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회 후기] JBL S-9900 과 마크레빈슨
이번 시청회는 JBL S9900 스피커와 마크 레빈슨 풀시스템을 조합하는 매칭이 시도 됐습니다. 사실 S-9900 스피커는 지난번에도 한번 시청회를 한적이 있으나, 그때는 좀 아쉬움이 있었던 시청회였습니다. 뭔가 100%의 만족도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가능성이 충분한데 만족스러운 음을 못만들어낸 찜찜함 이겠지요.
이번에는 제조사도 하만카든 그룹이고 수입원도 같은 일종의 순정조합을 시도했습니다. 마크레빈슨과 JBL이 같은 그룹의 계열사라는 것은 이미 다 아시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S-9900을 마크 레빈슨과 매칭을 생각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지난번 JBL 66000 시청회를 할 때 마크 레빈슨 No. 53 파워와의 매칭이 너무 좋았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JBL S-9900, 마크레빈슨 No.532 파워앰프, No.326S 프리앰프, No.512 SACD 플레이어가 세팅된 모습입니다. PC-Fi 구현을 위해서 맥 노트북과 플레이백 디자인 MPS-5가 DAC로 동원되었습니다.
JBS S-9900은 3웨이 3스피커 입니다. 보통의 스피커와 달리 혼형 트위터와 미드레인지를 채용한 관계로 크로스오버는 15kHz와 900 Hz로 커팅되어 있습니다. 즉 트위터는 수퍼트위터의 성격에 가깝고 우퍼는 중역대까지 커버를 하는 방식입니다. JBL 특유의 혼사운드를 매우 긍정적으로 개량하여, 맑고 매끈하게, 투명하게 뻗어주는 고역을 만들어 냈습니다. 더이상 JBL의 쏘는 고역을 잡기 위해서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우퍼는 15인치로 S9800에 채용된 우퍼를 개량한 신형 유닛이랍니다. 자동차도 배기량이 깡패라고.. 15인치 우퍼가 만들어내는 저역은 역시나 좋습니다. 단, JBL 특유의 저역특성이 그대로 발전 계승되고 있으므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저역입니다. "너울댄다"라는 표현을 써볼까요? 예리하고 정확하게 결대로 내어주는 저역느낌보다는, 약간은 풍성하고 듣기 기분 좋은 스타일의 저역입니다. 중,고역 변하듯이 저역마저도 요즘 스피커의 추세를 따라같다면.. JBL 특유의 매력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디오파일이 좋아하는(?) 뒷쪽 사진입니다. 중간 하단에 덕트가 자리하고 있고, 아랬쪽에 스피커연결 단자가 있습니다. 바이와이어링 대응이며, 고역과 저역의 게인을 조절할 수 있는 조절장치가 있습니다. 고역과 저역은 시청공간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이런 조절장치를 잘 이용한다면 매우 훌륭한 음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마크 No.532 파워앰프입니다. 사실 최근들어 마크레빈슨의 신제품이 그리 신통치 않았습니다. 300시리즈(331,332,333) 이후 홈시어터쪽에 주력한 느낌의 4시리즈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작년부터 꽤 훌륭한 2채널 하이엔드 앰프가 춣시되고 있습니다. No.532는 상위모델격인 No.53과는 다른 라인업이라 보여줍니다. No.53이 디지털 파워앰프인 반면에 No.532는 정통 아날로그 파워앰프입니다.
음질은? 한마디로 비약적 상승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마크레빈슨은 NO.23.5를 제일 좋아합니다. 요즘 추세로 보면 약간 거칠기는 하지만, 적당한 온도감이 있는 음에 뛰어난 구동력과 음색, 그리고 음악적 열정이 있는 제품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나온 3시리즈는 사실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소 가늘고, 냉정한 음에 무엇보다 음악적 열기가 잘 올라오기 힘들기 때문입니다.(물론 잘 세팅하면 훌륭한 음을 내어주는 기본기가 탄탆나 제품이죠.) 4시리즈는 집중해서 들어본 적이 없구요.
