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에피소드1 (The Phantom Men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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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그 당시의 시대상황에 의해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하나의 전설로 남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스타워즈(Star Wars)』 역시 그러한 작품들 중의 하나이며, 우리는 그 작품 속에서 영화적인 완성도보다는 그 시대를 관통했던 하나의 환상과 꿈을 보게 됩니다.

이제 그 첫 번째 이야기, 하지만 제작상으로는 4번째 작품이 선보였을 때 미국인들은 20여년전의 전설을 잇는 새로운 전설의 탄생을 기대했으며 많은 이들이 그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광적인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그 작품이 DVD라는 매체로 다시 찾아오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그때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본토인 미국에 비해 한 달여 늦게 출시된 SF영화의 상징적 작품 『스타워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간단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제품정보

제작사 : 20세기 폭스사
화면 : 2.35:1 아나몰픽
음향 : 영어 DD EX 5.1
자막 : 한국어, 영어, 중국어
디스크 : 단면 더블레이어
제작년도 : 1999년
DVD발행년도 : 2001년
상영시간 : 136분
등급 : 전체
지역코드 : 3번
감독 : George Lucas
배우 : Jake Lloyd, Ewan Mcgregor, Liam Neeson, Natalie Portman 등

2. 영상 및 음향

본 작품의 영상은 만족스러움과 불만족스러움이 교차하는 일장일단의 화면을 보여줍니다. 일단 순간적으로 보이는 화질은 무난한 수준입니다. 최근의 작품답게 잡티들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별다른 화질저하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매우 애매하게도 DVD 시청자가 기대했던 날카롭고 뚜렷한 화질을 보여 주는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 DVD의 프로듀서였던 Van Ring은 DVD에 사용될 원본을 선정함에 있어서 자신들은 매우 신중한 고려를 했으며 그 결과 『벅스라이프(Bug's Life)』와 같은 디지털적인 화질보다는 극장의 스크린에 투사되는 필름 같은 영상을 원하게 됐다는 설명을 한 바 있습니다.

두명의 제다이 기사, 콰이공과 오비완.

일단 그가 말하는 필름과 같은 영상이 현재 필자가 보고 있는 화질과 동일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화면이 다소 지글거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에 따라 색상의 대비가 선명한 디지털화질을 선호하거나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본 영상은 다소 불만족스러움을 선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제작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본 DVD작품의 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3.5점을 주고 싶습니다.

음향 면에서 본 DVD는 나름대로의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THX인증을 받은 돌비디지털 EX 5.1의 음향을 자랑하는 본 작품은 채널분리도도 비교적 우수하고 우퍼의 울림도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포드레이스(pod race) 중에 울리는 메인스피커, 리어스피커 및 우퍼의 울림과 공간이동효과는 매우 뛰어나서 다채널 미디어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본 영화의 음향담당자는 이전의 『스타워즈』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에 참여했던 벤 버트(Ben Burtt)이며, 사운드 믹서를 담당했던 사람은 『라이언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헌팅(The Hauting)』에서 음향을 담담했던 개리 리드스트롬(Gary Rydstrom)』입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만점에 4.5점을 주고 싶습니다.

3. 영화적 완성도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스타워즈는 모두 여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4번째 이야기부터 6번째 이야기까지는 이미 영화화되었다는 너무나도 엄연한 사실을 먼저 밝히고 시작하겠습니다.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하는 여왕

