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쿤 앰프 시청회 후기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서 바쿤 앰프 시청회가 열렸습니다. 바쿤 AMP-11앰프는 핵심회로는 일본 바쿤의 SATRI 회로를 도입하여, 국내에서 현대적 하이엔드 사운드에 걸맞게 튜닝된 제품으로, 전원부 및 케이스 등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한 제품입니다.
바쿤 인터네셔날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AMP-11, AMP-11R 앰프 두 모델과, EQA-11, EQA-11R 포노이큐 두 모델입니다. R은 Reference의 약자로 앰프의 경우 전원부가 일반형과 레퍼런스형으로 다르고, 포노이큐의 경유 레퍼런스 모델의 경우 현존하는 최상급의 부품들로 채워져 있다고 합니다.
바쿤 AMP-11R (레퍼런스) 모델이 특수제작된 전용랙에 올라간 모습입니다. 얼핏 보면 애플사 맥미니와 많이 흡사한 사이즈와 모습인데, 제작사 말로는 자기네들이 최종 디자인을 결정하고 시제품이 나온 다음 달인가 맥미니가 출시되었다며, 자기네가 원리 이 디자인의 원조라고 합니다. 뭐,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바쿤은 SATRI 회로라는 독창적인 전류증폭 방식의 앰프입니다. 비슷한 것으로 크렐의 CAST전송이나 할크로도 전류증폭 방식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류 증폭 방식의 경우 음질적 장점이 많은 이상적인 회로지만 회로 설계 자체가 무척 까다롭다고 합니다. 그러한 전류증폭 방식의 SATRI 회로가 20년이 넘게 업그레이드가 되어 매우 안정적이고 뛰어난 음질을 내어줍니다.
SATRI 회로의 음질적 특징은 한마디로, "한없이 유연하고 끝도 없이 투명하다."라고 할까요? 어느곳 하나 힘들이는 구석 없이 쉽게 쉽게 음을 내어주며 음악에 몰입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SATRI 회로만 놓고 보면, 음의 입자 갯수와 중역의 디테일은 현존하는 앰프 중에 최고가 아닐까 라는 생각입니다.
매칭된 스피커로는 엘락의 플래그십 모델인 FS-609CE이 매칭되었습니다. 인클로져당 수퍼트위터를 포함해 6개의 유닛이 장착된 대형급 스피커로 과연 10와트 출력의 조그마한 앰프가 엘락 스피커를 울릴 수 있을지 시각적으로는 우선 의문이 생길 수 있는 조합입니다.
하지만 바쿤 AMP-11은 14평 되는 하이파이클럽 시청실 공간을 당당하게, 모든 대역의 음을 자유롭게 스피커 인클로져로부터 이탈시키며 울려주었습니다. 물론, 좀 더 큰 음량의 압도되는 사운드를 구현하기까지는 다소 힘에 벅찬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가정집에서 최대볼륨으로 들으면 바로 경비원이 쫓아올 수준의 큰 음량까지 가능합니다.
몇년 전에 만난 국내 자작 앰프 제작자 중에 "내가 만든 앰프가 OOO 스피커도 갖고 논다."라는 식으로 구동력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제작자에게 되물었습니다.
"사람들이 앰프를 왜 살까요? 자기가 갖고 있는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나 테스트 해보기 위해서 살까요? 아닙니다. 음악을 들을려고 삽니다."
왜냐면 그 앰프는 구동력만을 내세우다 보니 음이 너무 거칠고 공격적인 음이 나와서 도저히 음악 감상용으로는 부적합한 음이 나왔습니다. 물론 그 제작자는 제 말을 들은 척도 안했지만요. 결국은 그 앰프는 상용화에 실패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저가의 인티앰프가 구동력만 내세운 경우 좀 극단적으로 단점을 거론해보면 음의 입자가 너무 거칠고, 고역은 딱딱하며, 중역은 너무 깡마르고, 저역은 단단하다 못해 돌덩어리로 만든 콘트라베이스가 연주하는 말도안되는 소리가 나오는 경우도 들어 보았습니다. 음악적 감성은 전혀 나오지 않고 마치 터미네이터가 구분동작으로 발레를 추는 느낌이랄까요? 다른 예로 질감위주로 튜닝이 된 앰프의 경우 부족한 해상력과 롤오프된 느낌의 고역, 펑퍼짐한 중역에, 불어터진 풀빵처럼 부풀은 저역이나오는 단점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쿤 앰프의 음질은 초소형의 사이즈에 출력도 겨우 10와트로 다소 빈약한 출력을 내어줍니다. 적어도 스피커를 제압하겠다는 의지는 없어보입니다. 그럴려면 적은 출력으로도 내세울만한 음질적 이득이 필연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들어본 바쿤 AMP-11 앰프의 음질적 장점은 하이엔드급 앰프에서나 들어볼 수 있는 미세하게 세분화시켜주는 음의 결입니다. 모든 음이 자연스러움 그 자체로 흘러 나오며 각각의 어쿠스틱 악기의 음색(Timber) 그대로를 재현하여주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단, 아무래도 출력이 조금 모자라므로 능률이 좋은 스피커와의 매칭은 필수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작은 방에서 그리 큰 음량으로 듣지 않는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출력이지만, 10평이 넘는 공간에 대형스피커와 매칭될 수준의 앰프는 아닙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엘락의 플래그쉽 스피커인 FS-609CE와 뛰어난 매칭 밸런스를 보여준 것은 이 앰프의 출력이 치명적으로 낮은것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합니다.
