸다는 것밖엔 구입할 이유가 없어 보였죠. 이를 차근차근 청소하고, 뜯어 고치고, 다듬고 해서 지금의 공장이 된 것입니다.

 

 

JF : 늘 고민하죠. 그래서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여행도 하면서 충전을 합니다. 또 혼자 공장에서 밤을 새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JF : 전혀. 몰두해야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여기에 있는 시간을 행복하게 여깁니다. 일반적인 공장 이미지와도 다르고, 직원들도 일종의 가족과 같은 연대감을 갖고 있으니까요. 가끔 함께 차를 마시고, 케이크를 먹으면서 한담을 하기도 한답니다. 200년 전에 지어진 다리와 펌프하우스라는 환경에서 이런 일을 하는 기업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JF : 주로 제가 합니다. 원래 전 아이디어가 풍부한 편입니다. 어릴 때부터 계속 뭔가를 만들어왔으니까요. 정원을 가꾼다거나, 페인트 칠을 한다거나, 그림을 그린다거나 아무튼 늘 뭔가 창조적인 일을 하는 쪽이 적성이 맞습니다.

 

 

JF : 맞습니다. 모두가 오랫동안 여기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납땜에서 어셈블리며 포장에 이르기까지 전공정을 커버할 수 있답니다.

 

 

JF : 노틸러스 801이라는 제품은 커다란 우퍼를 갖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스피드 면에서 불리합니다. 하지만 저희 제품은 매우 빠릅니다. 그게 구동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죠.

 

 

JF : 다인오디오는 오래 전부터 프로페셔널과 컨슈머 부문을 독립해서 딜러를 따로 두고 운영해왔습니다. 그런데 프로페셔널쪽에서 저희 제품을 알고 선택한 것이죠.

 

 

 

JF : 창업 초기에 로열 오페라 하우스를 리빌딩하면서 저희 파워 앰프를 무려 222개나 구입했답니다. 별다른 마켓팅이 필요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그 후, 많은 스튜디오에서 저희 제품을 사갔습니다.

 

 

JF : 많은 회사가 측정을 하지만, 초점이 벗어난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진짜 문제가 뭔지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DAC 부분을 보면, 대개 엇비슷한 기술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일반적인 칩을 쓰니까요. 현대 조선을 보세요. 엔진부터 다 만듭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그렇게 해야 더 나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 근본적인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서 손을 대야만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는 좋은 제품을만들 수 있습니다.

 

 

JF : 모든 앰프는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신호 사이를 왔다갔다 합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신호가 정확하게 일치해서 반응이 정교해지도록 만듭니다.

 

 

JF : 저는 뭔가 창조를 해서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일이 좋습니다. 그래l서 계속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또 노력을 합니다. 알다시피 처음에 저희 회사는 크고 무거운 제품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 제품은 애호가 100명 중 한 명이 사는 제품이더군요. 보다 많은 새로운 소비자를 만나고 싶어서 작은 제품들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JF :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람 귀는 다 비슷한 모양입니다. 어디를 가든 좋아하는 음악은 다를지라도 느끼는 감동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JF : 우리 가족은 한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마음 한구석은 한국에 가 있습니다. 또 내 최고의 친구도 한국인이고요. 문화적으로 영국과 한국은 다르면서도 같습니다. 무엇보다 멘탈리티가 비슷합니다. 모두 지적이며 위트가 풍부하고, 정이 많습니다. 음식이 다르고, 문화가 다를지언정, 기본적인 마음씀씀이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을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까운 시일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니 그때 또 인사하도록 하죠.

 

 

JF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