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EL] M.A Recor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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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은 고통을 수반한다. 때론 밤을 지새며 자학하며, 자신의상처입은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예술품이라면 이는 곧 고독과 고통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고독과 고통을 통해서 나온 창작물은 곧 다른 사람과의 교감을 통하여 기쁨으로 감동으로 다가온다.

낯선...그러나 내 마음에 이미 있었던 음악
- About M.A Recordings

1986년 CBS SONY에서 2집 앨범 출반 제의를 거절당한 피아니스트 토드 가펑클(TODD GARFIKLE)은 커다란 고통을 맛본다. 자신의 창작혼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장시간 고독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고 했던가? 그는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북미의 소규모 음반사를 알게 되었고, 거대음반 시장 중 한 곳인 일본의 배급사를 통하여 오디오적인 완성도와 음악적 완성도를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레이블의 태동을 알렸으니, 이것이 마 레코딩(M.A RECORDINGS)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사운드 스펙트럼의 진수라고 할 만한 음반사를 들라면, 베를린 필의 첼리스트였다가 녹음의 귀재인 얀 에릭 콩샤욱(JAN ERIK KONGHAUG)과의 만남을 통해 포스트 모던재즈를 확립시킨 만프레드 아이허(MANFRED EICHER)의 ECM, 그리고 독일의 또 다른 레이블인 빈테르 & 빈테르(WINTER & WINTER)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비교적 연륜은 짧지만 마 레코딩은 음악적 완성도와 오디오적 완성도에서 그 어느 레이블에도 뒤지지 않는 독창적인 그들만의 세계를 보여준다.

자연스런 홀톤과 실연의 감동을 전해주기 위해, 마 레코드의 설립자이자 프로듀서인 토드 가펑클은 가급적 콘서트 홀에서 레코딩 작업을 한다. 그리고 마 레코딩의 전매특허라 할 원 포인트 레코딩(ONE POINT RECORDING)을 통해 구극의 오디오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부단한 오디오 세팅을 통한 최적의 조합을 만들기 위해 마이크, 케이블 및 앰프의 선정 등에 있어서도 특주품을 사용하거나 자작을 하기도 한다. 그들의 자켓을 유심히 살펴보면 NIRVANA CABLE, CARDAS CABLE, APOGEE, DCS, FURUGAWA 등의 낯익은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오디오파일들은 흔히 겸양의 표현으로 막귀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레퍼런스를 황금귀라고 표현한다. 토드 가펑클은 오디오파일이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이 아닐까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의 집념은 상당해서 피아니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오디오파일이 그렇듯 사진과 미술, 그리고 레코딩에 상당한 조예를 가지고 있다.

마 레코딩의 작품 대부분이 그의 참여작으로 자켓 디자인, 마스터링, 프로듀싱, 엔지니어로 참여했다. 필자와는 개인적인 친분도 있고 해서 간혹 메일을 주고받는데, 이 원고를 위해 수 일전 교신을 시도했을 땐 연락이 되지 않았다. 어딘가 또 낯설고 신선한 것을 찾아내 레코딩 작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마 레코딩의 초창기 작품들은 포스트모던 재즈의 성향이 있어서 친숙해지기가 쉽지 않다. 비교적 최근에 와서 월드뮤직과 클래식 음악들, 그리고 컨템퍼러리 재즈로 일반대중들에게 친숙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반갑기 그지없으나, 음악적 완성도와 오디오적인 완성도에선 타협점을 찾을 줄 모르는 고집불통의 장인정신은 그대로인 듯하다.

마 레코딩의 카탈로그를 채우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말 기라성 같은 멤버들, 또 우리에게 친숙하진 않지만 세계 각국의 음악씬에서 이미 검증된 상당한 공력의 뮤지션들이 많다.

우선 색소폰의 피터 엡스타인(PETER EPSTEIN)과 ECM에서 수많은 명연을 남기고 있는 베이스주자 데이브 홀랜드(DAVE HOLLAND), 클래식 기타의 명인 에두아르도 에귀에즈(EUARDO EGUZ)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 마 레코딩의 대표음반과 아티스트

여성 보컬과 어쿠스틱 베이스의 환상적인 조합인 셰일라 조단(SHEILA J ORDAN)과 하비 슈와츠(HARVIE SWARTZ)의 은 우리에게 친숙한 스탠다드 재즈곡들을 라이브콘서트 실황으로 발매한 것이다.

진정한 저역구동의 능력과 여성보컬의 참매력을 느껴보고자 한다면 그 해당음반 목록에 등재되어야 할 수작이다. 같은 느낌을 주는 역시 우열을 논할 수 없을 만큼의 명연을 들려준다.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로는 류트 연주의 진정한 달인 에두아르도 에귀에즈의 바하 류트 조곡집 1, 2 그리고 여류 피아니스트인 이토 에마(ITO EMA)의 바하 골드베르그 변주곡집이 있다. 그녀가 울리는 스타인웨이는 깔끔하고 정갈하기만 한 일본 느낌이라기보다는 아스라히 사라지는 여운을 잘 살린, 담백하고 소박한 바하를 들려준다.

최근 토드 가펑클은 월드뮤직에 천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거 밥 말리(BOB MARLEY)의 레게(REGGAE)나 브라질의 보사노바가 재즈나 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듯이, 마 레코딩은 포르투갈의 파두(FADO) 외에도 마케도니아(MACEDONIA), 안달루시아(ANDALUCIA), 루마니아(ROMANIA) 등 세계 각국의 음악을 재즈와 절묘하게 배합하여 새롭고 특이한 음반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마리아 아나 보보네(MARIA ANA BOBONE)라는 미모의 파디스타가 참여한 음반들과 두산 보그다노비치(DUSAN BOGDANOVIC)의 환상적인 기타 테크닉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는 오디오적 쾌감의 극치를 보여준다.

진화와 진보를 위한 음악여정, 새롭고 특별한 것에 대한 끝없는 열정

마 레코딩의 음반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유명한 색소폰 연주자인 피터 엡스타인이 에서 보여주는 바흐 무반주 바이얼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 2번은 음악적 변용과 오디오적 쾌감의 극한을 맛보게 한다.

카라만 올라 트리오(KALAMAN OLAH TRIO)가 에서 보여주는 바흐 골드베르그 변주곡의 변용은 바흐의 음악이 죽어 있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진화와 진보를 위한 재료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ECM의 창립자인 만프레드 아이허가 자신의 음반사를 설립하며 모토로 이야기한 "THE BEST SOUND NEXT TO SILENCE" 에 기꺼이 동의한다. 우리가 사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악보에 있는 음표가 하나하나 숨쉬는 것을 느끼는 일이다. 즉 음표와 음표사이의 쉼에서 음악은 만들어진다.

"침묵 다음으로 아름다운 사운드" 바로 이 ECM의 모토와 실험정신의 연장선상에 마 레코딩도 위치한다. 오디오적 쾌감과 음악적 완성도를 균형있게 추구하려는 토드 가펑클의 열정과 노력이 오늘의 마 레코딩을 만들었고, 지금도 부단히 노력해 나가고 있다. 마치 오디오파일들이 악세서리 하나, 케이블 하나도 놓치지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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