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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품정보

-제작사 : 워너 브라더스
-화면 : 1.33:1
-음향 : 영어 DD 모노
-자막 : 영어, 불어, 스페인어, 포르투칼어
-디스크 : 단면 더블레이어
-제작년도 : 1941년
-DVD발행년도 : 2001년
-상영시간 : 119분
-등급 : PG
-지역코드 : 1번
-감독 : Orson Welles
-배우 : Orson Welles, Joseph Cotten, Everette Sloane, William Alland 등

2. 영상 및 음향

본 작품의 영상은 대단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41년의 흑백 영상이기는 하지만 화면은 선명하고 명암처리도 뛰어납니다. 외곽의 윤곽도 명확하고 때로 잡티들이 나타나지만 세월의 무게를 생각할 때 애교로 봐 줄 만한 수준입니다. 제가 본 흑백 DVD 영화 중에서 가장 우수한 화질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3.0점을 주고 싶습니다.

음향은 그다지 기대할 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돌비디지털 모노 음향이 지원되는 본 작품은 대사의 전달성은 비교적 만족스럽지만 그 당시 영화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음향효과는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음장감을 느낄 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물론 음향효과를 기대하고 본 작품을 사신 분들은 없으리라고 보입니다만)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2점을 주고 싶습니다.

3. 영화적 완성도

야심만만한 언론이으로 성장한 챨스 케인

이 영화는 그 유명도 면에서는 『대부(The Gadfather)』, 『벤허(Ben-Hur)』(1959)와 같은 영화들과 견줄 만 하고 영화사적인 의미에서도 『제국의 탄생(Birth of a Nation)』(1915),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1968)에 버금가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 작품은 그런 여타의 영화들과는 다른 독특한 면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이미 이 작품에 대한 모든 해석과 판결이 내려져서 더 이상 추가적인 의견이나 감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이미 박제가 되어버린 명작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영화는 지금의 관객이 보자면 그다지 신기하거나 재미있을 구석이 없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2001년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의 이야기에 불과하죠.

영화는 언론재벌 챨스 포스터 케인(오손 웰즈)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우리의 주인공은 "로즈버드(Rosebud)"라는 불가해한 말을 남긴 체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인생을 간단하게 요약한 극장용 영화를 보여주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대체적인 주인공의 삶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주인공이 죽었으니 도대체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간단 말입니까. 물론 이런 구성이야 요즘 드라마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니 아마도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나 특정한 시대로 돌아가 주인공의
삶을 다시 보여주면 될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하지만 그보다 한발 앞서서 다소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부분에 보여준 케인에 대한 전기영화를 감상한 제작 책임자는 뭔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케인이 죽기 전에 한 한마디 "로즈버드"가 무엇일까를 알아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에 톰슨(윌리엄 앨런드)이 이 수수께끼 같은 단어의 진실을 찾는 인물로 뽑혀 생전의 케인과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톰슨이 만나는 케인의 지인 들이 회상하는 케인의 삶이 플래시 백
형태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영화는 "로즈버드"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고 그것이 케인의 삶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과 케인이라는 인물이 젊은 시절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복합적으로 보여줍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케인의 삶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필요는 없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삶이 그다지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어릴적 부모의 우연한 횡재와 그로 인한 부유한 삶의 기초가 마련된 후 과감한 신문사 경영을 통해 언론재벌로 성장합니다. 그는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제나두라는 엄청난 규모의 개인 영지를 구축합니다.

어머니는 교육을 위해 케인을 뉴욕으로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원하는 전부를 얻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케인의 젊은 시절 가장 친한 친구였던 제디디아 릴랜드(죠셉 코튼)는 "케인은 사랑을 원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자신이 정의 내린 사랑에 불과했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친구들을 원했고, 자신을 사랑하는 부인을 원했고, 자신을 사랑하는 유권자를 원했다. 그는 자신의 삶이 사랑으로 충만하길 원했지만 정작 자기자신은 줄 것이 없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자신이 가지고자 했던 모든 것을 가지려 했지만 그가 가진 것은 권력과 돈 이상이 아니었던 것이죠.

