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스피커 공학의 진수 달리 1부
시간은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달리(DALI)를 주재하던 링도르프씨는 한 명의 젊은이에게 주목했다. 그는 정전형 스피커의 전문가로, 어떡하든 그 장점을 달리에 수용하고자 했다. 그래서 정식으로 채용을 했지만, 결국 달리에서 정전형 스피커를 내려는 계획은 백지화가 되었다. 그 역시 큰 실망을 안았다.
하지만 그는 회사를 떠나는 대신 적극적으로 달리의 기술력을 높이는 데에 주력했다. 차츰 실력을 인정받아, 어느새 그는 회사를 대표하는 CEO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차츰 주위에서도 달리가 보다 강한 회사가 되려면 직접 드라이버를 생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처음에는 제대로 된 메이커에 하청을 줘서 이를 커버하려고 했다. 그러나 샘플을 한번 퇴짜 놓으면 몇 개월이 그냥 흘러버렸다. 이런 페이스로는 아무 것도 얻는 게 없는 게 자명한 이치. 결국 그는 직접 드라이버를 개발하기로 결심한다. 단, 그 비교 대상이 바로 정전형 스피커였다. 자신이 이쪽의 전문가이므로, 드라이버도 기본적으로 이와 근접한 수준으로 제작되어야 한다는 원칙 하에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이다.
정전형 혹은 평판형 스피커의 최대 강점이 무엇일까? 아무래도 장대한 음장일 것이다. 특히, 양쪽 스피커의 바깥으로 화려하게 펼쳐지는 음의 향연은, 일단 맛보고 나면 돌아갈 수 없다. 나는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한 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맨 처음 이런 충격을 받은 것은 90년대 말, 우연히 들린 오디오 숍에서 접한 마틴 로건의 CLS 2. 커트 엘링의 노래를 듣는데, 본격 연주가 시작되기 전, 그가 멀리 왼편 스피커 뒷편에서 대각선으로 공간을 가로질러 내 오른편 귓가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후, 정확히 중앙에 자리 잡고 노래를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도 가끔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어떻게 이런 음장이 가능할까? 기본적으로 우리는 깊이(Depth)와 넓이(Width) 그리고 높이(Height)를 생각한다. 앞의 두 개는 이해가 되겠지만, 높이라니 그 무슨 뜻인가?
예를 들어 무대를 바라볼 때 앉아서 치는 피아노의 높이와 서서 부는 트럼펫의 높이는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기타라도 앉아서 치는 것과 서서 연주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바로 스테레오 이미지, 이른바 음장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스피커들은 이런 정경을 양쪽 스피커 사이에서만 구성한다. 보도 자료를 보면 분명 스피커 바깥쪽에도 소리가 난다고 써 있지만 이를 감지하기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설치법이나 음반의 녹음 상태 등을 고려해서, 대충 그러려니 짚고 넘어가는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커트 엘링의 녹음이 보여준 대각선이나 일부 녹음에서 들을 수 있는 스피커 바깥 공간의 존재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부분에서 정전형 스피커가 갖는 장점은 두 말하면 잔소리.
단, 이런 스피커들은 공통적으로 저역의 펀치력에 문제가 있다. 쾅쾅 바닥을 두드리는 파워는 고사하고, 킥 드럼이나 더블 베이스의 존재감조차 약한 경우가 태반이다. 또 스피커 구동력이라는 면에서 최악이다. 심지어 일부 앰프는 퍽 나가기도 한다. 보수 유지 관리라는 측면에서도 결코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류의 스피커들은 일부 열혈 애호가들을 제외하면 주목을 받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일반 스피커에서 이런 경지를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 물론 두 스피커 사이의 풍부한 음장은 여러 차례 경험했지만, 스피커 바깥 공간이라는 면에서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데 바로 지금, 나는 그 엄청난 경험을 하고 있다. 장소는 덴마크의 북쪽 뇌라거라는 지역 한 쪽의 달리 시청실. 연결된 앰프는 내드의 보급형 인티. 이런 조합에서 나오는 깊고 풍부한 음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무슨 귀신에 홀린 듯, 연신 좌우로 고개를 돌려 음이 나오는 곳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결국 난 더 이상의 의심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바로 자리에 일어나 박수를 치면서 그 주인공에게 악수를 청했다. 무려 20년간의 기다림과 노력 끝에 일궈낸 걸작 에피콘 시리즈. 그 메인 디자이너이자 현재 달리를 이끄는 CEO 라스 보레(Lars Worre)씨를 향해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자, 이 스토리는 달리 탐방기 2부에서 중점적으로 하기로 하고, 일단 달리의 공장에 다다른 여정부터 소개해야겠다. 그 시작은 코펜하겐에 위치한 멋진 호스텔이다. 온통 하얀색 벽과 시트와 가구로 구성된 심플하면서 럭셔리한 이 호스텔은 가격도 만만치 않다. 2층엔 전용 바(Bar)도 갖고 있어서 인근의 꽤 잘나가는 젊은이들이 몰려오기도 한다.
