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이들 영국의 브랜드 중 Meridian, Linn, Tannoy 등은 메이저급의 브랜드로 이미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다져놓는 한편, 각 회사마다 자신들만의 고유의 사운드 영역을 고수하면서도 신제품을 계속 개발하여 내놓고 있다.

메이저급의 브랜드들과는 다르지만 저렴한 가격대의 영국산 제품들도 'British Sound'를 기본 바탕으로 가격대 성능 비를 높여 꾸준히 신제품을 내놓는 브랜드도 상당히 많다.

고령의 엔지니어인 Juian Vereker씨가 총괄하는 가운데 여러 제품들을 발표했던 Exposure Hifi는 지난 10년 동안 영국의 전체 앰프 판매량의 Top 5에 변함없이 랭크될 정도로 현지의 저렴한 가격대 군(群)에서 비교적 호평을 받는 회사라 한다. 현재까지 내놓은 Exposure Hifi 제품들을 보면 디자인이 걸출하다던가 성능이 탁월하다는 인상은 받지 않았으나, 음악을 합리적으로 듣기에 알맞은 듯하다. 음질은 대체적으로 Naim과 비슷한 성향이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라고 평하는 리뷰를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발표한 2010 시리즈는 동사의 엔트리 급으로, 파워앰프, 인티앰프, CDP, 튜너 이렇게 네 가지의 제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인티 앰프와 CDP가 리뷰차 잠시나마 필자의 품에 들어왔다.

2010 CD Player

Technical Specifications

차세대 포맷에 관한 논쟁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의 방식인 Red Book CD의 전용 Player가 계속 출시된다는 것은 여전히 반가운 일이다. 이렇게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CDP중 중간 가격대의 CDP는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 아니면 더 이상 시장에 살아남기 힘든 것이 현재의 오디오 시장이 아닐까 생각된다.

2010 시리즈의 CD player 제품은 동사가 1997년부터 CDP를 개발한 경험이 축적된 CDP이다. 전면의 밝은 은색계통의 두꺼운 알루미늄 패널로 디자인한 2010 CDP는 평범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이 든다. 제품의 외관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특별히 튄다거나 거슬리는 부분은 없다. 범용적인 제품들을 추구하는 자사의 컨셉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

일반적인 CDP와 마찬가지로 좌측중앙에 Tray를, 우측 편에는 큼지막한 VFD Panel을 배치하였다. 트레이 좌측 하단에 전원 스위치와 함께 동작시 파란색으로 발광하는 소자(LED)를 두었다. 그리고 Display바로 아래에 6개의 푸시 버튼 스위치를 마련하였는데, 꼭 필요한 기능만을 넣어 심플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론 자주 사용치 않는 세부적인 기능은 리모컨에 있다.

내부 구성은 입력 신호의 손실이나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회로를 단순화 시켜 놓은 듯 한데, 단촐하기 그지없다. 내부는 크게 나누어 네 부분으로 구성된 것을 볼 수 있다. 토로이덜 트랜스포머와 Digital to Analog PCB와 Main PCB 그리고 트랜스포트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메인 PCB에는 전원부와 아나로그 출력부가 하나의 기판에 부품들이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었다. 또한, Digital to Analog PCB에는 Burr Brown사의 1716(24Bit/96KHz) DAC를 사용하였다.

현재까지 출시된 여러 종의 CDP에 탑재되었던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해주는 심장부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분으로, High Bit와 High Sampling Rate를 지향하여 왔다. 최근에 출시되는 CDP마다 기본적으로 장착된 DAC부의 성능이 재생음질을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하드웨어적인 기본 성능은 참고사항이 되는 부분중의 하나이다.

CD에 담긴 정보를 조금 더 높은 분해능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는 계속 진행되었다. Compact Disk를 발표하였던 1981년에 만든 규격인 Red Book(16Bit/44.1KHz) 사양에만 단순히 만족하였던 것이 몇 년 전부터 고급기종의 CDP들이 앞을 다투어 최신의 성능을 가진 DAC를 장착하기에 혈안이 되었고, 급기야 몇몇의 반도체 회사들은 이런 상황에 발맞추어 자랑이나 하듯 높은 수치의 사양의 DAC를 서슴없이 공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몇 년 전에는 엄두도 못 낼만한 성능인, 현재의 24Bit/96kHz라는 DAC를 오늘날의 디지털 오디오 분야에서 이미 기본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디지털 소스 분야를 생각해 볼 때 이런 수치상의 성능이 Reference로 얼마나 지속될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없다. 더군다나 차세대 포맷의 전이 과정 중에 있는 현시점에서, '최신'이라는 의미는 별 소용이 없을 뿐이다. 지금도 우리에게 모습을 보여줄 여러가지 Digital 기술은 현재나 미래에도 진보할 것이기에..