본 작품은 그 여섯 가지 이야기의 첫 번째 단락으로서 이야기의 구조상으로는 이전의 세 가지 에피소드를 보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영화가 되겠지만 제작에 참여한 어느 누구도 이전의 작품을 알지 못하는 관객을 감안한 체 작품을 완성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엑스파일』의 텔레비전 시리즈를 보는 것이 극장용 영화를 시청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우리는 이미 전개된 뒷날의 이야기를 아는 것이 본 작품을 이해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하며 크게 두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첫 번째 사건은 은하계의 질서를 유지하던 공화국체제가 점차 균형을 잃고 이 틈을 타서 무역연합을 중심으로 한 악의 무리들이 세력을 늘려 가는 일련의 사태를 말하며, 두 번째 사건은 훗날 스타워즈 시리즈의 중심인물이 될 아나킨 스카이워커(제이크 로이드)의 등장입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두명의 제다이 기사 - Qui-Gon Jinn(리암 니슨)과 Obi-Wan Kenobi(이완 멕그리거) -를 중심으로 펼쳐지며 결과는 물론 해피엔딩입니다. 아마도 스타워즈의 열렬한 팬이 아니라면 이 영화의 스토리 구조에서 별다른 감흥을 얻기는 매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사실 이전의 스타워즈 역시 이야기의 서사적 구조는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스타워즈』 그 자체는 결코 영화적인 완성도의 차원에서 논할 만한 성질의 영화는 아닐 겁니다. 저 역시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전의 스타워즈 3부작이 미국의 어린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1977년부터 3년 간격으로 개봉된 세편의 작품은 그 당시 10살 안팎의 어린이들에게는 하나의 환상이었으며 꿈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SF영화이기에 앞서 판타지(fantasy)의 성격이 강한 영화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에는 미국인의 정서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젊은 신출내기 제다이 기사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거대한 악의 세력에 대항하는 정의의 상징입니다. 할리우드 영화의 상투적 공식인 유약한 선과 강력한 악의 대결은 언제나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불균형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희망, 아나킨은 결코 눈에 보이는 만큼의 능력만이 있는 것은 아니죠. 왜냐하면 그에게는 언제나 포스가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포스는 제다이 기사가 가지는 절대적인 정신적 능력이며 아나킨은 자신의 눈과 팔을 믿는 것이 아니라 포스에 의존하여 적을 물리칩니다.

10살 안팎의 미국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설정은 얼마나 흥분되는 이야기겠습니까 ? 아마도 영화를 시청하고 영화관을 나서는 아이들은 자신을 아나킨과 동일시하며 언제나 포스가 함께 하기를 기원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포드레이스의 음향은 압권이다.

감독 조지 루카스는 이 영화 한편으로 일약 할리우드의 거물로 성장했고 이제 『에피소드6 : 제다이의 귀환(Return of Jedi)(1983)이 개봉된 지 16년이 흐른 뒤에야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이제 조지 루카스의 포스에 사로잡혔던 아이들은 모두 20대후반에서 30대초반의 어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작품에서 잠시 자신의 인생에서 잃어버렸던 제다이 기사의 환상을 다시 한번 느꼈을까요 ? 아마 그렇지는 않았을 겁니다.

스타워즈』는 『터미네이터(Terminator)』와는 다른 종류의 영화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시리즈간의 연결고리가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터미네이터』 역시 1편과 2편 사이의 시간간격이 길었던 작품이지만 반드시 2편과 1편을 연결해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1편을 안 본다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조금 손해는 보겠죠) 1편의 팬이 반드시 2편의 팬일 필요도 없습니다. 오직 문제는 주인공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늙어 가는 나이 뿐입니다. 하지만 『스타워즈』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한 시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독특한 영화입니다. 이것은 문화매체로서의 영화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훈장이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엄청난 구속일 수도 있을 겁니다.

감독 조지 루카스는 공식 인터뷰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이 100년후에는 어떤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여섯 단락의 이야기 중 첫 번째 단락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즉, 『Phantom Menace』가 아닌 『Star Wars』로 기억될 것이다."

조지 루카스는 영리한 사람입니다. 그 역시 세월이 지나고 기술적으로는 발달한 영화환경 속에서 앞으로 나올 2편의 에피소드 역시 첫 세편의 에피소드가 지녔던 시대적 상징의 훈장을 달기는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입니다. 그가 기댈 유일한 언덕은 새로운 에피소드들은 결코 독립된 영화가 아니라 스타워즈라는 큰산의 일부라는 사실을 각인 시키는 길뿐입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만점에 2.5점을 주고 싶습니다.

4. 부록

본 DVD는 부록을 위한 별도의 디스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자자는 100% 디지털 캐릭터이다

(Commentary) : 영화의 제작에 참여한 7명의 인사들이 나와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나갑니다. 보통의 DVD가 선택하는 육성해설의 방식은 각각의 해설자를 위한 별도의 트랙을 마련해 놓는 것인데 본 작품은 일곱 명이 동시에 장면에 대한 해설들은 한꺼번에 합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디스크 1번에서 선택하셔야 합니다.

(The Beginning : Making Episode 1) : 영화의 제작과 관련된 1시간 분량의 제작 다큐멘터리입니다. 특히 영화에 사용된 여러 가지 디지털적 요소들과 캐스팅과 관련된 내용, 조지 루카스 필름의 기업적 성격 등도 알아볼 수 있는 자료라고 하겠습니다. 모두 600시간의 분량에 해당하는 영상자료에서 뽑아 냈다는 사실도 자료의 중요성을 배가시키는 요소가 되겠군요.