호스텔 내의 구성도 1인실, 2인실, 4인실, 6인실 등 다양해서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우연히 인터넷 서핑하다가 발견해서 예약을 했는데 여건상 4인실 도미토리를 택했다. 그러나 운이 좋아 아무도 이곳에 들어오지 않는 바람에 혼자 3일간 여유 있게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번에 나온 탐방기 시리즈의 일부는 그 방에서 쓰이기도 했다.
두 번째 행운은 청명한 날씨. 일 년에 불과 며칠밖에 없는 따뜻하고 맑은 날씨에 온 도시는 무슨 축제라도 벌이는 듯, 잔뜩 들떠 있었다. 공원엔 선탠하는 인파가 가득하고, 도심 곳곳에 다양한 밴드들이 앞을 다퉈 연주하고 있다. 이런 곳을 산책하노라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나온다.
세 번째는 오르토폰과 달리의 공조(?)를 통해 신속하게 달리의 팩토리로 향한 것이다. 거기엔 이유가 있다. 당초 계획은 목요일에 도착해서 금요일 하루를 꼬박 취재에 할당하는 것이다. 이것은 통상 이틀을 투입하면서 내 나름대로 정한 패턴이기도 하다.
한데 덴마크의 철도 공사가 토요일부터 시작되면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기 위해선 부득불 금요일 야간 열차를 타야했다. 그러므로 목요일 오후부터 취재가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오르토폰의 요한센씨가 아르후스까지 날 바래다줬고, 그후 마이클 닐센씨의 차에 타고 달리로 향해서 그 바톤 터치가 진짜 절묘했다.
그리고 진짜 행운은 바로 지금, 에피콘을 들은 데에 있다. 워낙 큰 충격을 받아 숙소로 돌아와서도 과연 내가 들은 음이 진짜일까 의구심을 가졌다. 다음날 에피콘 시리즈에 속하는 세 개의 모델을 집중적으로 들으면서 내가 속은 게 아니구나 안심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은 달리 탐방기의 2부에 집중적으로 다루겠다.
어쨌든 뇌라거는 아르후스에서 1시간 정도 달리면 나오는 곳으로, 사실 작은 마을에 불과하다. 아니, 일종의 공업 지대로 보면 된다. 그러므로 아르후스가 중심이라 할 수 있고, 실제로 달리를 탐방하는 분들은 이 지역에 있는 호텔을 이용한다. 나도 마찬가지.
덴마크는 큰 반도 하나와 두 개의 섬이 중심이다. 맨 오른쪽에 있는 섬의 끝자락에 코펜하겐이 위치해 있다면, 아르후스는 반도의 중심부에 있다. 서열상으로 따지면 두 번째로 큰 도시에 속한다. 아마도 약 30만 정도의 인구가 살지 않을까 짐작이 된다.
그러나 직접 방문해보면, 코펜하겐과 전혀 딴판의 항구 도시가 펼쳐져서 눈길을 끈다. 우리의 서울과 부산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덴마크는 녹지대가 풍부하고, 낙농업이나 목재 가공과 같은 일이 발달되어 있다. 그러나 디자인에 대한 투자도 상당해서, 거리 곳곳에 처음 보는 가구점이나 디자인 회사들이 가득하다. 대니쉬 디자인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심플함을 강조하는 터라, 우리의 감각과도 잘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지도상으로 보면 덴마크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반도와 여러 개의 섬으로 구성된 바, 그 이동이 용이치 않고, 덕분에 특정 지역에 가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다행히 다리도 많이 놓고, 철도를 발전시켜 큰 무리는 없다. 그래도 이 작은 나라가 어떻게잘 사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실제로 이번에 방문한 코펜하겐과 아르후스는, 겉보기완 달리 상당한 내실이 있었다. 코펜하겐의 경우, 왕궁의 규모를 보고 놀랐고, 아르후스는 선착장에 가득한 요트를 보고 또 놀랐다. 거리 곳곳에 가득한 명품점과 부띠크라던가, 시민들의 때깔을 보면, 스위스가 절대 부럽지 않다. 당연히 물가 또한 살인적. 실제로 노르웨이와 1, 2위를 경합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여기서 잠깐 덴마크의 역사를 보자. 17세기부터 19세기 초까지 대륙을 휩쓴 세력은 프랑스의 부르봉 왕가와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다. 여기에 또 하나 집어넣어야 할 세력이 바로 덴마크다. 우리가 지금 스칸디나비아 지역으로 부르는 광대한 영토가 실은 덴마크의 수중에 있었다.
