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2002년 초까지 약 3년 반 동안 가지고 있던 모델입니다.
소니 XA7ES의 그 튼튼한 몸체는..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흐뭇합니다. 트레이를 열때 육중하게 밀려나오는 메커니즘과 거기에 CD를 얹고 스테빌라이저를 올려놓는 것은.. 아날로그하시는 분들의 그것에는 못 미치겠지만 나름대로 경건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음의 경향은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현악부분입니다.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하는 브람주 바이올린 현악의 애절한 선율,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곡들을 들을때의 그 떨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XA7ES를 사용하면서 함께 놓고 제 시스템에서 비교해 본 CDP들은 마란츠 63SE, 레가 플래닛, 아캄 CD7, 데논 1650R, 아캄 FMJ CD23입니다. 무슨기기가 연결되었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레벨매칭하고 비교청취하였을때 같은 급에서 비교가능한 기기는 아캄 FMJ CD23뿐이었습니다.
마란츠와 아캄은 연구실에서 쓰려고 생각하던 기기들이었으므로 차지하고.. 레가 플래닛과 비교청취후 레가는 부모님이 계신 고향에 가져다 놓고 XA7ES를 제 방에 두었지요. ^^;; 데논은 여러곳에서 하도 평이 좋아서.. 가져다놓고 음이 XA7ES에 비슷하게 나와준다면 연구실에서 쓰던 마란츠 63SE를 팔고 대신 사용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비교 청취후.. 도저히 그 상대가 안된다고 생각해서 구입후 며칠만에 다시 팔아버렸습니다. 아캄은 여러곳에서 워낙 평이 좋아서 구입했고 최신 Ring DAC을 쓰고 있고 등등해서.. 사실 XA7ES보다 음질이 더 좋기를 기대하였습니다만.. XA7ES와 비교한 결과 일장일단이 있다..정도에서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하고 두 기기를 같이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결국 신품을 산 FMJ CD23을 팔기에는 손해가 너무 막심하다 생각하여 XA7ES를 팔았습니다.
CDP의 성능은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90년대 중후반만 하더라도 어느정도 성능이 포화상태에 와 있어서.. 그 이후의 진보라는 것은 그리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니" 제품을 말하면서 "음악성"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리라고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XA7ES를 생각하면.. 그 단어를 쓰게 되네요.. 특히 성악과.. 현악의 음악성을요.
단종된지 몇년된 모델이라는 것이 좀 단점이지만 그 늠름한 자태와 음질을 생각하면.. 한번 고려해볼만한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