(Exclusive Deleted Scenes and Documentary) :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7장면의 삭제씬과 이 장면들이 왜 삭제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들이 자세히 보여집니다. 기존의 DVD에서 보이던 삭제장면 부록들과는 차원이 다른 특급 부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ulti-Angle Storyboard-to-Animatic-to-Film Segment) : 또 하나의 엄청난 부록 한가지. 스토리보드, 에니매틱과 실제 완성단계의 영상을 버튼을 눌러 가며 비교해 볼 수 있는 강력한 오락기능 !

(Feturettes) : 「visual effects」, 「costumes」, 「design」, 「fights」, 「story」와 관련된 다섯 개의 작은 단편 다큐멘터리들입니다.

(Web Documentaries) : 음... 도대체 이 DVD에는 왜 이렇게 다큐멘터리가 많은 걸까요 ? 본 영화의 웹사이트에서 공개된 바 있는 12편의 단편 다큐멘터리들입니다.

(Thearetical Trailer and TV Spots) : 티저광고 및 극장용 광고, 7편의 TV광고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Photo Gallery) : 배우와 제작진의 사진들이 제공됩니다.

(Posters and Print Campaign) : 홍보용 광고매체들을 볼 수 있습니다.

(Starfighter : The Making of a Game) : 루카스필름에서 만든 비디오게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Music Video) : "Duel of the Fates"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 밖에도 DVD-ROM 사용자를 위한 링크 서비스, THX 최적화를 위한 오디오 및 비디오 테스트 기능 및 다양한 이스터 에그(Easter Eggs)들이 제공됩니다. 참고로 본 DVD 제작의 프로듀서를 맡은 사람은 영상관련 단락에서도 언급했던 Van Ring입니다. 이 사람이 제작에 참여한 DVD는 『Terminator 2 : Ultimate Edition』, 『Independence Day : Special Edition』, 『Abyss : Special Edition』등입니다.

5. 나가며

저는 개인적으로 『스타워즈』의 열광적인 팬은 아닙니다. 따라서 본편 영화를 통해서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고 실제로 뛰어난 영화라기 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DVD라는 매체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본 작품은 매우 성의 있게 제작된 DVD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때로 국내 DVD 시장에서 가격과 관련한 논쟁이 벌어질 때 제작사의 입장은 언제나 싼 가격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제품의 질을 봐 달라는 논리를 펼치게 됩니다.

『스타워즈』 DVD는 2만원대 후반의 가격으로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본 작품에 수록된 다양한 부록들을 보았을 때 아무도 이 가격이 비싸다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성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스타워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필히 소장해 볼만한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최후의 광선검 결투.

사족 : 몰라도 상관없고 알면 좋은 영화와 관련된 이모저모로 모두 IMDB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1. 극중 콰이공 진의 통신기기는 여성용 면도기인 센서 엑셀을 약간 변형한 것입니다.
2. 극중 여왕으로 나오는 나탈리 포트만은 뉴욕에서 거행된 프리미어 파티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 기말고사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놀랍죠 ?
3.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모두 끝날 무렵부터 다스 베이더(Darth Vader)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4. 첫 번째 극장용 광고가 시작된 첫주, 여론조사에 의하면 극장 관람객의 최고 75%가 극장 상영작이 아닌 『스타워즈)의 광고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고 답했답니다. 믿거나 말거나죠.
5. 1997년 영화촬영 중 타투인 행성분을 촬영했던 튀니지에 엄청난 폭풍이 불어 세트가 일부 파손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감독 조지 루카스는 오히려 이를 기뻐했다고 하는데. 이유는 1977년 첫 번째 『스타워즈) 촬영 시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고 그 후 영화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6. 의회장면중 E.T.와 비슷하게 생긴 외계인들이 보입니다. (비슷하다기 보다는 똑같더군요) 여왕이 의장의 불신임을 선언한 후 동요하는 청중들 중에 있습니다. 찾아보시길.
7. 나부행성의 수도에 있는 폭포에서 흘러내리는 것은 실제로 물이 아닌 소금이라고 합니다.
8. 이 영화는 돌비디지털 EX가 적용된 첫 번째 극장용 영화입니다.
9. 에피소드 1은 1977년작 에피소드 4에 비해 32년전 이야깁니다. (그렇다면 아나킨 스카이워커도 제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젊은이도 아니군요...) 에피소드 2는 에피소드 1에 비해 10년후 이야기이며, 에피소드 3은 에피소드 2에 비해 2년후 이야깁니다. 따라서 에피소드 3과 4사이에는 20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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