그런데 비극은 바로 나폴레옹 때 벌어진다. 온 유럽이 나폴레옹과 맞설 때 덴마크는 정반대의 길을 간 것이다. 당연히 나폴레옹의 실각은 덴마크의 괴멸을 불러와 일단 스웨덴이 독립을 했고, 이후 노르웨이가 떨어져 나갔다.
그 역사를 우리와 대입해도 좀 비슷한 부분이 있다. 고구려와 발해 시절, 우리의 땅은 저 멀리 만주를 덮고도 남았다. 몇 번이나 중국의 침략을 이겨낸 강대국이었다. 그런 대륙의 기질이 아직도 남아서 삼성, LG, 현대와 같은 거대 기업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시각을 덴마크에 자연스럽게 대입해도 좋을 듯하다.
어쨌든 방문 당일, 닐센이 모는 차를 타고 달리 본사에 가니 건물 입구에 태극기가 펄럭인다. 웬 태극기냐 물었더니 바로 내 방문을 기념하기 위함이란다. 마치 내가 국빈이라도 된 듯, 어깨가 으쓱거린다. 물론 이런 대접은 엘락 방문 때에도 받아봐서 낯설지 않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
여기서 잠깐 정리를 해보자. 오르토폰에서 나를 인계(?)받아 숙소를 안내하고, 공장에 데려다 준 미카엘 닐센(Michael Nielsen)씨는 주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세일즈 매니저인데, 오르토폰의 CEO로 있는 크리스텐 H. 닐센(Christen H. Nielsen)씨와 잘 알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야모에서 근무했기 때문이다.
한편 달리의 CEO로 있는 라스 보레(Lars Worre)씨는 오르토폰 탐방 시 모든 관련 업무를 도왔던 레이프 요한센(Lief Johannsen)씨와 잘 알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어쿠스틱 소사이어티의 회원으로 함께 활동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참 좁은 세상이구나 싶고, 그 한편으로 이렇게 모여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돕기 때문에 대니쉬 오디오가 강하구나 싶었다.
사실 달리를 방문하기 전에는 늘상 해오던 방식으로 구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초두에 말한 대로 에피콘 시리즈를 듣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특별히 2회의 구성을 도입했다. 이번 1부에는 공장 탐방을 싣겠다. 2부에선 메인 엔지니어 킴 크리스티안센(Kim Kristiansen)과 라스 보레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킴 크리스티안센씨가 수장으로 있는 R&D 부서에 있는 실험실이다. 여러 인클로저에 다양한 드라이버를 넣고 이리저리 시도하는 곳이다. 드릴, 나사 등 많은 공구들이 눈에 띤다.
여기는 시제품으로 만든 스피커를 마이크로 계측하는 곳. 간단한 실험을 하기에 적합한 구조로,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은 풍부한 에어 볼륨을 가능하게 한다.
에피콘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 투입된 각종 드라이버와 인클로저다. 각각의 모델마다 스펙이며 특성이 측정되어 컴퓨터에 입력한 상태다. 이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는 저 엄청난 시제품 드라이버의 양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벽에 걸린 다양한 상장들. 달리가 이룩한 성과의 면면을 훑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팩토리 투어를 안내한 얀 크리스텐씨. 오랜 기간 달리에서 근무한 베테랑으로, 이번에 큰 도움을 주셨다.