그가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얻지 못한 것, 그것이 "로즈버드"일까요 ?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는 이 "로즈버드"라는 것이 실은 그리 대단한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즉 "로즈버드"는 아무 것도 설명할 수 없는 주인공의 개인적 물품일 뿐이죠. (물론 영화 속의 인물들은 끝까지 이 "로즈버드"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챨스 포스터 케인이라는 개인의 삶을 넘어서서 그 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아직 그 의미가 파악되지 않은 "로즈버드"라는 상징을남깁니다.

여러분에게 "로즈버드"는 과연 무엇입니까 ? 추가적으로 본 영화는 영화의 내용 보다도 몇 가지 측면에서 그 유명세가 더 해진 작품입니다. 우선 앞에서도 간단히 언급했었습니다마는 이 영화는 기존의 기승전결식 서사구조를 택하지 않은체 두 개의 사건을 동시에 진행시키면서 톰슨이라는 인물의 취재와 맞물린 케인의 과거를 병렬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작품을 통해 이제 영화는 더 이상 도입, 전개, 갈등, 해소의 과정을 시차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지금은 보편화된 이러한 방식은 그러나 그 당시에는 매우 혁명적인 방법이었으니 이 작품이
아카데미상에서 후보에 오른 많은 부분에서 그나마 각본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이 작품의 구성이 그 당시 얼마나 놀라운 것이었는가를 보여주는하나의 증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딥 포커스의 한 예. 화면 전체가 촛점에 맞는다

또한 이 영화는 기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영화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에 조금 관심이 있는 시청자들이라면 딥 포커스(deep focus)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아마 영화 교과서에 딥 포커스와 관련된 예를 들 때 『시민케인』만큼 자주 언급되는 영화가 있을까요 ? 딥 포커스는 쉽게 얘기하자면 대상의 멀고 가까움에 상관없이 모든 인물 및 피사체들이 선명하게 보이는 촬영기술을 이야기합니다.(보통은 카메라의 초점이 맞춰진 인물 이외의 인물 및 배경은 흐릿하게 보이는게 상식이니까요) 이게 왜 중요할까요 ? 바로 롱테이크(long take)와 미장센(mise-en scene)이라는 영화적 표현방법들이 바로 이 딥 포커스에 의해 가능해 졌기 때문이죠.

우리는 광각렌즈를 통해 넓은 공간을 포착합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움직이고 이런저런 소품들은 치밀한 계획에 따라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조명의 효과에 따라 인물들의 움직임이 그들의 심리상태를 이야기하게 되죠. 그리고 그 화면에 잡힌 모든 인물들은 그 인물이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표정과 움직임은 우리들의 눈에 정확하게 잡힙니다. 본 영화에서는 이러한 딥 포커스로 잡은 영상이 많습니다. 한번 찾아보시죠. 그 밖에 크레인을 사용한 촬영, 사운드 몽타주 등 다양한 실험적 시도들이 존재하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시면서 이러한 기술들에 대한 장면들을 찾아보는 것도 한가지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만점을 주고 싶습니다.

4. 부록

로즈버드는 바로 어릴적 갖고 놀던 썰매였다.

본 DVD는 부록을 위한 별도의 디스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먼저 디스크 1번에 수록된 부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Cast & Crew]: 등장인물과 스탭들의 이름이 나열되는 부록입니다.
[Commentary]: 미국의 유명한 영화 평론가인 Roger Ebert와 오손 웰즈의 전기를 쓴 Peter Dogdanovish의 육성해설이 각각 마련되어 있습니다.
[New York Premiere Footage]: 뉴욕의 개봉일날 현장을 담아 놓은 짧은 영상입니다.
[Thearetical Trailer]: 극장용 광고화면입니다.
[The Production]: 이 부록에 수록된 내용들은 스토리보드, call sheets(일종의 일정표), 스틸 갤러리 등입니다. 특히 스틸 갤러리의 경우에는 앞서 영화 본 편의 해설을 맡았던 로저 에버트가 다시 설명을 해주고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Post Production]: 이 부록에 수록된 내용들은 몇 장의 삭제된 장면의 사진들(deleted scenes), 광고용 포스터[ad campaign), 영화와 관련된 홍보용 책자(press book; 하지만 정작 저는 이 사진속의 내용물들이 광고용 포스터와 어떤 차별성이 있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개봉일 저녁의 사진들(opening night)입니다.
[Production Notes]: 이 부록에 수록된 내용들은 In the Begining, On the Set, Postscripts, Awards and Honors로 영화의 처음 제작시점부터 향후 수상에 이르가까지의 몇 가지 사실들을 텍스트로 보여줍니다.

