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기타로 연주한 영화음악
수많은 작곡가들이 기타의 아름다운 선율에 매혹되어 기타를 위한 곡을 작곡했으며 많은 연주자들은 다른 악기를 위해 작곡된 곡을 편곡하여 기타로 연주해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많은 영화음악이 처음부터 기타를 위한 곡으로 작곡되거나 편곡되어 기타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감동적인 영화에 쓰였던 곡을 연주한 명 연주자들의 편곡 앨범과 그들의 다른 앨범도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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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CAVATINA 연주 : Goran Sollscher (Guitar) 제작 : Deutsche Grammophon (수입) |
먼저 소개해 드릴 앨범은 Robert De Niro와 Meryl Streep이 함께 열연했던 영화 'Dear Hunter'의 주제곡을 클래식 기타로 연주한 'Cavatina'라는 앨범입니다.
Stanley Meyers가 작곡했고 John Williams가 직접 연주하여 무척 유명해진 Original Score이지만 이번에는 'Paganini for Two' 라는 음반에서 Gil Shaham과 함께 연주했던 Goran Sollscher가 독특한 11현의 클래식 기타로 아름답게 들려줍니다.
Goran Sollscher의 기타는 매우 특이합니다. Segovia가 사용했던 고전적인 6현 기타와 Narciso Yepes가 직접 개량하여 사용해오던 10현 기타 대신에 Sollscher는 표현력이 더욱 풍부한 11현 기타를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이 음반을 들어보면 11현 기타의 특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타이틀 곡인 'Cavatina'를 포함한 여러 소품을 정갈하면서도 맑은 소리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특징이 없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하나 하나의 음을 편안하면서도 또렷하게 내기 위한 그의 노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Sollscher는 현대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Here, There and Everywhere' 및 'From Yesterday to Penny Lane'이라는 음반을 통해 Beatles의 여러 곡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연주해냈으며 'Piazzolla for Two'라는 음반에서는 '내게 탱고는 발보다 귀를 위한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던 Astor Piazzolla의 열정적인 탱고 작품을 Patrick Gallois의 풀륫과 함께 연주하였습니다.
Sollscher의 연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Deutsche Grammophon을 통해 발표되고 있는 바흐 작품집을 중심으로 클래식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그만의 연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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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beyond the Missouri Sky 연주 : Charlie Haden (Bass) Pat Methney (Guitar) 제작 : Verve (수입, 라이센스) |
다음으로 소개드릴 음반은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너무나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영화인 'Cinema Paradiso'의 주제곡 연주가 담겨있는 'beyond the Missouri Sky'라는 앨범입니다.
영화음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인 Ennio Moricone가 작곡하여 영화의 가치를 더욱 높여 준 'Love Theme' 및 'Main Theme' 곡을 재즈계의 거장인 Charlie Haden과 Pat Metheny이 연주했습니다.
Charlie Haden과 Pat Methney의 고향인 Missouri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가득 담은 연주도 환상적이지만 어쿠스틱 기타의 울림과 베이스 현의 떨림을 충실히 담아낸 녹음도 매우 뛰어납니다. 앨범 곳곳에 담긴 Missouri Sky의 사진도 아주 멋있는 앨범입니다.
이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연주는 아마도 영화 시네마 천국의 주제곡인 'Love Theme'가 아닐까요. 원곡의 서정성을 최대한 살려 기타와 베이스만으로 담백하게 연주합니다. 한 곡을 더 고르라고 한다면 실로 즐거운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같은 영화 주제곡인 'Main Theme'도 좋지만 그보다는 프리 재즈 스타일의 곡인 'Our Spanish Love Song'을 들어보면 어떨까요.
두 연주자의 Discography는 실로 방대합니다. 베이시스트인 Charlie Haden의 연주앨범만 해도 수십 장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며 Keith Jarrett이나 Jan Garbarek과 같은 유명한 뮤지션들과 함께한 세션연주만 해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Pet Methney의 연주는 재즈나 퓨전에도 속하지 않는 그만의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하였습니다. 그의 음악은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그널 뮤직으로 사용될 정도로 친숙합니다.
최근 Gonzalo Rubalcaba(Piano)가 함께하여 발표한 'Nocturne' 앨범에서는 미국의 정통 재즈와 쿠바의 다양한 음악적 정서가 조화된 아프로 쿠반 재즈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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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Guitar Trio 연주 : Paco De Lucia Al Di Meola John McLaughlin 제작 : Verve (수입, 라이센스) |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음반은 그리스 신화 올훼와 유리디스의 비극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각색하여 브라질 리오 카니발 축제를 배경으로 사랑과 죽음을 강렬하게 전개한 영화 'Black Orpheus'의 주제곡 'Manha de Carnaval'을 기타 트리오로 연주한 앨범입니다.
음반 제목이 'Guitar Trio' 이듯이 이들 세 명의 연주자에는 아무런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을 듯 합니다. 기타 연주자로서는 어느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빠른 연주 뿐만 아니라 정확한 음의 발현 및 멜로디의 전개 등 여러 면에서 살펴봐도 최고의 Virtuoso임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들 Virtuoso 3인의 공조체제는 약간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모두 솔로를 위주로 하는 연주자인 동시에 연주하는 음악이 정해진 악보에 의존하기 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한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Guitar Trio' 앨범에 수록된 'Manha de Carnaval'의 연주는 John McLaughlin이 1st Guitar를 담당하고 Al Di Meola가 2nd Guitar를 담당합니다. Paco De Lucia가 빠진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듀엣으로 연주했기 때문에 원곡의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한편 1980년 12월 5일 금요일 밤에 San Francisco의 Warfield Theatre에서 함께 벌인 공연은 기타 음악에 있어서 하나의 전설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Friday Night in San Francisco'라는 제목의 실황앨범에서 확인을 할 수 있듯이 기타가 가질 수 있는 열정과 우아함 그리고 뜨거움을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Paco De Lucia와 Al Di Meola가 듀엣으로 연주하는 'Mediterranean Sundance/Rio Ancho'는 기타의 단점이었던 다이내믹을 극복한 매우 뛰어난 연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인 '정사'에서도 사용된 곡인 'Mahna de Carnaval'은 서른 일곱의 나이에 불현듯 느껴지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선곡으로 인해 더욱 그 가치를 발합니다. 음악을 단순한 무드음악으로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영화에서 포착하기 어려운 정서적 이미지를 소리로 그려내려는 감독의 세심한 의도가 엿보입니다.
영화를 만든 이재용 감독은 '10년 후에 봐도 촌스럽지 않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Astrud Gilberto가 부른 'Manha De Carnaval'을 함께 사용하여 감독의 의도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기타로 연주한 영화음악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더욱 뛰어난 명반도 물론 많습니다만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간략하게 말씀 드린 것 같습니다. 고수님들의 더 많은 추천을 부탁 드립니다.
기타는 사랑하는 여자와의 대화를 속삭이는데 가장 이상적인 악기라고 합니다. 직접 연주하면 더 좋겠지만 저처럼 연주를 할 줄 몰라도 기타 연주를 들으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무척 좋을 것 같습니다.
by BlueMoon
-llhtml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