크리스텐씨가 처음 데려간 곳은 이른바 QC 룸으로, 퀄리티 컨트롤을 담당하는 측정실이다. 완성된 스피커뿐 아니라, 드라이버, 인클로저, 각종 부품까지 모두 체크한다. 심지어는 망치까지 동원해 인클로저의 강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이곳은 드라이버를 체크하는 곳. 저 구멍에 드라이버를 넣고 소리를 넣어 마이크로 그 특성을 파악한다.
이것은 일종의 온도계라고 할까? 비교적 작은 챔버에 소형 스피커뿐 아니라 각종 부품이나 드라이버를 넣어 테스트한다. 물론 온도뿐 아니라 습도까지 조절해서 얼마나 견디는지 데이터를 얻는다. 워낙 다양한 지역에 수출하기 때문에 어디에 보내도 견뎌낼 수 있는 스피커의 제조는 기본이라 하겠다.
이것은 일종의 대형 온도계로, 비교적 큰 제품들이 체크된다. 사실 말도 안 되게 습도가 높은 지역이 있는가 하면, 지나치게 건조한 지역도 있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는 지역도 있다. 달리의 제품들은 이 모든 환경에 버텨낼 수 있는 제품의 생산을 기조로 삼는 것이다.
스피커의 파워 핸들링을 체크하는 곳이다. 여러 가지 앰프를 물려 소리를 쾅쾅 낸다. 당연히 굉음이 나서 아예 이런 밀폐된 챔버를 별도로 만들었다. 아무튼 스피커가 부숴질 때까지 소리를 낸다고 한다.
자외선을 체크하는 곳. 유난히 햇볕이 강한 지역에서 직사광선을 받을 경우, 인클로저의 마감이 변할 수 있다. 이 부분을 검사하는 곳이다.
드롭 테스트. 일정한 높이에서 스피커를 떨어트려 그 결과를 측정한다. 물론 그냥 스피커를 떨어트리지 않고, 박스에 넣어서 떨어트린다. 제품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미리 점검하는 것이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에 잠시 자재 창고를 둘러봤다. 워낙 모델 수가 많고, 양도 많아서 자재 창고의 사이즈가 어마어마했다.
여기는 완성된 제품을 내보내는 이른바 쉬핑 에어리어. 전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하는 곳이라, 배송하는 지역이 상당히 다양했다.
완성된 제품을 담은 박스를 비닐로 싸는 기기. 참 이런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이 기기는 상당히 거대하고, 하는 일도 중요하다. 처음 목재가 들어오면, 일종의 무늬목을 입히는 작업이 여기서 이뤄진다. 당연히 목재의 크기가 커서 이런 거대한 기기가 필요한 것이다. 한편 하이엔드 제품들은 리얼 우드 배니어를 쓰기 때문에 이런 공정이 필요없다.
달리의 관련 업종 중 하이파이 클루벤이라는 사업이 있다. 북구 및 네덜란드에 약 75개의 하이파이 숍을 내서 직접 판매하는 것이다. 달리의 제품뿐 아니라 B&W, 삼성 TV, 클라세 등 제품 종류가 다양하다. 그 스톡을 보관하는 지역으로, 상당히 규모가 방대하다.
본격적으로 스피커 제조 공정을 보기 전, 이런 콘베이어 벨트가 보였다. 자세히 보니 완성된 제품들이 박스에 담겨 창고로 이송되는 공정이다.
이것은 패킹 머신. 박스에 테잎을 두르는 일을 한다.
이제 캐비넷을 만드는 공정에 왔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한 부분이 기다리고 있다.
큰 판을 자르는 기기. 이른바 빅 플레이트 커팅 머신이다. SCM사의 제품을 쓰고 있다.
커팅 엣지를 내는 기기. 스피커 인클로저를 조립하려면, 이렇게 일정한 홈을 파야 서로 맞물려서 조립이 되지 않는가. 바로 그 공정이다.
V 컷을 담당하는 기기. 그래야 구부려서 나중에 접합이 용이해진다.
패널에 구멍을 뚫는 공정이다. 사진에 보는 것은 리어 패널로, 스피커 터미널과 덕트를 위한 구멍을 각각 뚫고 있다.
이런 공정을 통해 인클로저가 조립되면, 마지막으로 체크가 이뤄진다. 만일 하자가 보이면 바로 끄집어내서 고친다. 물론 이런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제 파이널 어셈블리 파트로 갔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인클로저에 흡음재 및 드라이버 등이 담겨져 완성품이 나온다.