DAC만큼이나 음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메커니즘이다. 제대로 된 판독기능과 효과적인 데이터 전송이 음질에 미치는 영향으로 크게 부각되면서 오디오 파일들은 메커니즘 또한 신경쓰는 부분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는 고가의 CDP에 장착되었던 것들이 이제는 대량생산에 따른 원가절감과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하여 괜찮은 성능의 트랜스포트는 이제 범용성을 띄게 되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의 중간가격대 CDP들은 Philips 계열이나 Sony계열의 Transport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버린 듯하다. 이 CDP 또한 추세를 맞추어 트랜스포트 부분은 디지털 로딩의 지터와 에러를 줄이기 위하여 SONY사의 BD25 transport를 채용하였다고 하는데, 리뷰하는 기간 동안 원본이든 복사본이든 CD를 특별히 가린다거나 에러를 일으킨 적이 단 한번도 없는 것으로 보아 인식률은 꽤 괜찮은 것 같았다.

내부를 구성하는 것들 중 특히나 전원부의 부품은 모두 자사의 특주품으로 고품질의 평활 콘덴서와 Toroidal Transformer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고가의 CDP처럼 많은 양의 부품을 채널별로 PCB 분리하여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메인 PCB에 붙어 있는 1% 오차급의 메탈 저항과 기타 여러가지 고급 부품들을 좌우 대칭적으로 설계한 것이 눈에 띈다.

전면의 패널과는 대조적으로 후면은 단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검정 패널에 IEC전원 커넥터와 아날로그 출력단자와 디지털 출력단자를 평범하게 구비하고 있을 뿐이다. 이중 아날로그 출력단자는 RCA만을 지원하며, 디지털 출력은 광(Optical)과 동축형(Coax)을 BNC단자로 지원한다.

Sound
2010 CDP의 음질은 초반부에 말했던 전형적인 영국산 냄새를 풍기는 브리티쉬 사운드이다. 음색만을 놓고 보자면 2010 CDP는 차분하면서도 밝지 않은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어두운 쪽은 아니다. 중립적이라는 게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2010 CDP의 가장 뛰어난 특성은 충실한 중역대를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사실적인 표현력이다. 강음에서 약음의 대비가 뚜렷하다. 밀도감이 떨어져 가늘다거나 아니면 반대로 너무 풍만해져 뭉개지기 쉬운 그런 중역이 아닌 탄력 있으면서 차분한 중역이다.

고역은 산뜻하면서도 부드럽다. 자칫 이 가격대에서 브리티시 사운드를 지향하는 CDP들이 고역에서 거친 버릇이 있는데 2010 CDP는 그렇지 않다. 고역은 해상력이 월등하다는 느낌은 없다. 조금 더 개방감이 있고 디테일이 뛰어난 고역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답답하거나 롤오프가 된 고역은 아니다.

저역은 고가의 CDP에서 들려주는 윤곽이 뚜렷하고 반응이 명확한 저역은 아니다. 유순하면서도 부드러운 성향의 저역이다. 팀파니의 두들김, 일렉베이스의 핑거링, 베이스 드럼의 명확하고 디테일한 재생력은 분명 고가의 CDP에 견주어 부족한 부분이긴 하나 가격을 고려한다면 위의 조건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싶다.

2010 CDP는 에너지감이 충실한 중역대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균형 잡힌 대역간의 밸런스와 안정감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주었다.

2010 Integrated Amp

Technical Specifications

2010 인티는 출력이 채널당 50W로 CDP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두꺼운 은색의 알루미늄 패널로 같은 시리즈의 제품들과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취하고 있고 리모컨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리모컨은 2010 CDP에도 사용할 수 있다.

전면 패널의 좌측 하단에는 전원 스위치와 표시부 그리고 오른쪽에 위치한 두개의 커다란 노브(Knob)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것은 입력Selector와 Volume이다. 이들 노브에 파란색의 LED를 넣어 사용자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동작의 확인이 쉬울 뿐더러 밋밋한 외관이 조금 더 나아보였다. 내부를 살펴본 결과 일본의 ALPS제의 부품들로 촉감이 비교적 좋았다.

후면은 6개의 입력 단자와 1개의 Tape Out 단자를 구비하고 있다. 모두가 RCA 타입으로 금도금 단자를 사용하였다. 특이한 점은 동 가격대의 인티 앰프들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Pre Out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스피커로의 출력단자는 바이와이어링 지원을 고려한 듯 두 쌍의 스피커 터미널을 마련하였는데, Banana 타입만 지원되는 것이어서 Spade(말굽)단자 모양의 케이블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조임식 Banana형 단자를 구입하여 사용해야 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내부를 열어 보니 CDP처럼 simple한 구성이다. 좌측편에 전원스위치 부분의 조그마한 기판과 함께 본 기기에 전원을 공급해주는 토로이덜 트랜스포머가 자리잡고 있다. 그 좌측의 커다란 Main PCB는 두꺼운 양면 기판을 사용하였는데, 트랜트포머 바로 옆에는 CD to DC Supply와 신호 증폭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호 입력부 하단에 약간의 공간을 마련하여 놓은 것은 Option으로 제공되는 Phono 모듈을 장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출력 Power TR이 눈에 띄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AB급의 Push-Pull 증폭을 하는 앰프들이라도 조그마한 방열기판이라도 두어 열폭주에 대비하여 자체 공냉(空冷)을 하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인티앰프의 하단을 방열판으로 사용하여 4개를 가지런히 붙여 놓았는데, 어느 회사의 것인지 확인을 못하였다.