뒤쪽의 모습입니다. 뒤쪽이 약간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효과적인 방열과 노이즈 차단을 위한 설계랍니다. 납득이 가는 모습입니다. 파워앰프로는 드물게 Firmware 업데이트를 위한 LAN 포트도 있고, 리모콘을 위한 트리거 단자와 "파워 세이브 모드" 등의 스위치가 있습니다.
JBL S-9900과의 매칭은 뭐랄까요? "잘 콘트롤되고 있다."라는 느낌을 계속 받았습니다. S-9900의 15인치 단단한 우퍼를 적절하게 통제하며 순한양으로 길들이고 있습니다.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우격다짐도 없고 모자람도 없이 잘 이끌어 줍니다. 고역의 이전의 마크와 달리 맑고, 투명하고, 매끈해졌습니다. 중역의 두께감도 좋고, 맑음도 좋습니다.
지난번 매칭에서는 소위 "리듬 앤 페이스"가 무너진 소리로, 저역의 반응이 느리고 뒤늦게 나온다는 느낌. 그리고 자동차 브레이크가 밀리듯이, 제동이 안되고 "푸르르"하며 음끝이 불분명 했는데 이번 No.532와 매칭은 그야말로 포르쉐 자동차의 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정확한 타이밍과 디테일을 들려주었습니다.
마크레빈슨 프리앰프 역시 No.32 이후로 눈에뛰는 신작이 없는 상황입니다. ML-1부터 시작했던 마크레빈슨 프리앰프의 역사적 계보를 있는 레퍼런스급 프리라고 보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프리앰프와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실력의 프리앰프 임에는 틀임이 없습니다.
No.32 처럼 넓고 깊게 펼처내는 스테이징이 좋습니다. No.38보다는 확실하게 한수 위의 음을 내어줍니다. 조금 가늘고 음의 열기가 부족했던 90년대의 음을 버리고, 최근 경향의 맑고, 투명함을 모토로 음악적 뉘앙스가 소중함을 아는 프리앰프라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뒷쪽은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제공합니다. 4개의 언밸런스(RCA)입력과 3개의 밸런스(XLR)입력을 지원하고 RCA, XLR 각 1조씩 출력단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울러, RS-232단자와 트리거, 링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RJ-45포트 두개 등 뒷면이 빽빽하게 꽉 차있습니다.
마크 레빈슨 No.512 SACD 플레이어입니다. 마크레빈슨 최초의 SACD플레이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지만, SACD가 시장에서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때에 출시된 제품이라 타이밍상 조금 아쉬운 감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하지만, CD나 SACD 재생능력은 그 가격대에 걸맞게 레퍼런스 급의 실력을 들려줍니다. No.30, 31급은 아니지만, 역시 음질적으로 No.532, No.326S와 같은 경향으로 튜닝된 것이 마음에 듭니다.
프리, 파워앰프의 다양한 단자를 지원하는 것에 비해 512 SACDP의 뒷면은 깔끔(?)합니다. SACD라 그랬는지 S/PDIF를 지원하는 디지털 입력이 없는 것이 조금 의아하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잘 콘트롤된다"는 느낌. 시청회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JBL은 재즈다"라는 공식아닌 공식을이제 부정하고 싶습니다. 어떤 장르의 음악도 그 느낌 그대로 잘 살려주며 아름다운 음악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컨티넘사 크라이테리온 턴테이블이 흘끗 보입니다. 이번 시청회때는 세팅이 덜되 시연을 못했는데, 다음번 시청회 때부터는 가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과거의 명기가 아니고 현재의 명기로 거듭나고 있는 JBL과 마크 레빈슨 조합은 "오디오는 즐거운 것이다."라는 진리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마지막 보너스 사진입니다. 어제 본 "Le Concert" 영화 한장면 입니다. 영화 내용은 다소 억지스럽고 진부하기까지 합니다만.. 빠른 상황 전개와 불필요한 사설은 없애버리는 간단명료한 연출이 좋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부분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마지막도 영화의 결말을 보여주기 위한 부수적인 컷을 늘리지 않고,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영화가 끝나는 것도 음악적 여운을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기왕이면 음향시설이 좋은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