아이콘 시리즈를 조립하는 현장. 흥미로운 것은 이런 파이널 어셈블리 공정에도 여성 인력이 많다는 점이다.
조립이 완성된 제품에 스피커 케이블을 달아 소리를 낸다. 그리고 그 특성을 측정한다. 말하자면 완성 직후 바로 체크에 들어가는 것이다.
테스트 후 이상이 없으면 바로 박스에 담는다. 즉, 어셈블리, 테스트, 박싱 등 모든 공정이 대개 한 명의 여성으로 모두 마무리되는 것이다. 속전속결이면서 철두철미한 시스템이 아닌가.
이렇게 완성된 제품은 박스에 담겨 콘베이어 벨트를 통해 외부의 창고로 보내진다.
드라이버를 삽입할 때 아무렇게나 넣지 않는다. 두 발의 우퍼가 들어간다고 하면, 꼭 눈으로 확인해서 비슷한 컬러를 가진 제품을 넣는다. 물론 일정한 숙련 과정을 거친 눈썰미가 필요하리라.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파존 라인도 여기서 만들어진다. 상당히 모양새가 독특하지만, 달리의 기술력이 잘 투입되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는 멘토를 제작하는 곳, 다소 무겁기 때문에 이런 특수 기기를 이용해서 번쩍 들어올려 박스에 넣는다.
이제 하이엔드 제품을 만드는 부서로 옮겼다. 아마 이쪽에 흥미를 보이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에피콘 시리즈를 폴리싱 처리하는 곳. 일단 인클로저의 외관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다음에 파이널 어셈블리가 이뤄지는 것이다.
제품에 모델 명이며, 회사 명을 마킹하는 머신. 당연히 담당 디자이너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세련된 레터링이 적절한 위치에 마킹된다. 헤르메틱(Hermetic)의 9-11이라는 모델을 쓰고 있었다.
에피콘을 조립하는 모습. 역시 한 명의 담당자가 최종 조립을 완결하며, 뒤편에 자신의 서명을 각인한다.
에피콘에 들어가는 크로스오버. PCB에 납땜을 한 것이 아니라, 진동에 강한 소재 위에다 일일이 하드 와이어링 기법으로 부품을 삽입했다. 무엇보다 큼직큼직한 것이 마음에 드는데, 알고 보니 저항이며 콘덴서 메이커로 이름이 높은 베닉(Bennic)사의 특주품이다.
조립할 때 참고가 되는 모델. 특히 내부 흡음재를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눈으로 보고 집어넣게 되어 있다.
완성된 제품은 당연히 테스팅이 이뤄진다. 이 큰 구멍에 스피커의 프런트 패널을 향하게 해서 각종 신호를 넣어 체크한다.
이것은 일종의 라이팅 테스트. 양쪽 형광등의 불을 밝혀서 꼼꼼하게 외관에 무슨 하자가 없는지 체크한다.
한편 한쪽에선 헬리콘의 제작 공정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달리를 대표하는 두 하이엔드 라인이 이곳에서 모두 제조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각각의 제품을 테스팅할 때 일종의 기준을 제시하는 부분이다. 물론 이 소프트 웨어는 달리에서 제작한 것으로, 다양한 부분이 꼼꼼하게 망라되어 있다. 다른 스피커 메이커들이 군침을 삼킬 만한 소프트 웨어가 아닐까 싶다.
공장 한 구석에 발견한 거대한 캐비넷들. 그 안에 담긴 것은 현재 달리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의 레퍼런스 모델들이다. 혹 제작하다가 가끔 이것을 끄집어내서 비교 측정해서, 자신의 작업에 무슨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때 매우 용이하다고 한다.
직원들이 주로 점심이나 간식을 해결하는 카페테리아. 역시 부자 나라답게, 깨끗하고 간결하게 처리된 인테리어가 꽤 고급스럽다. 점심을 여기서 먹었는데, 상당히 맛이 좋았다.
이곳은 달리의 다양한 제품들을 진열해놓은 일종의 쇼 룸.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 대부분이 쇼 룸은 한번쯤 거쳐가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쇼 룸 옆에 위치한 미니 씨어터. 동사에서 제작한 파존 시리즈나 혹은 저가 모델의 홈 씨어터 재생 능력을 체크할 때 주로 쓰인다.
1부인 공장탐방은 여기까지로, 2부에서는 메인 엔지니어 킴 크리스티안센(Kim Kristiansen)과 라스 보레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