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와이즈 :숨겨져 있던 진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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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에게 레이첼 와이즈란 이름은 다소 생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이라"의 당찬 히로인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번 달에는 대중적인 인기만을 추구하지 않고, 예술 영화와 오락 영화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언제나 다채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에 당신을 초대한다.

영국 태생이면서도 이국적인 외모를 지닌 레이첼 와이즈는 현재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선을 넘나들면서 자신만의 커리어를쌓아가고 있는 야심만만한 여배우이다.

솔직히 그녀는 ‘캐서린 제타 존스’처럼 매력적인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성 특유의카리스마나 ‘케이트 윈슬릿’, ‘토니 콜레트’처럼 안정적이고 절제된 연기력도 갖추지 못했다. 그리고 대단한 미인이라고부르기에는 어딘가 약간 부족한, 마치 30년대 무성영화 시대의 여배우 같은 백치미가 흐르는 외모에 아직까지도 만족하게 인정받지는 못하는 약간 부족한 연기력 등은 혹자로 하여금 ‘그녀의 성공은 실력보다 운’이라는 말을 자주 하게 했다.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첫 걸음

하지만 이런 일련의 약점들이 영화를 혼자서 이끌어나가는 주연이 아닌 주,조연급의 배역이 필요한 영화에서 그녀를 더 많이기용하도록(어떻게 보면 그것이 그녀에겐 행운이었는지도 모른다)했다.2002년작 "어바웃 어 보이"에서의 미혼모 역할도 이런차원에서 이해해도 좋을 듯. 이 영화에선 휴 그랜트와 토니 콜레트와 함께 출연했다. 원래 제작진은 캐서린 제타 존스를캐스팅 1순위에 두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단칼에 거절당하고 나서 다시 레이첼 와이즈를 캐스팅하게 된 것이다. 레이첼이맡은 역할은 조금 철딱서니 없는 늙은 백수 휴 그랜트가 작업을 벌이는 상대인 싱글맘. 영화 속의 출연 비중은 작은 편이었지만그녀는 이 영화에서 무난하고 절제된 연기를 보여주었다.

캐서린 제타 존스보다 두 살 어린 올해 31살. 아버지가 헝가리 출신 유태인 발명가이고, 어머니가 오스트리아 출신 심리학자인것을 보면 그녀의 외모가 다른 영국 여배우와 다른 이유를 알 수 있을 듯 하다. 13살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했으며, 케임브리지대재학 시절 ‘토킹 텅스’라는 극단에서 출품한 연극이 뜻밖에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수상을 하게 되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알리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배우의 길을 걷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하는데….

패션 모델을 겸업하며 영국의 TV드라마와 연속극에 출연하던 그녀는 96년 "마지막 황제"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연출을 맡고, "반지의 제왕"의 리브 타일러와 제러미 아이언스가 주연한 영화 "스틸링 뷰티"(Stealing Beauty : 국내 출시명 ‘데미지2’)의 조연인 어느 조각가의 버릇없는 딸 역으로 은막에 데뷔했다. 그후 97년 그녀는 "스피드"의 흥행 이후 인기 절정이었던 키아누 리브스와 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체인 리액션"에 폭탄 테러의 배후를 조사하는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되는 행운을 잡았지만, 흥행참패로 실망감을 맛보게 된다.

도서관 사서에서 소련군 여병사까지

98년 영국으로 돌아와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의 영화 "I Want You"(국내 출시명은 ‘광끼’)에 출연한 이후 그녀는 자신의 영화 경력의 최대 전환점이 될 만한 할리우드의 블록 버스터 무비 ‘미이라’에 출연 제의를 받게 된다. 브랜던 프레이저("일곱가지 유혹", "조지 오브 정글" 주연)와 함께 출연하여 지적이면서도 진취적인, 매력적인 도서관 사서 아가씨 에벌린의 역을 대단히 성공적으로 소화해낸 그녀는 이 작품의 흥행 대성공으로 인하여 많은 영화에 캐스팅되는 기회를 잡게 된다.

"미이라"로 그녀는 스타덤에 올랐지만 할리우드로 이주하길 거부하며, “미이라의 성공은 내 취향에 맞는 가난한 영화에 출연할여유를 주었을 뿐...”이라며 대중적 인기에 연연하는 배우로 머물기를 거부했다.
그 이후 그녀는 헝가리를 배경으로 한 이스트반 자보 감독의 서사극 "선샤인"에 출연했고, 주드 로, 조셉 파인즈, 에드 해리스와 함께 프랑스의 거장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에너미 앳 더 게이트"에 출연하게 되어 2차 대전 당시 소련의 전설적인 저격수였던 바실리 자이제프(주드 로 분)의 상대역인, 차갑지만 사랑에는 열정적인 소련 여병사 타냐 체르노바를 연기하여 대호평을 받았다.

후에 "미이라"의 속편인 "미이라2"에서는 오커넬(브랜던 프레이저 분)과 결혼하고 한 아이의 엄마인 에벌린 역으로 출연하여 전편과 다른 과감한 액션 연기를 시도하며 연기 변신을 꿈꿨다.
2002년에는 영국에서 "어바웃 어 보이"를 대히트시키며 현재는 지구상에서 가장 바쁜 여배우 중의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최재욱

Rachel Weisz's Filmography
	스틸링 뷰티 (Stealing Beauty)	1996
	체인 리액션 (Chain Reaction)	1996
	고잉 올 더 웨이 (Going All The Way)	1997
	광끼 (I Want You)	1998
	튜브 테일 (Tube Tales)	1999
	미이라 (The Mummy)	1999
	선샤인 (Sunshine)	1999
	에너미 앳 더 게이트 (Enemy at the Gates)	2001
	미이라 2 (The Mummy Returns)	2001
	어바웃 어 보이 (About a Boy)	2002

본 리뷰는 "Stereophile & Home Theater" 제2호(2003년 2월호)에 게제된 기사압니다. "Stereophile & Home Theater"의 정기구독을 원하시면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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