Sound
CDP와의 성향이 같겠거니 하면서 듣기 시작하였는데, 음색은 일관성 있는 동사의 성향이었으나 의외로 다른 부분이 많았다. 중역은 CDP와 대체적으로 비슷한 성향이나 고역이 훨씬 투명한 해상력으로 표현하는 것이 달랐다. 이것은 CDP의 차분한 고역을 커버하려는 듯, 직진성 있는 고역과 함께 해상력있는 사운드를 표현하려는 듯 하다.

2010 인티는 같은 시리즈인 2010 CDP로 AE1 Signature와 연결하여 시청하였다. 구동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AE1 스피커를 인티 앰프로 구동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겠지만 여러 title을 걸었을 때의 음의 이탈감과 저역의 구동에 아쉬움이 남는다. 전체적인 대역 발란스가 중고역으로 조금 치우친 느낌이 든다.

스피커를 Totem의 Mite로 걸어주니 매우 훌륭한 소리가 터져 나온다. 가격대를 고려한다면 매우 뛰어난 음악성과 오디오적 쾌감을 동반한 기분 좋은 음이 재생된다. 음이 끝나는 지점에서 하나하나 선명하게 살려내어 구별해 주었는데, 대편성도 제법 당당하게 나오고 실내악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능이다. 음의 연결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타입으로 호방하기 보다는 단정한 스타일이다.

음장형성의 크기는 스피커의 좌우로 넓게 벌려지고 깊이는 그리 깊게 들어가지는 않는다. 음장이나 음색이 적극적인 성향보다는 편안하게 듣는 쪽으로 튜닝된 것 같다.

우리가 중간 가격대의 제품들을 거론할 때, 흔히들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사용하는데, 가격으로 보았을 때 성능이 좋다는 이야기이지 가격대를 뛰어넘은 어떠한 성능이 있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100만원 근처의 CDP 혹은 Inte Amp는 그 동안 오디오 시장에 여러 업체들이 문을 두드렸다.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수많은 제품들이 동 가격대에 산재해 있고 저마다의 소리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 동안 우리들이 볼 수 있었던 이 가격대의 제품들(입문하는 오디오 파일들이 한번쯤은 거쳐야 할 가격대의…)은, 사실 과감한 물량으로 승부를 한다거나 음질이 매우 뛰어난 인상적인 제품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Exposure Hifi 제품은 100만원 사이라는 가격을 고려하여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음질을 들려주었다. 가격적으로 너무 무리한 것을 바라지 않는 한도 내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차분하게 들려줄 조합으로 입문하는 오디오 파일이라면 한번쯤은 눈여겨 볼만한 제품들이다.

시청기기
*Speaker: Acoustic Energy ‘AE1 Signature’, Totem Acoustic ‘Mite’
*CDP: Exposure Hifi 2010, April Music ‘Stello CDA200’
*Integrated amplifier: Exposure Hifi 2010, Pathos Twin Towers (Tube: ecc83-Amperex PQ)
*Inter Connector: Riverman Audio ‘Gothic RCA’
*Speaker Cable: Riverman Audio ‘Baroque II SE’, Kimber Kable ‘Monocle X’, Nirvana Audio 'S-L Series'
*Power Cable: Kimber ‘PK-10’, XLO ‘Reference Type 10A’, Riverman Audio ‘Baroque II, III SE’
*Jumper Cable: Siltech FT-12, Nirvana
*Etc.: Acoustic Range Room Tuning Tools, Blue Harmony ‘IBS, Cablock’, Aurios ‘MIB’, Riverman Audio ‘Multi Tap’ BDR Corn #3, #4

시청음반
*Boccherini: Quintet No.4 In G, G.448 "Fandango" - The Artaria Quartet, R. Savino (Philips)
*Beethoven: Symphony No.4 - Carlos Kleiber (Orfeo)
*Mahler: Symphony No.5 - Leonard Bernstein (Deutsche Grammophon)
*Mozart: Requiem - Philippe Herreweghe (Harmonia Mundi France)
*Mozart: Don Giovanni - J.E. Gardiner (Archiv)
*The Dave Brubeck Quartet: Time Out (Columbia)
*Jennifer Warnes: Best (Zou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