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수병위인풍첩(獸兵衛忍風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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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병위인풍첩이라는 한문제목으로 알려져 있는 이 작품은 최근 국내에서 "무사 주베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이 되었으나 흥행에는 실패한 바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이 작품은 일본 에니메이션 메니아 사이에서는 이미 한번씩 시청이 되었을 타이틀이고 일반인들은 이 작품을 잘 알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흥행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잔인성과 선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스토리의 구성도 비교적 탄탄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한 번 시청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군요.

제품정보
제작사 : 망가(Manga) 비디오
화면 : 1.33:1
음향 : 영어 DD5.1, 일어 DD스테레오
자막 : 영어
디스크 : 단면 싱글레이어
제작년도 : 1993년
DVD발행년도 : 1998년
상영시간 : 94분
등급 : 등급외
지역코드 : 1번
감독 : 카와지리 요시아키
영상 및 음향
화면을 보면 선명하다기 보다는 다소 뭉개진 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질의 손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래 화질이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전체적인 화면의 진행속도는 빠르고 디즈니의 에니메이션 처럼 실사에 가깝게 그리려 했다기 보다는 우리가 원래 보아왔던 만화적 필체가 그대로 느껴지고 있는데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3.5점을 주고 싶습니다.

음향은 원래의 사운드인 일본어로 시청했는데 스테레오이기는 하지만 무난하게 들어줄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고 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DVD의 매력인 채널분리도가 확실하지 않은 것은 다소 실망스럽다고 하겠군요. 영어사운드의 경우에는 5.1채널로 분리되어 있지만 일본인이 영어를 말하는 것 같은 어색함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일어기준으로 평가하자면 5점 만점에 2.5점을 주고 싶습니다.
영화적 완성도
항상 그렇지만 아무리 AV를 즐긴다고 해도 첫째는 영화가 좋아야 하고 음향과 화질은 두 번째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인데요, 본 작품의 경우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름대로 풍부한 상상력을 관객에게 제공해 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듯 합니다.

전체적인 극의 구성은 쥬베이라고 하는 일급의 남자무사와 몸속에 독을 품어 그녀를 안거나 키스를 하는 자는 죽게 만드는 카게로라고 여자닌자, 그리고 정부에서 파견된 스파이 다쿠앙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도쿠가와 막부의 시기로 영화에 등장하는 세력들은 크게 지금의 막부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막부를 세우려는 일군의 무리들과 이들과 결탁하여 무사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귀문팔인방, 그리고 이들을 감시하려고 하는 현 막부의 무리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새로운 막부를 일으키려는 무리들은 죽음에서 환생한 겐마가 이끄는 귀문팔인방을 이용하여 비밀리에 금을 수송하려 하지만 겐마는 막부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겐마는 이 금을 이용하여 무사의 시대를 열고자 하며 정부에서 파견된 다쿠앙은 이들의 계획을 저지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다쿠앙은 이런저런 계책을 통해 주베이와 카게로를 끌어들이는데...

영화의 감상포인트는 세부분입니다. 먼저 주베이와 카게로의 사랑. 카게로는 몸속에 독을 품고 있는 여자로서 그를 차지하는 남자는 누구든지 죽음을 당합니다. 이는 그녀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지만 역으로 말하자면 어떤 남자와도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근원적인 제약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대가로 주베이를 도와주는 그녀는 결국 그를 사랑하게 되고 둘은 이룰 수 없는 사랑속에서 삶과 죽음으로 이별하게 되는데 그녀의 머리띠를 칼집에 두르고 사라지는 주베이의 마지막 엔딩타이틀은 배경음악과 함께 묘한 여운을 남기는 군요.

두 번째는 겐마와 주베이의 결전. 겐마와 주베이는 영화의 회상장면을 통해 이미 한번 전작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당시 주베이는 겐마의 목을 베어 죽였는데 겐마는 환생술을 통해 불멸의 존재로 다시 태어납니다. 겐마의 몸이 여자이기도 하고 남자이기도 한 설정은 일련의 홍콩 무협영화와 비슷하지만 마지막 최후는 흥미롭게도 터미네이터2와 유사합니다.

세 번째는 주베이와 다쿠앙 사이의 거래. 다쿠앙의 외형은 결코 어떤 무사도 이기기 힘들 정도로 외소하고 가냘픈 노인입니다. 하지만 그는 무한한 계략을 지니고 있으며 주베이에게 생명을 담보로 한 계약을 성사시킵니다. 후에 주베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카게로의 독이 깃든 몸을 제시하는 것은 둘의 사랑을 이루게 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적으로는 상당한 우연이 개입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다쿠앙 자신은 홀로 이 모든 문제를 풀기 위해 마을에 잠입하는데 만일 주베이나 카게로를 중간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도대체 어떻게 겐마와 새로운 막부세력을 막으려 했던 것인지 보는이가 암담할 지경이군요.

하지만 이런 마음이야 필자가 느끼는 안타까움일 뿐 한낱 만화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이고 전체적으로 긴장감있는 스토리 전개와 빠른 화면전환은 한편의 신나는 전자오락을 한 판한 기분이라고 하겠습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4점을 주고 싶습니다.
나가며
내용이 잔인하고 선정적인 화면이 다수 존재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단지 만화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애들하고 같이 보겠다는 위험한 상상을 한다면 큰일날 일입니다. 디즈니 에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또한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공각기동대, 신세대 에반겔리온 등등의 일본 에니메이션과는 또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하드고어계통의 에니메이션(이 작품의 감독 카와지리는 요수도시라는 또다른 에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하다)으로서 이런 계통의 극영화를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군요.

-llhtml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