엘락의 리본트위터 특유의 고운 입자감을 잘 살려주어, 자연스럽게 뻗쳐주는 고역, 가수의 입속이 훤희 들여다 보이는 듯한 뛰어난 디테일의 중역, 적당한 살집과 푸근하게 떨어져주는 저역까지의 대역밸런스와 뛰어난 음악성으로 시청회 내내 음악에 몰입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기서 또하나 집고 넘어갈 것은 엘락 FS-609CE 스피커가 정말 뛰어난 스피커라는 것입니다. 보이는 외관이 알루미늄 유닛에 다소 차가워보여서 내어주는 음도 그럴 것 같지만, 그 어떤 스피커보다도 곱고 한업이 부드러운 음을 들려주는 스피커입니다. 다른 스피커의 음의 입자가 모래알이라면 엘락 스피커의 음의 입자는 밀가루 같다고 할까요? 거기에 대형기의 박력과 스케일까지 갖춘 매우 뛰어난 수준의 초하이엔드 스피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또 하나의 스피커로는 이번에 새롭게 국내에 선보일 이태리산 ASTRI 사 스피커로 2웨이 가상동축형의 스피커로 원목을 인클로져로 채용한 다소 독특한 컨셉의 스피커도 선보였습니다. 모델명은 C2 Albireo 라는 모델입니다. 외관대로 목질감 자연스러운 질감과 자기 특이성향을 보이기 보다는 다소곳하게 음악을 담담히 풀어내는 하이엔드적 성향이 일품입니다.
사실 ASTRI 스피커는 바쿤 인터네셔날의 AMP-11과 EQA-11을 수입하는 이태리 회사에서 매칭하는 스피커입니다. 이미 바쿤 앰프와 포노이큐 1차 물량이 이태리로 수출이 되었다고 합니다. ASTRI 스피커와 매칭이 너무 좋다며 이태리 수입원에서 추천으로 한국 바쿤 인터네셔날에서도 바쿤 앰프와 매칭용으로 ASTRI 스피커를 들여온 것인데, 정말로 괜찮은 매칭을 들려 주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오디오는 사라지고 음악만 들린다."라는 느낌이 문득 들었습니다. 해상력을 내세우지도 않고, 그렇다고 끈쩍거리는 질감만으로 다른 단점을 감추려고 하지 않습니다. 담백하지만 무미건조하지 않고, 차분하지만 답답하지 않고, 중립적이지만 자기만의 분명한 색깔을 갖고 있는 매우 매력적인 스피커입니다.
이번에 추가로 제작된 AMP-11R용 전용 랙입니다. 그냥 알루미늄을 아름답게 절삭만 한 것이 아니라, 밑판에 세라믹볼 7개를 장착하여 음질적으로도 우수한 성능을 내도록 제작된 제품입니다. 알루미늄 직접 가공이다 보니 원가가 높게나와 가격적인 부담이 있지만, 새로운 제품을 창조해내는 바쿤 인터네셔날의 제작 수준의 단면을 보여주는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AMP-11 기본형 모델입니다. 뒤에 보이는 AMP-11R 레퍼런스 모델은 본체와 똑같은 사이즈의 전원부를 갖고 있지만, 기본형은 보다 작은 철제케이스로 만들어진 전원부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책정된 가격 차이는 약 1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AMP-11을 본 사람들의 첫마디는 "너무 작다." 입니다. 하지만 제작자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동원해 가장 컴팩트한 사이즈의 앰프를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작게 만든 여러가지 이유 중에 하나가 작게 만들어야 알루미늄 직접 절삭 가공을 통한 여러가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름 수긍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AMP-11R 뒷모습입니다. 스피커 연결단자와 언밸런스(RCA)입력, BNC 입력이 좌우 대칭으로 1조씩 장착되어 있습니다. SATRI 앰프 증폭방식이 전류 증폭 방식이다 보니 동사의 제짝 포노이큐인 EQA-11과 BNC로 연결하면 전류증폭의 장점이 무엇인지 극명하게 들어납니다.