다음 디스크 2번에 수록된 부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The Battle over Citizen Kane]: 거의 두시간에 육박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의 공영방송인 PBS에서 1996년에 방영했던 작품입니다. 감독인 오손웰즈와 그 주변인물들의 관계 및 영화제작과 관련된 에피소드, 특히 이 작품을 상영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던 언론재벌 William Randolph Hearst와 오손 웰즈의 싸움 등 매우 유익한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영어라는 엄청난 벽이 가로막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본 부록에도 영문 자막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한번 시청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이 밖에 디스크 2에서는 웹사이트와의 링크, WGBH의 카탈로그 요청메뉴, 다른 흥미로운 DVD에 대한 소개 등이 제공됩니다.

5. 나가며

정치적인 도전에도 나서는데...

제가 영화적 완성도를 이야기하면서 만점을 준 것은 제 개인적인 의도는 아닙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만점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감히 제가 이 영화에 만점을 주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 이미 저
보다 훨씬 뛰어난 영화 평론가들과 관객들이 이 영화에 만점을 줬는데 말입니다. 이 영화에는 어쩌면 이미 가격이 붙어 있는 정찰제 영화일지도 모릅니다. 절대 할인해서 팔 수 없는 노세일(no sale) 영화인 것이죠. 이것이 이 영화에 좋은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꺼림칙하죠. 이미 만점을 주기로 마음먹고 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별로라면 그 상황을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 하지만 마음에 안들어도 이 영화가 이미 만점짜리 영화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국내 출시는 판권 문제로 워너 브라더스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럴 경우 이 판형의 모든 부록이 소개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사족 : 몰라도 상관없고 알면 좋은 영화와 관련된 이모저모로 1-4번은 IMDB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1. William Randolph Hearst는 이 영화가 자신을 빗대어 제작되었다는 생각에 격분하여 본 작품의 상영을 저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Gore Vidal의 수필에 의하면 "로즈버드"는 Hearst의 오랜 정부였던 Marion Davis의 클리토리스에 Hearst가 붙였던 별칭이라고 합니다.

2. 케인은 극중에서 자신의 두 번째 부인인 수잔 알렉산더가 집을 떠나자 격분하여 수잔의 방을 부숩니다. 이 장면을 웰즈는 NG없이 한 번에 찍었다고 하는데 너무 열중한 나머지 손에서 피가 났다고 하는군요.

3. 영화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케인이 죽으며 "로즈버드"라고 한 말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알 수 있었느냐는 의문이 있어 왔습니다. 웰즈의 친구가 이에 관해 질문하자 웰즈는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don't you
ever tell anyone this)"라는 주의를 준 후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케인의 집사가 그 방에 있었고 그는 케인의 마지막 말을 듣는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이 사실을 알 길이 없습니다.

4. 케인과 그의 측근들이 제나두에서 해변으로 간 장면에서 배경으로 커다란 새가 날아 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이 글을 쓰고 다시 확인한 결과 챕터26에서 케인과 수잔 및 측근들이 해변으로 자동차를 끌고 간 다음 장면,
흑인이 다소 토속적인 리듬의 노래를 부르는 상황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뒷 배경으로 새들이 다소 어설프게 날아 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사실 이 뒷배경은 예산 절감을 위해 공상과학 영화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며 그 새는 실제 원영화에서는 익룡이었다고 합니다.

5.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본 영화의 음악을 맡은 Bernard Herrmann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에서 음향을 담당했던 유명인사로 본 작품이 자신이 담당한 첫 번째 영화음악이며, 편집을 맡은 Robert Wise는 『Sound of
Music』(1965)의 감독으로 그는 이 영화의 편집을 맡은 다음해에 자신의 첫 번째 영화를 촬영합니다.
-llhtml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