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로랜드 한나 (Rpland Hanna)의 연주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정교하도록 명쾌한 타건에 실려 전해지는 투명하고 깨끗한 음색, 그것은 완벽한 음악의 이상을 들려주는 것이다. 재즈 연주사에서 그의 위치는 베니 굿맨 악단, 찰스 밍거스 그룹, 사라 본의 반주, 류욕 재즈 쿼텟 등 재즈의 전설 속에 훈장처럼 빛나는 ‘로랜드 한나'란 이름에서 알 수 있다. 고도의 테크닉 위에 미학적인 피아니즘으로 오케스트라의 스케일을 담아내는 즉흥 연주는 그의 트래이드마크로 여겨지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비너스 레코드에서 <꿈(Dream)>과 존 루이스에게 헌정하는 <밀라노, 파리, 뉴욕>를 녹음하는 등 활발한 연주녹음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고령의 나이에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한 탓인지 2002년 11월13일 그는 일본 공연에서의 누적된 피로를 풀지 못한 채 갑작스런 심장질환으로 사망하고 만다. 유작 앨범이 된 <꿈꾸고 난 후에>는 론 카터와 그래디 테이트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세련된 감각으로 재구성된 클래식 8곡과 한나의 자작곡 ‘모래알'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타이틀 : 사파이어 블루(Sapphire Blue)
소제목 : 블루스 - 끈적한 감정선의 회복
작곡가 : 래리 칼튼
수록곡 : 금요일 밤은 끌려간다(Friday night shuffle), 한 쌍의 왕들(A pair of kings), 사파이어 블루(Sapphaire Blue) 등 9곡
연주 : 래리 칼튼(기타) 등
C&L Music CNLR 0312-2
연주★★★★☆ 녹음 ★★★★

끈적한 특유의 리듬과 필링을 담은 블루스의 정체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흐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래 슬픔에 대한 원색적인 감성의 음악인 블루스, 그러나 그간 재즈 기타리스트 래리 칼튼이 연주해온 블루스에는 이른바 ‘점성'이 없었다. 비비 킹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의 블루스는 재즈와 퓨전되어 보다 감미롭고 현대적이었다. 웨스트 코스트계열의 재즈풍을 감지케하는 칼튼의 세련된 연주에서는 흐느끼는 기타로 대표되는 기존 블루스 특유의 끈적함 보다는 가벼운 스윙에 쿨한 감각이 강했다.

그러나 칼튼의 2003년 새앨범 <사파이어 블루(Sapphore Blue)>는 보다 원류적인 블루스 정신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기교적인 연주의 섬세함이나 깔끔한 편곡을 추구한 완벽성에는 변함이 없지만, 라이브의 열기가 느껴지는 연주에서는 인간적인 냄새가 강하게 풍겨나온다. 충실해진 라인업에는 하모니카에 테리 맥밀런, 베이스에 마이클 로즈, 펜더 로즈 일렉트릭 피아노에 매트 롤링스 외에도 색소폰, 트론본, B-3 오르간 등이 포진해있는데, 이들이 균형적인 하모니와 리듬감도 원숙하고 여유가 있다.

<사파이어 블루>는 칼튼이 블루스만으로 음반 한 장을 모두 채운 첫번째 앨범이다. 혼 앙상블을 가세하여 앙상블의 사운드를 강화시키고, 라이브적인 느낌을 살렸다는 면에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진행시켰던 앨범 1993년 <배절자(Renegade Genlteman)>와는 차이가 많다. 브라스의 보강으로 더욱 충실해진 사운드, 펑키와 스윙 등 다양한 신나는 리듬을 자유자재로 조율하는 완벽한 리듬감 등은 셔플 리듬의 첫곡 ‘금요일밤 셔플', 소울풍의 ‘어 페어 오브 킹스', 블루스적인 면모가 강한 ‘사파이어 블루', ‘7 for you' 등 다양한 수록곡에서 골고루 느껴볼 수 있다.

일본에서의 블루노트 투어 , 리 릿나우어와의 프로젝트 활동, 포플레이의 멤버 활동 등 칼튼이 블루스에 전념해 온 10여년의 세월 끝에 빚어낸 완성품인 <사파이어 블루>는 더욱 짙푸르러진 블루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타이틀 :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소제목 : 보다 선명한 음질로 보강된 불후의 명작
작곡가 : 로저스 & 햄머스타인
수록곡 : 아침 찬송, 마리아, 도레미송,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연주 : 줄리 앤드류스(마리아), 크리스토퍼 플라머(트라프대령) 등
EMI xrcd 82876-52704-2
연주★★★★ 녹음 ★★★☆

뮤지컬 팬들에게는 교과서와 같은 작품 , 줄리 앤드류스가 짧은 단발머리와 투명한 목소리로 전세계를 사로잡은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OST가 XRCD2로 나왔다.

잔설이 빛나는 오스트리아의 풍경과 맑고 밝은 아이들의 노래소리가 인상적인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은  ‘도레미송,'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지금은 16살, 곧 17살이 돼요', ‘사운드 오브 뮤직', ‘에델바이스', 등 뮤지컬 넘버들이 우리의 귀와 입에 매우 친근하다. 안방극장을 통해서 수없이 감상했음에도 매번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 뮤지컬은 우선 실화에서 소재를 취한 진실성, 나치를 비판하는 지성, 조화롭고 성숙한 인간관계의 모범, 로맨스와 쉽고 친근한 노래들, 감각적인 구성 등 다양한 성공요인을 가지고 있어, 역시 《남태평양》, 《왕과 나》 등 미국 최고의 뮤지컬을 만든 작곡가 리차드 로저스와(Richard Rodgers)와 작사가 오스카 햄머스타인 2세(Oscar Hamerstein II) 명콤비의 솜씨를 느껴볼 수 있다.

여기서 아이들의 천진한 합창과 함께 노래 속에서 드라마를 전해주는 주인공은 줄리 앤드류스다 . 그녀는 아버지의 관심을 그리워하는 외로운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놀이와 공부를 가르쳐주는 가정교사로 분한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서 호흡처럼 자연스러운 노래를 들려준다.

XRCD2로 복각된 이번 음반은 풍부한 읽을거리를 기재한 앨범형식의 케이스와 함께 음질의 업그레이드가 눈에 띤다. 첫 번째 트랙에서 서곡과 마리아가 산에 올라가 부르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선명하게 들려오는 새소리 등의 효과음이 인상적이며, 전체적으로 인물들이나 악기들의 위치가 세심하게 포착될 정도로 음의 분리도가 뛰어나 입체감이 느껴진다. 젊은 앤드류스의 명확한 목소리와 중성적인 매력도 가감없이 만날 수 있다. 다 함께 부르는 ‘도레미송', ‘사운드 오브 뮤직' 등 화음을 구성하는 개개인의 노래와 오케스트라 배경음이 세심하게 포착되어 찾아듣는 즐거움이 큰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