뒷면 역시 디자인적인 요소를 고려해 케이블 연결 등이 지저분해 보이지 않도록 깔끔한 처리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작다보니 스페이드 스피커케이블을 연결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불편함은 있습니다. DIN 단자를 고집하는 네임이나, 연결이 까다로운 린 클라이막스처럼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나름 철학을 갖고 고집스럽게 만들었다는 측별으로 봐주어도 된다고 봅니다.
아날로그 플레이어로는 컨티넘사의 크라이테리온 턴테이블이 동원되었습니다. 바쿤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체급이지만 역시 최상급의 아날로그 플레이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쿠퍼헤드 암과 카트리지는 에어타이트 PC-1이 장착되어 환상의 아날로그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상위기종인 컬리번과 마찬가지로 전용 3단랙에 에어펌프를 이용한 진공압착 방식의 플래터 구성으로 한없이 자연스럽고 기민한 반응과 다른 중저가 턴테이블과는 체급이 다른 스케일을 들려줍니다.
포토이큐로 사용된 바쿤 EQA-11R 입니다. 배터리 구동 방식으로 EQA-11과 EQA-11R은 외관상의 차이는 전혀 없습니다. 단지, 레퍼런스 모델의 경우 Vishay Z-Foil 저항, Caddock Tetrinox 저항, Audience Aura Teflon 캐패시터 등 현존하는 최상급의 부품을 사용한 것이 EQA-11R 레퍼런스 모델입니다.
AMP-11 앰프가 "작은 고추가 맵다"식의 크기, 가격을 뛰어넘는 매우 출중한 하이엔드적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EQA-11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발언이기는 하지만, 가격을 떠나서 이제품 만큼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포노이큐가 있는가 싶을 정도로 상상을 뛰어넘는 발칙한(?) 음질을 내어줍니다.
"SATRI회로의 장점이란 이런거야.."라고 조용히 속삭이듯이.. 한없이 투명하고 세밀한 디테일의 중역, 끝없이 피어오르는 고역, 초하이엔드급 포노이큐에서나 들려줄 법한 훌륭한 저역의 퀄리티를 들려줍니다.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한없이 자유로워진 아날로그 음의 입자들이 때로는 가녀리게, 때로는 웅장하게, 때로는 난폭하게 리스닝 룸을 휘젔습니다.
메이커의 설명으로 EQA-11은 "MC카트리지의 출력 전압이 아닌, 출력 전류 그 자체를 증폭하는 SATRI Circuit의 방식은 기존 포노앰프의 필요악인 Step-up Transformer 및 Gain Stage 없이, 극한의 짧은 신호경로와 저 노이즈 레벨로, 미세신호를 다루는 포노앰프 설계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으며, Li-ion Battery 전원부 구성을 통해 그 이점을 한층 더 배가 시키고 있다."는 문구가 음질로 증명됩니다.
"다른말 필요없고 압도적인 디테일 하나만 놓고만 봐도 최고다.", "턴테이블이 좋아서겠지만, 이렇게 투명한 음을 들어본 적이 없다."라는 극찬을 이번 시청회를 찾아주신 분들께 들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바쿤 포노이큐를 들어보고 바쿤 앰프를 다시 볼 정도로 포노이큐의 성능은 대단했습니다. SATRI 회로와 배터리 전원부가 만들어낸 시너지 일 것입니다.
디지털 소스로 린데만 24/192DAC와 바쿤 배터리 전원장치입니다. 원래 배터리 전원장치 성능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갖으려고 했으나, 아날로그 플레이를 집중하다보니 이번 시청회는 비교를 못했습니다. "비교 안해봐도 될 것 같다는" 참석하신 회원님 들의 중론도 있었구요..
바쿤 AMP-11은 엄밀하게 이야기 하여 볼륨달린 파워앰프입니다. 입력도 RCA1개, BNC1개만 지원을 하구요. 하지만 보너스로 헤드폰 앰프도 됩니다. 젠하이져 HD-800과 매칭된 사운드 역시 투명함과 마치 스피커를 듣는 것 같다는 참석해주신 분들께 극찬을 받았습니다. (사실 제가 헤드폰 앰프는 잘 몰라서요.. ㅠㅠ)
시청회에 참석하여 주셨던 분들께서는 하단의 "의견올리기"에 시청회 간략 후기를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너무 반응이 좋아서 조만간 다시 한 번 시청회를 개최할 까 합니다. 그때는 만에 하나 위에 쓴 제 글이 못미더우신 분들께서는 꼭 참여하여 주셔서 직접 검증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llhtmlll-
